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그린'은 2020년에 시작된 스타트업으로, 대표 서비스는 배달 앱에서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에 음식을 받을 수 있는 '리턴잇'이에요.

이준형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및 탄소 배출 분야에서 만난 동료 전문가들과 잇그린을 창업했어요.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개발·건설·운영하는 일은 프로젝트의 규모가 크고 생애 주기가 길었기 때문에, 다회용품 사업이 처음엔 가볍고 귀여울(?) 거라 생각했다고 해요.

하지만 창업자들이 인프라 사업에 경험이 많다 보니 기획 단계에서 사업 규모가 점점 확장됐고,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획에 몰두했어요. 잇그린의 방향이 커머스나 물류와 일부 겹치긴 하지만, 레퍼런스를 할 만큼 부합하는 선례는 없었어요. 맨땅에 헤딩하듯 개발자와 기획자들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선했어요.

Reuse, Recycle, Reduce

기후변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친환경을 실천하는 일은 조금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하죠. 쉽고 편리한 게 환경을 파괴하는 길인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잇그린의 목표는 '이 세상에 없는 기후변화 관련 서비스를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즉, 쉽고 간편한 게 환경보호가 되는 거죠.

그런 잇그린의 사업과 방향은 3R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해요.

1. Reuse

리턴잇 서비스가 해당돼요.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기를 공급함으로써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요. 소비자가 쓰레기 분리나 음식물 쓰레기 처리, 설거지를 할 필요가 없는 편리함으로 가치를 높였어요.

2. Recycle

충분히 재사용되어 폐기해야 하는 다회용기를 재활용해요. 리턴잇 야구장 서비스가 그 예시인데요. 스테인리스 소재로 제작되는 배달 음식 용기와 달리, 야구장 서비스는 플라스틱(pp)를 활용했어요. 

단, 원활한 재활용을 위해서 색상, 재질을 통일하고 가공하기 쉽게 제작했어요. 작년에 잠실 야구장에서 서비스했던 플라스틱 용기는 화장품 용기로 다시 태어났어요. 

3. Reduce

기후변화 분야의 전문성을 지녔던 이준형 대표와 공동 창업자들은 이전부터 '애초에 줄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어요. 잇그린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고객사 및 파트너사를 위해 종이, 플라스틱, 비닐 등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환경 컨설팅을 직접 제공하고 있어요.

리턴잇은 주요 배달 앱에서 다회용기를 선택하여 주문하면 다회용기에 음식이 담겨 도착하는 서비스예요. 이외에도 야구장, 축제, 영화관, 사무실, 백화점, 반찬 정기배송 등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들을 다회용기로 전환하여 제공하기도 해요.

잇그린은 사업을 구상하면서 딜리버리 업계에 초점을 맞췄어요. 다회용기가 가장 일상적으로 쓰이면서도, 배달 앱, 배달대행, 물류, 개인정보보호 이슈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딜리버리의 다회용기 문제를 해결한다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해요.

철저한 분석과 고도화된 기술력으로 개발된 리턴잇 덕분에, 고객들은 어렵지 않게 다회용기에 음식을 배달 받을 수 있게 됐어요.

순환 비즈니스인 리턴잇의 핵심에는 '허브'가 있어요. 처음으로 설치된 강남 허브는 용기 회수부터 세척까지 다 이뤄지는 메이저 허브이며, 하루에 5~6만 개의 다회용기를 처리하고 있어요. 서비스 지역이 확대되면서, 메이저 허브와 달리 용기 회수만 이뤄지는 거점 허브 또한 곳곳에 설치되고 있어요.

혹시 여기까지 잇그린과 리턴잇 서비스에 대한 설명 보시면서 이런 생각 하셨나요? '아니, 다회용기도 만들고 하나하나 세척해 주는 허브 만들고 물류처럼 이동도 하는데... 수익이 날까?' 저 모리는 너무 궁금했거든요! 근데 사실 잇그린은 이미 연 매출 20억에 흑자까지 달성한 공룡 스타트업이래요... 🦖

잇그린이 모든 걸 처리하지 않아요.

배달대행과 택배사를 통해 물류망이 촘촘하게 깔려있기 때문에, 잇그린은 물류망을 직접 만들지 않고 그 물류망의 틈새를 잘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고 해요. 예를 들면 배달대행 같은 경우,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피크 시간대를 제외하면 많이 바쁘지 않기 때문에 다회용기 회수 업무를 끼워 넣을 수 있어요.

택배 같은 경우는, 한 택배기사가 맡고 있는 구역이 고정돼있고 미리 경로가 설계돼있기 때문에 리턴잇의 다회용기를 묶음 회수하는 게 많이 번거롭지가 않다고 해요. 기존 택배 시스템에 부담이나 지장이 없기 때문에, 잇그린이 택배사에 지불하는 비용 또한 크지 않아 절약을 할 수 있는 거죠.

회수 과정을 온전히 잇그린이 책임지지 않고, 다른 물류 파트너들과 효율적으로 분담하다 보니 오히려 부담이 줄어든다고 해요.

다만 이렇게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해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IT 기술력인데요. 잇그린은 스스로를 '테크 기업'으로 소개하기도 해요. 

소비자들이 반납을 신청하면 배달 앱 회사의 주문정보와 매칭이 되고, 신청이 접수되면 택배사와 배달대행 중 신청 건에 적합한 방식으로 배정이 되는 방식이에요. 또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와 역물류 시스템 등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있고요. 이런 복잡한 시스템을 기획하고 개발한 게 정말 신기할 따름이에요. 🧐

🤩 진짜 좋더라!!

1. 배달 음식 시켜 먹을 때마다 양심에 찔릴 정도로 많던 플라스틱 쓰레기가 없다니. 설거지도 잘 안되는 일회용 용기 기름기 없앤다고 박박 씻고 버렸던 내 과거 안녕..! 리턴잇 그릇은 설거지도 필요 없으니 옛-날 다회용기에 배달 오던 중국집 시스템이 엄청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온 느낌. 이제 ‘배달 음식=환경에 죄악’이 아니라고!
2. 생각보다 메뉴가 다양한데? 덮밥, 죽 같은 한 그릇 음식은 물론이고 돈가스, 타이 음식, 마라탕, 파스타, 크로플까지 다회용기 배달을 해주는 업체가 많아서 놀랐어. 물론, 이건 지역 바이 지역이겠지..?
3. 반납, 진짜 간단하더라. 솔직히 회원 가입해야 될 거 각오했는데 비회원 반납 옵션도 있고, 단계도 매우 단순해서 편리했어!

🧐 이건 아직..

1. 포장과 달리 다회용기 배너를 찾는 게 어려웠어! 쿠파이츠 앱에선 다회용기 배너를 찾기보다 바로 다회용기로 검색하는 걸 추천해. 다회용기에 노출도는 앱마다 상이한 상황인데, 잇그린도 기술적으로 개선하고 통일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대!
2. 다회용기가 되는데 안 된다고..? 다회용기 가능 업체라면서 막상 다회용기를 선택할 수 없던 곳도 있었고, 다회용기를 선택했는데 일회용기에 왔다는 리뷰들도 있었어. 결국 바우는 매장에 전화로 확인한 후 주문했다는.
3. 쿠팡이츠에서는 받을 다회용기의 개수도 내가 정해야 했는데(다른 앱은 모르겠어) 바우는 메뉴를 두 개 시켰으니 용기도 두 개로 주문했어. 그런데 메인 메뉴에 추가한 토핑과 샐러드드레싱은 일회용기에 왔더라고. 만약 다회용기를 네 개로 주문했으면 토핑, 드레싱까지 그릇에 줬을까? 이건 좀 헷갈렸어!

현재 리턴잇 서비스 지역은 한 주의 한 구씩 오픈할 만큼 빠르게 늘고 있어. 서울시 강남구, 서초구, 관악구, 광진구 서대문구, 동작구, 성동구, 송파구, 경기도 김포시, 안산시, 용인시, 화성시, 안성시, 시흥시까지! 곧 인천시(일부), 서울시 마포구, 용산구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거야.

리턴잇 서비스는 주요 5개 배달 앱(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배달특급(경기도))에서 만나볼 수 있어! 핸드폰에 있는 앱으로 한 번 확인해 보고 다회용기로 주문 방법 꼭꼭 기억해두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