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룸 별책부록 🎧

투룸 별책 부록

투룸 제작팀이 뽑은
올해의 곡🎵

글 박예진

“당신의 2023년은 어떤 곡으로 설명할 수 있나요?”


각종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올해의 곡을 선정하는 계절, 한 해의 끝이 다가온다. ‘올해의’가 어미로 붙는 것은 빈도 수를 나타내는 혹은 평가를 했을 때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법한 무언가를 의미하는 걸까? 어쩌면 개인적으로 소중한 추억이 담겨있는 순간에 가까울 수도 있지 않을까? 투룸 팀은 각자 올해의 곡을 어떻게 정의하는 지 물었다. 

1.
김현지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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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fjan Stevens - Chicago

Sufjan Stevens의 곡을 자주 듣는 데 김현지 디자이너의 추천으로 처음 알게 된 곡. 음악 추천의 묘미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곡을 새롭게 알게 되는 데에 있다. 드라마의 오프닝 사운드트랙인 이유를 알 것 같은, 마치 뮤지컬의 오프닝 장면을 연상시키는 곡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차들과, 문을 여는 가게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김현지 디자이너의 올해의 곡은 일상 속에서, 힘든 순간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게 해주는 곡이었다.  


“디즈니 플러스에 있는 <The Bear>라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데 시즌1 에피소드 7이 이 곡으로 시작해요. 주인공인 시드니가 일하는 식당으로 출근하는 장면에서부터 이 음악이 나오는데 희망이 솟아나는 느낌의 음악이라 즐겨 듣게 되었어요. 석사논문 쓰는 중에도 자주 들었고, 마음이 지칠 때 찾게 돼요.”

2.
김은지 에디터,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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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rd Connection – Hymn of the Birds

올 한 해가 영화라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실릴 만한 곡. 음악을 듣는 순간 무너질 것 같았던,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했던 모든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김은지 에디터의 2023년도 비슷한 마음으로 보냈기에 이 곡을 골랐을 거라 짐작해 본다. 어떤 인생의 전환점과 기로에 서있는 모두가 듣기를 바란다. 


“올해 저에게 전환점 중 하나였던 락 페스티벌에서 좋아하게 된 밴드예요. 이 곡을 들으면 참 자유로워요. 이 노래를 듣다 보면 내가 한 선택이 꼭 정답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올해는 나와 친해지는 해였거든요. 안 해봤던 것들을 도전해 보기로 했고, 다양한 새로운 것들을 많이 시도했어요. 무엇보다 오랜만에, 평화롭고 행복한 생일을 보냈어요. 이보다 큰 행복이 있을까요?” 

3.
정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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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R 나른하고 편안한 한여름 날의 학교

정혜원 에디터의 선택은 항상 내 상상의 범위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음악이 아닌 ASMR을 추천받은 적은 처음이라 새롭다. 한국에 들어가지 못했던 3년의 시간 동안 가장 그리웠던 것은 여름의 소리, 한 여름밤 풀벌레 소리, 매미의 소리였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찌는 듯한 더위에 솔솔 부는 바람, 풍경이 자연스레 그려지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가장 행복했던 여름을 떠올리고 만다. 


“올해엔 여러 가지 소리들을 습관적으로 들으며 지냈다는 점에서 다양한 ASMR을 올해의 음원으로 꼽고 싶어요. 여름엔 <ASMR 나른하고 편안한 한여름 날의 학교>를 하루 내내 들으며 지내기도 했어요. 가을엔 아침에 <누렁이도 잠이 솔솔 오는 가을의 시골 아침>을 듣고, 어두워질 무렵부터는 부엌에서 국이 끓고 있는 소리, 한밤의 풀벌레 소리 같은 걸 여러 개 찾아 들었어요.”

4.
장한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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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eji

I’ll Remember For Me, I’ll Remember For You


아름다운 시대극 (근대와 현대의 사이 어딘가)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전주와 “원래 그런 거야”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첫 부분이 인상적이다. 나도 모르게 “뭐가 원래 그런데?”라고 되묻다 “그런 거구나” 이내 수긍하게 된다. 나를 위해 그리고 너를 위해 기억하겠다는 단순하지만 연결된 가사의 전개에 묘하게 반복해서 듣게 된다.


“올해 가장 마음에 많이 남은 곡은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뮤지션 예지(Yaeji)의 <I’ll Remember For Me, I’ll Remember For You>이에요. 2분 남짓의 잔잔하고 짧은 곡이지만 가사 한 구절이 마음에 꽤 와닿았어요. “Even though we don’t share the same mother tongue, I’ll write it down for you. I’ll keep it out for you. I’ll remember for you.” 이방인으로서 모국어가 다른 애인, 친구들과 정을 나누며 사는 나에게 이 구절은 왠지 마음을 찌르르하게 했어요. 모국어가 달라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언어와 국경을 거슬러 전해진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5.
미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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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ee – Enjoy Enjaami

투룸 팀을 너무 좋아하는 이유가 미지수 에디터의 선곡에 다 담겨있다. 투룸 팀에게 무언가를 물을 때마다 폭넓고 다양한 취향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이 곡을 듣는 순간 왜 갑자기 밤 중에 멜로디가 떠올랐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신나면서 세련된 남인도의 곡을 발견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싱가포르에서 인도가족과 머물며 인도 음악을 알고 싶다니까 소개해준 곡이에요. 처음에는 시각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화려해서 정신을 못 차리면서 들었는데요. 그곳을 떠난 며칠 뒤 갑자기 이 음악의 멜로디가 생각나 잠 못 이루는 밤이 있었어요. 마침 태국에서 스쿠터 렌탈 하는 곳 주인이 인도 분이어서 물어봤는데 바로 알아듣고 이 곡을 찾아주었어요. 눈과 귀가 즐거운 뮤비예요.“

6.
부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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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le – Back on 74


여름부터 겨울, 어느 계절이든 산뜻하게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곡이다. 과하지 않으면서 신나는 리듬이 연말의 들뜬 마음을 표현하는 듯하다. 자주 듣는 곡과 좋아하는 풍경이 합쳐졌을 때의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곡의 포인트는 마지막 20초가량 잔잔한 애드리브와 기타 반주가 천천히 페이드 아웃 되는 부분이다. 한 해의 희로애락이 담긴 곡과 함께 2023년을 흥겹게 마무리하길 추천한다.  


“Chill하고 Groovy한 멜로디가 마음에 들어 자주 듣게 된 곡이에요. 개인적으로 살짝 구름이 낀 맑은 날에 참 잘 어울리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할 때마다 들으면서 괜히 둥실 떠오르는 느낌에 기분이 좋아져요. 그리고 이 곡의 매력은 뮤직비디오예요. 좋은 곡에 좋은 안무가 더해지면 음악을 듣는 경험이 배로 풍부해질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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