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아이언돔 #수니파
2023.10.11 (수)
갑자기 전 세계 뉴스를 ‘전쟁’이라는 키워드가 가득 채웠어요. 지난 7일 새벽(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시작된 전쟁은 수천 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고도 며칠째 계속되고 있어요.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다 보니, 각국은 상황을 숨죽여 지켜보는 모양새예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언제든 이렇게 폭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동의 화약고’로 불려요. 이 갈등의 뿌리는 지난 100년을 돌아봐야 할 정도로 깊고, 설명하자면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져야 할 정도죠.

오늘은 며칠 전부터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뉴스를 접할 때 많은 분이 궁금하실 만한 핵심 내용을 정리해 봤어요.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지난 7일 새벽 6시 30분쯤(현지시각)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향해 2500발 이상의 로켓을 발사하고, 300명의 무장대원을 침투시켰어요. 이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 수백 명이 사망했어요.
지난 8일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 돔’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로켓을 상공에서 요격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언 돔은 전날 하마스가 쏟아부은 로켓 공격 일부는 막아내지 못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총리는 즉각 “하마스를 폐허로 만들겠다”며 전쟁을 선포했어요. 전투기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대대적인 보복 공격을 했고, 30만 명의 예비군도 동원했어요. 탱크와 장갑차로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 지구를 완전히 에워쌌죠.

교전은 이어지는 중이에요. 교전 4일째인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양측에서 집계한 사망자는 1800명을 넘어섰어요.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이번 사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버금가는 정보력을 지닌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조차 사전에 전혀 감지하지 못했어요. 또한 이스라엘의 최첨단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세계인에게 충격을 줬어요.

하마스가 뭔데?
이스라엘 내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두 곳이 있어요.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예요. 공식 정부는 면적이 조금 큰 ‘서안 지구’에 있고, 지중해 쪽으로 떨어져 있는 가자 지구는 2007년부터 ‘하마스’라는 군사조직이 지배하고 있죠. 가자 지구에서는 사실상 하마스가 정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돼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100년의 역사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75년째 영토를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어요. 뿌리 깊은 갈등은 약 100년 전부터 시작됐죠. 지금의 이스라엘 땅은 ‘오스만 제국’에 속해 있었는데, 1차 세계대전에서 오스만 제국이 패하자 영국이 이 땅을 장악했어요.

그런데 이 땅은 ‘예루살렘’처럼 성경에 나오는 지역들이 있는 곳이에요. 유대교와 기독교는 물론이고 이슬람교에서도 종교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땅이죠. 특히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면서도 고향인 이곳을 각별히 여기던 유대인들은 여기에 ‘유대인의 나라’를 세우려고 노력하기 시작했어요.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며 힘을 키워온 유대인들은 1917년 영국으로부터 ‘유대인 국가 건설’을 약속받았고, 훗날 이게 실제 이스라엘 건국의 근거가 됐어요. 이후 벌어진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로부터 학살당하는 등 심한 박해를 받았던 유대인들은 종전과 함께 건국을 추진했어요. 3년 후인 1948년에는 국가를 수립하겠다고 선언했죠.

문제는 해당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아랍인들, 그러니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었다는 거예요. 이 사람들은 갑자기 삶의 터전을 무력에 의해 빼앗기게 됐잖아요. 그래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제1차 중동전쟁’이 벌어졌어요. 이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팔레스타인 편’(주로 아랍국가)과 ‘이스라엘 편’ 사이에 전쟁이 이어졌고요. 이걸 2~4차 중동 전쟁이라고 불러요. 그 외에도 이 지역에선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았어요.
하필 지금 전쟁을 시작한 이유
그러니까 이스라엘 입장에서 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무단으로 점령한 무장 테러 단체’이고, 팔레스타인 입장에선 ‘영토를 되찾기 위한 무장 투쟁 단체’인 셈이에요.

하마스는 왜 하필 지금 수많은 피해자를 낳을 전쟁을 시작한 걸까요? 오랫동안 강대국인 이스라엘에 대항하면서 피해가 누적된 데다, 최근 정부 권력 강화에 나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를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아요.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정부가 있는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넓히고, 서안지구를 이스라엘에 합병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거든요.
중동의 강대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가 하마스의 공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와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최근 미국의 중재로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하마스를 지원해 온 국가로 알려진 이란 입장에선 이게 불편할 수 있어요. 🍎수니파를 이끄는 이란은 경쟁국인 🍎시아파의 맹주 사우디가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가까워질 경우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거예요. 이런 이유 탓인지 해외 언론에서는 ‘하마스 공격의 배후에는 이란이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어요. 물론 이란은 하마스의 공격을 강하게 지지하면서도 ‘우리와 상관없다’고 부인했지만요.

결과적으로도 이스라엘과 사우디 사이의 화해는 당분간 조금 어렵게 됐어요.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에요.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서 ‘탄압받는 이슬람 국가’인 팔레스타인을 두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요.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지난 8일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언론에서 가장 우려하는 건 이번 전쟁이 ‘제5차 중동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에요. 이번 전쟁을 두고 이란은 하마스를 전적으로 지지한 반면, 미국은 하마스의 행위를 “정당성 없는 테러”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에 군사 지원을 약속했어요. 이런 식으로 다른 나라들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다툼이 커질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올 만하죠.

일단 전쟁은 나흘째에 접어들며 더욱 격화하는 양상이에요. 군사적으로 우위에 있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지상군을 곧 투입해 ‘피의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하마스는 공습 초기에 끌고 간 여러 국적의 인질 100여 명을 방패막이 삼아 ‘민간인 주택을 사전 경고 없이 폭격할 때마다 민간인 포로 1명을 처형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요.
지난 9일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두번째 사진은 같은 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펼쳐진 이스라엘 지지 시위의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수십 년간 피를 흘리며 다툼을 벌여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제는 어느 한쪽이 완전한 피해자라고 규정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어요. 이번 사태는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하마스의 선제공격이 비판받아 마땅한데도, 지구 곳곳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이스라엘 지지 시위’와 함께 열리고 있죠.

영영 가까워질 수 없을 것처럼 멀어져 버린 두 나라, 과연 세계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다루게 될까요?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상처 내기는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요?
3줄 요약
1  지난 7일 새벽(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전쟁이 시작됐음. 75년간 이어온 양국 사이의 갈등이 폭발한 것.

2  이스라엘이 최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합병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점,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관계 정상화에 나선 점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옴.

3  세계는 ‘제5차 중동전쟁’의 가능성을 걱정하기 시작했음. 일단 나흘째에 접어든 전쟁은 이스라엘이 ‘피의 보복’을 예고하는 등 더욱 격화하는 모양새.

한국 반도체 기업들 한숨 돌렸네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운영하는 반도체 공장에 대한 미국의 규제 적용이 무기한 연기됐어요. 미국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작년 10월부터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미국산 장비를 중국에 반입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규제를 시행하고 있었어요. 미국 기술을 조금이라도 사용한 장비라면 경쟁국인 중국에 들여선 안 된다는 정책이에요. 한국 기업엔 특별히 1년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져서, 이번 달 11일부터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었어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공장이 생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런 규제가 시행된다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미국 정부에서 규제 시행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어요.

 

한국 기업, 미국 정부 간섭에 맘고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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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 가는 사람들 확 줄었어요

중국에 여행을 오는 관광객 숫자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대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해 상반기 중국 여행사가 외국인 관광객 47만 7800명을 유치했다고 보도했어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대비 약 58%에 불과한 수치예요.


여행객들이 중국을 외면하는 건 관광비자 취득 과정이 복잡한 데다 ‘반간첩법’에 대한 두려움까지 퍼지고 있기 때문이래요. 최근에 중국 외교부에서 절차를 간소화하긴 했지만, 원래 중국 관광비자를 취득하려면 5년간 여행 기록과 전 생애 학력을 증빙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어요. 여기에 중국이 올해 7월부터 간첩 행위 범위를 대폭 넓힌 반간첩법을 시행하면서 일반적인 기업 활동도 ‘스파이 행위’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해요.

 

요즘 사람들은 아파트만 찾는대요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거래된 주택 4채 중 3채는 아파트였어요. 올해 들어 6월까지 신고된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27만 4608건이었는데, 이 중 아파트 거래량이 20만 3437건으로 전체에서 74.1%를 차지했어요. 아파트 거래 비중은 작년까지만 해도 전체의 58.7%에 불과했어요. 그런데 올해 들어서 많이 늘어난 거예요.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화된 데에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와요. 정부는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려고 올해 초에 ‘1·3대책’을 발표했는데, 이 정책으로 집을 사고팔기 쉬워지면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거죠. 또 전세 사기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빌라, 다가구주택 매매를 기피하게 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여요.

 

새해 시작하자마자 발표된 1·3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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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명 생명 앗아간 아프가니스탄 강진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했어요.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주에서 발생한 이번 강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2400명이 넘는대요. 부상자 수도 2000명에 달하고요. 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교차하는 지역에 위치해 지진이 잦은 편이에요. 이번 강진은 지난 1998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지진 중 세 번째로 강력했다고 해요.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은 현재 맨손으로 땅을 파헤치며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대요. 국제사회에선 중국이나 파키스탄 등 소수의 나라들을 제외하고는 지원을 자처하는 나라가 나오지 않고 있어요. 아프가니스탄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이슬람 무장 조직인 탈레반이 재집권한 상황인데, 각국 정부들이 탈레반 정부와 직접 거래하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빨간 사과를 발견하셨나요?

🍎수니파? 시아파?

이슬람교의 교파는 크게 ‘수니파’‘시아파’로 나뉘어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의 약 85%가 수니파에 해당하고 15% 정도가 시아파에 속하죠. 두 교파는 오랜 기간 갈등을 빚었는데요. 중동 지역에서 발생했던 정치·경제 문제는 상당수가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갈등이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들의 대립은 약 1400년 전,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가 사망하면서 시작됐어요. 누구를 후계자로 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달랐기 때문이죠. 수니파는 선출된 대표자가 후계를 이을 수 있다고 봤지만,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혈통인 ‘알리’가 계승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본격적인 갈등은 알리가 수니파에 의해 암살되면서부터 시작됐어요. 이후 두 교파는 여러 전쟁을 치르면서 사실상 앙숙이 됐죠.


‘전통과 공동체를 따르는 사람들’이란 의미인 수니파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교세를 확장했어요. 카타르와 쿠웨이트, 요르단 같은 중동 국가들은 물론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 새롭게 이슬람교를 받아들인 나라들은 대부분 수니파 이슬람교를 믿고 있죠. ‘알리를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은 시아파의 맹주국은 이란이에요. 이라크와 바레인 등의 국가 내에서도 두 교파 중 시아파의 비중이 높아요.


각 교파의 대표국인 이란과 사우디는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 왔어요. 무슬림 전체로 보면 수니파의 숫자가 많지만, 양국을 놓고 보면 이란의 세력이 더 큰데요. 이란의 인구는 사우디의 2배가 넘고 군사력에서도 이란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아요. 이런 상황 때문에 사우디는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군사적 열세를 극복하려 했고, 얼마 전까지 매년 막대한 돈을 투자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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