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켓컬리의 과제 2.가격을 내린 와이즐리
 2022.03.30 22-013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마켓컬리가 상장을 위해 증명해야 할 것
  02 와이즐리가 가격을 내릴 수 있었던 비결은
  03 뉴스 TOP5 - '박재범 소주가 대박난 이유'

   

마켓컬리가 상장을 위해 증명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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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켓컬리가 무대에 오릅니다

지난 3월 28일 장보기 플랫폼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드디어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컬리가 코스피 시장에 데뷔한다면,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사가 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컬리의 앞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아 보입니다. 

우선 컬리는 반드시 흥행에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진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컬리의 누적 투자 금액이 무려 약 9,000억 원에 달하기 때문인데요. 이들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정말 대박이 꼭 나야만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켓컬리가 그간 쌓아온 실적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우선 누적 적자도 5,500억 원인 데다가, 올해도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 같기에, 의심의 눈초리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4조 vs 2조, 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물론 이번 마켓컬리의 IPO가 정말 실패할 거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긴 합니다. 다만 프리 IPO 때의 몸값인 4조 원 이상을 인정받느냐, 혹은 이는 거품이고, 2조 원 정도가 적당하다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결국 마켓컬리가 원하는 공모가 9만 원에서 13만 원을 인정받아, 4~6조 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다음 3가지 요소를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마켓컬리

우선 이커머스 시장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마켓컬리는 계속 커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합니다. 일단 마켓컬리가 영리했던 점은 이미 작년 5월 대전과 충청권, 8월 대구, 12월 부산, 울산 등으로 샛별배송 서비스를 확장을 했다는 겁니다. 이미 작년부터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었는데요. 이와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마켓컬리가 2021년 65%라는 높은 거래액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건 배송 지역 확대가 주효했다는 평입니다. 더욱이 서비스 지역 확장 후 안정화 기간을 지나며 초기 빠른 성장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가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올해 1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더욱이 경쟁사 대비 홀로 성장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유리하고요.

하지만 동시에 컬리는 최대한 주문 1건당 공헌이익을 높여야, 시장의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간 적자 문제를 지적받을 때마다, 컬리가 내세우던 논리는 이미 최근 3년간 공헌이익 흑자를 달성했다는 거였습니다. 다만 막상 그 규모가 얼마인지는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이는 영업손실 증가폭이 거래액 성장폭보다 컸던 만큼, 공헌이익 흑자 규모가 충분치 않아서였던 걸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올해 1분기에는 공헌이익 수준을 최대한 끌어올려, 앞서 증명한 높은 성장성만 유지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흑자 전환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겠네요.

숨겨왔던 컬리스를 공개할 때

앞서 2가지 요소를 통해, 컬리가 계속 성장할 것이고,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마지막으로는 정말 필살기를 하나 날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켓컬리가 가진 최대 무기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상품입니다. 가장 최근에 펼친 브랜딩 캠페인 '천만 흥행 장보기'에서도 천만 고객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로 우유, 달걀 등 데일리 신선식품들을 제시하였는데요. 이처럼 상품이 강점인 컬리 답게, PB 브랜드 컬리스의 실적이 공개된다면 IPO 흥행에 탄력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매출 볼륨 등이 의미가 있는 수준이어야겠지만요. 그간 몇몇 성공 사례들은 기사를 통해 많이 공개된 만큼, 어느 정도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론에서는 SSG, 오아시스와의 경쟁 관계도 부각하곤 하는데요. 이는 컬리의 상장 성공 유무에 아주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우선 오아시스는 컬리와 직접 비교하기엔 여전히 덩치가 작고요. SSG는 최근 장보기 플랫폼 이미지를 벗으려는 움직임이 있어서, 오히려 컬리에게는 호재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장보기 경쟁자로는 쿠팡의 로켓 프레시도 있긴 하지만, 컬리와는 살짝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 결국 마켓컬리 스스로가 얼마나 잘하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 같고요. 5월경에 공개되지 않을까 싶은 컬리의 1분기 실적이 무엇보다 기다려지는 것 같습니다.

   

와이즐리가 가격을 내릴 수 있었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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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오르는데, 가격을 내립니다

"5년 전의 약속을 지키러 왔습니다", D2C 스타트업 와이즐리가 전 제품의 가격을 43% 낮춘다는 소식을 전하며 내세운 메시지였습니다. 와이즐리는 5년 차 브랜드인데, 창업 당시 내세웠던 '좋은 생활용품을 가능한 낮은 가격에 제공하겠다'라는 비전을 지키게 되었다는 의미였는데요. 더욱이 일시적 할인 프로모션이 아니라, 영구 가격 인하라는 점에서, 치솟고 있는 물가와 반대로 가고 있는 와이즐리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와이즐리 마케팅 팀장이 말하는 가격 인하를 가능케 했던 요소는 크게 자사몰을 통한 판매, 정교한 수요예측, 광고비 인하라는 3가지입니다. D2C를 고집한 덕택에 유통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요. 수요 예측을 통해 원가는 낮추고, 광고비를 덜 써서 비용도 줄이니 가격 인하가 가능했다는 겁니다.

출처 : 와이즐리 컴퍼니 

그런데 찬찬히 다시 살펴보면, 결국 와이즐리가 말한 결정적인 성공 요소들은 다른 D2C 브랜드들이 내세웠던 전략과 다를 바 없습니다. 디지털 채널을 적극 활용하여, 불필요한 유통 경로를 없애고, 거래 비용을 줄여 이를 소비자의 이익으로 돌려준다는 것이 D2C의 기본 개념이니까요. 그럼에도 와이즐리가 유독 특별해 보이는 건, 사실 시장에서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D2C 브랜드들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광고가 아닌 상품에 집중했습니다

한때 투자자들의 총애를 받던 D2C 브랜드들이 몰락하게 된 것은 디지털 마케팅을 통한 고객 획득 비용이 상승하면서부터였습니다. 한때 국내에서도 잘 나가던 미디어 커머스 기업들이 반짝 성과를 낸 후 존재감을 잃어버린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특히 최근 구글과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강화되면서 타깃 광고 효율마저 떨어지자, 비용은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예 디지털 광고가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을 내라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와이즐리는 광고 만으로 고객을 모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와이즐리는 페이드보다는 오가닉을 통한 고객 확보에 집중하였는데요. 이를 위해 그들이 택한 방법은 상품 개선에 집중하자는 거였습니다. 초창기 와이즐리의 면도기 제품은 절삭력으로 인해 평이 좋지 않았습니다. 오랜 기간 이를 개선한 신제품을 내놓은 와이즐리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던 고객에게 이를 선물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한 달 만에 총 35,000명의 이탈 고객이 돌아왔다고 하는데요. 거창한 TV광고보다 오히려 더 효과가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물론 이렇게 스케일업에 적극적이지 않고, 오가닉을 통한 성장을 추구하다 보니, 속도는 조금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오픈서베이 조사 기준으로 2019년 날 면도기 시장 점유율 6%였는데, 올해 초에도 10% 정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하라는 선택을 과감하게 내릴 수 있었던 건 최근의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이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 확장도 너무나 영리합니다

가격 인하를 하면, 단기적으로 매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남성 날 면도기라는 하나의 아이템 만을 판매했다면, 아무리 비용 구조가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매출 볼륨 자체가 너무나 줄 수 있기에, 가격 인하를 쉽게 택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와이즐리는 그간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왔습니다. 면도기로 시작해서, 쉐이빙 젤, 클렌징 폼, 로션, 샴푸, 칫솔, 영양제까지, 정말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와이즐리는 고객당 매출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낮아진 가격은 이와 같은 교차구매를 더욱 활성화시킬 것이고, 그러면 오히려 매출 볼륨을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계산인 겁니다.

더욱이 와이즐리가 취급하는 모든 제품들은 정기 구매를 필요로 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93%라는 높은 재구매율이 말해주듯이, 한번 구매를 시키면 지속적인 매출로 전환시킬 수 있고요. 더욱이 기존 상품의 배송망에 이를 태움으로써 물류비용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보다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만들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겠지요. 이렇듯 강력한 플라이휠을 만든 와이즐리, 다른 D2C 브랜드들도 꼭 참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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