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본위제냐? 금은본위제냐? 그것이 문제로다.

2021.10.19

님, 안녕하세요~😄
지난 뉴스레터에서는 세금에 대해 일부를 얘기했습니다
물론 뉴스레터를 읽다 보면 세금을 내지 말아야 할 것처럼 뉘앙스가 풍겼지만 그런 뜻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국가 속에서 살아가기에 세금이라는 의무는 다해야 합니다.😐
뒤에 가서 얘기할 세금을 누가 부담하는가?’ 하는 조세 귀착 문제나 세금의 형평성이나 효율성 등을 이야기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오늘은 잠깐 세금에서 벗어나 동화의 세계로 가볼까 합니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
(무지개 너머 어딘가 저 높은 곳에~자장가 속에나 나오던 그런 곳이 있어요~)
 
혹시 오즈의 마법사라는 동화를 들어본 적 있으세요
오즈의 마법사1900년 미국 중서부 지역의 신문 편집자인 프랭크 바움(Lyman Frank Baum, 1856~1919)이 발표한 동화입니다
위 영화 속 음악은 이 오즈의 마법사’ 동화를 바탕으로 미국의 제작사 MGM1939년에 만든 영화 오즈의 마법사’ 중에 ‘Over the rainbow’라는 주제가죠
노래를 부르는 도로시라는 소녀가 주인공입니다.
 
[소설가 이근미와 떠나는 문학여행] (35) 라이먼 프랭크 바움 '오즈의 마법사’💬
💌 오즈의 마법사
 
오즈의 마법사에는 주인공 도로시와 그녀의 애견 토토가 나옵니다
그냥저냥 살아가던 어느 날 회오리바람이 불어 집과 함께 어디론가 날아갑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멀고 낯선 오즈의 나라.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방법이 막막하던 도로시에게 착한 마녀가 나타납니다
착한 마녀는 집에 깔린 마녀의 은 구두를 전해주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찾아가 부탁하는 것뿐이라고 얘기합니다
도로시는 오즈의 마법사를 찾기 위해 노란 벽돌 길을 따라 에메랄드 성으로 가는 여행을 시작하죠.
이 여행길에 다양한 친구들을 만납니다. 생각할 수 있는 뇌를 갖고 싶어 하는 허수아비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싶어 하는 양철 나무꾼, 그리고 용기를 얻고 싶어 하는 겁쟁이 사자입니다. 이들은 각자의 소원을 오즈의 마법사를 통해 이루기 위해 함께 여행하죠.
여러 가지 사건과 위험을 겪으면서 에메랄드 성에 도착했지만 오즈의 마법사는 소원을 들어줄 수 없습니다. 그도 역시 가짜 마법사였기 때문이죠.
그러나 착한 마법사를 만난 도로시는 집으로 갈 방법을 알게 됩니다. 바로 도로시가 신고 있는 은 구두가 해결사였습니다
그 은 구두를 툭툭 치면서 소원을 빌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게 도로시는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 오즈의 마법사 뜯어보기  
 
[천자칼럼] 오즈의 마법사💬
 
오즈의 마법사는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그 시대의 정치적 문제를 풍자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1990년에 발표한 휴 록 오프(Hugh Rockoff)라인의 논문 화폐 우화로서의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 as a Monetary Allegory)에서 다음과 같이 해석했습니다.
 
DOROTHY(도로시) : 미국의 전통적 가치 또는 서민
TOTO(토토) : 금주주의당(절대 금주 주의자)
SCARECROW(허수아비) : 농부들
TIN WOODMAN(깡통 나무꾼) : 산업근로자들
COWARDLY LION(겁쟁이 사자) : 민주당 대통령 후보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William Jennings Bryan)
MUNCHKINS(난쟁이족) : 동부 사람들
WICKED WITCH OF THE EAST(사악한 동쪽의 마녀) : 당시 미국 대통령 그로버 클리블랜드(Grover Cleveland)
WICKED WITCH OF THE WEST(사악한 서쪽의 마녀) : 공화당 대통령 후보 윌리엄 매킨리(William Mckinley)
WIZARD(마법사) : 공화당 의장 한나(Marcus Alonzo Hanna)
OZ(오즈) : 금의 무게 단위인 온스의 줄임말
Yellow Brick Road(노란 벽돌길) : 금본위제도
 
다시 말해 오즈의 마법사는 금본위제를 금·은 본위제로 바꿀 것을 주장하는 동화라는 것입니다.
당시 1880년부터 1896년 사이의 미국의 물가 수준은 23%나 하락할 정도로 디플레이션이 심했습니다. 금본위제를 채택했기 때문이었죠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그에 충분한 화폐가 공급되어야 함에도 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화폐가 공급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화폐가치가 오르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경기가 침체하니, 임금 등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물가가 하락하면 좋은것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 일반 서민은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월급이 줄어들거나 경기침체로 실직자가 늘어납니다. 
게다가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부채에 대한 실질적 부담이 증가합니다. (돈을 빌려준 금융업자들로서는 이득이 커집니다.)
19세기 말 미국에서 벌어진 디플레이션이 벌어진 이유가 금 부족 현상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시 보유량이 풍부했던 은을 포함하면 인플레이션이 촉진되면서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금본위제에서 ·은 본위제로 바꿀 것을 말이죠.
이를 오즈의 마법사에 녹인 것이라고 합니다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서쪽에서 불어온 회오리바람이 붑니다. 이는 금본위제·은 본위제의 정치적 대립입니다. 도로시는 오즈의 나라에서 은 구두(은본위제)를 신습니다. 마지막에 집으로 돌아오는 해결책도 이 은 구두죠. 바로 은본위제가 답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란 벽돌길(금본위제)을 따라 여행을 떠납니다. 허수아비(농부), 양철 나무꾼(노동자), 겁쟁이 사자(민주당 대선후보)와 함께 여행을 떠나 에메랄드 성(녹색은 그린백)에서 만난 오즈(OZ, 무게의 단위인 온스의 약자)의 마법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디플레이션에서는 금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죠
이를 은 구두(은본위제)를 통해 다시 마을로 돌아옵니다. 은을 통해 전통적인 미국 가치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참... 1939년 영화에서는 은 구두가 아닌 루비 구두로 나옵니다. 이는 그냥 정치적 문제를 부각시킨 것이 아니라 단순 영화임을 보여주는 것이죠.

💌금·은 본위제를 채택했을까?

금 수급 문제로 인해 디플레이션이 왔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금·은 본위제를 주장했지만, 사실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이 대량으로 생산되었기 때문입니다.
오즈의 마법사가 나오던 당시 알래스카ㆍ호주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금광이 발견되었습니다
게다가 원석에서 금을 쉽게 추출할 수 있는 청화법이 발명되었죠. 청화법은 금ㆍ은의 광석을 분쇄하여 사이안화 알칼리 수용액으로 녹인 뒤에, 아연 가루를 더하여 금ㆍ은을 침전시켜 얻는 습식 제련법입니다.
금이 대량 생산되자 통화 공급이 증가하고, 물가가 상승합니다
1896년부터 1910년까지 물가는 35%가량 상승하죠. 금 부족으로 걱정하던 디플레이션이 한 번에 풀렸기 때문에 은본위제를 채택하자는 주장은 힘을 잃어버립니다.
 
이상 오즈의 마법사 뜯어보기였습니다.
오즈의 마법사뿐만 아니라 동화나 소설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 사례 중의 하나가 영화로도 유명한 반지의 제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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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오즈의 마법사는 화폐 제도의 개혁을 요구했던 19세기 말 미국의 대중용 창작 동화다. 당시의 경제 상황을 기술한 다음의 설명 중 사실에 부합하는 것은?
 
①금 본위제를 은 본위제로 개편할 것을 요구하였다.
②인플레이션을 통제할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③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화폐가치를 높일 것을 요구하였다.
④소득의 재분배 정책을 요구하였다.
⑤금,은 등 귀금속 제련술이 발전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해설] 오즈의 마법사는 1896년 프랭크 바움이라는 미국의 신문 편집자가 쓴 정치 풍자 소설이다. 흥미롭고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오늘날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더욱 널리 알려졌다. 
오즈의 마법사가 쓰였던 19세기 말 미국은 금본위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 지금과는 달리 금 보유액에 해당하는 금액만큼만 돈을 찍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1880년께부터 미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의 양이 부족해 원하는 만큼 돈을 찍어 낼 수 없게 되자 물가가 하락하고 화폐가치가 오르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이에 농민 근로자 등 서민들은 화폐가치의 상승과 물가하락을 막기 위해 금본위제를 폐기하고 은본위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게 된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라는 제목의 오즈(OZ)는 귀금속을 잴 때 사용하는 도량형 단위 온스(ounce)에서 유래됐다. 또 동화에 등장하는 노란 벽돌길과 은색구두는 금본위제와 은본위제를 각각 상징한다. 특히 주인공 도로시가 불가사의한 은색구두의 힘으로 고향인 캔자스로 돌아가는 끝 부분의 이야기는 은 본위제 개혁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학작품도 창작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알아야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오즈의 마법사는 디플레이션으로 고통받던 당시의 정치 경제 상황을 풍자한 소설이면서 동시에 은 본위제를 대중에게 널리 선전하기 위해 쓰인 소설이다. 치열한 계급갈등이 노정됐던 19세기 말 미국의 풍경이다. 정답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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