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7일 오픈했습니다.
💌 오픈 78일차 💌

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현점원입니다.


바로 내일(6/28),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되는데요. 한 살 더 어려질 생각하니 괜스레 두근거리는 요즘입니다 🤣


그동안 한국에서는 세 가지 나이 계산법이 사용되었죠. 해가 바뀌면 1살을 더하는 ‘세는 나이’부터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연 나이’도 일부 제도에 쓰였는데요. 내일부터는 국내에서 법적으로 ‘만 나이’ 즉, 출생 시 0살로 시작해 생일이 될 때마다 1살을 더하는 계산법으로 명시된다고 해요.


구독자님, 만 나이가 적용되어도 클래식 공연 관람 나이는 그대로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대부분의 클래식 공연 관람 연령 기준은 초등학생 이상이었는데요. 이미 연 나이를 기준으로 삼아온 초등학교 진학 시기는 변화 없이 만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3월 1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공무원 시험 응시, 병역 의무 등은 이전과 동일하게 ‘연 나이’ 계산법이 적용된다고 하죠.


만 나이가 적용되며 점원들과 잡화점의 나이도 한층 어려졌지만, 앞으로 더욱 성장하는 그날까지 함께해 주시길 바라요!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78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지난 주 SNS 피드에 가장 많이 등장한 태그는 아마 ‘브루노 마스’가 아닐까 싶은데요. 역대급 피켓팅으로 티켓을 못 구한 사람이 많았다는 말들이 무성하게 제 인스타그램 피드와 스토리에는 그의 내한 공연 리뷰가 끊임없이 올라오더라고요. #다들어떻게간거니

해리 스타일스, 브루노 마스 내한 이후, 팝스타의 내한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아티스트들이 월드 투어를 재개하고 있고요. 내한을 원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설문도 한창입니다. 


팝스타들의 내한 열기만큼 해외 클래식 음악가들의 내한도 이어지고 있어요. 구독자님이 기다리는 해외 클래식 스타가 있나요? 오늘은 내한을 소망하는 음악가들을 소개합니다! 

📸 피아니스트 미츠코 우치다

🎹 미츠코 우치다 (Mitsuko Uchida)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의 대가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미츠코 우치다(75세)는 지금껏 내한한 적이 없는데요. 고향인 일본에서는 종종 무대에 오르지만 아시아에서 유독 보기 어려운 연주자입니다. 미디어와의 인터뷰나 상업적인 마케팅을 몹시 싫어한다고 해요. 미츠코 우치다의 모차르트 협주곡은 늘 추천리스트에 올라오는 명반이니 한번 들어보세요. 


🎹 마우리치오 폴리니 (Maurizio Pollini)

이탈리아의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81세)는 1960년 쇼팽 콩쿠르 만장일치로 우승하며 지금까지도 전설과도 같은 존재죠. 특히 그의 쇼팽 에튀드는 쇼팽의 교과서같은 연주로 꼽히는데요. 그가 오랫동안 한국을 찾지 않은 이유는 정치적인 이유라는 얘기도 있었죠. 2022년 5월 역사적인 첫 내한이 예정되었으나 건강 문제로 취소, 현재 무기한 연기 상태입니다.

🎻 이차크 펄만 (Itzhak Perlman)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이차크 펄만(78세)은 2017년이 마지막 내한이었습니다. 소아마비로 인한 다리의 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전 세계를 돌아다녀야 하는 펄만은 근래 거주하는 미국에서의 연주는 하고 있지만, 해외 투어 일정은 보기 힘든 상황인데요. 두툼한 손으로 날렵하게 연주하던 따뜻한 그의 연주를 잊을 수 없네요.

🎹 머레이 페라이어 (Murray Perahia)

피아노의 음유시인이라 불리는 머레이 페라이어(76세), 2016년이 그의 마지막 내한이었고요. 2020년 건강상의 이유로 내한을 취소 후 종종 마스터클래스를 가지는 것 외에는 페라이어의 연주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습니다. 피아노 외에는 다른 취미가 없다던 진정한 음악덕후 페라이어, 그의 아름다운 피아노를 실연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겠죠?
그 외에도 故 엔니오 모리꼬네나 한스 짐머 같은 영화음악 거장들이 한국에서 공연을 가졌지만,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91세)는 아직 내한을 한 적이 없고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피아니스트이자 현대음악 작곡가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67세)도 2017년 단 한 차례의 내한을 가졌을 뿐입니다. 


요즘은 많은 젊은 음악가들이 미디어나 SNS를 통해 관객들과 친근하게 소통하지만, 과거 음악가들의 실연을 보는 건 꽤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그 시절 음반으로 만나던 20세기의 거장들은 이제 점점 나이가 들어 볼 기회는 더욱 어려워지는 것 같아 아쉬운데요. 구독자님이 만나고 싶은 음악가를 꼽아보세요~ 투표하러 가기 📝

구독자님, 발트 앙상블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발트’라는 이름에 작년에 소개해 드렸던 크레메라타 발티카처럼 외국인 연주 단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발트 앙상블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실력 있는 젊은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체임버 오케스트라입니다. 


발트 앙상블은 지난 주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함께 경주, 부산, 성남에서의 투어 공연을 마쳤는데요. 지휘자 없이도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레스피기, 바르톡, 그리고 모차르트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멋지게 선보여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습니다. 

저 혬점원 또한 지난 일주일간 함께 하며 발트 앙상블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환상적인 호흡과 열정적인 에너지에 놀라곤 했는데요. 알고 보니 조성진은 발트 앙상블의 단원 중 몇 명과 학생 때부터 두터운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투어 시작을 앞두고 오케스트라 연습만 예정되어 있던 날, 리허설룸에 조성진이 깜짝 등장해서 한 번 더 함께 연습을 해보기도 했고요. 찰떡 호흡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죠?! 

📸 출처: 발트 앙상블 인스타그램 (@wald_ensemble)

금강산도, 아니 공연도 식후경 


투어 첫 공연인 경주예술의전당에서의 공연을 위해 발트 앙상블은 아침 일찍 모여 버스로 이동했는데요. 오랜만에 경험하는 한국 휴게소에서 맛있는 점심 식사까지 마친 발트 앙상블 단원분들은 버스 기사님과 스탭인 제가 마실 커피까지 사주시는 섬세한 모습을 보여주셨답니다. 쏘 서윗-


긴 투어에는 사기충전이 늘 필요합니다. 경주 공연을 마치고 부산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는 다 함께 맥주를 한 캔씩 들고 피로를 풀었습니다. 이번 투어를 하며 알게 된 발트 앙상블의 에너지 충전법은 공연 종료 후 다 함께 갖는 맛있는 식사 자리인 것 같았어요. 부산 공연 후에는 조개구이 가게에서 식사를 하신다고 해서 버스로 태워다 드렸거든요. 덕분에 저희 잡화점 점원들도 슬쩍 껴서 한 젓가락 맛있게 얻어먹기도 했답니다. 😚 


돌이켜보니 발트 앙상블에는 요정(?)이 참 많이 계셨던 것 같아요. 비올라 단원 한 분은 부산 공연장으로 주문 제작한 수제 초콜릿 세트를 배달 받아 모든 단원들과 스탭들에게 나눠주셔서 초콜릿 요정이라는 별명을 붙여드렸고요. 공연 후 뒤풀이가 끝나갈 때마다 맞춤형으로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시는 아이스크림 요정, 부산 조개구이 요정, 경주 내려가는 휴게소에서의 커피 요정, 부산으로 이동하는 버스에서의 맥주 요정까지..!! 덕분에 저 혬점원의 여름맞이 다이어트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지만요 🤣


투어의 마무리도 역시 회식이겠죠? 마지막 공연인 성남 공연 후에는 저희가 준비한 고기파티가 열렸습니다. 관객들과 스탭들의 공연 리뷰를 궁금해하시는 단원 분들에게 진심으로 좋은 공연, 멋진 연주를 선물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대신 전해드리며 즐겁게 식사 자리를 가졌습니다. 역시나 아이스크림 요정의 활약으로 막을 내린 이번 조성진 & 발트 앙상블 투어 😆 발트 앙상블의 각 단원들은 이제 다시 유럽으로 출국하거나,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음악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하시네요. 많은 관객분들을 행복하게 했던, 이 멋집 조합을 다음에 또 한국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투어 일지를 마칩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등골이 서늘해지는 무서운 이야기를 찾게 되죠. 무서운 이야기에 언제나 등장하는 클리셰는 바로 #호기심인데요. 인간만이 갖고 있는 욕망인 ‘호기심’은 종종 ‘금기’와 닿아있죠. 오늘 소개할 BGM의 주제인 샤를 페로의 작품 ‘푸른 수염’ 은 바로 인간의 ‘호기심과 금기’에 관한 이야기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영감을 주는 작품입니다. 


헝가리 작곡가 벨라 버르토크는 이 작품을 모티브로 하여 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을 작곡했습니다. 그의 유일한 오페라로, 우리가 아는 오페라의 구조와는 사뭇 다른데요. 1시간 남짓의 짧은 러닝타임과 소수의 등장인물(주인공은 성주 ‘푸른 수염’과 그의 아내 유디트, 단 두 명 뿐이며 ‘푸른 수염’의 전처 세 명은 대사 없이 등장합니다.)이 그렇습니다. 해피엔딩인 원작 소설과 달리 참혹하고 의미심장한 결말인 것 또한 이 작품의 흥미로운 점이죠.


이야기는 여주인공 유디트가 ‘푸른 수염’과 결혼해 어둠의 성에 오면서 시작됩니다. 성 안의 일곱 개의 방이 모두 잠겨 있는 것에 호기심이 생긴 유디트는 ‘푸른 수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모든 문을 열게 되고, 이로 인해 ‘푸른 수염’에 대한 참혹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마주하게 됩니다. 😨😬

벨라 버르토크(Béla Bartók)_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 中 다섯 번째 문 “보라! 찬란히 빛나는 내 성을”


‘일곱 개의 문’이라는 설정으로 지루할 틈이 없는 이 작품 안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곡은 ‘다섯 번째 문’입니다. 🚪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로 이어지던 오페라가 화려한 성의 외부를 표현하면서 희망을 암시하는 듯한 다장조의 조성으로 변형되기 때문인데요. ‘푸른 수염’은 내내 어두웠던 태도와는 달리, 이 방에서만큼은 ‘찬란히 빛나는 내 성을 보라’며 극의 절정을 노래합니다. 아내 유디트가 다섯 번째 문을 열자마자 빛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며 성 주변의 광활한 자연이 펼쳐지는데요. 이는 ‘푸른 수염’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의미합니다.

르세라핌(LE SSERAFIM)_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I wish for what’s forbidden ❌

‘푸른 수염’을 모티브로 작곡된 또 다른 곡이 있습니다. 여자 아이돌 그룹 ‘르세라핌’이 지난 5월 발매한 정규 1집에 수록된 이 곡은, 제목처럼 아주 흥미로운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각각 성경, 그리스 신화, 오페라의 인물들을 나열한 것인데요. 과연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금기를 깬 여성 인물들'이라는 것입니다. 금단의 열매 ‘선악과’를 먹은 에덴동산의 이브, 사랑의 신 에로스의 연인이자 아프로디테의 과제를 행하는 중 열어서는 안 되는 상자를 열게 된 프시케 그리고 금지된 방의 문을 연 푸른 수염의 아내까지. 이 곡은 금기를 깬 여성 인물들을 빗대어, 틀을 깨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주체성 있는 메시지를 담았답니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최고의 피아니스트🎹 7월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투어가 시작됩니다. 바로크부터 현대 음악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은 7/4(화)-5(수)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7/8(토) 대전, 7/9(일) 부천, 7/12(수) 울산에서 연주될 예정인데요. 2년 만에 리사이틀 전국 투어로 돌아온 조성진의 첫 바로크 프로젝트🎵 기대해도 좋아요!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만남💃🎻 <조수미 & 베를린 필 12 첼리스트> 한국 투어가 곧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7/4(화)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7/5(수) 광주, 7/6(목) 서울 롯데콘서트홀, 7/8(토) 부천, 7/9(일) 강릉으로 이어지는데요. 음악으로 소통하는 이들의 무대, 절대 놓치지 마세요!

퇴근길을 더욱 황홀하게 만드는 순간!🚗✨ <직장인을 위한 퇴근길 콘서트>(6/29)에 디토 오케스트라가 연주합니다. 그리그부터 말러의 음악까지! 아트센터 인천에서 힐링 클래식을 만나보세요.

여름이었다..🌳 <2023 크클클TV 여름음악회> 티켓이 매진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현장에서 소량 티켓 판매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𝑾𝒆𝒍𝒄𝒐𝒎𝒆 𝑨𝒃𝒐𝒂𝒓𝒅 !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2023>의 하반기 패키지(/)가 오픈되었습니다. 여름방학을 지나 가을과 겨울, 나만의 지정석에서 즐기는 클래식 여행! 함께 떠나요🛫
<공연장 옆 잡화점> 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