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트레아의 동아프리카정부간개발기구(IGAD) 재가입 배경과 역사적 함의
No.25 (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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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리트레아의 동아프리카정부간개발기구(IGAD) 재가입 배경과 역사적 함의 >

에리트레아가 동아프리카정부간개발기구(Intergovernmental Authority on Development: IGAD)*를 2007년에 탈퇴한 이후 16년 만에 재가입하면서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월 12일 지부티에서 열린 제14차 IGAD 정상회의에 오스만 살레(Osman Saelh) 외교장관이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했고, 예마네 메스켈(yemane Meskel) 에리트레아 정보부 장관은 동일 트위터를 통해 “에리트레아는 IGAD에서 활동을 재개하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며 “평화, 안정, 지역통합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1986년 역내 식량 안보와 환경보호를 위해 동아프리카정부간 가뭄 및 개발기구(Intergovernmental Authority on Drought and Development: IGADD)가 설립되었으며, 1996년 3월 케냐에서 개최된 정상회의에서 현재의 IGAD로 개칭하며 포괄적 지역협력체로 출범하였다. 자연재해 해결을 위한 회원국 간의 공동행동 수행, 역내 발전을 위한 정치・경제・사회발전・무역・안보 협력을 목적으로,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수단, 우간다, 지부티, 남수단 등 아프리카 뿔 지역(Horn of Africa)** 국가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라비아 해로 돌출되어 있는 동아프리카의 반도 지역으로 코뿔소의 뿔과 닮아 있어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명명되었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분류에 따르면 소말리아, 수단, 남수단, 우간다,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지부티, 케냐 8개국이 이에 해당된다.


금번 에리트레아의 IGAD 재가입 발표는 지난 2월 케냐를 방문한 아페웨르키(Isaias Afewerki) 에리트레아 대통령이 당시 기자들에게 “지역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IGAD에 다시 가입할 것이라고 말한 후에 취해진 조치이며, IGAD 사무총장인 워크네 게베이후(Workneh Gebeyhu)는 공식성명을 통해 “에리트레아가 IGAD 가족으로 다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오래된 갈등

에리트레아는 1993년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하면서 IGAD에 가입하였으나 2007년 IGAD가 에리트레아-에티오피아 국경 분쟁 해결을 케냐에 요청하기로 결정하자 이에 반발하면서 탈퇴했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는 아프리카 뿔 지역에 위치에 위치한 인접국이며, 지리적, 문화적 유사성을 공유하면서도 역사적으로 복잡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에리트레아는 에티오피아에 합병되었으나, 이후 에리트레아 해방전선(Eritrea Liberation Front: ELF)과 ELF에서 분리된 에리트레아 인민해방전선(Eritrea Peoples’ Liberation Front: EPLF)를 양대로 하는 30년간의 독립투쟁을 전개했다. 1980년대 후반 에티오피아 사회주의 정부에 대한 소련(Soviet)의 지원이 무너지자 EPLF는 티그라이(Tigray) 지역의 게릴라 단체들과 동맹을 맺고 1991년 에티오피아 멩기스투(Mengistu Haile Mariam) 정권을 무너뜨렸으며, 1993년 UN의 감독 하에 국민투표를 거쳐 새로운 독립국가로서의 에리트레아를 선포했다.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한 이후 아페웨르키 정권이 통치해 온 에리트레아는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이웃국가들과의 사이가 지속적으로 틀어졌다. 특히 에티오피아와의 관계에서, 에리트레아의 독립 이후에도 명확한 국경 설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양국 간 국경 분쟁이 지속되었다. 아울러 에리트레아는 에티오피아로부터의 ‘경제 주권’을 선언하며 에리트레아 독자 화폐를 채택하였고 이에 반발한 에티오피아는 무역 결제를 ‘달러’로 할 것을 요구해 에리트레아의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

 

이러한 긴장 속에 1998년 에리트레아군이 소유권 분쟁 지역인 바드메(Badme)에 주둔 중인 에티오피아군에 대한 군사 행동을 취하면서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전쟁이 촉발되었다. 동 전쟁으로 양측에서 8~10만 명의 사망자와 수십 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2000년 국경의 완충지대에 UN평화유지군 배치를 허용하는 평화협정을 맺은 이후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의 관계는 전쟁도 없고 평화도 없는(no war, no peace) 상태로 특징지어지며 양국의 경제적, 인적 교류가 단절되었다. 또한 평화협정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는 국경획정 문제에 불만을 표출하여 양국의 외교적 대립도 지속되었다. 한편 전쟁 이후 에리트레아는 고립주의적인 정책을 취하면서 ‘아프리카의 북한’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양국은 전쟁 이후 상대방 국가의 반정부 세력을 지원할 뿐 아니라 이웃 국가인 소말리아를 대리전의 무대로 삼아 전쟁 종식 후에도 간접적인 방식으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이어갔다. 에티오피아는 소말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한편 에리트레아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알샤바브(Al-Shabaab)의 활동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2009년 UN안보리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UN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1907호(2009.12.23.): 에리트레아 무기 금수조치, 주요 에리트레아 정계 고위인사의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2018년 11월 14일 해제되었다.


더보기>> 아프리카 주요이슈 브리핑 제 5권 제1: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분쟁이 아프리카 뿔 지역 안보에 미치는 영향

 

그러나 최근 에리트레아는 지역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2018년에는 에티오피아와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국경 분쟁 이후 지속된 전시 상황을 공식적으로 종식시키고 소말리아, 지부티와의 관계도 복원했다. 또한 케냐와의 관계도 강화하여, 올해 초 케냐는 에리트레아의 수도인 아스마라(Asmara)에 대사관을 개설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 에리트레아 주변국과의 관계회복과 지역 전망

2018년 4월 아비 아흐메드(Aby Ahmed) 에티오피아 총리 취임 이후 에리트레아와의 관계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아비 총리는 2000년에 체결한 평화협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2018년 7월 발표하고 평화우호공동선언(Joint Declaration of Peace and Friendship)*에 서명함으로써 국경 분쟁 이후 지속되던 전쟁 상태를 공식적으로 종식 선언하였다. 아비 총리는 약 20년간 지속되어 온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간 갈등과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한 공로로 100번째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쟁 종식, 사회 전방위적 협력 증진, 국경위원회 결정사항 이행, 안보협력 증진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더보기>> 아프리카 주요이슈 브리핑 제 1권 제1: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평화협정 사례와 역내 적용 가능성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관계가 개선되면서 에리트레아와 인접국들과의 관계도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은 2018년 7월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Ismail Omar Guelleh) 지부티 대통령과 평화 협정을 체결했고* 소말리아와도 10년 이상 이어진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에리트레아와 지부티는 국경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다가 2010년 카타르 중재로 평화협정을 맺었지만, 긴장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었다.

 

1993년 독립 이후 지속된 아페웨르키 정권이 인접국과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해당 지역의 안보 위협을 제거할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다. 아페웨르키 정권의 인권 탄압 및 고립주의 정책, 인구 유출 증가, 오랜 세월에 걸친 UN안보리 제재 등으로 에리트레아 경제는 붕괴 직전 상황이었으나, 에리트레아의 주변국과의 관계 회복은 경제 회생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프리카 뿔 지역은 지정학적,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일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는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간 긴장상태가 걸프지역 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였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아프리카 뿔 지역의 국가들을 아랍세계의 일원으로 생각하여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평화 구축을 측면 지원하고 에리트레아에 대한 원조와 투자를 늘려왔다. UAE는 에리트레아 아사브(Assab) 항구에 군사기지를 운용하고 항만 설비 개선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기도 했다.

 

더보기>> 2022715() 아프리카위클리: 아프리카의 항만과 물류에 집중하다: UAE아프리카의 뿔지역

 

중국 역시 광업 분야에의 영향력 확대, 마사와(Massawa) 항구를 비롯한 인프라 건설 투자 등으로 에리트레아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2022년 1월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에리트레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에리트레아는 주변국 뿐 아니라 친중노선을 취하면서 실리외교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IGAD 재가입도 외교 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되는 분위기다.

 

금번 IGAD 재가입은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평화 구축을 시작으로 에리트레아의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장기적으로 아프리카 뿔 지역의 정치·안보 불안감이 줄어들고 지역 불안정성이 해소되면 인적, 경제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고 투자 유치, 일자리 증대 등 경제 회복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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