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봤지만 저는 그 창조된 캐릭터도 저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기자신에 대한 탐구는 계속 해야하는 것 같아요. 나의 가치관, 정체성, 성격 등 자기자신을 제일 잘 알아야하더라구요.

이게 생각을 넘어 실제로도 제가 제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수록 영상안에 담긴 제 연기들이 훨씬 살아있음을 느껴요.

누나가 저한데 그러더라구요. '연기 언제까지 할 거냐고. 나는 사실 네가 연기 잘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붙들고만 있는 것 같다'라고. 그 때 깨달았죠. 지금 누나에게도 인정을 못 받는데 내가 지금 이 일을 하는 게 맞나? 하고요. 그 때부터 다시 시작을 하게 된거죠. 진짜 절실하게 했던 것 같아요.

십 년 전에 공연을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자신이 생겨 누나에게 보여주니 처음으로 ‘뭐 이제 조금 연기하네. 계속 해라.’ 라고 해줬어요. 그 때부터 자신감이 생기고, 뭐든 오면 또 목숨 걸어야겠다. 늘 그랬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