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기억'하는 일

Season 4 🌊🏄‍♀️ Vol 3. 2024.04.05. ~ 2024.04.11.

"국회에서 '성평등'은 금기어가 됐다"
총선 막말 퍼레이드, 끝이 없네 끝이 없어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성평등'이 금기어 됐다"…어느 여성 의원의 성토

입주자 여러분, 4·10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 오늘(5일)과 내일은 사전투표 기간이기도 하죠. 어느 후보자, 어떤 정당에 소중한 한표를 보낼지 마음은 정하셨나요?

사실 뉴스를 보면 암울하기만 합니다. 여성단체들이 모인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는 여성가족부 강화, 젠더 폭력 대응 강화, 성별 임금격차 해소 등 10개 여성·성평등 정책을 정당별로 분석했는데요. 🧐 이 결과를 보면 관련 정책을 의제 설정 수준에서 공약에 포함한 곳은 녹색정의당과 진보당, 조국혁신당 3개 정도였습니다.

심각한 건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책 수준입니다. 최근 4년간 양당의 여성·성평등 공약 표제어와 목표를 분석해보니 ‘여성’, ‘성평등’, ‘인권’이라는 키워드가 축소됐습니다. 😧 정당에서 여성 인권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 자체를 하지 않고 외면한다는 것이죠.

실제 플랫팀이 인터뷰한 한 여성 의원은 국회에서 "'성평등'이 금기어가 되어버렸다"고 평가했습니다. 🗣️ "과거 ‘개혁 공천’이라 하면 여성, 청년,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의 진출이 핵심이었지만, 그마저도 실종됐다. 국회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어야 하는데 모든 게 사라진 총선이다. 한마디로 퇴행이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여성은 배제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 현황을 보면 총 254개 지역구에 등록한 699명의 후보 중 여성은 99명으로 14.7%에 불과했어요. 직전 총선에서는 당시 지역구 공천자 중 여성 비율이 19%였는데, 대폭 줄어든 것이죠. 👩‍💻

애초에 공천받는 사람이 없으니, 당선자 중에서도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낮습니다.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21대 국회 기준 19%. 2004년 비례대표 할당제로 10%를 넘긴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한 수치인데요. 그나마도 이번 총선에서 20년 만에 정체되거나 하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선출직이고, 그렇다면 성별이 아닌 능력을 중시해서 공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물론 맞는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현재 공천 과정에서부터 '관습적으로' 중년 남성을 기용한다는 데 있습니다. 🕵️ 여성 정치인을 발굴하려는 노력 없이, 그저 "사람이 없다"고만 하며 남성으로만 자리를 채우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죠.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후보의 적은 숫자도 문제지만, 이들이 당선 가능성이 낮은 험지로 많이 공천됐다는 점도 지나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여성을 30%까지 채우진 못했더라도, 실제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여성을 공천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하겠죠.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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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름 기자

📌 막말 퍼레이드, 도무지 끝이 안 보인다

🧚 총선이 다가올수록 상대 진영을 향한 후보들의 '막말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시대착오적인 성 역할 고정관념을 드러내거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은 후보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어요. '성평등 의제'가 완전히 사라진 한국 정치의 현 주소를 보여주죠.

🧚 플랫은 후보들의 성차별적 발언과 관련 사건을 시간 역순으로 정리했습니다. 후보들이 잘못된 언행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지 따져보고, 공당이 재발 방지를 약속할 때까지 끝까지 지켜보려 합니다.

연합뉴스

📌 성교육 도서, 어린이도 읽게 해주세요

🧚 보수 성향 학부모 단체들이 공공도서관에 성교육과 성평등을 주제로 한 어린이책을 "폐기처분해달라"는 민원을 전방위로 제기해 논란입니다. 이 단체들은 "다양성, 사회문화적 성, 성인지(감수성) 등을 근거로 동성애, 성전환, 조기성애화, 낙태 등을 정당화하는 도서는 폐기 처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 그런데 '문제도서'로 꼽은 목록에는 어린이들이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하도록 하는 도서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책 '소녀와 소년: 멋진 사람이 되는 법'을 쓴 윤은주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들이 성역할의 고정관념 없이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는 책을 폭력적인 방식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 "예비군 옷만 봐도 울렁증"…계엄군 성범죄 드러났다

🧚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계엄군이 여성을 상대로 다수의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로 확인됐습니다. 조사위는 강간, 강간미수, 강제추행, 성고문, 성적 모욕과 학대 등 조사 대상19건 중 16건에 대해 '진상 규명'을 결정했습니다.

🧚 한 피해자는 당시 임신 중이었는데, 계엄군에게 성폭행당한 뒤 하혈 증상을 보여 임신중절수술을 받았습니다. "예비군 옷을 보기만 해도 울렁증이 난다"며 현재도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말했죠.

여자라고 왜 몸에도 안 맞는 옷 입어야 되는데?

💬 오늘 '문화가 있는 플랫' 코너에서는 셀프 홍보를 해보려고 합니다! 😳

💬 지난해 경향신문에서 보도했던 기획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기억하는 분 계세요? 저도 여기 참여했었는데요, 기사에 미처 담아내지 못했던 내용과 취재 뒷이야기를 엮은 결과물이 책으로 나옵니다. 지금 알라딘에서 북 펀딩을 진행하고 있어요. 🙇‍♀️📖 따끈따끈한 책을 미리 주문해 받아보고 싶다면 이 링크를 👉클릭클릭👈 해주세요!

💬 기획 내용은 다들 잘 아실 텐데요, 이 중에서도 플랫 입주자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부분은 2부 '차별을 입히는 옷'이에요. 남성 노동자가 '표준'인 산업 현장에서 여성 노동자가 옷 때문에 겪는 어려움, 몸에 딱 붙는 불편한 유니폼을 강요하는 서비스 산업의 성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그 중 일부를 여러분께만 살짝 공개할게요. 키 151㎝, 발 사이즈 220㎜인 여성 형틀목수 김명순씨와의 만남 뒷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차 안에서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여자가 일을 한다는 것,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며 여러 번 웃었다. 형틀목수는 콘크리트가 세워지기 전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 처음으로 거푸집을 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직업이다. 그는 일을 더 잘하고 싶었는데 잘되지 않아 속상했던 이야기, 그래도 지금은 잘하고 있고 스스로도 성취감을 느낀다는 이야기, 무엇보다 ‘내 돈 내가 벌어 쓰니까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계속해서 “제 일이 좋아요”라고 했다.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신발도, 벨트도, 장갑도 없는데 말이다. 일이란 때론 참 이상하다. 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릴 때쯤엔 그의 차가 조금도 그에게 커 보이지 않았다."

💬 나머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펀딩에 참여해주세요. 😸 노동자들의 모습을 멋지게 담아낸 사진과 영상까지, 돈이 아깝지 않을 거예요.

📝 To. Flat 🍇

👤 언젠가 여자들은 월경통이 없었으면 훨씬 더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고 한 SNS 글을 보았어요. 호르몬의 영향이 더욱 크겠지만 자궁이라는, 말 그대로 '주먹만한' 장기에 좌우되는 내 몸이 여전히 미궁이에요.

👤 여성으로 살아가며 가장 답답한 점 중 하나는 모든 의료 연구 기준이 남성에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에요. 여성의 몸에 대한 생리학적 연구가 전무한 수준이니 내 몸의 생식 기관에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100% 정확하게 문제를 짚을 수 없는 것이 억울하고 아쉽습니다.

👤 완경기가 다가오고 있는 나이입니다. 자궁근종 때문에 생리량이 너무 많아서 힘들기도 했었고 부정출혈이 잦아서 불편하기도 하고 생리 때만 되면 두통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자궁이 너무 궁금하지만 병원에서는 그냥 형식적인 대답만 해주네요. 너무 궁금한 자궁에 대해 알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