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동주>에 관한 글 한 편을 썼습니다. 그 글이 실리는 곳은 8월 15일 광복절에 텀블벅 펀딩을 시작한 독립영화잡지 index 3호입니다. 광고는 아니구요. 그냥 좋은 영화에 관한 좋은 글(들)이 실린 좋은 잡지 하나를 알려 드리려는 것뿐입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저는 아직 이 잡지가 얼마나 좋은 잡지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왜냐면 저 역시 책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건 이 책에 6편의 글과 감독/배우진들의 인터뷰가 들어있다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알고 있는 것은 제가 쓴 글이 어떤지에 관해서인데요. 오늘은 여기에 그 글이 얼마나 재밌는지(?)에 대해 간단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글의 제목은 [그 사람에 대한 오해와 발견의 고백록]입니다. 제목이 참 직관적이고 쉽죠? 원래는 ['동주'에 대한 오해, 그리고 고백들]이라는 노잼 제목을 갖고 있었는데요. 인덱스의 편집장님과 수정/대화를 하던 도중에 지금의 제목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오해’와 ‘고백’은 그대로인데, 거기에 ‘발견’이라는 단어가 추가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으실 텐데요. 그건 제가 쓴 글의 주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발견’이었기 때문입니다.


글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윤동주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그가 그저 시인이었다는 것이다.’



윤동주에 대한 오해 중 가장 쉽고 흔한 것 중 하나를 골라서 글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윤동주에 대해 이미 많이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부끄럽게도 저는 윤동주를 시인 혹은 저항 시인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동주>를 본 다음 저는 새로운 ‘동주’를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오해->발견’의 고백록인 것입니다. 온전한 비평이라기보다는 에세이의 성격도 조금 가지고 있는 글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발견한 ‘동주’가 무엇인지에 관해선,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읽기에 더 재밌으실 것이기에 여기에 더 적지는 않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 덧붙이고 싶은 또 하나의 발견이 있습니다. 바로 영화의 불완전성입니다. 저는 <동주>를 보고 영화는 완벽할 수 없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동주>를 통해 사람 윤동주의 다양한 면모를 알게 되었지만, 한편으론 이게 결단코 윤동주의 전부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영화는 절대 한 인간의 모든 것을 담아내지 못합니다. 아무리 크리스토퍼 놀란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카메라와 1억 달러 제작비를 들여 세 시간이라는 러닝 타임 동안 한 인간의 몇 년을 보여줘도, 우리는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라는 사람의 단면을 간신히 헤아릴 수 있을 뿐입니다.


그 제작비의 1%도 못 미치는 돈으로 만들어진 <동주> 역시 그것에 성공했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동주>가 특별한 이유는 자신이 그것에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자신이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을 말하며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윤동주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해 봤지만, 과연 이것이 윤동주의 전부일까? 아니 과연 우리가 한 “사람”에 대해서 완벽히 안다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다 안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또 다른 오해는 아닐까?’


그래서 제 글의 제목은 ‘동주’가 아닌 ‘사람’입니다. (<동주>라는) 영화는 결국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만든 것이니까요. 그러나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하다는 것.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제가 이 영화에서 발견했던 것이구요, 이 좋은 발견에 대해 이야기하며 <동주>에 관한 제 글 또한 마무리됩니다. 그 마무리의 일부분을 동봉해 드리며, 오늘의 레터를 마무리합니다.



첫 번째 동주, 두 번째 동주, 세 번째 동주, 네 번째 동주. 그런데 과연 이게 끝일까? 어쩌면 누군가에 대한 오해는 이렇게 셀 수 있는 가짓수로써 누군가를 규정한 뒤 그 사람을 다 알았다고 착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 수도 있다.



- ONE DAY ONE MOVIE by 김철홍 -


  

원데이원무비 다음 주는 한 주 쉬어갑니다.

무더운 여름 마무리 잘하시길.

저는 9월 2일 원데이원무비 72호로 돌아오겠습니다!


index 3호 <동주> 편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여기에서 확인 가능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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