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3. 걸어서 부산 속으로🌏

부산을 알고 싶어서 우연히 참석한 '뚜벅뚜벅 부산건축투어'

그곳에서 만난 건축문화해설사 선배님!

누구보다 부산을 사랑하시는 마음이 느껴져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헌트 : 안녕하세요. 선배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쭉 부산에서 살고 있는 제정우라고 합니다.😊

과거에 기자 생활을 했었고, 사회복지법인 국장으로 일하다가 퇴임 후 현재는 건축문화해설사로 활동 중입니다.

🕵️‍♀️써니 : '건축문화해설사'가 님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데, 어떤 일을 하시는지 소개 부탁드려요!

건축문화해설사는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건축물 기반으로 소개해 주는 역할을 해요. 2016년에 부산건축제(BAF)에서 처음으로 건축문화해설사 모집을 했어요. 건축문화해설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지원했고, 당시에 100여 명이 지원했던 걸로 기억해요. 그중에서 저를 포함하여 현재 활동 중인 20명이 선발됐고, 함께 12주 동안 건축문화해설사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죠!😊


(※ 문화해설사는 특정 지역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역사문화먹을거리 등을 해설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몽주 : 다양한 종류의 문화해설사가 많은 걸로 아는데 왜 건축문화해설사를 선택하셨나요?

저한테 가장 생소한 분야였어요! 그래서 직접 배워보고 싶었고,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당시에 부산에 관광문화해설사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해설사들은 많았지만 건축문화해설사는 처음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저한테 더 끌렸나 봐요.😊

👨‍🔧헌트 : 12주 동안 교육을 받으셨다고 했는데,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거 같아요.👍

맞아요.😅 3개월이라는 교육기간 동안 해운대에서 버스로 40분 거리를 매일 왔다 갔다 했으니까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3시간씩 부산의 역사와 건축물에 대해서 강의를 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시간이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몽주 : 현재 진행하고 계신 뚜벅뚜벅 부산건축투어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뚜벅뚜벅 부산건축투어'는 부산건축제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함께 부산 지역을 걸어 다니며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이에요. 현재 센텀시티 건축 투어, UN문화 건축 투어, 원도심 건축 투어 등 총 세 코스로 구성되어있어요. 아무래도 시민들과 직접 걸어 다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혹서기, 혹한기를 제외한 봄, 가을에만 진행돼요. 보통 한 번에 2~3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생각보다 힘이 들어요.😅


(※ 자세한 내용은 부산건축제 홈페이지(http://www.biacf.org/) 참고 부탁드립니다!)

🕵️‍♀️써니 : 코스마다 특별히 좋아하시는 곳들이 있을 거 같아요!

제가 태어나고 자란 부산시 중구 원도심을 가장 좋아해요. 원도심 같은 경우는 시나리오 없이도 충분히 소개가 가능할 정도예요.😊 원도심의 경우 1930년대만 하더라도 바다였어요. 원도심 지역의 골목길을 다니다 보면 곧은 길보다는 굽이진 길들이 많은데, 예전 해변이었던 셈이죠!

역사가 있는 지역이다 보니 오래된 건물들도 많이 남아있죠. 100년이 넘은 기상청 건물이 아직 남아있기도 하고, 부산 주교좌성당의 경우도 오랜 역사를 가진 건물이지요. 그 외에도 오래된 역사를 가진 건물들이 많아요. 일제강점기 시절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쓰였던 근대역사관과 바로 옆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도 오래된 건물들이지요.

다만 아쉬운 점은 이런 오래된 역사를 가진 건물들 중 보존가치가 높은 건물들이 많은데, 도시 개발을 이유로 많이 없애버렸어요. 이런 부분은 많이 아쉬워요.😥

🕵️‍♀️몽주 : 선배님 이야기를 듣다보니 부산이 새롭게 보여요! 다른 코스에 대한 이야기도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역사를 좋아해서 UN문화 건축 투어 코스도 좋아해요! 그중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두 군데를 소개하고 싶어요! 첫 번째는 세계에서 유일한 UN기념공원이에요. 이곳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곳일 뿐 아니라, 여전히 매년 6.25 전쟁에 참전했던 세계 각국의 용사들이 방문하여 당시의 기억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특히 '리차드 위트컴' 장군의 일화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6·25전쟁 당시 부산의 전후 재건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특히 부산역전 대화재 당시 이재민에게 군수물자를 제공한 사건으로 미국 청문회에 소환된 위트컴 장군은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의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고 역설한 일화는 유명하죠.👍 리차드 위트컴 장군은 본인의 유언에 따라 현재 UN기념공원에 안장되어 계세요.
두 번째는 2008년에 문을 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에요. 이곳에 가면 일제강점기 시절의 우리의 아픈 역사가 그대로 담겨있어요.  일제강점기 시절 부산울산경남 전체 인구가 약 820만 명 정도가 됐는데, 일제에 강제 동원된 인구가 약 740만 명 정도였던 걸 비추어보면 상당히 많은 수지요.

저는 다른 건 몰라도 우리의 역사를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헌트 : 선배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계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지난번 선배님과 함께 센텀시티 코스를 걷다 보니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건축문화해설사로 활동하시다보면 많이 걸으실텐데 힘드시진 않나요?

개인적으로는 저는 걷는 것을 좋아해요!😀 저는 전국에 있는 많은 둘레길을 걸었어요. 대표적으로 부산 갈매길, 지리산 둘레길, 남해 바래길, 제주도 올레길을 모두 걸어봤어요! 짧으면 200km에서 길면 400km도 넘는 길들인데, 물론 걷다 보면 발에 물집이 잡히기도 하고, 배도 고파서 힘들기도 해요. 그래도 이런 '좋은 길'들을 걷다 보면 평상시에 할 수 없는 생각들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가장 큰 변화로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요!

👩‍🎨몽주 : 정말 대단하시네요.😱 다음으로 가보고 싶으신 곳이 있나요?

버킷리스트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거예요!  800km 정도되는 거리인데, 작은 카메라 하나와 노트북 하나 들고 걷다가 좋은 풍경을 만나면 사진도 찍고, 힘들면 주저앉아서 글을 쓰기도 하고 싶어요. 코로나가 회복되면 가고 싶어요!💪

🕵️‍♀️써니 : 선배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길은 어떤 길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길'은 사람의 손길이 가장 덜 닿은 곳인 거 같아요! 자연 그대로의 길을 걸을 때 가장 좋았어요. 좋은 길은 나무에 걸린 작은 리본 외에는 아무 표시도 없어요. 그저 그 작은 표시 하나만 의지한 체 걷는 거죠.

👩‍🎨몽주 : 너무 낭만적이에요. 그동안 걸으셨던 길 중에 추천해 주실 길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저는 남해 바래길을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길에 가장 부합해요. 여러분들도 기회가 되신다면 꼭 걸어보시길 바랄게요. 물론 쉬운 길은 아닐 거예요. 그래도 한 번쯤 어려운 길도 가볼 용기도 필요하니까요!😊

👩‍🎨헌트 : 오늘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오늘 이 자리가 선배님께는 어떻게 기억될까요?

그동안 살아오면서 오늘 같은 기회가 없었어요. 젊은 후배님들에게 나의 살아온 이야기를 해준다는 게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한 거 같아요. 원래 후회하면서 사는 게 인간이라지만, 오늘 후배님들과 이야기하며 지난 삶을 돌아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떠오르네요. 그래도 내가 살아온 시간 그리고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후배님들에게 전해줄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 감사한 시간인 거 같아요!

헌트 : 브릿지 매거진을 시작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선배님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드리고 싶어서였어요! 오늘 이 시간이 제정우 선배님께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앞으로도 많은 선배님들에게 추억을 선물 해드리고 싶어요!
님은 어떤 선배님에게 브릿지 매거진이라는 좋은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으신가요?🧐
써니 : 저도 선배님처럼 평소에 혼자 걷는 걸 좋아하는데, ‘걷는다’라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에 대한 사색을 깊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혼자 걷다 보면, 자기 자신과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까 그만큼 내면이 단단해지는 걸 느끼곤합니다! 님도 선배님이 추천해 주신 길을 걸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보는 걸 추천드려요!
몽주 : 가장 좋은 길은 ‘사람의 손길이 가장 덜 닿은 곳’이라고 하신 선배님 말씀에 공감이 됐어요. 저도 자연 그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랍니다! 가끔 해가 뜰 때쯤, 휴대폰과 헤드셋, 물을 챙겨 바닷가에 산책을 나가면 머리가 깨끗해지는 기분이에요. 님도 고민이 있으시다면 한적한 곳에서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걸어보는 거 어때요?
👍🏻 제정우 님이 추천하는 '바래길' 🚶
남해 바래길 전체 코스
남해바래길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에 선정된 남해군 해안의 특별한 자연환경을 가슴에 담으며, 즐겁게 걷는 8개 코스에 총 120km거리이며, 40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도보여행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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