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편지 / 함께 나눠요 / 활동펼치기
서울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293호
다시 만나게 될 것을 약속하며


  
만든사람들
심지 은긍 권태 채영 요다
활동가 편지
다시 만나게 될 것을 약속하며

(...) 7월을 마지막으로 상임활동가를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적지 않은 고민과 시간 끝에 내린 결정이기에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겠지요,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라는 위치였기에 보고 만나고 경험할 수 있었던 일들 전부 값졌고 제가 성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라는 한계를 마주하기로 했지만 동시에 제 안에 있던 가능성을 발견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혐오와 차별을 마주하기도 했지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힘을 모아 우뚝 선 벽에 균열을 내는 경험도 했지요.


활동가 편지
해피 버스데이

안녕하세요, 생일을 맞은 은긍입니다. 태어난 걸 축하받는다는 건 참 좋은 일이기도 하면서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한 것 같아요. 영문도 모르고 태어났는데 몇 십 년을 살아왔으니 대견하기도 한 걸까요. 매일 먹는 약을 받아오자마자 7월 13일 분에 해피 버스데이를 적어놨는데 그게 오늘의 미소가 되기도 하더군요. 어디든 작은 메시지 하나 적어놓아 보아요. 어느 날에 미소가 될 지도 모르니까요! ㅋㅋ 


함께 나눠요
시점으로부터

⟨살인자, 그리고 살인자들⟩(원제 : Who killed Eloa?)은 슬픈만치 익숙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브라질의 열 다섯 살 여성 엘로아가 전 남자친구의 스토킹과 납치와 폭력에 시달리고 있을 때, 카메라는 액션영화마냥 박진감 넘치는 현장에 초점을 맞추었고 심리학자는 사랑에 빠져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한 청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들은 엘로아의 어떤 행동이 그녀의 남자친구를 집착하게 만들었고, 화가 나게 만들었는지를 설명했으나 그들의 맥락 속에 엘로아는 없었다. 피해자로서의, 선택의 주체로서의 엘로아는 없었다. 경찰에 의해 방치되고 시선에 의해 부추겨진 인질극으로 엘로아가 사망했을 때 언론은 다시 한 번 앞다투어 엘로아의 장기 기증 사실을 알렸고 그녀의 장례식에는 수 만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그렇게 엘로아는 비극 끝에 여러 생명을 구하고 떠난 성녀가 되었다. 그리고 영화는 우리에게 물었다. ‘누가 엘로아를 죽였을까?’


[사진1. 서울인권영화제 21회 상영작 <살인자, 그리고 살인자들> 스틸컷. 브라질의 한 여성인권 활동가가 화면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활동 펼치기
열심히 개굴개굴

안녕하세요 여러분! 촉촉하고 따스한 나날들입니다. (축축하고 뜨겁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계절에도 장애인접근권팀의 ‘개구리’들은 온라인으로 개굴개굴 열심히 회의하며 이런저런 일들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왜 개구리냐고요? 이쯤에서 한 번 더 말씀드리자면 때는 2020년 겨울, 자막해설 세미나 중 한 활동가가 영화 ‘말해의 사계절’에 나오는 개구리를 놀랍도록 자세하게 묘사한 뒤로 장애인접근권팀의 이름은 ‘개구리’가 되었고 이젠 저희도 점점 개구리가 되어가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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