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책 속의 문장으로 만나는 뉴스레터, 텍스처 픽입니다.

콘텐츠, 한 잔의 커피처럼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확장하고 진화하는 환경에서 핵심은 '연결'에 있다."
- 『오가닉 미디어』, 윤지영(지음), 오가닉미디어랩
안녕하세요.  님! 책 속의 문장으로 만나는 뉴스레터, 텍스처 픽입니다.
미디어는 유기적(organic)입니다. 사용자들을 더 가깝게 연결하고, 물건을 더 쉽게 구매하도록 도와주고, 원하는 것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자’로서의 비즈니스. 생물학적이고 사회적이며 기술적인 오가닉 미디어가 사용자에게 임팩트를 줍니다. 다양한 서비스가 새롭게 등장하는 오늘날, 리디북스와 폴인을 거쳐 롱블랙까지 미디어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겪은 김종원 님을 만나 ‘콘텐츠’와 ‘연결'에 대해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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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블랙 김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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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과 센스
롱블랙 김종원

 김종원 
동아비즈니스리뷰,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서비스, 동네서점 51페이지 대표, 리디북스 마케팅/사업개발 팀장, 폴인 사업전략을 맡아 일했다. 하루에 하나의 콘텐츠만 발행해서 오늘 발행한 콘텐츠를 읽지 못하면 다시는 읽을 수 없는 월 4900원 구독 서비스 ‘롱블랙’을 선보였다.
데이터를 넘어 감각적으로 발견하는 안목도 중요하다. 
데이터가 알려주지 않는 기회가 숨어 있을 테니 말이다. 
콘텐츠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 감각’이다.”
- 동네서점 51페이지 대표, 리디북스 마케팅 및 사업개발 팀장, 폴인(중앙일보) 사업전략, 그리고 롱블랙까지… 김종원의 ‘일’은 콘텐츠의 ‘진화’였다. 각각의 시간마다 어떤 변곡점이 있었을까?
지상파 방송 계열사에서 드라마, 영화 VOD 영상 서비스를 기획 운영하다가 2009년 동아비즈니스리뷰,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서비스를 담당하며 텍스트 콘텐츠에 뛰어들었다. 2016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동네서점을 창업했다. 직장 생활 10년차에 접어들면서 성장하지 못한다고 느꼈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가장에게 퇴사는 모험이다. 그럼에도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여러 회사에서 경험치가 쌓였기 때문이었다. 동네서점은 회사라는 간판과 팀장이라는 명함을 버리고 온전히 내 이름만으로 승부해야 하는 일이었다. 힘들었지만 절박했고, 생존해야 하는 만큼 과감하게 기획할 수 있었다. 서점 운영의 핵심 목표는 돈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 새로운 기획이었다. 이후 전자책을 판매하는 리디북스에 합류해 마케팅 팀을 맡았다. 작게나마 내 사업을 해보고 회사에 들어오니 확실히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 ‘책 끝을 접다’라는 회사를 발굴해서 시너지를 가져왔고, 리디북스가 인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리디북스를 나와서는 중앙일보의 신사업인 ‘폴인’에서 마케팅 비즈니스를 맡았다. 모든 것이 초기 단계라 어렵고 힘들었지만 그 과정이 재밌었다. 무엇보다 내가 할 일이 많았다. 그곳에서 지금의 창업 파트너를 만났다. 내겐 가장 큰 변곡점이었던 셈이다.
 
- 각각의 플랫폼마다 사용자를 머물게 하는 킬러 콘텐츠의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콘텐츠 비즈니스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무엇일까?
‘오리지널함’이다. 영상, 음악은 물론 텍스트 역시 구독 경제 아래 다양한 플레이어가 존재하고 있다. 뮤지션 아이유의 음원이 멜론, 벅스, 지니에 존재하고,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에서 모두 판매한다. 그러나 〈킹덤〉 〈D.P〉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에만 있고, SNL〉은 쿠팡플레이에만 있고, 미생 시즌 2〉는 카카오웹툰에서만 연재한다. 사람을 모으기 위해서는 ‘오리지널’이 중요하다. 오리지널이 중요하다는 건 제작 능력은 물론 소싱(sourcing)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기술 기반,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에서는 콘텐츠 감각을 비효율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 플랫폼 고객들이 어떤 종류의 콘텐츠를 선호하는지 데이터를 넘어 감각적으로 발견하는 안목도 중요하다. 데이터가 알려주지 않는 대박의 기회가 숨어 있을 테니 말이다. 콘텐츠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 감각’이다.
 
 - 다양한 넥스트 콘텐츠 플랫폼이 횡행하는 가운데 ‘롱블랙’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았다.
롱블랙(www.longblack.co)의 타깃 사용자는 점핑 스테이지(jumping stage)에 자리한 직장인들이다. 사회 초년생, 주니어를 벗어나 관리자로 올라가기 직전의 사람들, 더 이상 엑셀 잘하기, 이메일 잘 쓰기 같은 콘텐츠가 필요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겐 기술보다는 기획력이 필요하다. 문제 해결 능력도 중요하고, 크고 작은 업무에서 창의적인 솔루션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리딩(leading) 스테이지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런데 기술만으로는 리딩 스테이지로 진입하기 힘들다. 콘텐츠가 더해져야 한다. 탐험, 발견이 중요하고 그래야 성장할 수 있다. 롱블랙은 그런 분들을 위한 콘텐츠를 발행하려 한다.
 
- 왜 이름이 롱블랙인가?
롱블랙은 호주에서 통용되는 커피 이름이다. 아메리카노는 미국식, 롱블랙은 호주식이다. 호주에서는 에스프레소를 숏블랙이라고 하더라. 이제는 친근해진 플랫화이트도 호주식 라테고 말이다. 작은 차이를 알아보는 섬세한 취향을 가진 사람,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사람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여기에 덧붙여 ‘깊이 있는(LONG) - 롱폼 텍스트’를 ‘완전히 다른(BLACK) - 다르게 프리미엄하게’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 월 4900원 구독 서비스, 하루에 하나의 콘텐츠만 발행해서 오늘 발행한 콘텐츠를 오늘 읽지 못하면 다시는 읽을 수 없다는 콘셉트가 눈에 띈다. 
롱블랙 콘텐츠는 발행 후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물론 오늘 읽은 회원은 언제든지 다시 읽을 수 있게 마이페이지에 아카이빙된다. ‘언제 어디서나 무제한으로 읽으세요’란 ‘지금 읽지 않아도 괜찮다’와 동일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음악, 영상 콘텐츠를 많이 소비한다. 음악을 무한대로 틀어놓고, 영상 콘텐츠를 밤을 새서라도 정주행한다. 그런데 텍스트 콘텐츠는 다르다. 재미 요소도 부족하고,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굳게 마음먹어야 하고, 졸음과도 싸워야 한다. 그런데 월 1만 원으로 언제 어디서 수만 권의 책을, 수천 개의 아티클을 읽으라는 걸까. 그건 이용하지 말라는 얘기다. 공급자는 고객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불안한 마음에 일단 많이 던져놓고 본다. 싸게 많이 던지면 가성비도 좋고, 그중 하나 걸리지 않을까 하는 심산이다. 하지만 나는 영상, 게임,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시간 싸움을 해야 하는 텍스트 콘텐츠는 ‘이용 습관’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앱(app)을 만들어서 앱푸시(app push)를 보내면 되지 않나’라고 질문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알람은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다. 알람을 클릭해서 들어오는 전환율도 높지 않다. 알람 역시 수많은 알람과 싸워야 한다. 주말 드라마가 재미있으면 ‘이번 주말에 꼭 봐야지’ 생각하듯이 알람을 넘어 고객의 머릿속에 ‘아, 롱블랙은 오늘 읽지 않으면 사라지지’라는 생각이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 공동 창업자와의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롱블랙을 서비스하는 ‘타임앤코’는 임미진 대표, 그리고 부대표인 내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임 대표는 중앙일보에서 15년 동안 경제, 산업, 사회부 기자로 일했고, 이후 3년간 ‘폴인’을 만들었다. 기획, 섭외, 제작에서 엄청난 속도감과 실행력을 자랑하는 콘텐츠 전문가다. 임 대표는 콘텐츠, 나는 마케팅과 비즈니스를 맡고 있지만 모든 영역에서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고 있다. 서로 높은 신뢰감을 가지고 협업하고 있다.
 
- 어느덧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김종원의 2022년이 궁금하다.
서점을 창업하며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1년 뒤 오늘, 2년 뒤 오늘 이 회사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가 고민이었다. 그곳에서 무슨 일을 할지가 너무 잘 보이더라.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지금도 비슷하다. 1년 뒤 내가 무엇을 할지 모른다. 그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좋다. 1년 목표? 롱블랙 서비스를 검증하며 빠르게 성장시키는 것 아닐까. ‘아, 우리의 방향이 맞았구나’라는 답에 다다르고 더 빠른 성장을 위해 달리기. 지금처럼?
  📚 김종원의 문장들
기획하는 당신에게 위로와 영감을 주는 책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마스다 무네아키(지음), 장은주(옮김), 위즈덤하우스

동네서점을 시작할 때도 그렇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늘 ‘기획’을 하고 있다. 츠타야라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 마스다 무네아키 책을 좋아한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불안하고 어려울 때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위로받고 영감을 얻는 책이다.
    • 결국, 불가능한 일에 도전한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 가능하게 되어 성장하지만 가능한 일만 하는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가능한 범위가 넓어지지 않는다.

    • 우리는 ‘기획’을 팔고 있다. 하지만 기획이란 것은 고객의 이해 영역 밖에 있다. 본 적도 없을뿐더러 설명을 들어도 모를 때가 많다.
      사소함에서 대단한 생각을 발견해내는 힘
      생각의 기쁨』, 유병욱(지음), 북하우스
      나를 잃는 시대, 내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던지는 생각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강상중(지음), 노수경(옮김),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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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이가 추천한 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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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스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센스란 무엇일까? 재능은 타고나는 것인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천재만의 것인가? 이 질문에 공통된 답을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책이 있습니다. 일본 구마모토현 캐릭터 ‘쿠마몬’을 만든 아트 디자이너 미즈노 마나부는  『센스의 재발견』에서 센스란 누구나 지니고 있는 능력과 다름없으며, 얼마나 이 센스를 갈고 닦는지에 따라 좋음과 나쁨이 갈린다고 말합니다. 빅데이터 전문가 앨런 가넷은 세계의 내로라하는 수백  명의 뛰어난 크리에이터들을 직접 인터뷰한 후 성공의 패턴을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 밝힙니다. 천재라 불리는 이들의 창의적인 발상이나 번뜩이는 기획도 결국은 일정한 법칙을 체득한 것. 그러니까 재능이라기보다 준비와 연습을 축적한 결과물이라니, 한 번쯤 읽어볼 만하지 않은가요?

          • 좋은 센스란 이상한 것이 아니며 특별한 사람만 갖춘 재능이 아니다.

          • 센스란 지식의 축적이다.

          • 평범함을 알면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목  센스의 재발견
            저자/역자 미즈노 마나부/박수현
            출판사 haru
              • 깨어 있는 시간의 20%를 자신의 창작 분야에 속한 자료에 소비한다면 어떤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친숙한지,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어디쯤에 해당하는 것인지 알 수 있다.

              •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결코 통찰력을 가질 수 없다.

                제목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저자/역자 앨런 가넷/이경남
                출판사 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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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근두근, 이 주의 신간 소비

              숫자로 보는 우리의 모습
              “무엇보다 이 책은 사실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서 썼다. 우리 세계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려면 숫자를 적절한 맥락에 대입해야 한다. 내 목표는 숫자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숫자에 어떤 진실이 담겨 있는지 찾아내는 것이다.”
              바츨라프 스밀(지음), 강주헌(옮김), 김영사

              ✍️ 큐레이터 Y
              스티븐 핑거는 이 책을 이렇게 평했다. “세상을 이해하려면 머리기사(headline)만 읽지 말고 추세선(trendline)을 추적해야 한다.” 숫자를 맹신해서는 안 되겠지만 숫자로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는 있다.
              #데이터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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