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편지,숲이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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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 Essay 편지 에세이 | 해가 비치는 달처럼, 달이 비치는 바다처럼 - Writer. 이내
  • Letter Archive 사적인 편지 | 김미님의 편지
  • Letter Playlist 플레이리스트 | 가장 듣고 싶은 말 - 이아립
  • Letter Campaign 일상 속 문해력 | 느슨해진 문해력에 긴장감을 주는 방법 - feat. 유퀴즈
  • Leditor's Guest Book 다정한 답장 | 레디터 방명록
안녕하세요. 여러분 레디터입니다. 모두들 길고도 짧았던 명절 연휴 동안 많은 행복을 찌우셨나요. 저는 그동안 쌓아두었던 책도 읽고, 밀린 영화와 드라마도 보고 가족,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무엇보다 내면의 고갈된 언어들을 다시 채워놓는 날들이기도 했습니다. '행복이 쪘다'라는 식의 위트 있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살이 찐 게 아니라 행복이 쪘다고 하는 순간 언어의 분위기는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고 무엇보다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는 애정이 깃든 예쁜 마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자매품으로 살이 찐 게 아니라 세상이 좁아진 거야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시간을 보내셨나요. 사소한 행복이 차곡차곡 쌓이고 사랑의 즐거움, 가족의 편안함 속에 기쁨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감사한 날들을 보내셨기를 바라봅니다.
여러분 혹시 강풀 작가의 웹툰 원작 드라마 무빙(Moving)을 보셨나요. 한 번에 정주행을 하려고 아껴두었다가 이번 연휴 동안 드라마를 보면서 어쩐지 마음이 멈칫한 장면은 봉석이 희수를 응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극 중에서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희수를 응원하는 봉석의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는데요. 응원의 방법은 다르지만 마음은 한결같았습니다. 어느 날은 땅거미가 진 운동장을 하염없이 뛰고 있는 그를 위해 학교의 조명을 몰래 켜주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세상에 있는 모든 응원 노래를 담아 '희수 응원곡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들려주기도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희수 옆에는 늘 봉석이가 있어요.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것 같을 때도 뭐 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응원하고 있다며 두 팔을 있는 힘껏 뻗어 '마음을 보내고 있어. 받았어?'라고 말해요. 희수는 그런 봉석의 마음을 기꺼이 받아주죠. 누군가를 응원한다는 건 결국 마음을 보낸다는 것. 그리고 수신자가 그 마음을 받아주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응원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했어요. 
어떤 이는 '힘내자', '항상 응원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 다정한 말에서 어떤 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묵묵히 곁에 있어주는 것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또 누군가는 상대의 문제나 고민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함께 찾아봐주는 것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모두 마음을 쓰고 보낸다는 점이 편지랑 퍽 닮아있는데요. 그리하여 레디터가 고른 다섯 번째 단어는 '응원'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우리들의 과거,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는 지금, 다가올 날에 대해 마음을 담아 건네는 순수한 희망과 격려이기도 합니다. 한 분 한 분 곁에서 응원의 에너지를 전달드리고 싶지만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에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빌려온 응원의 말을 전해봅니다. "제가 멀리 우주에서 응원할게요. 여러분"

그리고 어느새 10월이 된 어느 날, 한 줌의 응원과 사랑을 담아 편지,숲을 띄웁니다. 

해가 비치는 달처럼, 달이 비치는 바다처럼 📝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연두색 잎이 바람과 춤추는 모습,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강아지가 나를 향해 전력으로 달려오는 얼굴, 공연장에서 처음 보는 음악가의 노래가 너무 좋아서 뱃속이 간질거릴 때, 나란히 걸으며 나누는 맛있는 대화, 받을 사람의 환한 얼굴을 상상하며 쓰는 편지…."

누군가와 함께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을 써 보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그늘진 얼굴의 친구를 앉혀놓고 좋아하는 목록을 써 보게 하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무거운 마음을 억지로 끌고 나온 친구는 당연히 하기 싫다고 말해요. 양보하기는커녕 저는 오히려 기준을 높여 100개의 목록을 만들자고 조릅니다. 한두 개라면 ‘내가 정말로, 진짜로, 가장 좋아하는 것’ 같은 걸 고르는데 쓸데없는 시간을 쓰게 되거든요. 100개쯤 찾으려면 뒤지고 뒤져서 별것 아닌 시시한 조각까지도 꺼내야 합니다. 견딜 수 없이 좋아서 눈물이 날 것 같은 장면이 펼쳐지는 순간입니다. 억지로 떠올리려고 잔뜩 구겨져 있던 미간이 천천히 풀리는군요. 어딘가를 가만히 응시하는 눈이 되었네요. 스스로 눈치채기도 전에 입가에 미소가 스르륵 번집니다. 친구를 감싸던 그늘이 서서히 걷히고요, 얼굴에 불이 환하게 켜집니다. 제가 수도 없이 확인한 사실이에요.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얼굴은 변합니다. 다만, 사람은 자기 얼굴에 켜지는 불을 영영 볼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어요. 비극의 시작입니다. 저에게 편지는 얼굴에 불을 켜는 스위치와 같습니다. 받는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그려보는 시간이니까요. 볼 수는 없지만, 아마 그때의 제 얼굴도 은은하게 빛이 날 거예요. 해가 비치는 달처럼, 달이 비치는 바다처럼. 빛은 서로를 향해 비추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감탄하는, 기뻐하는, 미소 짓는, 눈물 흘리는, 안심하는, 깜짝 놀라는, 지긋이 바라보는, 부끄러워하는, 살아있는 얼굴은 눈부시게 아름다워요. 감정이 피어나는 순간에는 자기 얼굴을 볼 수 없으니, 저는 타인에게서 살아있는 얼굴을 찾습니다. 언제까지나 편지 쓰는 마음으로 살고 싶은 이유입니다. 대화도, 노래도, 읽기와 쓰기도, 여행도, 공부도, 요리도, 모든 것은 편지가 될 수 있지요. 그렇지 않나요?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모든 것은 편지의 다른 이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얼마 전 어깨가 축 늘어진 친구에게 제안했어요. '자신에게 팬레터를 써 보자! 낯부끄럽다며 심드렁하게 시작하더니 4장을 쓰더라고요! 서서히 밝아지는 친구의 얼굴을 보며 제 얼굴에도 미소가 따라옵니다. 물론 저도 함께 썼어요. 이내가 이내에게 보내는 팬레터입니다.


이내에게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누구보다도 당신이 잘 지내기를 언제나 바라고 있습니다. 잘 지낸다는 기준은 저마다 다를 테지요. 그러니까 남들이 보기에 어떠한 모습보다는, 내면 깊은 곳에서 당신이 바라고 만족하고 기뻐하고 누리는, '잘 지내는' 일상이기를. 다시 매일 편지를 쓰기 시작했지요? 아침 해가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오듯, 우편함을 열면 당신의 소식이 도착합니다. 매일 달이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오듯, 안심되는 편지입니다.

어제는 블루스 노래를 만들 거라고, 제법 신이 나 있던걸요. 당신이 신이 나서 떠드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그러니 부디 마음껏 신나 하길. 시간을 다 잊어버릴 만큼, 즐겁게 노래를 만들고 불러주세요.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당신의 모습도 애쓰는 마음이 전해져 애틋하고 사랑스러웠어요. 최근에는 좀 달라졌네요. 살랑살랑 상쾌한 바람이 부는, 촉촉한 나무 향기가 나는, 쉼의 순간을 나누고 싶어 하는 당신의 모습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워요.

이내답게, 계속해서 흘러가 주세요. 저는 언제나 당신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2023년 8월 18일 이내가.

Writer. 이내 (@inesbriz)


어디서나 동네 가수. 가깝고 편하고 따뜻한 목욕탕 같은 노래를 부릅니다. 서로 아끼는 지구에게 배웁니다. 어디서나 막 도착한 사람의 얼굴로 두리번거리며 걷습니다. 걸으며 발견한 것들을 일기나 편지에 담아 노래를 짓습니다. 언제까지나 길 위에서 걸으며 배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실은 네게 정말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지금까지 이 지구상에 너와 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거야.

이 말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되지만 그로 인해 너의 특별함이 줄어들지는 않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김미. 사랑해. 나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너를 응원할 거야.

그러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쳐.

  • Date 10여년 전 
  • From 친구 '소연'으로부터 받은 편지
  • Word #꿈 #인생 #응원 #힘
  • Introduce Letter
    편지를 받은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으로부터 십여 년 전에 제 친구인 소연이에게 받은 편지입니다. 우리는 서로 떨어져 있지만 글을 쓰며 같은 꿈을 키웠는데요. 꿈을 향한 열망이 가득했던 그때, 저는 좌절과 우울도 함께 느꼈습니다. 꿈을 포기하려던 찰나, 내가 어떤 인생을 살던 응원하겠다는 친구의 편지는 지금까지도 힘이 되고 있어요. 친구는 여전히 저를 응원해 주고 있고 저는 지금도 꿈을 키워나가는 중입니다. 사적인 편지를 소개하며 제 친구도 자랑하고 제 편지를 읽는 당신이 어떤 인생을 살던 응원해 드리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서로가 서로의 꿈을 이루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두려워하지 말고 꿈을 펼치세요.
🎧 가장 듣고 싶은 말 - 이아립

레디터가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는 이아립의 '가장 듣고 싶은 말'입니다. 모두에게 전할 수 있는 응원의 메시지를 고민하다가 각자마다 필요한 응원은 각각 다 다를 거라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과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어쩌면 자신의 바람을 담아 스스로에게 보내는 응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삶을 잘 살아내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과 남은 날들을 세어보며 아쉬움을 느끼는 저에게 빠름보다 천천히 잘 걷고 있다고 지금 이 순간들이 쌓여 꽤 괜찮은 내가 될 거라고 응원의 말을 건네어 봅니다. 이아립의 따뜻한 목소리와 가사를 느끼며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스스로에게 전해보세요.
문해력을 높이는 건 사실 간단해요. 많이 읽고, 쓰며 소리 내어 낭독하는 일을 반복하면 되거든요. 그중 단연 최고의 방법은 '독서'임을 우리 모두는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읽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희가 첫 회에 소개했던 EBS의 '2022년 성인 문해력 테스트' 안에는 '이 문서를 읽기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를 묻는 추가 설문 문항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 문서를 왜 읽어야 하는지 몰라서'라는 마지막 선택지가 꽤나 충격적이었죠. 우리 생활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왜 굳이 읽어야 하고 안 쓰는 표현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문제랄까요.
그래서 오늘은 유퀴즈에서 조병영 교수님과 문해력에 관해 나눈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준비했어요. 언어활동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소통이고 대화라는 개념인데 '내가 아는 것이 틀릴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항상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스스로의 성찰이 부족하다는 말씀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어요. 단어의 의미를 몰라서 생긴 해프닝이라기 보다 의미심장한 사회현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느슨해진 문해력에 긴장감을 주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보세요.
✍️ 지난 한 달 동안 아지트38 팝업 공간을 운영하며 다정한 방명록들을 받았습니다. 지난 세 번째 뉴스레터에서 방명록은 운영자가 받는 편지라는 모아님의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해가 떨어진 오후에 테이블을 정리하며 레터룸에 앉아 남겨주신 글들을 읽을 때면 하릴없이 행복했습니다. 레디터가 받은 다정한 답장들을 소개합니다. 여러분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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