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를 활용한 '버드 라이트'의 미국 슈퍼볼 광고 中>

위 이미지 혹시 보신 적 있으신가요? 


미국의 맥주 브랜드 ‘버드 라이트’가 지난 13일 미국 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 내보냈던 광고의 한 장면입니다.


이 광고가 특히 화제가 된 것은 초기 디지털 캐릭터인 크립토펑크[1]라는 NFT(대체불가능한토큰)를 활용한 광고여서이기도 했지만 그 NFT 광고를 하게 된 배경이 남달랐기 때문입니다.

[1] ‘크립토펑크’는 이더리움 기반으로 만들어진 1만개의 8비트 디지털 캐릭터로, 2017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맷 홀과 존 왓킨스가 라바 랩스에서 만든 것으로 NTF의 시조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슈퍼볼 광고를 탈중앙화된 자율조직 ‘다오[2]’가 결정


번 '버드 라이트'의 슈퍼볼 광고에서 사용한 디지털 캐릭터는 맥주회사가 광고를 위해 구매한 NFT가 아니었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아바타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 캐릭터를 하루에 한 개씩 경매 부쳐온 ‘나운(Noun)’이라는 곳의 탈중앙화된 자율조직 ‘나운스 다오(Nouns DAO)’의 결정이었습니다. “슈퍼볼 광고에 ‘나운’의 안경을 노출하면 어떨까?”하는 ‘나운스 다오’ 내의 제안이 있었고, 토큰을 가진 멤버들 간의 투표를 통해 그렇게 하기로 결정되면서 가능해진 기획이었습니다. ‘버드 라이트’는 ‘나운’이 자기네 캐릭터를 써서 광고를 할 파트너로 선정한 브랜드입니다.   

<'나운 글라스'를 슈퍼볼 광고에 노출하게 된 과정이 공개된 '나운스 다오' 홈페이지>

아직 ‘다오(DAO)’에 대해서는 더 투명하고 안전한 거버넌스 체계라는 주장[3]에서부터 돈 많은 사람들 끼리끼리의 조직이 아닌가, 혹은 언제든 생성되고 사라질 수 있는 위험한 곳이 아닌가 라는 불신까지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전세계적으로 수백 개에 이르는 이러한 ‘다오’들의 상당수가 코로나 동안에 대거 탄생했고[4] 다양한 거버넌스 방식의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기존의 학연, 지연 같은 방식의 관계 맺기가 점점 쉽지 않아지면서 이렇게 기존의 관계 맺기 방식과는 사뭇 다른, 자신과 비슷한 ‘가치’와 ‘경험’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새로운 커뮤니티 빌딩과 관련해 우리가 정말 염두에 둬야하는 것은 무엇일까?

[2] 토큰 이코노미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탈중앙화된 자율조직’이라는 뜻을 가진 다오(DAO)이다. 다오는 특정한 중앙집권 주체의 개입없이 토큰을 가진 커뮤니티 멤버들이 각각 투표권을 갖고 국경을 초월해 자율적인 제안과 다수결의 투표에 의해 조직을 운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3] 다오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다오’의 커뮤니티 멤버라면 누구나 토큰을 통해 자유롭게 미래를 제안할 수 있고 다오의 미래는 한 개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멤버들의 끝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면에서 더 이로운 방식이라고 믿는다.

[4] 성소라, 롤프회퍼, 스콧 맥러플린, <NFT 레볼루션-현실과 메타버스를 넘나드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의 탄생>, 2021, 도서출판 길벗

‘커뮤니티 빌딩’을 둘러싼 노하우를 듣기 위해 지난 16일,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을 만났습니다. 


아트센터 나비는 지난 20년간 예술 분야와 기술 분야 등 자칫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네트워킹하는 ‘창의적인 커뮤니티’ 빌딩에 앞장서온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코로나 3년차에 문명적으로도 전환기를 맞으면서 이전과는 우리가 뭔가 좀 다른 식으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관장님은 요즘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스트 미트 이스트(East meet East) 얘기를 할까요? 왜 그런 것을 생각하게 됐는지? 디지털 초기를 기억하시겠지만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인간을 해방하고 민주주의도 성취하고 진짜 너무 좋은 시대가 올 것이다 이런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 보면,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고 더 불안하고 좀 심한 사람은 되게 우울하고. 그럼에도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나오면 그것을 따라가고 그러다가 팬데믹에서 이제 딱 멈췄잖아요. 사실 저는 팬데믹이 오기 전부터 한 20년 따라서 달려오다 보니까 ‘이게 뭐 하는 거지?’ ‘과연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게 바로 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좀 생각을 달리 해보자. 다시 한번 고우 백. 리와인드 해서, 사실 우리 다들 서양식 교육을 받은 거잖아요. 그 사람들이 얘기하는 지성이 뭔지, 서양 사람들이 말하는 지성은 “도구적 지성”이 많아요. 그런데 옛날의 우리의 지성이라고 하는 것은 성리학에서 ‘리’라고 하는 것만 봐도 훨씬 더 넓고 큰 개념이거든요. 훨씬 더 넓은 심지어 영성까지도 포함하는 그런 큰 개념도 있고요. 그런데 어느새 다 잘라 먹고 좁은 의미의 이성만 가지고 세상을 판단하고 거기에 기반해서 세웠는데 그동안 잃어버린 거, 한국적인 것만 있는 것도 아니고 동양의 더 큰 철학을 다시 한번 찾아보고 그런 것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연대를 맺어보자 라는 차원에서 ‘East meet East’ (동양, 동양을 만나다)’라는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일종의 새로운 세계관,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고요. 잘 되면 몇 년 후에는 다 모아서 매니페스토 같이 '우리는 이렇게 살고 싶다!' 그 다음에 '이렇게 살고 싶은 사람들 모여라!' 이런 것을 하고 싶어요.”

Q. 그렇다면 지금 시대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할 이슈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와 ‘NFT’를 얘기하는데 저는 모든 사람들이 메타버스에서 놀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럴 수도 없고요. 


오히려 이제 뭐가 귀한 것인가를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이 처음 나왔을 때는 그것이 굉장히 귀했어요. 신기했고. 그런데 이게 너무 흔하게 됐을 때는 인간은 항상 흔하지 않은 것을 찾잖아요. 그러면 귀한 게 뭘까 하고 생각하면 그것은 ‘자연’이죠. ‘자연’. 그것도 문명화되지 않은 자연이 되게 귀하게 될 것이고 우리 삶에 자연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 거기에는 기술적인 요소도 들어갈 거고. 보전하는데 기술이 필요하잖아요. 그 다음에는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도 중요하고. 저는 자연과 기술과 인간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디자인하는가에 초점이 좀 맞춰지면 좋겠습니다."

Q. 20년 전 한국에 ‘미디어아트’가 불모지일 때 디지털아트를 들여와 키운 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당시 왜 ‘미디어아트’였나요?

"시작한 것은 2000년이었고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97년 정도부터 였는데, 90년대 초반에 제가 우연한 기회에 대전 엑스포의 미래 미술제 팀장을 맡게 되었어요. 그때는 www(월드와이드 웹)도 나오기 전이었는데요. 컴퓨터 음악인 미디[5], 컴퓨터 그래픽 정도 있을 때였는데 당시 그래도 해야하니까 ‘미래 예술이 뭐지?’ 해서 배우려고 시그래프[6]를 가보니까 벌써 막 파이오니아들이 모여서 디지털이 오면 뭐가 어떻게 되고 이런 얘기를 하는 거죠. 지금은 다 교과서에 나오는 그런 사람들이 거기 다 모여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게 뭐지? 이렇게 된 거죠. 그런데 미래 미술제는 제대로 못했어요."

[5]악기 디지털 인터페이스(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의 약자로, 컴퓨터와 악기를 연결해 주는 인터페이스 규격을 말하는 단어로, 전자 악기 또는 컴퓨터음악을 일반적으로 지칭해 ‘미디’라고 쓰기도 한다. 

[6]세계최대 컴퓨터 그래픽 컨퍼런스. 미국 컴퓨터 협회 주최로 1974년부터 매년 8월에 미국에서 개최되고 있다. 🔗 관련사이트 이동 Click

Q. 왜요?

"뭘 잘 했겠어요. 그렇게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그런데 그러고 나서 계속 (마음 한 켠에) 남은 거죠. 그 다음에도 계속 ‘시그라프’는 쭉 갔어요. 그러다 제가 이 일을 업으로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시어머니이셨던 고 박계희 여사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워커힐 미술관을 이렇게 (미래 예술쪽으로) 변경하면 어떻겠냐는 남편 최태원 회장의 이야기가 있어서 그러면 한번 해보겠다 이렇게 된 거죠."

<아트센터 나비가 2019년 광주에서 개최한 ISEA(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 홍보 영상>

Q. 20년간 아트센터 나비는 뭘 해왔다고 생각하세요?

"미디어아트의 기반을 만든 것 같아요. 진짜 불모지였는데 ‘창작커뮤니티’를 만들었고요. 여기서 여러 프로그램들, 교육을 통해 커뮤니티가 형성됐고 1세대 디지털 미디어 아티스트들은 거의 다 여기서 나왔어요. 처음 10년은 예술을 봤다면, 뒤에 10년은 기술을 좀 진지하게 본 것 같아요. 랩도 운영하고 창작도 많이 하고. 그러다 알았어요. 아. 이제 시장이 열리는구나. 점점 미디어아트의 시장이 열리는 거예요. 그러면서 작가들도 태도가 많이 달라졌어요. 뭐랄까? 재미있고 한데 어디에 쓰지? 컬렉션도 잘 안되고 그랬는데 이제 시장이 열리고 ‘경험 경제’라는 게 생겨서 이것은 분명히 이제 산업의 하나로 자리매김을 하는구나 라는 것을 저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그러면서 저희는 비영리니까, 계속해서 이제 미디어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키워가는 것이죠. 뭘 만드는 것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요. 지원하는 기관도 꽤 많아졌어요. 그런데 지금 필요한 게 철학이 없어요. 만들었는데 해석이 안되는 거예요. 그것을 해석해줄 사람들이 필요해요. 어떤 맥락이 생기고 가치가 생기는 그게 지금 필요한 시기죠. 또 (융복합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프로듀서”입니다. 어느 쪽에도 휘둘리지 않으면서 기술적인 것도 알고 예술적인 것도 이해하면서 시장상황도 알아서 중간에서 우리의 목표는 저거야 알려주면서 조율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한 거죠."

Q. 홈페이지를 보면 비판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어야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사회적 운동의 원동력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되어 있는데요. 사회원동력이 되는 커뮤니티라고 했을 때, ‘사회운동’은 어떤 것을 생각하셨는지 궁금해요.

"사회 변화를 얘기한 것이고요. 그러려면 기술사회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필요하다고 보고, 그것을 제공하는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예술의 사회적 참여는 제가 처음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요. 요제프 보이스(Joseph Beuys)처럼 떡갈나무 7천그루를 심어서 (도심 그린 재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작가도 계시고요. 

어셈블 그룹 포토 2014 © 어셈블
<터너상 관련 소개된 테이트(Tate) 갤러리 홈페이지>

예술이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는데, 그게 기술 사회가 오면서 더 스케일 업이 되고 사람들을 모을 수 있게 되니까 더 커진 거죠. 그래서 이제 예술가가 대안적인 사회 만들기를 할 수도 있고, 젊은 건축가 그룹인 ‘어셈블’처럼 한 동네의 배관을 다 고친 사례도 있어요. 그것으로 터너라는 미술 상을 받았어요[7].


이렇게 예술의 개념이 되게 확장이 됐는데 이렇게 액티브 하게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커뮤니티 만들고 하는 노력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되게 좋아하는 예술가 가운데 송호준 작가라고 인공위성을 쏘았던 분도 있는데 다 팔아서 지금은 요트를 하나 사서 타고 다니면서 환경에 대한 이슈를 논하고 있어요. 


예술가들이 주위를 환기시켜주면서 ‘우리가 꼭 이렇게 살 필요는 없어’, ‘좀 다르게 살아보자’ 이런 것을 나서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7] ‘앙상블’이라는 그룹은 예술이 일상 생활과 연계되어 한다고 믿으면서 전시장을 떠나 영국 리버풀의 한 지역의 실제 문제해결을 돕는 방식을 선택했다. 2015년 당시 이게 작품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었으나 ‘사회참여형 디자인 프로젝트’로 인정돼 영국의 최고 권위 현대미술상인 터너상을 수상했다.

Q. 아트센터 나비도 커뮤니티 빌딩을 중시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커뮤니티 빌딩을 지속적으로 해오시면서 배우신 노하우가 혹시 있다면요?

"잘 놀아야 돼요. 놀면서 친해져야 되는 것 같더라고요. 한 예를 들면 2018년에 저희가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를 하면서 ‘블록체인 포 굿’이라는 소셜 임팩트를 위한 해커톤을 했는데요. 50명 정도를 데리고 양양에 가서 서핑을 시켰어요. 서핑을 한 번도 안 해본 친구들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바닷물을 많이 먹었죠. 그렇게 하루를 태양 아래에서 놀고 나서 해커톤을 했는데 결과가 어마어마하게 좋았어요. 펀딩도 받고 나가서 상도 받고 그것을 잊지 못해서 언제 또 하냐고 연락도 오는데요. 


그때 알게 된 게 창의적인 커뮤니티는 놀아야 한다는 것' 이었어요. 그 다음에 너무 돈이나 목표지향적이면 재미가 떨어져요. 그래서 커뮤니티 빌딩은 저 같은 사람이 하는게 적합한 것 같아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나 이런 곳은 너무 빡빡 하잖아요. 목적이 너무 뚜렷하고요. 타작마당에서 운영해왔듯이 약간은 헐렁헐렁 놀아가면서 그렇게 할 때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거기에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앵커가 되는 사람 한두 명 초대할 수 있으면 사람들이 모이고 보고 모이고 하는게 있죠."

[해커톤] 해변에서의 크립토 2018 : 블록체인 포 소셜 굿  © 아트센터 나비

Q. 기업이 미술관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기업 미술관이라고 해도 똑같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다 개별적인 사정이 있고요. 저희 시어머님하고 저만해도 되게 달랐고요. 저희 시어머니는 장소 말고는 거의 지원을 안 받으셨어요. 사비로 운영을 하셨던 거죠. 어머님은 원래 미술과 철학이 전공이셨어요. 그림도 되게 잘 그리셨고요. 그런데 저는 미술 전공이 아니었고요. 어떻게 보면 숙제처럼 떠맡았다가 이렇게 계속하게 된 케이스이고, 20년동안 기업 미술관이라고 생각은 안 해봤지만 재원이 SK에서 왔으니까 그게 사실은 맞죠.

 

기업과 미술관, 특히 아트센터 나비와 같은 미디어 아트센터가 텔레커뮤니케이션과 IT를 위주로 하는 기업과 협업을 잘 할 수 있었다면 좋은 시너지를 냈을 것입니다. 나비 20년을 돌아 볼 때, 처음 10년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SK의 본사의 한 공간을 차지하면서 미술관이 존재하는 이유도 딱딱한 기업문화를 좀 바꾸어 보라는 최태원 회장의 바람이 있었는데, 저희가 기업문화를 바꿀 만큼의 강력한 예술적 영감을 주지 못했던 것이지요.

 

그러다가 2010년 이후 소위 융복합 시대가 도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우습게도 KT에서 먼저 협업을 하자는 연락이 왔지요. 그후 SKT와도 여러 프로젝트를 재미있게 했습니다. 저의 랩에서 <동행이>라는 커다란 곰돌이 로봇을 만들 때 기술적 도움을 받았고요, 이후 인공지능 시대로 본격적으로 접어 들면서 SKT와 공동으로 팬다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2012년 여수 엑스포에서 SKT 기업관을 아트센터 나비가 만들어서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금은 SK와의 관계가 끊긴 상태입니다. 더 이상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않고 이제는 홀로서기를 하고 있습니다."
Q. 아트센터 나비 20년사에 시어머니의 미술관에 대한 생각이 좀 남다르셨다고 언급하신것으로 아는데요.

"네, 어머님이 굉장히 말씀을 안하시는 분이라서 잘 몰랐어요. 같이 있을 때는. 다만 나는 이런 천사가 있나 싶은 진짜 너무 훌륭한 성인 같은 분이세요. 보통은 시어머님하고 며느리 하고 좀 어렵잖아요. 그런데 저는 친정엄마보다 더 좋을 정도로 그렇게 훌륭하신 분이셨어요. 그런데 돌아가시면서 유품을 정리할 때 보니까 그 읽으신 사서삼경은 물론이고 동서고금에 이걸 다 통달하셨고, 깨알같이 옆에다가 다 해석을 하시고 그 공부를 다 하신 거예요. 그런데 전혀 표시를 안 내셔서 몰랐어요. 그런데 그런 얘기는 하셨어요. 아트 스쿨을 만들고 싶다” 그런데 그냥 아티스트를 키우는게 아니고 아마 새로운 생각을 하는 새로운 세계관과 가치관을 던져줄 수 있는 철학에서부터 시작하는 이러한 아트 스쿨을 생각하지 않았나 생각이 돼요."

노소영 관장과 시어머니 고 박계희 여사 모습

Q. 아트센터 나비가 지금 하고 있는 것도 그런 연장선상 아닐까요?

"아니 안 그랬어요. 20년동안. 저는 그냥 기술만 쫓았지, 철학이나 그런 것은 적극적으로 개진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시대에는 진짜 리더라면 이제는 좀 멈춰서 생각 좀 해보게나 잘 일러주는 분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 많지는 않으시지만요. 그리고 ‘나는 너랑 달라’ 하지만 ‘달라도 나를 인정해야 돼’ 이런 얘기도 좋지만 ‘다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은 게 있잖아요. 같은 사람이고. (너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나도 속상하잖아요. 그런 게 있는데 저는 동질성, 인간이 외양적으로 다르더라도 결국 보이지 않는 것에서 우리가 같은 휴머니티라는 그런 의식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그런 오피니언 리더들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통섭인재양성소 타작마당'에서 인터뷰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지난 16일>
Q. 관장님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끌어 오셨는데요. 관장님은 보통 어디서 영감을 많이 얻으시나요?

"고통에서? 아플 때, 뭐가 잘 안 풀릴 때 막혔을 때, 그럴 때 이게 왜 이러지,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게 저의 영감인 것 같아요. 왜 이렇게 됐지? 이것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생각을 다르게 해야하지? 그리고 책은 많이 안 읽는데 경전은 읽어요. 고전하고요 그런 것을 읽으면서 마음의 거울이랄까? 뭐 그런 시간을 좀 갖는 편이죠. 지금은 한국인의 높은 자존감, 평등의식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좀 특별하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기동 교수님이 환단고기를 한번 보라고 해서 그것을 지금은 읽고 있어요."

인터뷰가 진행된 타작마당은 주택을 개조한 거실에 장작 난로와 피아노가 놓여있고 옆쪽으로는 커다란 부엌도 딸려 있어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같이 머리를 맞대 토론하고 먹고 놀 수 있는 너무 부러운 네트워킹 공간이었습니다.

<'통섭인재양성소 타작마당'의 내부 모습>

노소영 관장은 하루 빨리 코로나가 완화돼서 다들 타작마당에 다시 모이고, 사람들과 아이디어가 다시 북적일 날을 손 뽑아 기다리고 있다 했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더니 이제는 교육이 정말 바뀌었으면 한다 강조했습니다. 지금 시대 정말 중요한 교육은 창의성, 융∙복합, 그리고 다른 사람하고 화합해서 일하는 것, 남을 이해하는 것, 공감하는 것, 더 큰 마음으로 큰 세상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의 교육은 그렇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진짜 정치 어젠다의 1번이 교육이 되어서 변화하는 시대, 아이들이 자기 정체성을 찾고, 본인들의 주체를 세워주는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이고 의미 있는 커뮤니티 빌딩의 시작이겠다 노소영 관장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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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DIARY 를 만드는 사람들
이정애 기자 다양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으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믿으며 SBS D포럼을 총괄 기획해 오고 있습니다.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 시사고발프로그램 ‘뉴스추적’ 등을 거쳤으며 2005년부터 ‘미래부’에서 기술과 미디어의 변화,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떻게 다르게 같이 살아가야 할 지 고민해 오고 있습니다.

최예진 작가 시사뉴스선거 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경험했고 2018년부터 D포럼을 기획구성하고 있습니다지식 포럼을 조금 더 대중 친화적으로, '가까이 와닿는포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채희선 기자 : 2010년에 기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사건, 법조, 경제·산업, 방송통신정책, IT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뉴미디어국 비디오머그 등에서 일하면서부터는 "'무엇'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더욱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2022년 SBS D포럼을 기획하는 미래팀에서 무엇을 보도해야 할지, 구독자님들과 소통하며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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