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기억'하는 일

🧡Season 3🧡 Vol 22 . 2024.02.02 ~ 2024.02.08

페미니즘 '두껍게' 읽기
설날 때 없어져야 할 음식은 뭘까요?

페미니즘 '두껍게' 읽기

요즘 하이힐 신어요?👀 신발장 안 깊숙이 밀어 넣은 하이힐을 떠올려봅니다. 대학교 땐 꽤 신었는데, 취준생 시절 그리고 기자로 일하면서 점점 자취를 감췄습니다. 하이힐을 신으면 당장에 기동성이 떨어지고, 발이 너무 아프거든요.🥲

요즘 2030세대에선 하이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이유진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NPD그룹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동안 하이힐 판매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재택근무가 길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흥미 있는 분석은 "여성들이 고통을 요구하는 제2의 하이힐 적응기를 감내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고통'에서 벗어날 때 온전히 '나다움'이 미의 기준이 됩니다. 이기열 백석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나다운 것, 자연스러운 것을 겉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패션이다. 하이힐은 물론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스키니진 대신 통 넓은 슬랙스 바지가 대세인 것도 '나다운 패션'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하이힐이 '여성의 상징'이라는 말은 옛말이 된 걸까요? 글쎄요.🤔 대중매체에선 여전히 여성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드라마 속 성공한 여성들은 하나같이 높은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회사를 걷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드라마 <대행사> <WWW>에서 능력 있는 여성 주인공들은 마치 '전투화' 마냥 높은 구두를 신고 있잖아요.

구두가 지침으로 존재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해도 성별에 따라 복장 등 지침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성 직원들은 굽 높이가 '5cm 이상'인 구두를 신어야 합니다.😠 정형화한 여성성을 욱여넣은 '인위적인 자화상'을 '하이힐'이라는 구두에서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 <바비>에서 바비월드를 벗어나 현실세계가 어떤 곳인지 깨달은 바비가 자신 본연의 발을 보는 마음과 겹쳐집니다.

'시선으로서의 구두'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지난호 레터에서 다룬 '몸'에 관해서도 떠오릅니다. 이른바 '살찐 몸'을 바라보는 문제적인 사회 시선이요. "친구가 효과를 본 다이어트 비법을 알려주겠다" "뚱뚱해서 둔한 줄 알았는데, 빠릿빠릿하게 일을 잘한다" 등 따위의 무례한 말들입니다.😩

저는 "몸에 관해 이야기할 때 유난히 '여성의 몸'에 더 많은 시선이 개입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 몸뿐일까요,,

책 『벨 훅스 같이 읽기』에서 저자 중 한 명인 조은은 "더 이상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누군가의 말을 믿지 않는 것처럼 여자들의 "아팠기에 성장했다"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우리는 '그' 폭력과 불편한 프리사이즈 옷이 있었기에 잘 자란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서로가 있었기에 기어코 살아남은 것이다"고 지적합니다.

개성을 말하면서도, 거식증의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능력 있는 여성'의 상(像)을 '높은 구두에 마른 여성'으로 그려내는 '그' 시선을 직시해보려고 합니다.✨ 동시에 '그' 시선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 봅니다. 저자 조은의 말처럼 "페미니즘이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어떤 시선 속에서 살고 있는지 되짚어"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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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팀 유선희 기자 yu@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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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벨 훅스' 글 같이 읽어봐요💕

📚 앞서 짧게 『벨 훅스 같이 읽기』 책을 언급했는데요. 본격 소개해보려고요.😃 (올해 첫 책 이벤트 소식도 있으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좁혀질 것 같지 않은 차별과 혐오의 거리감에 한숨이 나오는 분들이라면 이 책에 주목해 주세요.📣 '페페(Feminist Pedagogy)연구소(여성주의교육연구소)'에서 기획하고 동녘 출판사에서 펴낸 책 『벨 훅스 같이 읽기』입니다. 페페연구소가 '벨 훅스 독서모임'을 진행한 결과물을 엮어낸 책입니다.💕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벨 훅스를 잘 아실 텐데요. 미국의 저명한 흑인 페미니스트 사상가이자 사회운동가입니다. 페미니즘 입문서이기도 한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벨은 페미니즘뿐만 아니라 사랑, 계급, 교육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벨 훅스 같이 읽기』 책 한 권에 벨의 저서 7권이 소개돼 있으니 '벨 훅스 사유세계'라는 이름을 붙여볼 수도 있겠습니다.😊 7명의 저자는 각각 자신의 관점과 언어로 벨의 책을 소개합니다.

저자들이 소개하고 있는 벨의 책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을 포함해 『난 여자가 아닙니까?』, 『벨 훅스, 경계 넘기를 가르치기』,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올 어바웃 러브』, 『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본 블랙』 등입니다.

개인적으로 저자 레일라가 벨의 책 『올 어바웃 러브』를 소개하고 풀어낸 글이 좋았습니다. "사랑이 대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대"에, 그리고 그 질문에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제게 안성맞춤입니다.😅 저자는 책을 읽고 "사랑에 대한 사회의 통념이 얼마나 사랑을 뭉뚱그리고 또 소비하도록 대중을 부추기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는데요. 저도 가만히 생각해 봤어요. 뚜렷한 갈등상황에서 '사랑'이 언제나 낭만적일 수 없다는 생각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앞서 언급한 저자 조은은 벨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책을 다루고 있습니다. 백래시에 대응할 언어를 찾는 분들이라면 이 챕터를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난 여자가 아닙니까?』를 소개한 저자 오혜민은 실제 독일 유학 중 겪었던 인종, 젠더 차별 경험을 담담하면서도 단단하게 풀어냅니다. 벨과 가상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의 글 전개가 흥미롭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들과 독서 스터디를 하는 기분도 듭니다.🐾

✔️ 자, 그럼(!) 기다리던 '도서 증정 이벤트' 공지입니다.🤗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간단히 적어 신청해 주시면, 10명을 선정해 책을 무료로 보내드립니다.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마구마구 참여해 주세요! 👉신청하러가기🖱️

※ 해당 도서 소개와 이벤트는 출판사 동녘으로부터 소정의 금액을 받고 진행됐습니다.

✔끊임없는 비판에도...'필리핀 가사노동자' 올 상반기 도입하는 서울시

📌 서울시가 올해 상반기 중 이주 가사노동자 100명을 맞벌이 가정 등에 연결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시작합니다. 맞벌이 가정·한부모 가정·임산부가 있는 가정 등이 6개월간 이주 가사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습니다. 이주 가사노동자 국적은 모두 필리핀 여성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년 처음 제안한 이후 본격화된 이주 가사노동자 도입은 저출생 해결의 근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자녀를 직접 돌보는 시간'보다는 '일하는 시간'을 보장하는 정책인 데다 월 200만원 이상을 감당할 수 있는 일부 중산층 이상만 이용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사람 죽이는 제품 만들어"...'아동 성 착취'에 고개 숙인 SNS 경영자들

📌 미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가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 착취 위기'를 주제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청문회에선 플랫폼에서 미성년자의 성 착취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의회에선 미성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번 청문회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X(옛 트위터) 린다 야카리노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성폭행범 형기 끝나고 평가 거쳐 '석방'...무기한 수감 가능해진 싱가포르

📌 성폭행 등을 저지른 중범죄자를 형기가 끝나도 무기한 수감시킬 수 있는 법안이 싱가포르에서 통과됐습니다. 싱가포르 의회는 지난 5일 '공공보호강화선고' 도입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했습니다. 살인미수, 과실치사, 성폭행 등 중대한 성범죄·폭력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21세 이상 범죄자 중 재범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형기를 마쳐도 자동 석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형기 이후에는 매년 평가를 거쳐 석방 여부가 결정돼 사실상 무기한 수감도 가능해집니다.

🗨️ 아이유 신곡 뮤직비디오, 어떻게 봤어요?

아이유의 신곡 뮤직비디오(제목도 더불어)에 대해서도 처음 본 당시 황당하고 어이 없었지만 오늘 말씀하신 부분들도 이해는 가요. 그렇지만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어디까지나 비장애인의 좁은 시각에서 장애를 도구화했다는, 스토리텔링의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것에 있어서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현실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에 오르기만 해도 역무원들에 의해 제지당하며 장애인 시위는 출퇴근 혼잡을 야기한다고 매번 비난받는 사회에서, love wins(all) 메시지가 가수가 의도한 것이 무엇이든 올바르게 전달되리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아서 씁쓸하지만... 어떻게 보면 여권을 비롯해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너무나 편협하고 차별적인 우리나라 사회에 이러한 논란도 계속 언급되는 것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Love wins>라는 제목에 비판이 일었을 땐 '모르면 그럴 수도 있겠지...'라는 마음이었어요. 며칠 뒤 아이유씨가 작성한 드래프트가 SNS에 올라온 것을 읽고,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음이 불쾌감으로 변했습니다. 소수자의 정치적 투쟁의 구호를 가져가서 '혐오의 시대'라고 덧칠을 한 다음에 자신의 팬들에 대한 사랑의 표현으로 치환시킨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난 후 저의 불쾌감은 착잡함으로 바뀌었죠. 디스토피아의 배경에서 상상력을 발휘하여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이 결국 정상성의 환상으로 범벅된 곳이란요. 뉴스레터에서 사용하신 표현을 빌려쓰면 '혐오에서 벗어나 다함께 웃는' 지향점이 결국 정상성을 추구한 비장애인들만의 세계라는 것에서 헤아릴 수 없는 착잡함을 느꼈습니다. 빈곤한 상상력이 뮤직비디오에서 재현된 것이죠. 우리 모두가 처한 현실의 문제를 성찰을 통해 반영하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습디만, 이 일련의 사건들은, 반영은 커녕 현실을 왜곡하고 회피하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Re] 플랫 입주자분들께 아이유의 신곡은 가닿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죠. 소수자들이 자꾸 광장 밖으로 밀려나는 장면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현실을 비추려고 시도할 때, 더 넓고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면을 더 들여다볼수록 오히려 이해는 힘들어질 수 있어요. 내 위치가 아니라 '타인의 눈높이'에 맞춰 세상을 본다는 게 쉬울 수 없으니까요. 그러니 더 의식하고 노력해야겠습니다.🤝 구체적인 현실을 이해하는 폭에서 풍부한 상상력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더불어 『벨 훅스 같이 읽기』 책을 보면서 'Love(러브)'는 그냥 'Love(러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랑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도 어려워 그렇습니다.

🤔[궁금해요]설날 때 없어져야 할 음식은 뭘까요?😂

👀 설 연휴가 시작되는 이번 주 질문은 "설날 때 없어져야 할 음식은 뭘까요?" 입니다. 차례상에 올리기 위한 전을 부치다 몸이 굳어진 경험,, 저만 있는 건 아니죠?(ㅎㅎ) 그런데 또 갓 부쳐낸 전을 먹는 즐거움이 크잖아요. (포기 못 해..🫠) 입에 좋은 음식은 왜 그렇게 열량이 높은 걸까요.

손이 많이 가는 설음식을 해야 하거나 다이어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게 하는 음식 등 다양한 이유로 설날 때 없어져야 하는 음식이 뭔지, 한번 꼽아봐요.😏 '초고물가'에 장보기가 무서워진 이유도 좋습니다. 플랫팀에선 "왜 음식을 없애나요? 떡국 먹어야죠!!"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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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Flat

지난회차 레터를 읽은 독자분들의 피드백입니다.

👤마고 로비의 말에 다시 한번 위안을 얻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그레타 거윅이 천재만재라고 생각하다가 이제 드디어 온세상에 알려졌다 생각했는데 이런 패싱이라뇨! 하지만 역시 산전수전 겪은 언니들의 넉넉한 말은 정말 든든하네요. 다시 힘을 내어, 일단 <추락의 해부>를 보러 가보겠습니다! 이렇게 멀리 있는 서로를 연결해, 새로운 힘을 주셔서 감사해요 플랫!.

👤바비 패싱은 너무 아쉽고 황당하지만.. 주연배우의 코멘트와 영화 자체가 가진 의미나 영향력, 개인적으로도 제게 주었던 위로와 위안을 생각하자 오늘의 내용처럼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라고 마음을 다잡게 됐어요. 매일 매주 새로운 뉴스에 분노하고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여성들은 오늘의 하루를 꿋꿋히 살아가겠죠!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 From.Flat

같이 위안을 얻었다니 참 좋습니다.

영화 <추락의 해부>는 지금 국내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에요.

저도 설 연휴에 시간 내어 보러 갈 생각입니다!

영화 보고 감상평도 공유해요. ^^

입주자분들 모두 평온한 설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레터는 다음 주 한 주 휴재합니다.

더 건강하게 만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