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죽은 스티브 잡스가 벌떡 일어날 판...

애플이 세상이 나온 지 16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어요. 빅테크의 성공을 시기하는 마음이 있는 유럽은 그렇다 치고, 믿었던 친정 미국에서도 애플에 창을 겨눴기 때문이에요. 미 법무부는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걸었어요. 애플은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맥북 애플워치 등 자기회사 상품끼리만 잘 연동되는 폐쇄적 생태계를 사업전략으로 삼아 크게 성장했죠. 법무부는 다른 기업의 진입을 막는 사업 형태로 이용자의 선택의 폭을 줄이고, 결국 이용자들이 비싼 비용을 치렀다고 판단했어요. 애플을 초일류로 키운 성장 키워드, '담장 친 정원(walled garden)'이 이제 부메랑이 되어 애플을 향해 날아가고 있어요. 

법무부는 소장에서 조목조목 지적했어요.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아이폰 사용자끼리는 파란 말풍선이 뜨고 다른 스마트폰에서 전송된 메시지는 녹색으로 뜨게 한 것이 문제라고 했어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사진 동영상을 보내면 속도나 화질이 저하되도록 했어요. 애플서비스나 액세서리가 좋으면 아이폰만을 사용해야 해요. 아이폰에 앱을 팔려는 개발자는 높은 수수료를 주고 애플 앱스토어만을 이용해야 해요. 자체 디지털 지갑을 구축하는 것도 방해했어요. 법무부는 스마트폰이 이제 단순한 기기가 아닌 구글처럼 '플랫폼'이라고 적시했어요.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불공정 행위가 음악 금융 등 모든 산업을 해칠 수 있다고 했어요.  

반독점법 위반 문제에 휘말렸어요. 최근 유럽연합(EU)은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다며 2조7천억원이나 되는 과징금을 물렸어요. 애플은 부랴부랴 유럽 지역에서만 앱 수수료를 낮추고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도 앱을 다운받는 것을 허용했어요. 하지만 EU는 이것조차 디지털시장법(DMA)을 방해하려는 시도는 아닌지,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고 있어요. 위법 사항이 적발되면 전 세계 매출의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고 했어요. 

애플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최근 아이폰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어요. 올해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24%나 감소했어요. 기술 기업의 미래 성장력이라고 할 수 있는 생성 인공지능(AI) 경쟁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에 뒤지고 있다는 분석이 있어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내고 있다는 거죠. 법무부가 애플에 소송을 낸 날 애플 주가는 4% 급락했어요.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에 150조원이나 줄었어요.

법무부는 "애플의 해체 등 구조적 변화를 목표로 한다"고 했어요. 애플 측은 "애플의 정체성은 물론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애플 제품을 차별화하는 원칙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어요. 이제 법무부와 애플은 수년간 이어지는 피말리는 소송전을 펼칠 거예요. 애플은 EU를 상대로도 과징금 결정이 부당하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어요. 이 모든 소송에서 설사 애플이 이긴다고 해도 남는 것은 상처뿐일 거예요. '애플제국'의 그 단단한 성이 흔들립니다.  

내년 일본 중학교에서 쓰일 사회 교과서 내용이 한층 교묘해졌어요. 일본 정부 심사를 통과한 검정교과서들은 일제 강점기시대 역사에서 '강제'라는 표현을 대거 삭제했어요. 한 교과서는 '징병과 징용으로 혹독한 노동을 강요받았다'라는 원래 내용을 '일부 징병과 징용으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했다"라고 바꿔 '일부' 사람을 대상으로 했으며 노동에 강제성이 없다는 쪽으로 수정했어요. 다른 교과서는 '군대의 힘을 배경으로 해서 한국을 병합했다'에서 '군대의 힘'이라는 부분을 뺐어요. 위안부 중에 일본인도 있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 자체를 없앴어요. 대부분 교과서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했으며, 한번도 외국 영토가 된 적이 없다는 '고유 영토'라는 단어를 사용했어요. 윤석열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안'을 내놓은 것을 빙자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개인보상이 한국 정부에 맡겨졌다'는 식으로 노골적으로 왜곡했어요.

 검정교과서는 : 민간에서 제작하고 적합성 여부를 정부가 판단하는 거죠. 우리나라보다 일본은 국가 관여가 훨씬 심해요. 2104년 일본 정부는 '각료회의나 정부의 통일적 견해가 있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고 명시했어요. 최근 우익 보수 색채가 한결 심해진 일본 정부의 뜻을 그대로 따른 '우익 사관'이 아니면 교과서에 싣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어요. 

22일 금요일 밤,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한 공연장에서 대형 테러 사건이 일어났어요. 수천명의 관객이 몰린 가운데, 인기 록그룹 '피크닉'의 공연이 막 시작하려던 참이었어요. 갑자기 관중석 뒷자리에서 자동 총소리가 연달아 들렸어요. 공개된 CCTV에는 소총을 든 군복차림의 여러명이 무차별 난사하는 장면이 포착됐어요. 관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비명을 지르고 출구 쪽으로 달리다가 총을 맞고 쓰러졌어요. 무려 140여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어요. 괴한 4명은 공연장에 불까지 지른 뒤 차를 타고 300km를 달아났지만 결국 체포됐어요. 러시아 당국은 이들을 포함해 관련자 11명을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이들은 타지키스탄 여권을 가지고 있었어요. 용의자들은 "약 700만원의 돈을 받기로 하고 테러를 저질렀고, 텔레그램을 통해 지시 받았았지만  누군지는 모른다"고 대답하는 영상도 공개됐어요. 푸틴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해 '현대판 차르'에 오른지 일주일도 안돼 러시아 심장부가 테러에 뚫렸어요.   

 도대체 누가?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 호라산'은 "자신들이 대형 모임을 공격했다"는 성명을 텔레그램에 올렸어요. "수백명을 죽이고 무사히 기지로 철수했다"라고 주장했어요. 러시아는 2015년 시리아 내란 당시 정부군과 손잡고 IS를 소탕한 적이 있어요. 오랜 원한이 있어요. 미국도 일주일 전 IS의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러시아와 공유했다고 밝혔어요.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를 지목했어요. 테러범이 우크라이나로 향하다가 검거됐다고 말했어요. 우크라이나는 "테러와 연관 없다"면서 오히려 '푸틴의 자작극'이라고 맞섰어요.

요즘 일본에서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감염병이에요. '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STSS)'이라고 해요. 이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연쇄상구균인데, 그중 상태가 최악인 경우를 '독성쇼크증후군'이라고 한 거죠. 일본에서 STSS 환자는 지난 1월과 2월 414명이 확인됐어요. 지난해 941명이 발병해 역대 최다라고 했었는데, 두달만에 절반에 육박했어요. 발병환자 414명 가운데 무려 90명이나 사망했어요. STSS 치명률이 30%를 넘는다는 보고도 있어요. 감염된 사람 가운데 30%가 아니라 중증 쇼크까지 온 사람 가운데 30%가 숨질 수 있다는 얘기예요. 처음에는 목통증같은 가벼운 증상만 보이다가 심해지면 고열과 발진 등이 나타나요. 상처를 통한 감염이 가장 많고, 침으로도 옮겨질 수 있어요. 공기로도 감염된 코로나균에 비해 전파력은 훨씬 떨어져요. 

 혹시 우리나라도? : 지난해 일본과 한국을 오고간 사람이 천만명이나 돼요. "일본 여행 겁난다"라는 말이 나와요. 우리 질병당국은 연쇄상구균은 우리나라에서도 흔치는 않지만 원래 있던 질병이라며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요. 같은 세균 질병인 성홍열 환자가 매년 800명 정도 있는데, STSS로 악화된 경우는 극히 적다고 했어요. 손씻기와 기침 예절을 강조했어요.

 문 닫은 북한 : 월드컵축구 아시아 조별예선에서 일본과 북한이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고 있는데요. 21일 도쿄에서 열린 경기는 일본이 1대0으로 이겼어요. 그런데 북한이 26일 홈경기를 평양에서 열기 어렵다고 갑자기 통보했어요. 일본 언론은 STSS를 경계한 방역조치로 보인다고 보도했어요. 국제축구연맹은 북한에 0대3 몰수패를 선언했어요. 

 돼지 간도 : 중국 산시성 시징병원 의료진은 뇌사 환자의 간을 돼지 간으로 대체했는데, 열흘 동안 정상적으로 기능했다고 밝혔어요. 돼지 간을 인간에 이식한 첫 차례예요. 이식을 받은 환자는 거부반응 없이 담즙을 분비했어요. 연구진은 "이종 이식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어요. 신장과 심장에 비해 간은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적 기능이 한층 복잡해서 돼지 간으로 인간의 간을 현재로서는 대체할 수 없다고 알려졌었어요.

영국 찰스 국왕이 암에 걸렸다는 보도가 지난달 있었어요. 이번엔 며느리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암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어요. 미들턴 왕세자빈은 미리 만들어 놓은 동영상 메시지에서 "항암 화학요법 치료를 받고 있다. 하루하루 건강해지고 있다"라고 말했어요. 줄무늬 평상복 스웨터와 청바지 차림으로 수선화가 있는 잔디밭 나무벤치에 앉은 모습이어요. 이른 봄에 피는 수선화는 암 투병환자를 위한 희망의 상징이기도 해요. 올해 42살인 미들턴 왕세자빈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윌리엄 왕세자와 함께 쇼핑한 것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었어요. 왕세자와 불화설까지 돌자 지난 10일엔 남편과 자녀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대역 사진 조작' 논란도 일었어요. 귀족이 아닌 평민 출신으로 2011년 윌리엄 왕세자와 결혼한 미들턴 왕세자빈은 다이애나 왕세자빈 이래 영국 왕실에서 가장 주목 받아온 인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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