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구글에 대항해 일반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의기투합했던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만은 2018년 오픈AI의 방향성을 두고 서로 갈라서게 됩니다. 이후 일론 머스크는 오픈AI의 모든 지위에서 사임한 후 애초에 약속한 기부 금액도 대폭 줄였으며, 오픈AI는 2019년 샘 알트만이 직접 CEO를 맡으며 마이크로소프트를 파트너로 끌어들이는데 성공, 챗GPT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장외에서 언론을 통해 설전을 주고받던 둘은 결국 이번 소송을 통해 법적 시스템 안에서 직접 대결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소송 서류를 본 법률가들은 법적인 소송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일론 머스크가 이를 모르고 소송을 걸었을 리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왜 지금이며 머스크가 이번 소송을 통해 무엇을 노리는가입니다.
왜 지금인가?
머스크는 이번 소송에서 '설립 합의 (Founding Agreement)'가 있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가 주장하는 설립 합의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째, 인류를 위한 일반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개발하기 위해 오픈AI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 아닌 비영리 기구로 운영되는 것, 둘째, 회사의 소스를 일반에 공개하고 회사의 자산을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Together with Mr. Brockman, the three agreed that this new lab: (a) would be a nonprofit developing AGI for the benefit of humanity, not for a for-profit company seeking to maximize shareholder profits; and (b) would be open-source, balancing only countervailing safety considerations, and would not keep its technology closed and secret for proprietary commercial reasons (The “Founding Agreement”).
Musk vs. Altman & OpenAI 소송 서류 6페이지
흥미로운 점은 머스크가 해당 설립 계약 위반이 발생한 시점을 2019년이 아닌 2023년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오픈AI가 프로그램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미 GPT-3 출시 이후 이어져 온 기조이고, 마이크로소프트와 투자 유치 및 파트너십을 맺은 것 또한 2019년부터 진행된 일이니 이 부분은 계약 위반의 핵심 쟁점이 아닌 것입니다.
사실 머스크가 노리는 약한 고리는 바로 2023년 11월 샘 알트만의 해임과 복귀 과정에서 드러난 오픈AI 지배 구조의 취약점,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 그리고 결과적으로 샘 알트만 중심으로 재편된 오픈AI의 지배 구조입니다.
- 오픈AI는 비영리 재단이 지배 구조의 최정점에서 재단의 목적 달성만을 위해 최종 의사 결정 기구로 작동한다고 주장하지만 결과적으로 샘 알트만의 복귀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압력을 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오픈AI가 영리 기업의 영향력에 놓이게 되었다는 증거라는 것입니다.
- 샘 알트만 사태 이후 오픈AI 재단의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할 수 있는 전문가들은 모두 사라지고 쿼라(Quora)의 공동창업자, 세일즈포스의 CEO 출신 창업가, 그리고 미국의 전 재무장관 등 상업적인 마인드로 충만한 이들이 자리를 차지한 것 또한 오픈AI 재단이 영리적인 목적에 경도된 집단으로 변모한 증거라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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