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EDGE Issue No. 3 | 2022.09.18
세콰이어캐피탈의 권력 이양 분투기
  
지난 4월 후계자를 지명한 전세계 독보적 1위 벤처캐피탈 세콰이어, 진짜 파트너쉽 교통정리는 지금부터  

지난 주, 세콰이어캐피탈 인도 사무소에서는 '패스파인더'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표하였습니다. 인도와 동남아 지역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중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창업자들을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기업 임원들과 연결시켜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입니다. 소프트웨어, 특히 SaaS 기업의 경우 이제는 설립 지역에 관계없이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실리콘밸리의 노하우를 타 지역 소프트웨어 창업자에게 보다 빠르게 이식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듭니다. 세콰이어캐피탈은 실리콘밸리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 다수를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보유하고 있고, 현재도 수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에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데, 세콰이어의 투자를 받으면 자연히 이런 네트워크에 접근이 가능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답은 '아니다' 입니다. 세콰이어캐피탈은 하나의 브랜드를 공유하지만 사실 '미국', '중국', '인도-동남아'가 세 개의 독립된 사업체로 운영되는 별도의 VC입니다. 필요에 따라 협력도 하고 글로벌 전략을 함께 논의하지만 투자와 운영, 채용은 각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담당하는 곳이 세콰이어입니다.

이전 와이콤비네이터 시리즈에서도 여러 차례 다루었지만 와이콤비네이터 참여의 가장 큰 의미는 바로 지역에 관계없이 와이콤비네이터를 거쳐간 4천 개의 졸업 기업과 형성할 수 있는 끈끈한 네트워크입니다. 내부 시스템을 통해 5 - 6년 전 프로그램을 거쳐간 창업자에게 이메일을 보낼 수 있고 도움을 청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창업자의 마음은 창업자가 알기에, 상호간에 협력적인 'Pay it forward'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세콰이어캐피탈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콰이어차이나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세콰이어미국의 포트폴리오 기업을 소개받는 것은 타 VC의 포트폴리오 기업을 소개받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세콰이어캐피탈은 하나의 회사가 아닌, 각 지역별 느슨한 협력체

예전 국내 컨설팅 업계에서는 '글로벌 원펌'이냐, 아니면 이름만 빌려온 라이센스 법인이냐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맥킨지는 대표적으로 '글로벌 원펌'을 내세우는 곳이며, BCG나 Bain과 같은 곳은 글로벌과 한 팀임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한국 법인에 지분을 가진 대표파트너들이 장기간 경영을 책임지는 구조로 운영된 적도 있습니다. 또한 실질적으로 한국에 오너가 있고 해외 브랜드만 라이센스해온 곳들도 꽤 있었죠.

컨설팅에서 라이센스나 하이브리드 형태의 운영 구조가 많은 이유는 사업의 경쟁력이 바로 '인재''현지네트워크'이기 때문입니다. 운영의 자율성을 부여하지 않으면 그만큼 뛰어난 리더를 데려오기 어려운 것이죠. 이는 자금력과 정보력이 핵심이 되기 때문에 본사에서 강한 컨트롤을 가져갈 수 있는 IB나 IB의 기업문화를 가져온 PEF와는 대비되는 측면입니다. 

벤처캐피탈 사업의 본질은 네트워크와 사람이 좌우하는 컨설팅과 유사합니다. 자신의 이름 만으로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고, 창업자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스타 심사역이 일당백을 하는 업계가 벤처캐피탈입니다. 반대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로 마음먹은 벤처캐피탈이 있다면 뛰어난 현지 인재를 어떻게든 데려오는 것이 시장도 모르고 현지 네트워크도 없는 외국인을 보내서 교육시키고 키우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이는 세콰이어캐피탈의 두 리더 Doug Leone와 Mike Moritz가 해외로 나가기로 결정한 2000년 대 초반 채택했던 전략입니다. 두 사람은 2003년부터 2년 간 중국 비즈니스를 맡아줄 파트너를 찾으며 당시 중국의 익스피디아인 Ctrip.com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후 자신의 VC를 설립하려고 하던 Neil Shen을 설득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Neil Shen에게 지난 30년간 세콰이어캐피탈이 쌓아온 노하우를 전수하면서도 현지 운영에 대해서는 전권을 줄테니 세콰이어 차이나를 맡아달라고 합니다.
Doug Leone  
Mike Moritz
지난 25년 간 세콰이어캐피탈의 중흥기를 이끈 두 리더
2006년 세콰이어캐피탈이 인도에 진출할 때는 아예 현지의 벤처캐피탈인 WestBridge Capital을 인수하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창업경험이 있던 Shailendra Singh를 새롭게 영입하여 현지 경영과 더불어 미국과 인도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맡깁니다.

이러한 느슨한 파트너쉽을 통해 세콰이어캐피탈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 중 가장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 모델을 만들어냅니다. 현재도 세콰이어가 가지고 있는 '가장 역사가 깊고', '가장 성과가 좋고', '가장 글로벌한' VC'라는 타이틀은 범접하기 어려운 브랜드로 여겨지죠.

글로벌 협력 모델은 Doug와 Mike가 실질적으로 전 세계를 관할하며 Global Managing Partner의 역할을 하는 동안에는 아무 문제없이 운영되어 왔습니다. 오히려 구체적인 시너지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20년 8월 트럼프 정부가 세콰이어 차이나의 핵심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틱톡(바이트댄스)의 미국 사업을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자 트럼프 지지자이면서 실리콘밸리 파워네트워커였던 Doug는 곧바로 틱톡을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에 연결하여 협상을 주선합니다.

문제는 이제 Doug와 Mike 모두 2022년을 기점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점입니다. Mike는 건강문제로 10년전부터 2선으로 후퇴한 상황이며 Doug는 예전부터 공언한대로 세콰이어캐피탈이 50주년이되는 2022년 Roelof Botha를 후계자로 지명하고 이사회 역할로 한 걸음 물러납니다.
세콰이어 차이나의 영향력

세콰이어 차이나의 Neil Shen은 비공식적으로 전 세계에서 수익률 뿐 아니라 벌어들인 수익이 가장 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통합니다. 2005년부터 세콰이어 차이나를 이끌며, 중국의 거의 모든 유니콘 기업의 초기 투자를 독식하다시피 하였기 때문이죠. Doug도 2016년 컨퍼런스에서 세콰이어가 LP에게 돌려준 자금의 50% 이상이 세콰이어 차이나에서 나오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디디추싱, 메이투안, 핀둬둬, DJI, 앤트파이낸셜, 징둥닷컴, 틱톡, 쉬인에 이르기까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중국의 유니콘은 대부분 Neil Shen의 손을 거쳤습니다. 실제로 2018년 모든 실리콘밸리 VC들을 제치고 당당히 포브스 마이다스 리스트 1위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 바로 Neil Shen 입니다. 특히 우버 시리즈A를 리드한 벤치마크캐피탈의 Bill Gurley, 와츠앱을 발굴하여 모든 라운드를 독식한 후 페이스북에 25조 원 매각까지 이끈 세콰이어 미국의 Jim Goetz를 앞서는 랭킹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성과였죠.
Sequoia's Neil Shen to Entrepreneurs: "Follow Your Heart"
실적으로 따지면 Neil Shen이 세콰이어의 후계자가 되어야한다는 것은 실리콘밸리에서도 공공연하게 회자되던 이야기였습니다. 문제는 정말 그럴 수 있겠느냐는 것이죠. 과연 중국인이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유서깊고 브랜드 가치가 높은 VC의 후계자가 될 수 있겠느냐? 물론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미국과 중국 간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는 더더욱 상상할 수 없는 그림이죠. The Information에서도 지난 겨울 해당 이슈를 상세힌 다룬 적이 있습니다.

Doug와 Mike 또한 이 부분을 오랫동안 고민하며 묘수를 찾아낸 듯 합니다. 바로 다음 세대의 세콰이어를 운영할 사람이 수익률과 성과가 가장 높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고 선언하는 것이죠.

실제로 세콰이어캐피탈 미국의 투톱은 에어비앤비와 도어대시를 담당한 Alfred Lin과 와츠앱을 발굴한 Jim Goetz이지만 Jim은 이미 2017년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였으며, 최근 Citadel 투자를 이끄는 등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인 Alfred 또한 회사 경영과는 선을 그은 모습입니다. 그리고는 28살에 페이팔 CFO를 맡아 상장과 매각을 이끌고 2004년 세콰이어에 발탁된 후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퀘어, 유니티 투자를 이끈 40대 후반의 Roelof Botha가 50대에 접어든 Jim, Alfred를 건너뛰고 세콰이어의 후계자로 지명됩니다.

세콰이어는 회사의 경영을 담당할 파트너에게 '시니어 스튜어드 (Senior Steward)'라는 명칭을 따로 부여합니다. 이미 10년 전에 Neil Shen에게 '스튜어드'로서 중국 사업을 이끌도록 권한을 부여하였고 올해 4월 미국과 유럽사업을 이끌 후계자로 Roelof를 지명한 후 Neil과 마찬가지로 '스튜어드'란 직위를 부여하여 둘을 동일 선상에 올린 것입니다. 

결국 세콰이어는 '시니어 스튜어드'라는 어정쩡한 타이틀로 미국과 유럽은 Roelof가 맡고 중국은 여전히 Neil이 맡는 구도로 재편되었습니다. Roelof는 최근 세콰이어의 미국 펀드 구조를 개방형으로 전환하는 업무를 이끌며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고, Neil Shen은 중국 투자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다시피한 현 시국에서도 12조 원 규모 세콰이어차이나 펀드 설정에 성공하며 저력을 과시하였습니다.
세콰이어의 새로운 두 수장 Roelof Botha와 Neil Shen (image credit: The Information)
세콰이어 미국과 중국의 관할구역 정리

벤처캐피탈은 기본적으로 가장 유망한 창업자를 가장 초기 단계부터 발굴하여 함께 회사를 만들어가는 비즈니스입니다. 각 지역별로 사무소를 두고 해당 지역에 투자 의사 결정에 대한 전권을 준다면 초기기업 투자에서 지역 간 사업이 충돌할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벤처캐피탈이 이미 여러 국가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성장' 단계 기업에도 투자를 집행하고, 창업자의 출신과 법인 위치, 사업 지역 등의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하면서 가끔 관할 구역을 정리가 필요한 일이 생깁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국'과 '호주'입니다.

세콰이어캐피탈이 처음으로 투자한 한국 기업은 '쿠팡'입니다. 2014년 5월 세콰이어는 약 1,300억 원 규모의 펀딩 라운드를 리드하였는데, 당시 이 딜을 직접 챙긴 사람이 바로 미국의 투톱 중 한 명인 Mike Moritz 입니다. 미국 본사에서 투자를 주도한 것이죠. 당시 Mike가 와츠앱 사업 관련 카카오를 만나러 한국에 왔다가 원래 계획에는 없었던 쿠팡과 미팅을 하고 난 후 투자를 직접 주도했다는 일화도 있죠.
세콰이어의 쿠팡 투자에 대한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Ho Nam의 트윗
세콰이어의 두 번째 한국 투자는 2019년 야놀자에 인수된 '데일리호텔'입니다. 해당 투자는 특이하게도 2015년에 세콰이어캐피탈 인도에서 진행한 건입니다. 예전 창업자 인터뷰에서 잠깐 언급되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미팅을 하고 지표가 너무 좋아 투자로 연결된 사례에 가깝습니다.

즉, 2014 - 2015년까지만 해도 세콰이어캐피탈에게는 한국 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 자체가 없었습니다. 주력 시장도 아니었고 특별히 관심을 둘 이유도 없었죠. 오직 회사만 보고 간헐적으로 투자가 이뤄진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배달의 민족, 토스 등 한국에서도 유니콘 기업들이 꾸준히 탄생할 기미가 보이자 세콰이어 차이나의 Neil Shen이 교통정리에 나섭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나, 사업 시너지로 보나 중국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말이죠.

그리고 그 이후부터 이뤄진 모든 세콰이어의 국내 투자는 세콰이어 차이나에서 담당합니다. 배달의 민족, 토스, 컬리, 무신사까지 모두 세콰이어 차이나의 홈페이지에서 그 이름을 찾을 수 있죠. 최근에는 국내 패션브랜드 '레어마켓'의 경영권 인수 뉴스도 있었는데, 이는 세콰이어 차이나가 보그 차이나 편집장이었던 Angelica Cheung을 데려와 중국의 패션브랜드를 전세계에 판매하는 DTC 브랜드 어그리게이터를 만들어가는 전략의 일환에서 이뤄진 투자입니다.
올해 1월 진행된 세콰이어의 'We11done' 브랜드 인수는 세콰이어 차이나 주도의 중국 패션브랜드 육성이 목표
즉, 세콰이어 차이나의 투자 건을 '실리콘밸리의 뭉칫돈'이 들어왔다고 표현하는 건 엄밀히 따져보면 실질에 부합하는 표현은 아닙니다. 세콰이어 미국의 파트너들에게 '무신사'를 아냐고 물어보면 '중국에서 투자한 회사'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호주 또한 한국과 비슷하게 관할구역 정리를 통해 Neil Shen이 가져간 지역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업가치 50조 원의 디자인 툴 기업 Canva 입니다. Canva의 경우 호주 출신 창업자 3인이 설립하였고, 시드 단계부터 실리콘밸리에서 펀딩을 해왔기 때문에 미국의 유명 VC들이 대거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초기 투자자인 Felicis, Shasta, Founders Fund 뿐 아니라 시리즈 D/E 단계에 참여한 Bond, General Catalyst 등이 모두 실리콘밸리의 선도 VC들이죠. 하지만 세콰이어는 중국에서 호주와 뉴질랜드를 담당하기로 했기 때문에 세콰이어 차이나가 Canva 투자를 이끌며 시리즈 C부터 모든 라운드에 팔로우온 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할 구역 정리 사례를 통해 적어도 두 가지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째, 세콰이어가 하나의 투자 회사가 아닌, 지역 별 투자 법인들이 브랜드를 공유하는 연합체란 점, 둘째, 세콰이어 차이나를 이끄는 Neil Shen의 영향력이 굉장할 뿐 아니라 그가 중국에만 머무를 생각은 없다는 점입니다. 최근 세콰이어 차이나가 아프라카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마치 미국과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외교전을 하는 것과 같은 경쟁이 세콰이어 차이나와 미국 간에도 이뤄지고 있는 셈이죠.
앞으로의 전망은?

세콰이어 차이나의 Neil Shen은 앞의 인터뷰에서 왜 애초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펀드를 만들지 않고 세콰이어와 손을 잡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Ctrip을 경영하며 엔젤투자도 꽤 했었는데 매우 성공적이었다. 분명 자금을 모아 투자를 하는게 목적이었다면 혼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빠르게 가장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세콰이어와 같은 브랜드와 손을 잡는 것이라 생각했고, 궁극적으로 30년 간 명맥을 유지하는 세콰이어로부터 '지속가능한' 벤처캐피탈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Neil Shen이 단독후계자가 되지 못해 독립할 것이라는 추측도 많지만 아직까지 그럴 유인은 적어보입니다. 이미 전권을 가지로 '세콰이어 차이나'를 독립적으로 이끌며 명실상부 중국 최고의 VC로 만들었고 여전히 '세콰이어'란 글로벌 브랜드가 힐하우스와 같은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VC 대비 대체불가능한 차별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Doug가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제국이 커지면 분화되는 것은 자연적인 이치입니다. Neil Shen 또한 회사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넣기 위해 구지 독립이란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미국과 중국은 예전처럼 하나의 연합체라기 보다는 브랜드와 출자자만 공유하는 동맹의 성격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미국, 중국과 한 축을 형성하던 '세콰이어 인도-동남아'입니다. 지난 10년 간 인도와 동남아에서도 유니콘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당당히 세콰이어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보였지만 여전히 회수 사례가 많지 않고 펀드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아 존재감이 다른 두 지역 대비 크지 않습니다.

특히 세콰이어 인디아를 이끄는 Shailendra Singh가 투자를 담당한 BharaPe, Zilingo, Trell과 같은 기업들이 최근 사기거래, 지배구조, 창업자와의 갈등 등 여러  스캔들에 휩싸인 것도 아킬래스건입니다. Shailendra가 인도-동남아를 10년 넘게 이끌고 있지만 아직 '스튜어드' 타이틀을 받지 못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세콰이어 인도-동남아는 발빠르게 미국과 스킨쉽을 강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패스파인더' 프로그램 또한 인도와 실리콘밸리 간 접점을 늘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 것이죠. 특히 동남아는 인도보다는 중국과 접점이 더 많다보니 언제든지 Neil Shen이 영향력을 넓힐 수 있어, 인도 팀에서 먼저 미국과 함께하기 위해 움직임에 나선 것입니다.

얼마 전 세콰이어캐피탈 미국이 대대적인 홈페이지 개편 작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세콰이어 인디아의 경우 홈페이지 주소까지 미국과 공유(www.sequoiacap.com/india/)하며 개편 작업을 함께 완료한 반면 중국은 여전히 이전의 홈페이지를 계속 사용하며 호스팅(www.sequoiacap.cn)도 따라 관리하고 있습니다. 백오피스조차도 별도로 운영되는 것이죠.
최근 개편된 세콰이어글로벌 홈페이지
아직 과거 포맷의 세콰이어차이나 홈페이지
창업자인 Don Valentine이 1972년 설립한 세콰이어 캐피탈은 이성적이면서 냉철한 세일즈맨 출신의 Doug와 감성적이면서 직관적인 기자 출신의 Mike 두 명을 공동 후계자로 지명하며 실리콘밸리 VC 중 가장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룬 곳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리고 Doug와 Mike는 예전부터 공언한대로 세콰이어 설립 50주년이 되는 2022년 Roelef를 미국 펀드의 3세대 경영진으로 임명합니다. 그 결과 이제는 한 사무실에서 부대끼며 함께 성장한 두 명의 리더가 아닌, 홍콩과 실리콘밸리로 지역을 양분하는 리더쉽이 이끄는 세콰이어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미 대체불가의 성과를 쌓은 세콰이어 차이나의 독보적인 레인메이커 Neil과 이제 경영능력을 증명해 나가야하는 영건 Roelof가 불안한 동거를 시작한 세콰이어가 과연 사람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글로벌 VC'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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