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H지수
TODAY's DIGGING
소중한 노후자금
단체로 잃을 위기라고요?
┃글 Hoa

올해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별로 못 들어본 것 같아요. 투자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이 중에서도 홍콩 주식시장과 연계된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이 단체로 원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요. 홍콩H지수와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Equity Linked Securities) 이야기예요.


ELS가 뭐야?

H지수 ELS, 홍콩 주식시장과 관련된 금융상품인 건 알겠는데, 이름만 봐도 너무 복잡해 보여요. 어떤 상품인지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정리해 봤어요.

Q. 이름이 왜 ELS야?
A. ELS(Equity Linked Securities)는 ‘주가연계증권’이라는 뜻이에요. 이름 그대로 주가지수와 연계된 금융상품이죠. 우리가 주식에 투자하면 주가가 오를 때 수익을 보고 주가가 내리면 손실을 보잖아요? ELS는 주가가 어느 정도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해서 그 안쪽이면 수익을 보고 벗어나면 손실을 봐요.

ELS는 보통은 2개~4개의 주가지수에 연계돼 있어요. 예컨대 홍콩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홍콩H지수, 국내 대표 주식을 모아놓은 코스피, 미국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에 연계된 ELS는 세 지수가 모두 특정한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거예요.


Q. ELS는 수익을 어떻게 내?

A. 주가지수가 예상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은행에서 미리 약속한 수익을 받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지금 2500선인 코스피가 1년 뒤 2000선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거죠. 수익률은 보통 은행 예금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에요.

                                                                                                 
Q. 정해진 기간이 있어?

A. ELS의 만기는 보통 3년이에요. 다만 수익을 내기 위해 만기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고, 6개월 마다 ‘조기 상환’할 수 있는 기회가 와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6개월 마다 주가가 예상 범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원금과 수익을 받고 나올 수 있다는 거예요.


Q.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거야?

A. ‘주가가 이 범위 안에서 움직일 거야’라는 기준은 ELS를 출시하는 금융사에서 정해요. 예컨대 ‘가입 후 1년이 지났을 때는 처음의 80% 이하, 2년이 지났을 때는 70% 이하, 3년 만기 때는 65%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식이죠.

Q. 이 범위를 벗어나면 어떻게 돼?

A. 범위를 벗어난다고 해서 바로 원금을 잃는 건 아니에요. 위에서 정한 ‘6개월에 85%’라는 기준은 수익률을 받을 수 있는 가격선이에요. 원금은 당연히 돌려받을 수 있고요. 원금을 잃는 기준은 훨씬 낮아요. 보통 3년 뒤 주가지수가 처음의 50% 이하로 떨어지면 돈을 잃을 위험이 생겨요. ELS에 연계된 2개~4개의 주가지수 중 어느 한 개라도 처음의 50% 밑으로 떨어진다면 하락한 만큼의 원금을 잃는 식이에요. 

그럼 꽤 위험한 상품 아니야?

물론 원금을 잃을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해요. 그런데 사실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에요. 홍콩이나 미국, 한국 같은 큰 시장을 대표하는 주가지수가 -60% 이상 급격히 하락해야 손실이 생기는 건데, 흔한 일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주가가 폭락하지만 않으면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상품’ 정도로 여겨져요. 실제로 예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원하지만, 주식만큼 위험한 투자는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주로 가입하고요.


하지만 ELS의 문제는 주가지수 가격이 기준선보다 조금이라도 더 떨어지는 순간, 손실이 어마어마해진다는 거예요. 이번 사태도 많은 사람이 돈을 동시에, 대규모로 잃을 위험이 생겼기 때문에 심각하게 여겨지는 것이고요.


H지수 ELS, 많이 팔린 이유는 뭐야?

1️⃣ 팬데믹 때 투자할 곳이 마땅찮았어

H지수 ELS가 가장 많이 팔린 시기는 2021년이었어요. 팬데믹으로 인해 기준금리가 아주 낮았던 시기라서, 예·적금 금리도 낮았어요. 그래서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주는데 위험은 크지 않다는 말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거죠. 2021년 상반기에 ELS에 가입했다면 3년 뒤인 내년 상반기에 만기를 맞게 되는데, 국내 5대 은행에서 판매한 규모만 약 8조원에 이른다고 해요.

2️⃣ 팔면 수수료 많이 벌어

ELS는 상품 구조가 복잡해서 판매사가 떼 가는 수수료도 높은 편이에요. 요즘 많이들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와 비교했을 때 ELS 수수료는 최대 10배 가까이 비싸기도 해요. 그만큼 ELS를 판매했을 때 은행에서 가져가는 수익도 큰 편이에요. 그러니까 은행 창구 직원들이 가입을 권유해서 ELS에 투자하게 된 경우도 많았다고 하고요.


이번에 문제가 생긴 이유는?

사람들이 H지수 ELS에 많이 투자했던 2021년만 해도 홍콩 주식시장은 호황이었어요. 2021년 상반기 H지수는 1만~1만2000선이었죠. H지수는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 50개의 주가를 따라가요. 그래서 중국 주식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죠. 그런데 팬데믹 이후에 중국 경제가 회복하지 못하면서 주요 기업들의 주가도 뚝 내려갔어요. 지금 H지수는 2021년의 절반 수준인 6000선에서 움직이고 있어요. 만약 여기에서 주가지수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원금을 일부 잃게 돼요.


이번에 특히 논란이 된 건 투자금을 잃을 위기에 처한 ELS 투자자 중 고령자가 많았다는 사실이에요. ELS가 어떤 상품인지 이해하지도 못한 채 ‘안전한 상품’이라는 은행 직원의 말만 믿고 퇴직금이나 노후 자금을 투자했는데, 예상치도 못하게 돈을 날릴 위기에 처한 거죠.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이번 사태의 핵심은 ‘은행에서 ELS의 위험성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에 있어요.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면 ‘불완전 판매’에 해당해요. 돈을 잃을 위기에 처한 투자자 중 상당수가 위험을 충분히 설명받지 못했다며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고 있어요. 만약 정말 불완전 판매가 있었다면, 손실을 일부 보상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ELS를 판매한 금융사들과 투자자들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라 사실 여부를 따지기는 쉽지 않아 보여요.


🏦은행: 충분히 설명했는데? 

지난 2021년에 ELS와 비슷한 금융상품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대규모 손실을 봤던 일이 있었어요. 그 이후로 금융상품 소비자 보호 절차가 엄격해졌어요. 특히 상품에 관해 설명할 의무가 까다로워졌죠. 은행들은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ELS 판매 과정을 녹취하고 있고, 특히 고령자의 경우 상품을 이해했는지 추가 확인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투자자: AI가 설명하는 걸 어떻게 이해해!

요즘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자세한 상품 약관을 설명하는 곳이 많아요. 고령 투자자들의 경우 ‘AI가 하는 상품 설명이 너무 빨라서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라고 주장했어요.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지금 주요 은행들은 H지수 ELS 판매를 중단한 상태예요. 정부에서도 조사와 수습에 나서겠다고 밝혔고요. 하지만 결국 지수가 오르지 않는다면 아무리 피해자 구제가 이뤄진다고 해도 큰돈을 잃는 사람들이 속출할 것 같아요.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수가 꼭 오르길 바라야겠네요.

┃3줄 요약
- 지난 2021년에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원금을 잃을 위기에 처했음.
- ELS는 만기 전까지 주가가 급락하지 않으면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지급받는 상품인데, 몇 년 사이 중국 경기가 악화하며 H지수가 반토막 났기 때문.
- ELS 투자자 중에는 특히 고령자가 많아서 정부에서는 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
EDITOR's COMMENT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흥미롭게 읽으셨나요?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유독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몇십년간 일한 대가로 받은 퇴직금, 평생을 모은 노후 자금, 집을 팔아서 마련한 돈... ELS 투자자들이 잃을 위기에 처한 돈에는 저마다 사연이 있었거든요.

문제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거예요. 10년 전인 지난 2013년에는 원유 가격과 연동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투자금을 70% 이상 잃은 사건이 있었어요. ELS가 주가지수와 연계된 상품이라면, DLS는 주식 외에 다른 투자처(ex. 원자재 등)에 연계된 금융상품이에요. 돈을 잃은 투자자들은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부분 패소했어요. 법원에서는 투자자들이 DLS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이후에도 비슷한 사태는 반복됐어요. 3년 전에 독일 국채 금리와 연계된 D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나자, 정부에서 은행에서 이렇게 복잡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걸 아예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죠. 하지만 은행권의 반발이 커서 결국 소비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정도로 타협했어요. 그런데 3년여 만에 같은 사태가 또 터질 위기에 처한 거예요.

ELS나 DLS 같은 상품들은 구조가 복잡해서 웬만한 금융 지식을 갖춘 사람이 아닌 이상 이해하기 힘들어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 직원조차 무슨 상품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죠. 판매는 대부분 은행에서 됐지만, 이런 상품들을 만드는 건 은행이 아니라 증권사예요. 이번 사태를 두고 ‘은행에서 만들지도 않는 상품을 판매하는 게 맞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는 이유죠.

물론 이번 사태가 정부나 은행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비슷한 피해가 여러 차례 반복되는 동안 더 확실한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는 비판을 피해 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디거들 생각은 어떤지, 디그 슬랙 커뮤니티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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