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타운스쾃팅] 1959년 호서극장의 기지개

늦가을 펼쳐질 제2회 올드 타운스쾃팅(OTS)을 맞아, 마을호텔은 OTS모드로 돌입했답니다. 앞으로의 뉴스레터에서는 고양이 이상이가 찾아낸 올드타운의 공간과, 그 곳에 담길 영화X음악X책 소식을 하나씩 들려드릴게요.

To.목사장

책과 독자, 저자가 바로 공간 그 자체가 되는 곳

목사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스쾃팅으로 영화제를 꼽았다면, 저는 '이상한 책나라' 가 이상하게 먼저 떠오릅니다. 이상하죠... 왤까요?

작년 제1회 올드타운스쾃팅 <이상한 책나라> 배너📚

'이상한 책나라'(Book Wonderland)는 목사장이 마을호텔에 머물면서 문을 연 블루프린트북 책방이 있어 가능했어요. 지난 레터에서 블루프린트북의 시작점을 상기했듯, 마을호텔이 그동안 해왔던 많은 일들은 모두 '스쾃팅'이었어요. 수선집에서 열었던 수많은 북토크와 전시, 공연을 생각해보세요.

하숙마을의 흔적을 간직한 채로 10여년간 버려져 있던 곳이 마침 블루프린트북의 옆집이었죠. 그 곳을 다듬어 문을 열고, 사람을 들이고, 옛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야기를 담아 시작한 공사가 대지문제로 멈춰버리는 황당한 상황이었지만, 둘러보니 그대로 나쁘지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쪽 벽이 뚫린 허름한 '구조물' 아래서, 우리는 참 많은 행사를 열었어요.

'북토크를 하기 전, 많은 작가님께서 '공간에 대해' 먼저 밝히셨던 소감들이 기억납니다. 그곳은 사면이 막힌 제대로 된 '집'은 아니었을 지라도, 무언가 누구에겐가 의미있는 시간들이 생기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나 봅니다. 의자와 약간의 빛, 그리고 사람들만 있으면 충분했고, 시원한 공기는 덤이었으니까요.

이쯤되면 우리는 공간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할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공간은 기둥과 벽과 지붕과 창과 문으로 구성된 어떤 물체가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내용들, 콘텐츠들, 사람들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요? 인테리어와 디자인과 비용보다 앞서, 그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수많은 잠재적인 일들을 먼저 고려한다면, 지금 버려진 공간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공간을 스쾃하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느 곳이든 쉽게 '침입'할 수 있으면서, 그곳의 문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건 책 만한 것이 없다는 걸 그간의 시간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책과 독자, 저자가 바로 공간 그 자체가 되는 곳.

이런 이유로 '이상한 책나라'가 제 구미를 당기나봅니다. 목사장님께 이상한 책나라는 어떤 곳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