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당근마켓 리브랜딩 2.보상형 미니게임 열풍
 2023.08.30 23-034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당근마켓이 이름에서 '마켓'을 빼는 이유
  02 올웨이즈는 맞고, 컬리나 오늘의집은 틀리다
  03 뉴스 TOP5 - '이제 AI도 광고 상품의 시대'

   

당근마켓이 이름에서 '마켓'을 빼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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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당근이라 불러다오

'당근마켓'이 이름에서 '마켓'을 떼어내고 '당근'으로 새롭게 거듭난다고 합니다. 당근 공식 블로그에 공개된 글에 따르면, 이제 마켓을 넘어 '처'의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 본격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당근의 새로운 비전은 함께 공개된 브랜드 공식 소개 영상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아르바이트 구직, 부동산과 중고차 직거래 등이 강조되어 있는데요. 결국 당근은 중고거래가 아닌 다양한 생활 밀착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 잡길 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방향성은 서비스 출시 초기부터 여러 번 강조되었던 포인트이긴 합니다. 다만 시점이 중요한데요. 올해 들어 그 언제보다 수익성 개선 압박이 심해지면서, 당근은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중고거래에서 돈을 벌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계속 지적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당근은 처음부터 지켜왔던, '중고거래로 수익 모델을 만들지 않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고요. 오히려 역으로 당근이라는 기업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고, 돈은 다른 데서 벌겠다는 걸 완전히 공식적으로 선언한 겁니다.

중고거래로는 결국 길을 못 찾았습니다

사실 중고거래 및 리셀 플랫폼들은 작년과 올해 연이어 수수료를 올리며 적극적인 수익 개선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크림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무려 7번이나 수수료를 인상했고요. 번개장터의 경우 작년부터 전문 판매업자에게 추가 수수료와 월 이용료를 수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단 무료나 이에 준하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이용자들을 모은 후,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적당한 과금 모델을 붙여 수익화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플랫폼의 전략입니다. 하지만 당근은 이러한 일반적인 길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로 인해 오랜 기간 적자를 감수해야 했고요. 그렇기에 올해 초에 저 역시 이럴 거면 차라리 당근이 중고거래 유료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글을 쓰기도 했었습니다. 쉬운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고집을 부리는 것처럼 보였었거든요.

하지만 어쩌면 당근은 중고거래 기반의 수익 모델 구축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걸지도 모릅니다. 잘 아시다시피 당근에서의 중고거래는 다른 플랫폼들과는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비대면보다는 대면 거래 중심이라는 점인데요. 그렇기에 현금이나 계좌이체 등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서, 수수료를 부과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당근배송이나 당근페이 같은 신사업을 시도하였지만, 반응은 미적지근했고요. 최근에는 아예 중고거래 이용자 대상 광고 사업을 테스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도 했습니다. 근데 이도 그리 신통치 않았나 봅니다. 이번에 아예 이름까지 바꾸면서, 중고거래가 아닌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걸 보면 말입니다.


또한 여전히 당근의 트래픽이 정체 상황이라는 점도, 아예 탈 중고거래를 하자는 결단을 내리게 만든 원인 중 하나인 걸로 보입니다. 사실 그간 부실한 수익 모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당근을 높게 평가했던 건, 압도적인 트래픽 지표 덕분이었는데요. 작년 2분기부터 성장세가 꺾이면서 이조차도 퇴색되고 맙니다. 이와 같은 트래픽 성장 정체도, 결국 중고거래라는 업의 한계 때문이기도 한데요. 중고거래를 하고자 하는 이들은 포화상태니, 결국 신규 사용자 유입을 위해선 새로운 간판 서비스가 필요했던 겁니다. 

경쟁과 평판의 함정을 뛰어넘어야

그리고 일단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봤을 때, 당근 내부적으론 자신감을 가질만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당근의 올해 1분기 광고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하고, 광고주 수도 73%나 증가했다고 하니 말입니다. 따라서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의 전환에 성공한다면, 트래픽을 다시 성장시켜 광고 사업을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고요. 여기에 지역 채용, 직거래 등의 서비스에 부가적인 수익 모델을 덧붙일 수 있다면, 당근은 정말 본인들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앞으로 당근이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 성공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기까지 직면할 과제도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어쩌면 중고거래 유료화 이상으로 힘든 여정일지도 모르고요. 우선 경쟁자들이 너무나 강력합니다. 당근은 중고거래, 특히 지역 기반 중고거래에서는 독보적인 강자입니다. 하지만 로컬 서비스라고 한다면, 네이버나 배민 등과 경쟁해야 하는데, 이들은 당근에게 아직은 벅찬 상대들입니다. 더욱이 이들 잠재적 경쟁자들이 이미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곳들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그러하고요.

또한 지역 기반의 광고 사업이나, 혹은 여러 직거래 수수료 상품이 등장하는 경우, 언젠가는 소상공인 상생 이슈가 부상할 수 있습니다. 결국 리브랜딩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당근이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것이고요. 로컬 서비스가 버는 돈은, 지역 소상공인들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당근은 오랜 기간 쌓아왔던 좋은 평판 역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걸 기억하고, 대외 리스크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할 겁니다.

   

올웨이즈는 맞고, 컬리나 오늘의집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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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게임에 빠지고 있긴 한데

커머스 업계에서 보상형 미니게임이 때아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올웨이즈가 핀둬둬에서 착안하여 만든 올팜이 성공을 거두면서, 많은 기업들이 이를 앞다투어 도입하기 시작한 겁니다. 대표적으로 컬리는 마이컬리팜을, 오늘의집은 오늘의가든을 선보였고요. 이외에도 그립, 팔도감 등도 보상형 미니게임을 앱 내에 추가하였습니다. 심지어 오프라인 업체인 이마트24까지 이에 편승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요.

결은 다소 다르지만, 이와 유사한 움직임은 핀테크 업계에서도 발견됩니다. 일례로 토스는 만보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앱테크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 중에 있는데요. 결국 이들이 노리는 건, 고객의 방문빈도를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겁니다. 앱 기반 비즈니스의 기본 공식은 매출 = 앱 방문자 수 × 구매 전환율 × 객단가인데요. 결국 보상형 미니게임은 여기서 방문자 수를 일단 크게 늘릴 수 있다면, 실적 또한 좋아질 거라는 논리에 기반한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를 차용한 후발주자들은 올웨이즈와 달리 성과가 그리 좋지 못합니다. 이미 일찌감치 지난해 말 게임 콘텐츠를 중심으로 앱을 개편했던, 이마트24의 초반 흥행은 불과 세 달 만에 꺾이고 말았고요. 아직은 론칭 초기이긴 하지만, 컬리나 오늘의집의 경우 기존 브랜드 정체성을 해쳤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모두에게 적합하진 않습니다

이렇듯 희비가 갈리는 이유는, 비즈니스 특성에 따라 이러한 무조건적인 트래픽 확보 전략이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상형 미니게임이나 앱테크 요소를 통한 사용자 수 증대는, 전환 허들이 매우 낮거나(올웨이즈), 역으로 매우 높으나 구매 니즈가 뚜렷하진 않은 경우(토스)에 가장 유용하고요. 이외의 경우는 효과가 반감됩니다.


우선 올웨이즈는 아예 처음부터 발견형 쇼핑을 지향합니다. 단가가 낮고, 충동성 구매가 가능하기에 일단 사용자가 많이 몰리면 거래액 성장까지 이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토스 역시 주로 공략하는 대상이 기존 금융 상품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던 고객들입니다. 일단 방문시킨 후, 토스 특유의 쉬운 UX 기반의 엔트리 상품을 노출시켜 전환을 유도하고요. 일단 작은 상품 하나라도 이용하면, 추후 높은 생애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습니다.

반면에 구매가 필요한 상황이 뚜렷한 경우, 트래픽 성장이 실적 증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보다 큽니다. 아무리 게임이 재밌어서 자주 방문하더라도, 우리가 가구를 사는 시점은 이사 등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장보기 역시 주기적으로 일정 기간을 두고 반복적으로 일어나곤 하고요. 그렇기에 컬리나 오늘의집은 보상형 미니게임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아마도 작을 걸로 예상합니다. 아예 극단적으로 핀다 같은 서비스는 오히려 이러한 접근은 마케팅 비용 낭비 만을 불러올지도 모릅니다. 대출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대출비교플랫폼 핀다를 아무리 자주 방문한다 한들, 구매 전환이 일어나긴 어려울 테니까요.

반면에 비싼 가격으로 심사숙고하더라도, 딱히 정해진 시기가 없는 취향 소비를 유도하는 29CM는 오히려 이에 적합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전환 허들은 상대적으로 높더라도, 특정 시기가 정해진 상품을 취급하는 건 아니다 보니, 계속 방문이 반복되면 언젠가는 구매 전환에 이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응원하면서도 염려되는 건

하지만 그렇다고 컬리나 오늘의집의 이러한 시도들이 완전히 무의미하다고 보는 건 아닙니다. 효율의 차이는 분명 있지만, 트래픽이 쌓이면 쌓일수록 최종적인 전환에 긍정적 영향이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더욱이 보상형 미니게임은 지속적으로 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온라인 광고의 대안 역할 만으로도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듯 지속적으로 여러 대안들을 테스트해 본다는 자체가 긍정적으로 비치기도 합니다. 현재 커머스 시장 내 대부분 플레이어들의 지상 과제는 흑자 전환인데요. 그리고 이는 큰 한 방보다는 다양한 노력들이 모여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조금이나마 실적을 개선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자체가 어쩌면 이들 조직의 건전성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하지만 동시에 무분별한 보상형 미니게임 도입이 디브랜딩 리스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겁니다. 올웨이즈처럼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돌아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면야, 어떤 위험이든 감수해야겠지요. 하지만 굳이 기대 효과가 크지 않은데, 무리해서 이를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시적 일지 모르는 유행을 좇느라 핵심을 놓치는 곳이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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