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직장생활 65살까지 하게 될까?

이번 주 직장인들이나 경영주, 특히 공장을 운영하는 사업주들에게 가장 관심을 끈 뉴스 중의 하나는 동국제강 소식이었어요. 정년을 62살로 늘렸어요. 이 회사는 2022년에도 60세인 정년을 61살로 연장했었어요. 생산직뿐만 아니라 사무직도 모두 포함됐어요. 동국제강보다 몸집이 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동종 철강업체들도 아직 하지 못한 일이에요. 원만한 노사합의를 거쳤다는 것도 주목할 일이죠. 철강 산업은 특히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숙련된 노동자가 필수적이에요.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하면서 생산 공백을 막기 위해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어요. 

올해 주요 기업의 노사협상에서 정년 연장 이슈가 터져나왔어요. HD현대 조선3사 노조는 정년을 65살까지 늘리고 임금피크제를 없애달라는 요구를 사측에 전달했어요. LG유플러스, 삼성 계열사 노조도 역시 정년을 늘려달라고 촉구했어요. 지난해 정년 연장이 불발됐던 현대차기아 노조도 올해 다시 이 사안을 꺼내 들 거예요. 포스코도 비슷한 상황이고요. 한국경총이 회원사 124곳을 조사했는데 30% 가까이가 정년 연장을 임단협의 주요 쟁점으로 꼽았어요. 

국민연금 개혁도 맞물렸어요. 의무가입 기간이 현재의 59세에서 64세로 올라갈 것이 거의 확실해요. 지금 50대 중반인 1969년생부터는 65살이 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어요. 현재 정년 제도라면 60살에 퇴직해서 연금 받을 때까지 5년 동안 소득이 없을 수 있어요. 그 갭을 메우기 위해 정년 연장은 필수라고 주장하는 거예요. 

기업들은 반대해요. 우리나라는 근속연수에 따라 연봉이 올라가는 형태가 일반적이에요. 정년을 늘리면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거죠. 먼저 임금 체계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요. 하지만 기업들도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여전히 숙련된 노동자가 필요해요. 그래서 퇴직한 사람을 1년간 재고용하거나 그것을 또 1년 더 늘리는 '1+1 시니어 촉탁제'를 통해 사실상 정년 연장의 효과를 이어가고 있어요. 노조는 재고용 형태가 정규직보다 복지와 처우 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아예 정년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하는 거고요.

정년 연장이 세대 간 취업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요.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정년이 법적으로 의무화 된 뒤 청년 고용이 16%나 준 것으로 나타났어요. 정년 연장이 청년들에게 고용 장벽으로 작용했어요. 정규직 취업도 역시 줄었어요. 기업들이 정년과 상관없이 계약이 끝나는 비정규직을 더 선호하는 거예요. 

미국과 영국은 정년 자체가 없는 대표적 나라예요. 일본은 65살이 정년인데, 정부는 기업체별로 70살로 올려달라는 권고를 하고 있어요. 독일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65살에서 67살로 점차 연장하는 추세예요. 프랑스는 64살이에요. 2023년 프랑스 정부가 62살에서 64살로 늘리려고 했을 때 프랑스 국민들은 극렬히 반대했었어요. 프랑스는 정년과 동시에 연금을 받게 되어 있어요. 정년이 늘면 연금 받는 나이도 뒤로 밀리는 거죠. 프랑스의 소득대체율, 그러니까 직장생활을 할 때 평균 소득의 60% 이상을 연금으로 받아요. 우리나라는 40% 수준이에요.

이런 주장을 하며 곽대근씨는 자기가 다녔던 KT&G를 상대로 2조8천억원을 보상하라는 소송을 냈어요. 곽씨는 KT&G 연구원으로 지내며 2005년부터 2년 동안 세계 최초로 '내부 가열식' 궐련형 전자담배를 발명했어요. 열을 가하는 쇠 막대로 담배를 쪄내는 기술이에요. 하지만 당시 회사는 국내 출원만 했을 뿐 해외 출원을 하지 않았어요. 제품도 만들지 않았고요. 곽씨는 2010년 퇴사했어요. 그런데 2015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전자담배 열풍이 불기 시작했어요.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KT&G도 전자담배 '릴'을 만들어 막대한 이익을 냈어요. 곽씨는 KT&G가 얻은 수익, 그리고 자신의 발명을 제때 제품으로 만들지 않아 생긴 손실 등을 합해 84조원으로 보고, 이에 걸맞는 돈을 발명보상금으로 달라는 거죠. 국내 사법 역사상 개인이 낸 소송으로는 가장 큰 규모예요.

 KT&G 측은 : 곽씨가 퇴직한 뒤에도 기술고문직을 맡으면서 1억원 상당의 급여가 보상금 명목으로 지급됐다고 했어요. 곽씨 발명 당시에는 상업화 여부를 알지 못해 해외 특허 출원을 하지 않았고, 지금 전자담배 제품에는 곽씨가 발명한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했어요. 

 쟁점은 : 곽씨가 발명한 전자담배 기술이 세계 최초인지, 해외 출원을 하지 않은 데에 회사 과실이 있는지, 그리고 곽씨에게 준 1억원 상당의 보상금이 적절한 액수인지도 다툴 여지가 있어요.

텐트로 뒤덮인 미국 캠퍼스 

"가자 학살을 멈춰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비난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어요. 발단은 컬럼비아대였어요. 지난 17일 컬럼비아대 샤피크 총장은 의회에서 '반유대주의에 단호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질책을 받은 뒤, 경찰을 학교로 불러들였어요. 학생 백여명이 경찰에 연행되자 시위가 격화됐어요. 캠퍼스 광장에 수십개의 텐트를 치고 농성에 들어갔어요. 이웃 뉴욕대에서도 시위대 130여명이 체포됐어요. 미국 대학 캠퍼스에 경찰이 들어가 시위 학생들을 잡아간 것은 수십년 만의 일이에요. 예일대, MIT, 미시간대 등을 거쳐 서부의 UC 버클리까지 번졌어요. 시위의 상징처럼 캠퍼스는 텐트로 점령됐어요. 팔레스타인 지지를 넘어 반전 시위로 발전했어요. 60년대 '베트남 반전 시위' 상황을 떠올리게 했어요.

 대선에도 영향 : 바이든은 '평화적 시위는 지지한다'면서도 폭력과 반유대주의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어요. 트럼프는 "컬럼비아대가 문을 닫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시위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어요. 대학 시위는 현 정부에게 더 악재예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세력인 진보와 젊은 세대들이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죠. 1968년 베트남 반전 시위가 격화됐을 때 민주당 현직 린든 존슨 대통령은 대선출마를 아예 포기했었어요. 그해 베트남 전쟁의 질서 있는 종결을 공약으로 내건 공화당 닉슨이 대통령에 당선됐었어요. 

미국이나 영국이나 불법 난민들의 이민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이런 가운데 영국 의회가 이른바 '르완다 법안'을 통과시켰어요. 영국에 불법으로 들어온 이는 모두 6500km 떨어진 아프리카 르완다로 보낸다는 내용이에요. 르완다와는 3년간 6천억원을 정착비용으로 준다는 조건으로 협정을 맺었어요. 영국 대법원이 '르완다는 망명자가 머물기에 안전하지 않다'고 판결하며 제동을 걸었지만, 집권당인 보수당은 '르완다는 안전하다'는 내용을 포함하면서까지 '꼼수'로 르완다법을 강행했어요. 수낵 총리는 '기념비적'이라며 환영하면서 몇달 안에 첫 비행기가 르완다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적어도 수천명이 보내질 것으로 예상돼요. 매년 조그만 고무보트를 타고 수만명이 목숨을 걸고 영국해협을 건너고 있어요. 2018년 이후 영국 내 불법 이민자는 12만명이 넘어요. 이 법안이 통과된 날도 영국해협을 건너던 고무보트가 엔진고장으로 멈춰서면서 7살 소녀 등 5명이 물에 빠져 숨졌어요. 조그만 보트에 백여명이 빽빽이 타고 있었어요. 

 "위험한 선례" : 유엔 난민기구는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방해하고 전 세계에 위험한 선례를 남긴다"고 비판했어요. 유럽 평의회도 국제 인권단체도 '국제법 위반'이라며 르완다행을 막겠다고 했어요. 실제로 비행기가 뜨는 날이 다가오면 상당한 갈등이 예상돼요. 

2019년 가수 구하라씨가 숨지자 20년동안 인연을 끊었던 친모가 나타나 재산의 일부를 가져갔어요. 이혼한 뒤 재혼해 남처럼 살다가 아들이 숨지자 54년 만에 나타난 어머니도 아들의 사망보험금 중 일부를 받아 갔어요. 패륜을 했든 학대를 했든 가족이라면 유산을 무조건 나눠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유류분'이라는 민법 조항 때문이에요. 1977년에 도입된 유류분 제도는 사람이 숨지면 상속 순위에 따라 배우자나 자녀는 법정 상속분의 절반씩을, 부모나 형제자매는 3분의 1씩 갖도록 되어 있어요. 헌법재판소가 47년 만에 이 제도에 일부 헌법과 위반되는 문제가 있다며 고치라는 결정을 내렸어요. 패륜적인 행위를 한 사람, 불효한 사람에게는 상속해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반대로 '독박 간병'을 한 효자에게는 더 받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했어요. 형제자매에게 주던 상속분은 이제 사회 현실에 맞지 않다며 폐기하라고 했어요. 국회는 내년 말까지 법을 바꿔야 해요.

국내 최초의 초소형급 위성 '네온샛'이 뉴질랜드에서 발사돼 상공 500km 높이의 괘도에 안착했어요. 정부는 앞으로 3년간 10기를 더 우주로 보내서 모두 11개의 군집위성을 운영할 계획이에요. 무게 100kg 미만의 네온샛에는 흑백 1m, 컬러론 4m 크기의 물체를 알아볼 수 있는 광학카메라가 장착돼 있어요. 중대형 위성은 지구 공전 때문에 2~3일에 한번 한반도를 찍을 수 있지만,  위성을 군집으로 운영하면 하루에도 2~3차례 촘촘히 관측이 가능해져요. 개발비용도 적어 위성을 많이 만들어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산불 감시와 피해면적 파악 등 재난 대응과 군사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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