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월주막 주모 월주야. 요즘 일교차가 커서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 지 모르겠어. 🥶 게다가 난방비가 많이 올라서 여기저기 한숨 쉬는 소리가 많이 들리는 것 같아. 그래서 난방비 절감 꿀팁을 찾아봤어. 다들 잘 알겠지만, 보일러를 껐다 켰다 하는 것보다 20도 정도로 계속 켜두는 게 좋대. 그리고 단열이 잘되는 집은 외출 할 때 온도를 2도 정도 내리고 외출하는 게 좋고, 그렇지 않은 집은 외출 모드를 하는 게 난방비를 줄이는 꿀팁이라고 하더라. 겨울이 지나면 또 봄이 오겠지. 그때까지 감기 조심해! 


오늘은 월주막에서 딱 하나의 술만 소개하려고 해. 조상님들은 이 술을 약으로도 마셨다고 하는데, 어떤 술인지 궁금하지 않아? 바로 이기숙 명인이 빚는 ‘감홍로’야. 지금은 들어가는 재료가 좀 달라졌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의학 서적인 ‘식물본초’에 감홍로에 대한 기록이 있어. 그래서 그런지 감홍로는 한 잔만 마셔도 온 몸이 따뜻해지는 게 느껴져 (취해서 뜨거워지는 거 말고!). 오늘은 감홍로가 어떤 술인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줄게. 😎

토선생 용궁에 가면 감홍로도 있다네

#조선3대명주 #별주부전 #춘향전


역사학자이자 시인 최남선의 저서 ‘조선상식문답’에 조선 3대 명주를 꼽은 내용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감홍로야. 감홍로가 얼마나 유명했냐면 별주부전에 자라가 토끼를 용궁으로 유혹할 때 “토선생 용궁에 가면 감홍로도 있다네.”라고 해. 그리고 춘향이가 몽룡이와 이별주로 선택한 것도 감홍로였지. 왜 드라마에서 소주나 와인이 나오는 것처럼 과거에는 감홍로가 여러 고전에 등장하는 네임드 술이었던 셈이지.  


감홍로는 아주 오랜 시간 평양의 대표적인 술이었어. 현재 감홍로를 빚는 이기숙 명인의 할아버지도 평양 근처에 평촌 양조장을 설립해서 감홍로를 빚었어. 그 당시 종업원이 80여 명이나 됐고 1년 치 세금이 평양시 한 해 예산과 비슷할 정도로 큰 규모의 양조장이었어. 😮이렇게 계속 잘 됐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이후 감홍로는 여러 풍파를 겪게 돼.

조선의 명주 한국의 명주로

#이경찬옹 #이기숙명인 #파주


예견치 못한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이경찬옹은 1·4 후퇴 때 남한으로 내려와 양조장을 차리게 되었어. 그런데 1964년 양곡관리법으로 쌀로 술을 빚지 못하게 되면서 그마저도 명맥이 끊길 위기가 있었지. 그래서 그땐 집안 대소사가 있을 때만 술을 조금씩 빚어서 나눠 먹곤 했대.


1986년이 되어서야 전통주 복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경찬옹은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었어. 이후 감홍로는 둘째 아들에게 전수 되었는데, 그가 급작스럽게 세상을 뜨면서 지금의 이기숙 명인이 감홍로를 빚게 되었어. 원래 전수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같이 술을 빚었던 기간을 인정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해. 사라질 뻔한 여러 번의 위기 속에도 우리 전통을 잇겠다는 의지로 여기까지 온 게 정말 대단하지 않아?


*이기숙 명인의 아버지

일곱 가지 약재가 들어간 감홍로

#계피향 #약재향 #붉은빛 #조선의위스키


감홍로를 빚을 때 쌀과 함께 메조를 7대3 비율로 섞어 찌고, 여기에 누룩과 물을 넣어 발효해. 발효 후 익으면 1차 증류에서 끝나는 대부분의 소주와 달리 감홍로는 한 번 더 증류시켜. 이 시간을 통해 맛과 향에 깊이를 더하는 거지. 이렇게 두 번의 증류 후에 7가지 약재 (용안육, 진피, 정향, 생강, 계피, 감초, 자초)를 넣어 침출시켜 숙성하는데, 마치 약재를 달여 먹는 것처럼 술을 만드는 거야. 이렇게 오랜 시간 정성스레 빚는 감홍로는 이탈리아 슬로푸드 국제본부의 ‘맛의방주’(Ark of Taste)에 등재됐어.


7가지 약재가 들어갔기 때문에 감홍로의 향은 다른 술과 확연히 달라. 특히 뚜껑을 열면 계피 향이 솔솔 나. 한 잔 마셔보면 입 안 가득 다양한 향취가 섞이는데 나는 뭔가 농도가 아주 진한 캐러멜을 태운 것 같은 맛도 느껴지더라 (그렇게 먹어본 건 아니지만.. 느낌상!). 외국인 친구들에게 지금까지 맛본 적 없는 독특한 전통주를 추천하고 싶다면, 난 감홍로를 선택할 것 같아. 그만큼 개성과 매력이 확실한 술이야.   

❹ 지금 뭐 마시고 계세요? 뉴진스의 하입ㅂ.. 아니 감홍로요!

#술차 #감홍로토닉 #온더록 #감홍로아포가토


감홍로는 도수가 40도에 향이 꽤 센 편이라 술 초보들은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어. 오늘은 특별히! 감홍로를 즐길 방법도 같이 소개할게.🤤


ⓐ 꿀잠이 필요할 때 감홍로 술차

감홍로 1 : 따뜻한 물 2

감홍로와 따뜻한 물을 썩으면 따뜻한 차처럼 더욱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어. 그냥 마셔도 몸이 따뜻해지는데 술차 한 잔이면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아서 노곤해지더라고. 🥱 나는 하필 일하다가 마셔서 오후 내내 졸려서 혼났어.


ⓑ 칵테일이 별건가요, 달콤한 감홍로 토닉

감홍로 1 : 토닉워터 3 + 얼음가득

감홍로와 토닉만 있으면 간단한 감홍로 칵테일 완성! 만약 더 달게 마시고 싶으면 자유롭게 토닉워터 비율을 조절하면 돼. 보통 술에 토닉을 타면 그 술만의 개성이 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신기하게 감홍로는 은은한 향이 남아서 좋더라.


ⓒ 무드 있게 즐기는 온더록

얼음 + 감홍로 

조선의 위스키답게 커다란 얼음을 넣고 온더록으로 마셔도 좋아. 천천히 향을 음미하면서 마셔도 좋고, 얼음을 조금 희석해서 시원하게 호호혹 마시는 것도 추천이야. 


ⓓ 식후 아포가토(근데 이제 에스프레소 대신 감홍로를 끼얹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 감홍로 (취향에 따라 초코시럽 추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뜬 다음 감홍로를 살짝 끼얹으면 완성. 더 달콤하게 먹고 싶으면 아이스크림 위에 초콜릿 시럽을 살짝 뿌려줘도 좋아.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시나몬 가루를 뿌린 것 같은 고오급스러운 맛이야. 술을 너무 왈칵 넣지 않고 시럽처럼 뿌려주는 게 중요해!

❺ K-술을 알리기 위해

#가정의화목 #창조 #K술의세계화


감홍로의 로고는 집, 날개, 꽃 이미지를 담고 있어. 집은 가정의 화목함을, 날개는 나비의 창조를 뜻한다고 해. 우리나라의 주류 문화를 창조해 꽃을 피우고 세상에 널리 알리자는 의지를 담은 로고야.


“문화라는 것은 단절되면 복원하기가 어렵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쉽사리 잊히기도 하고요. 저희가 하는 역할은 문화의 단절을 막고 중계자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걸 이미지로 표현한 겁니다. 양조장이 파주의 명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술에 관심이 있거나 공부하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오셔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우리술한잔, 이기숙 명인 인터뷰 中 발췌


K팝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처럼, 우리 술도 점차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 언젠가 감홍로도 대한민국의 위스키가 아닌 ‘감홍로’ 그 이름 자체로 사랑받게 될거야, 반드시!

📌 술과 관련된 세시풍속 책을 보다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어. 2월의 ‘머슴의 날’이라는 게 있는 거 아니겠어? 음력 2월 1일 (2023년은 양력 2월20일)이 머슴의 날인데, 그때는 주인이 머슴에게 술과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고 마음껏 즐기게 했다고 해. 특히 술로는 탁주를 많이 마셨대. 겨우내 쉬었던 머슴들을 농가에서 다시 불러들여 일 년 농사를 부탁하고 위로하는 뜻에서 대접하는 거라고 하네. 즉 머슴들의 회식! 주인 돈으로 마음껏 즐기는 머슴들의 축젯날인 셈이지. 술을 마시며 노래하고 춤추며 하루를 즐겼다니 역시 흥의 민족답다. 💃🕺


월주막에도 다양한 막걸리가 있는데 어디 보자… 머슴날에는 일단 많이 마시는 게 (?) 중요하니까 탄산이 적고 달콤한 막걸리가 딱 맞을 것 같아. 머슴날에 맘껏 즐기고 싶은 대한민국의 많은 머슴들에게 ‘달콤한 막걸리 세트’를 추천할게. 참고로 나도 한잔하려고 하는데, 같이 마실 사람들 다 월주막으로 모여! 


📌 감홍로 호리병은 우리술 크루가 가장 좋아하는 (?) 호리병 중 하나야.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화병으로 쓸까 장식용으로 둘까 하다가, 웬걸 더 좋은 방법을 생각했어. 바로 디퓨저 병으로 활용하는거지! 2월 이달의우리술로 감홍로 호리병+디퓨저 세트를 판매하고 있어. 맛있게 마시고 디퓨저도 즐겨보자. 벌레가 싫어하는 향이라고 하니까 날씨가 따뜻해지면 써도 좋겠다. 

이달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야.

오늘 소개한 술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그럼 좀 더 따뜻해지면 다시 만나, 안녕!

우리술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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