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P28 총정리 2편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최종합의문에 기후대응을 위해 '화석연료로부터 전환'한다는 표현이 담겼습니다. 기후총회 역사상 '화석연료'란 단어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런데 COP28 합의문에 처음 등장한 단어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원자력·CCUS(탄소포집·활용·저장)·저탄소수소 생산 등 탈탄소·저탄소 기술을 가속한단 문구가 대표적입니다.

이번 총회에는 세계 198개 당사국을 포함해 국제기구·산업계·시민단체 등 9만여명이 참석하며 '무역박람회'와 비슷하단 평가를 받았습니다. 패션이나 농식품업계 등 그간 기후총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산업군도 대거 참여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을 가속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계 및 단체들이 모였기 때문입니다.

COP28 의장단에 따르면, 이번 총회에서 민관에 걸쳐 830억 달러(약 108조원) 규모의 재원 약속이 발표됐습니다. 더불어 기업들도 여러 이니셔티브와 서약에 동참을 밝혔습니다.

COP28이 마무리됨에 따라 업계별로 어떤 성과가 있었을까요? 또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요? 그리니엄이 ▲재생에너지 ▲원자력 ▲탄소시장 ▲농식품 ▲패션 등 주제에 맞춰 업계별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편집자주]

🔍 목차

재생에너지 업계
원자력 업계
탄소시장 업계
농식품 업계
패션 업계

📢 알림

기후테크와 인공지능(AI) 등 COP28에서 대두된 다른 산업계 소식은 내일(20일) 발송될 '한국편'에 담길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니엄

Energy

"COP28 이후 전력망 구축, 인허가 규제 개혁 등 논의 필요"

이번 COP28 최종합의문에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3배로 확대한단 구체적인 문구가 명시됐습니다.

이는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 자체를 3배로 확대하자는 것이지, 국가별로 무조건 3배를 늘려야 한단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브라질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 3배 확대가 어렵단 뜻을 밝히고 서약에 서명했습니다.

그렇다고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관련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18일 열린 '기후변화총회 당사국총회 결과 공유 대국민 포럼'에서 정부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 확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 3배 확대 목표 달성을 위해선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전력망이나 인허가·출력제한 등 주요 기반시설(인프라)이 모두 개선돼야 합니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업계 전반에서 공급망 문제가 가시화됐을뿐더러,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사업비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에서는 규제 개혁과 대중 수용성 문제, 개발도상국에서는 높은 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됐습니다.

👉 '재생에너지 3배 확충' 실현 위한 방법은?

©IAEA

Energy

최종합의문에 언급된 '원자력'…"인플레이션 직면 등 장밋빛 전망은 경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전지구적 이행점검(GST) 결과문에 원자력이 들어간 것은 역사적인 이정표다"라며 "그간 원자력을 둘러싼 관점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원자력 업계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한쪽에서는 COP28을 계기로 소형모듈원전(SMR)이나 핵융합 등의 개발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다소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COP28에서 한국 등 22개국이 가입한 원자력 관련 이니셔티브에 대해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설계·인허가·건설 등 원자력발전소 건설 전반에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든단 것이 FT의 설명입니다.

더욱이 원자력 업계 또한 인플레이션 문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미국 내 첫 SMR 사업을 추진하던 뉴스케일파워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프로젝트 추진을 중단한 것을 떠올려야 합니다.

👉 美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COP28 원자력 업계 '분수령'될 것!

©EC

Carbon

파리협정 6조 세부지침 합의 실패...자발적 탄소시장에도 악재

COP28에서 국제탄소시장 개설을 위한 파리협정 제6조 기술지침 합의안 채택이 끝내 불발됐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탄소시장 개설 논의는 2024년 29차 당사국총회(COP29)가 열리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립니다. 한편에서는 내년 COP29에서도 관련 합의나 진전이 나올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외교부는 "국가간 자발적 국제감축 협력사업(파리협정 제6.2조)에서 정의의 지침 포함여부, 감축실적의 승인 절차 구체화 수준 등에 의견차이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각국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은 이번 총회를 계기로 국제탄소시장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실망감이 큰 상황.

COP28 폐막식날인 지난 13일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는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자발적 탄소시장(VCM)에 이번 파리협정 6조 합의안 불발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반응은 엇갈립니다.

👉 6.4조 메커니즘 정상 운영 시기 2026년으로 연기될 것이란 분위기 업계 내 만연

👉 국제탄소시장 불발에 '자발적 탄소시장' 기대 커진 까닭은?

©Danielle Anz

Food

기후대응서 식품 시스템·축산 메탄 논의 본격화

이번 COP28의 특징 중 하나는 '식품'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단 점입니다. 일례로 기후총회 사상 최초로 테마데이에 식품이 포함됐습니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화석연료 배출이 즉각 제거된다 해도 식품 시스템의 온실가스 배출만으로도 1.5℃ 목표 달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와 연결됩니다. 농식품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가축의 장내가스와 분뇨, 식품폐기물로 인한 매립가스 등으로 메탄이 배출됩니다.

실제로 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주도로 여러 농식품 이니셔티브도 다수 발족했습니다. '베이조스 지구 기금'의 5,700만 달러(약 749억원) 투자와 UAE·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의 2억 달러(약 2,640억원) 규모의 농업·연구 파트너십이 대표적입니다.

👉 COP28 최종합의문? 화석연료 산업뿐만 아니라, 농축산업에도 큰 변화 요구!

Fashion

COP28 최대 성과,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패션에 끼칠 영향은?"

분홍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까맣고 끈적한 액체에 흠뻑 젖는 동영상이 지난 5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했습니다. 이란계 미국 기후활동가 소피아 키아니가 기획한 '우리는 석유를 입고 있다(We wear oil)' 캠페인 영상입니다. 해당 영상과 사진은 패션 잡지 '보그 아라비아'의 SNS에 게시됐습니다.

영상 속 까맣고 끈적한 액체는 석유를 은유합니다. 패션 산업과 화석연료는 상호연결돼 있습니다. 화석연료는 합성섬유의 원료일뿐더러, 의류 생산 공정의 주요 에너지원입니다. 동시에 제품 유통 과정에서 운송 연료로도 사용됩니다.

기후대응을 위해선 패션 산업 또한 혁신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거센 상황. 이를 반영하듯 이번 COP28에서는 기후총회 처음으로 패션쇼가 개최됐습니다. 영국 패션 브랜드 스텔라 매카트니는 15개 기업의 지속가능한 소재 컬렉션을 COP28에서 전시하기도 했는데요.

👉 COP28 패션 업계 참여에 대한 보그 비즈니스의 무서운 평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