너울숲 여러분, 에디터 모리예요. 😃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밤낮으로 쌀쌀해진 날씨가 되었네요.

모두 건강하고 평안한 환절기 보내시길 바라요. 🌳

오늘 46호 레터에선 쓰레기에 진심인 디자인 스튜디오, '저스트프로젝트'를 소개 드리려고 해요.

저스트프로젝트는 다양한 쓰레기를 소재로 제품을 제작하고 컨설팅, 캠페인, 워크숍, 전시 등을 진행해요.

누군가에겐 버림받는 쓰레기를 보물처럼 여기고, 어떻게 하면 또 다른 삶과 쓰임새를 줄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어요.

저스트프로젝트의 이야기와 함께, 물건의 쓰임새와 우리의 소비습관에 대해 한 번쯤 떠올려보시는 한 주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

저스트프로젝트는 어떤 기업인가요?

저스트프로젝트는 쓰레기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제품을 만들기도 하고, 기업 및 기관과 협업하여 컨설팅을 하기도 하고, 캠페인과 전시를 진행하기도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예요. 과자봉지, 빨대, 플라스틱, 버려진 티셔츠, 샘플 원단 같은 소재로 컵 받침, 케이스, 가방, 러그 등 일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어요. 수많은 쓰레기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으며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쓰레기 소재를 찾아 헤매고 있어요.

저스트프로젝트는 어떤 가치를 추구하나요?

저스트프로젝트의 슬로건은 “It is trash, but treasure to me”로, 누군가에겐 불쾌한 쓰레기인 것도 나에게는 보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저스트프로젝트의 가치는 이러한 메시지를 여러 채널과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저스트프로젝트는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제품을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는 워크숍(저스트워크숍) 방식으로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제품이라는 결과물을 가져가는 '만들기 수업' 같은 시간으로 그치지 않도록, 저스트프로젝트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재료 상점' 콘셉트로 주도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해요. 마치 상점에서 재료를 구매하듯 참여자가 본인의 취향대로 소재와 색을 고름으로써 본인만의 '쓰레기 취향'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실제로 그런 방식으로 워크숍 참여자분들이 정말 쇼핑하듯이 쓰레기를 진지하게 고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저스트프로젝트가 새로운 쓰레기를 발견하고 새로운 쓰임새를 연구할 때의 기쁨과 설렘을 많은 분들께 지속적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내용 출처:

저스트프로젝트 웹사이트 및 대표 인터뷰

와이낫, "그냥(JUST) 쓰레기가 좋아서 시작한 일, 8년째 즐기고 있습니다", 2021.06.17

너울숲들! 나는 바우가 돌아왔어! 🐶🐾

요즘 미술시장에 붐이 일면서 주말 미술관 나들이는 필수인 것 같아. 그런데 저스트프로젝트는 미술관에서도 만날 수 있는 브랜드인 거 알아? 그저 쓰레기로 업사이클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를 뛰어넘었다구!

2019년, 저스트프로젝트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예술가의 런치박스>라는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선보였어. 잘 차려진 ‘쓰레기 뷔페’에 관객을 초대하고 재밌는 식사를 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는데, 먹고 마시고 대화하는 일상적과정으로 쓰레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프로그램이었어. 이외에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도 참가하면서 현재는 공간과 전시 연출까지 한다는 사실! 👏

그렇다면 날씨 좋은 가을, 미술관 나들이에서 즐길 수 있는 환경 전시 프로그램을 소개해줄테니 당장 달려가자!!

Q. 저스트프로젝트가 쓰레기를 발견하고 활용하는 과정이 궁금해요.

보통 디자인 회사에서 제품을 만들 땐, 아이템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 소재를 생각하는데요. 저스트프로젝트는 소재를 먼저 찾습니다.

그냥 인터넷에 검색해서 대량으로 구매하는 건 당연히 아니고요. 폐기물이어야 하기 때문에 정말 발로 다니면서 소재를 찾습니다. 집하장, 생산지(공장)처럼 폐기물들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곳이 있다면 찾아가고, 기사나 논문, 통계자료를 통해 쓰레기의 증감 추세 등을 보면서 파악합니다.

소재를 발견했다면 소재의 특성과 물성을 연구합니다. 소재가 어떻게, 얼마나 나왔는지, 연소가 되는지, 봉제가 가능한지 등에 대해 연구해봅니다.

그리고 아이템을 떠올립니다. 제작 프로세스와 소재를 접목했을 때 어떤 아이템이 제일 좋을지 생각해 보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이게 디자이너로서 큰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고, 동시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Q. 저스트프로젝트에선 어떤 쓰레기를 활용하시나요? 쓰레기를 확보하는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나요?

저스트프로젝트에서 활용하는 쓰레기는 크게 생산 폐기물과 사용 후 폐기물로 나눠집니다. 초창기부터 이어져오는 시그니처 제품들은 주로 개인에게서 버려지는 사용 후 폐기물을 다뤘지만, 이후에는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버려지는 생산 폐기물을 많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두 종류 다 다루기 어려운데요. (웃음) 생산 폐기물은 대량이기 때문에 제작하기에 편리하고, 사용 전이어서 소재 컨디션이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으면 제일 좋은 건데, 생산, 건설, 산업 분야에서 나오는 폐기물이 생활 폐기물보다 훨씬 많다고 해요. 이런 폐기물이 애초에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긴 합니다.

사용 후 폐기물은 과자비닐 같은 일상적인 쓰레기를 소재화할 수 있다 보니 대중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단점은 사용한 것이다보니 세척이나 재소재화 단계에서 신경 쓸 부분이 많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Q. 여러 쓰레기를 다뤄오시면서 가장 제품화하기 어려웠던 소재를 뽑으신다면 무엇인가요? 또 최근에 주목하고 계시는 쓰레기가 있나요?

가장 어려웠던 건 지금도 작업 중인 플라스틱 라인이에요. 플라스틱은 일단 관련 이슈가 포화 상태라 다루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 기존에 다뤘던 소재와 달리 완전히 녹여서 재소재화하는 과정에서 화학적인 기술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이나 방법론적으로 많은 자원이 투입됩니다. 그래도 2017년부터 몰두해와서 이젠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것 같아요.

최근엔 유리를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플라스틱과 비슷하게 그냥 할 수가 없고 기술 설비가 중요한 소재라서, 여력이 된다면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소재입니다. 

Q. 대표님께서 해오신 여러 인터뷰를 읽어봤을 때, 쓰레기에 대해 오랫동안 깊게 생각을 해오셨다고 느꼈어요. 저희 구독자분들에게 생활 쓰레기 처리에 대한 팁을 알려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글쎄요, 꼭 쓰레기에 국한될 필요 없이 생활 태도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제로웨이스트를 해야 한다!', '분리수거를 잘 해야 한다!'라며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되려 여유 있게 생각해야 '기꺼이'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틈나는 대로 주변을 정리하고, 내가 소비하는 것과 폐기하는 것의 루트를 잘 파악하면 좋더라고요. 또 바쁜 일상 속에서 며칠 동안 정리를 못했더라도, 그냥 포기하기보다는 작은 거라도 하나씩 정리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고요. 

생활하다 보면 쓰레기를 만들 수밖에 없는데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말고, 일상 속에서 잠깐씩 여유를 가지고 멈춰서 생각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시는 걸 추천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