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울숲 여러분, 에디터 모리예요! 🤭

그래이프랩은 어떤 기업인가요?

그레이프랩은 환경과 사회문제를 디자이너 관점에서 바라보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예요.

버려지는 자원을 디자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제품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소재들도 모아 제품으로 탄생시켜요. 또, 그레이프랩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을 통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독려해요.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요. 장애들이 자신들만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협업 공간을 제공하고, 경제적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생 구조를 만들어가요. 🔗

그레이프랩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나요?

그레이프랩의 핵심 가치는 ‘빼기의 철학’과 ‘더하기의 철학’으로 말할 수 있어요.

➖ 빼기의 철학은 환경적으로 불필요한 자원과 기술력을 빼는 거예요. 그레이프랩은 어떻게 하면 실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최소한의 낭비로 제작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해요. 그런 고민을 통해 풀, 접착제, 나사 등 자원 없이 접어서만 만들 수 있는 노트북 스탠드와 북 스탠드를 만들 수 있었어요. 오히려 빼기를 추구하면서 새로운 디자인 등 독창성이 발휘되기도 한대요.

➕ 더하기의 철학은 발달 장애인을 고용하면서 함께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하는 거예요. 그레이프랩의 직원의 반이 장애인 직원이라고 해요. 단순업무만 쥐어주는 게 아니라, 각자의 장점을 살려 창의성이 필요한 업무를 맡기며 상생하고 있대요. 일반 직원뿐만 아니라 외주 디자인 작가로 활동하는 장애인 직원들도 있어, 저작권에 대한 수익 배분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해요. 장애인과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요.

내용 출처:

그레이프랩 웹사이트 및 대표 인터뷰

너울숲들 하이! 귀요미 바우야! 🐕

오늘 너울숲들은 몇 장의 종이를 사용했어?

바우는 벌써 스케쥴 정리하는 데 한 장, 그림 그리느라 한 장, 서류 인쇄하는 데 다섯 장, 포스트잇 두 장을 써버렸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들 플라스틱을 종이로 대체하고 있잖아, 그런데 과연 종이 사용은 친환경적일까? 🤔

종이 사용으로 파생되는 환경 문제는 이전부터 이슈였는데, 2016년 기준 우리나라 한 해 종이 소비량이 990만 톤이래. 이게 나무 약 2억 4천만 그루나 된다구. 종이를 만들기 위해 원시림을 베어내고 있다는 건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2초마다 축구장 면적의 원시림이 사라지고 있고, 그렇게 벌목한 나무의 50% 펄프와 종이 생산에 쓰인다는 건 낯설지 않아? 🌳🪵📄

그럼 우리가 원시림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바로 친환경 종이를 사용하는 거!

친환경 종이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어. 👇

삼림인증(FSC인증)은 삼림관리협회(Forest Stewardship Council)에서 책임 의식 있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되는 숲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제도야. 인증 마크를 확인하고 구매하면 돼!

재생종이는 사용한 종이(고지(故紙) 혹은 폐지)로 다시 만든 종이야. 고지가 40% 이상 들어가야 재생종이라 할 수 있대. 요즘엔 국내 제지업계의 생산기술이 발달하면서 품질 좋은 재생종이도 많아졌으니 우리집, 우리 사무실에서부터 사용해보는 건 어때?

나무의 펄프를 사용하지 않고 섬유 밀도가 높은 농업 잔류물(사탕수수 및 짚)이나 작물(대나무, 황마 등)의 섬유소로 만든 종이야. 최근엔 코끼리 똥과 커피박으로 만든 종이도 생산되고 있어. 🤩 그레이프랩의 김민양 대표는 비목재지도 재생종이라 생각한대. 결국엔 버려지는 섬유소로 만드는 종이니까.

그레이프랩에서 비목재지 중 하나인 돌종이로 제품을 만들게 된 건 방수성 때문이었대. 기존 제품이 방수가 안돼서 아쉽다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거야. 아무리 좋은 친환경 소재라고 해도 코팅을 하면 재활용이 불가능해지니, 대신 물에 젖거나 잘 찢어지지 않는 돌종이를 선택한 거지. 채석장에서 버려지는 돌가루 7-80%에 HDPE이라는 무독성 플라스틱 20%를 섞어 돌종이를 만드는데, 그레이프랩은 이마저도 업사이클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는 사실! 👏

그렇다면, 다 쓴 비목재지는 종이로 분리배출 해야할까? 아니면 일반쓰레기로 버려야할까? 놀랍게도 대부분 종이로 재활용된대!♻️ 다만 예외도 있을 수 있으니 구매할 때 상세페이지를 꼼꼼히 살펴보기!

우리나라가 사무실, 학교에서 매일 사용하는 복사지 양이 하루에 63빌딩 약 53개 높이래. 감히 상상이 안되는 양이야.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없는 삶도 좋지만 종이를 아끼고 원시림을 지키는 일상도 함께 해주길 바랄게! 🌏

Q. ‘그레이프랩(포도실험실)’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궁금해요.

영국에서 석사 공부하면서 쓴 논문 중 하나의 제목이 <The bunches of grapes(포도송이들)>였어요. ‘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살기 더 어려워질까’ 질문하면서 생각했던 하나의 실마리가 ‘대량생산’ 이었어요.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일부 기업들이 대기업화되고 대기업이 글로벌화되면서, 저개발 국가가 전통과 장인 문화를 버리고 대기업들이 차려놓은 공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인 거죠.

저개발 국가, 장애인들 등 소외된 존재들을 떠올리면서 ‘이 거대한 피라미드에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내 포도송이를 떠올렸어요. 포도송이는 일정 크기가 되면 계속 커지지 않거든요. 또 다른 포도송이가 생겨나고 그 다른 포도송이들과 작지만 강한 연결성을 지녀요. 대기업처럼 혼자 다 하는 게 아니라, 각자 잘 하는 걸 맡고 협업하는 것. 포도송이와 제가 꿈꾸는 구조가 비슷하다 느꼈고, 이런 방향성을 제 비즈니스로 실현시키고 싶어서 그레이프랩으로 짓게 됐어요.

Q. 장애인 분들 채용을 채용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해오셨나요?

장애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초기에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장애인과 함께 무언갈 이뤄보기 위해 복지관에 가서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교육봉사 등으로 장애인 친구들과 여러 대화를 나누다보니 비장애인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느꼈어요. 오히려 디자이너로서 감각이 있는 친구들도 많았고요.

장애인과 친밀감이 생겼고, 복지관이나 대안학교에 있는 장애인들을 회사로 스카웃했어요. 이후엔 용기를 내서 공채를 열어보기도 했어요. 봉사활동 등을 통해 친분을 가지고 스카웃하는 방식과 달랐기 때문에 걱정도 했지만, 막상 해보니 비장애인을 채용하는 과정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좀 더 시간을 많이 두고 지켜보고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점인데요. 그 과정까지 가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기업들이 머뭇거리는 것 아닐까 싶어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기업들이 도전한다면 좋겠습니다.

Q. 접지 기법을 개발하시게 된 스토리가 궁금해요!

접지 기법은 영국에서 패키지 디자인 수업을 하면서 개발했어요. 패키지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제였는데, 무엇보다도 문제를 잘 발견하는 게 제일 중요했죠. 유심히 보니까 영국 사람들이 샌드위치를 많이 먹다보니 샌드위치 쓰레기가 많더라고요. 리서치 해보니까 부피가 커서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실제로 있었고요.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썩는 소재로 만들어야겠다’, ‘먹고 나서 부피를 줄여서 쉽게 버릴 수 있게 해야겠다’, 이런 생각들로부터 출발했어요. 가장 친환경적인 패키지가 뭘까 생각했는데 자연적인 소재의 껍질. 사과 껍질, 바나나껍질이더라고요. 친환경적인 재료 특유의 곡선감을 살리고 싶었고, 그러다보니 접지법에 관심이 생겼어요. 혼자 종이를 접어가며 연구한 끝에 접지 기법을 통해 샌드위치 패키지를 새로 만들었고 교수님도 맘에 들어하셔서 더 연구를 해보라고 하셨었죠. 이후에 한국에 와서 개인 작업실에서 혼자 연구를 하는데, 그 샌드위치 패키지가 계속 생각났어요. 종이를 마구 쌓아놓고 이리저리 접어보다가 책상에 올려놨는데, 무언갈 올려놔도 안 무너진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때 스탠드 라인 제품을 고안했고, 당시 샌드위치 박스의 반 정도를 접은 게 지금의 g.stand 예요.

Q. 지속 가능한 소재로 제품을 디자인할 때, 소재의 특성으로 인해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은데요.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신가요?

어려움이 상당히 많죠. (웃음)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친환경 제품 특성 상 가격 단가가 높고 가공법이 까다롭다는 점이에요. 친환경 소재가 일반 소재에 비해 5배나 10배 정도가 비싸요. 소재 개발이 되고 있긴 하지만 상용화/상품화까지는 먼 경우가 많아요. 가공할 때도 공예 수준의 제작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인건비가 굉장히 많이 들죠. 가공법이 까다로워서 인쇄소 파트너를 만나기도 힘들어요. 많은 인쇄소가 재생지를 다루는 걸 어려워하거든요.

또,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는 것도 어렵죠. 함께 할 수 있는 인쇄소가 있더라도 인쇄소의 역량도 중요해요. 특히 접지 기술은 정확함이 중요한데, 그런 정확한 기술을 가진 인쇄소가 흔치 않습니다. 어떤 과정에서든 제품 제작에 오류가 생긴다면 그건 저희의 부담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Q. 그레이프랩의 특징 중 하나가 워크숍으로 소비자와 함께하는 것이더라고요. 그레이프랩에서 진행하는 디자인 워크숍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코로나 사태 이전에 전시를 하면서 워크숍을 같이 했었어요. 주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반반 섞어서 그림 그리며 동화할 수 있는 거였어요. 큰 종이 한 장을 만들어서 그 종이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그림을 그리는 건데요. 음악 속에서 그림이 섞이면서 혼자 그리는 것보다 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요. 함께 함으로써 생기는 특유의 아름다움과 시너지를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거죠.

실제로 비장애인들도 함께 작업을 해보면서 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편견이 없어진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만날 일이 별로 없다보니 어렵고 낯선데, 빠르게 친숙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서로가 분리되어 있는 게 문제인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함께 있으면 금방 친숙해짐을 느껴요. 그레이프랩의 장애인 직원들이 사회화되고 어우러질 때 제가 느낀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좀 나아져서 워크숍을 곧 하게 될 것 같은데, 인스타그램에 올려 신청 받을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릴게요.

Q. 친환경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법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과 자원 재활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더 기민한 법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쓰레기가 재활용 될 수 있도록 쓰레기의 기준에 있어서 법적인 조정이 필요하기도 하고, 과도기 단계에 있는 기업들을 많이 지원해주고 길을 터주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또 소비자분들의 관심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소비자가 원하면 시장이 움직이거든요. 수요가 있다면 공장이 많이 생기고 단가가 떨어지고… 선순환이 분명 생기고요. 또, 재생지에 대한 니즈가 생기면 우리나라에도 좋은 퀄리티의 재생지가 많아져서 수입 재생지를 덜 쓸 수도 있겠죠. 수요가 커져 시장이 만들어지게끔 많이 관심 가져주시기를 바라요.

Q. 2022년을 시작하시면서 그레이프랩을 통해 이루고자 하셨던 목표가 무엇이었나요? 또 반기를 보내면서 어떻게 회고하시나요?

우선,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이에요. 재작년쯤에 해외 시장과의 기회가 많았는데 코로나가 발병하면서 글로벌적 기회를 접어야 했어요. 해외 시장에 그레이프랩을 본격적으로 알려보고 싶어서 아쉬웠는데, 다행히 코로나가 걷히면서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파리와 포르투갈의 전시회와 박람회에 참여해 제품을 직접적으로 홍보할 기회도 있을 예정이고요. 또 호주의 한 컨퍼런스에 장애인 관련 소셜임팩트 기업 대표로 초청을 받았어요. 복지 국가의 장애인들이 지원은 많지 받지만 동시에 무력감이 크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레이프랩은 직접 노동을 하고 상생하다보니 성취감이 어마어마해서, 이 점에 대해 공유할 인사이트가 많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 이룬 건 새로운 사무실 공간을 마련한 거예요. 올 1월에 마포구에서 카페와 사무실이 같이 있는 공간을 열었는데, 이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레이프랩을 알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