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마라톤 2시간의 벽을 깨는 신발을 만들까?
돈 많이 쓰고 있다.
연말에는 돈 쓸 일이 많은 것인지, 요새 소비욕이 넘치는 것인지 자꾸 뭘 산다.
헤어드라이어가 망가져서 고민하다가 다이슨을 덜컥 사버렸다. 10만원 이하에서도 괜찮은 헤어드라이어가 많지만, 샀다가 뭔가 불만족스러우면 '다이슨이 아니라서 그래'라고 계속 생각날 것 같았다.
10년 정도 사용한 외장하드가 사망하여 삼성 T7 SSD를 구매했다. 2TB SSD를 20만원 중반대에 구매할 수 있는 시대다.
근황: 이직
병원 브랜딩을 하게 되었다. 병원업계는 의료광고법이 까다로워서 뭘 하기 어렵다는 걸 체감하는 중이다. 그리고 (아마도 다른 병원으로부터) 이를 이용한 민원신고가 엄청나게 들어온다. 의료광고법에는 좀 모호한 구석이 있는데, 공부를 좀 해보니 대한민국 입법계는 그러한 모호한 부분을 명확하게 개선할 의지가 없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다른 병원이 색다른 시도를 하거나 하면 이러한 모호한 구석을 이용해서 민원 신고를 한다. 민원이 들어오면 지자체 주무관이 연락해서 광고 내리라고 한다.
내가 근무하는 병원은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주무관이 인스타그램 운영을 정지하라고 했다. 의료심의필을 안 지킨 개별 콘텐츠나 광고 게재를 중단 요청할 수는 있어도 채널 운영 자체를 중지시킬 수 있는 근거는 없다. 하지만 병원에게 있어 주무관은 영업정지까지 시킬 수 있는 권력자이므로 잘 보여야 한다.
언더웨어 추천: 팬티는 ARKET, 양말은 유니클로
팬티는 원래 COS에서 샀는데 COS가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 언더웨어 판매를 중지했다. 그래서 COS의 자매 브랜드인 ARKET에 가보니 거의 동일한 제품을 팔고 있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튼튼하고 좋다.
양말은 기본적으로 유니클로에서 4개 만원에 파는 컬러삭스 검정색과 회색만 빵꾸날 때마다 추가로 산다. 요새처럼 추울 땐 단골공장에서 파는 무지양말을 신는다. 1507 양말도 좋다는데 아직 안 사봤다.

전시 추천

정지현의 <행도그>타렉 아투이의 <더 레인>

  • 장소: 아트선재센터
  • 기간: 둘 다 2024년 1월 21일까지 (월 휴무)


코헤이 나와 개인전

  • 장소: 페이스갤러리
  • 기간: 2024년 1월 6일까지 (일, 월 휴무)

  • 장소: 뉴스뮤지엄 행궁(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76-3)
  • 기간: 2023년 12월31일까지 (매주 금, 토, 일 12~20시 운영)

뉴스레터 추천: 슈톡

스니커즈 관련 뉴스만 소개한다. 국문이다.
연말 선물 가이드
연말이 되니 여러 매체에서 선물 가이드를 내놓고 있다. 내가 봤던 것 중 흥미로운 걸 정리해 소개한다. 해외 브랜드의 경우 국제 배송 가능 여부는 확인 안했으니 그건 알아서 확인하시길... 
해외:
  • 세라믹 제품: Ruth Wilde, Other Beings
  • Good Daze: 귀여운 쥬얼리를 만든다. 제품도 귀엽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들도 좋다.
  • Sandraleandra: 키치한 악세사리와 테이블웨어. 여기도 인스타그램 재밌다.
  • Le Puzz: 다양한 직쏘퍼즐을 판매한다.
  • Collé: 나무로 만든 핸드메이드 꽃 장식이 흥미롭다.
  • My Caico: 리본 코바늘 뜨개질로 만든 가방.
  • What Meg Knits: 귀여운 니트웨어.
  • A24 Shop: 영화 관련한 굿즈를 판매하는 유명한 곳.
  • Ben Gott: 다양한 오브제를 판매하는데 만듦새가 좋아 보인다. 이런 장갑도 흥미롭고, 손잡이가 없어 어색하지만 단순한 이 컵도 재밌다. 쓸데없는 게 분명한 이 열쇠고리는 갖고 싶다. 찾아보니 디자이너가 버질 아블로와 함께 일했고, 반스 볼트랑 협업한 적이 있다.
국내: Careet에서 발행한 "Z세대가 뽑은 NEW 힙 브랜드 22" 기사에서 뽑은 것이다.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마라톤 기록 경신을 위한 신발을 만들기 위해 경쟁해왔다. 전문가들은 이 덕분에 지난 20년 동안 마라톤 기록이 계속해서 단축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슈퍼 슈즈 경쟁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아디다스는 2004년 그들이 일본의 디자이너 토시아키 오모리에게 완벽한 러닝화 제작을 의뢰한 게 슈퍼 슈즈의 시작이라고 주장한다. 오모리는 당시의 주류 제작 방식인 디지털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발 모양을 본떠서 최대한 발에 밀착하는 신발을 만들었고, 그 결과 아디다스 아디제로 시리즈가 탄생했다. 에티오피아 장거리 마라톤 선수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는 2008년 베를린 마라톤 대회 경기 하루 전날 밤 호텔 방에서 아디제로 프로토타입을 착용해본 후 대회에 신기로 결정했고, 다음 날 자신의 세계 기록을 29초나 단축하여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2011년 아디제로 아디오스 2, 2013년 아디제로 부스트, 2014년 아디제로 부스트 2로 각각 마라톤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아디다스는 2시간 마라톤의 벽을 허물기 위해 아디제로 서브2 개발을 시작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때부터 아디다스는 나이키의 라이벌 제품 출시로 인해 가려지기 시작했다.
2017년 엘리우드 킵초게는 나이키의 베이퍼플라이 엘리트를 신고 2시간 00분 25초로 비공식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베이퍼플라이 넥스트%의 프로토타입과 상용 제품으로 신기록을 단축시켰다. 2019년 10월 나이키 에어 줌 알파 플라이 넥스트%의 프로토타입을 신은 킵초게는 비공식 기록으로 1시간 59분 40초로, 2시간의 벽을 깼다.
그리고 이 때부터 마라톤 업계에 소위 “기술 도핑” 문제가 부가되었다. 뉴욕타임스가 50만 건의 마라톤 및 하프마라톤 기록을 분석해 베이퍼플라이를 신은 선수가 다른 신발을 신은 비슷한 실력의 선수보다 3~4% 빨리 달렸다는 결론을 냈다.
2020년 1월, 세계육상경기연맹(IAAF)은 기술 도핑에 대한 조치로 신발 규정을 만들었다. 밑창 두께가 40mm를 넘을 수 없고, 밑창에 탄소 섬유판은 1개만 넣을 수 있으며, 최소 4개월 이상 상용 판매된 신발만 착용하도록 하여 프로토타입 신발 착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프로토타입 금지 규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업계 로비로 인해 2020년 12월 사전 승인을 받으면 프로토타입 신발을 신고 경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2023년 9월, 아디제로 아디오스 에보 프로 1이 여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2분 이상 단축하면서 다시 아이다스의 슈퍼 슈즈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 제품은 아디다스가 마든 다른 러닝 슈즈보다도 40% 이상 가볍다. 이 신발은 타임지가 선정한 2023년 최고의 발명품 200개 리스트에 등재되었지만, 500달러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회용으로 설계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2주 후 다시 나이키가 승기를 잡았다. 켈빈 킵툼은 지난 주 공식 출시하고 2024년 1월부터 판매가 시작되는 알파플라이 3의 프로토타입 버전인 "Dev 163"을 신고 시카고 남자 마라톤에서 공식 기록으로 2시간 00분 35초로 골인했다. 이 경기에서 아디다스를 신은 2위와 3분 이상 차이를 벌렸다. 여성부 우승자인 시판 하산도 Dev 163을 신었다.
아직까지 공식 기록으로 2시간 이내 완주는 없다. 아디다스와 나이키 중 누가 먼저 2시간 기록을 깰 것인지 기대된다.
“개인 음성”은 목소리를 잃어가는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신의 현재 목소리를 저장하는 기능이다. 향후에 목소리를 완전히 잃은 후에 아이폰에 입력한 텍스트를 목소리를 읽게 할 수 있다. 위 링크는 이 기능을 홍보하는 영상인데, 무척 감동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 기능이 필요 없다. 하지만 목소리를 잃는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이다. 아이폰 사용자 중 극히 일부만을 위한 기능을 마케팅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노력과 놀라운 제작비를 투입했다는 점이 대단하다.
“개인 음성”을 사용하려면 iOS 17 버전에서 설정 → 손쉬운 사용 → 개인 음성으로 들어가면 된다. 조용한 곳에서 화면에 표시된 150개의 문장을 읽으면 되는데, 영어로만 지원하고 있는 게 아쉽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기사를 쓴 기자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기사도 인공지능이 작성했다는 게 밝혀졌다. 위 링크의 매체인 Futurism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Drew Ortiz라는 기자는 소셜 미디어도 없고 출판 경력도 없다. 기자의 프로필 사진은 AI가 생성한 얼굴 이미지를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판매 중이다.
기자의 프로필 뿐만 아니라 기사의 내용도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종종 말도 안 되는 표현이 있다. 예를 들면 “연습할 공이 없다면 배구는 시작하기에 어려운 스포츠다.”와 같은 이상한 문장. (Volleyball can be a little tricky to get into, especially without an actual ball to practice with.)
이러한 조사에 대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게 문의했더니 해당 기자의 모든 기사가 삭제되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미국의 오래된 스포츠 잡지다. 지금까지 많은 상을 수상했던 전통적인 스포츠 저널리즘 잡지지만, 몰락의 길을 걸으며 퀄리티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새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 중 한 명인 쿠키 몬스터는 맨날 쿠키를 먹고 있는데, 그 쿠키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글. 결론적으로 먹을 수는 있지만 맛이 없다.
팬케이크 믹스, 쌀, 포도 및 견과류, 인스턴트 커피에 물을 섞는다. 쿠키 안의 초콜릿은 진짜가 아니라 색소가 첨가된 식용 접착제다. 쿠키 몬스터가 쿠키를 먹을 때 과장되게 부스러기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엄청 얇게 만든다. 몬스터 인형이 오염되는 걸 막기 위해 기름이나 지방, 설탕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 그래서 맛이 없다.
2009년 아담 샌들러는 새서미 스트리트에 등장해 이 쿠키를 실제로 먹는데, 촬영이 끝난 직후 바로 입 행굴 걸 갖다 달라고 외쳤다.
스웨덴의 회사로 환경에 끼치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면서 품질 높은 포장 패키지를 만든다. 홍보용으로 제작된 “Lovely Atmosphere”라는 박스 샘플팩을 주문할 수 있는데, 5가지 박스로 구성된 이 샘플은 지구 대기의 다섯 가지 층에 대한 스토리와 시각적 해석을 담았다.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큰 박스 안에 작은 박스를 담은 게 재밌다. 각각의 박스에는 환경 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재료 구성 요소 목록, 인쇄 기법, 제작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 수치를 기재했다.
접이식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소개 영상 2:31)
애플 비전 프로나 메타 퀘스트와 같이 헤드셋 기기에서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게 아닌, 일상 속 디스플레이로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디바이스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얇은 두께와 6인치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 크기. 가격은 300달러. 단 내장 배터리가 없어서 충전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
신기하고 만듦새도 좋아보이긴 하는데 결국엔 생태계 문제 같다. 이러한 3D 디스플레이를 위한 콘텐츠가 얼마나 많아지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요새 최신 휴대폰은 Spatial Photo로 입체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이러한 리소스가 많아지는 것은 Looking Glass에게는 호재.
여기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한 것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경험. 초기 인터넷의 향수. 각 요소들이 레이어화된 구조. 컨셉을 올해 6월에 확정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때 유행하던 Early Cyber 같은 구석이 좀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인터넷 초창기 향수 유행이 한 풀 꺾여서 그런지 살짝 진부한 느낌이다.
WSJ가 인스타그램의 릴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어린 체조 선수, 치어리더, 청소년 인플루언서를 수천 명 팔로우하는 계정을 만들었다. 추천 릴에는 미국 대형 브랜드의 광고와 함께 미성년자의 선정적인 영상과 성인 영상이 떴다. 테스트 계정이 팔로우하는 미성년자 계정의 팔로워에는 성인 남성이 많고, 이 성인 남성 계정들은 수많은 성인 콘텐츠를 팔로우하고 있다. WSJ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지난 8월에 메타에게 전달하고 최근에 다시 테스트를 실행했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Plex라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자신의 지인을 친구로 등록할 수 있다. 11월 말, Plex는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이 지난 주 무엇을 봤는지 알려주는 뉴스레터를 보냈다. Plex가 새롭게 출시한 소셜 기능인 “Discover Together” 중 하나의 콘텐츠인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이용자들은 지인의 포르노 취향에 대해 알게 되었다. 사생활 침해의 문제 때문에 엄청나게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러한 기능은 원하는 경우에만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디폴트로 기능을 활성화해둬서 문제가 생긴 것.
스톱모션으로 만들었다. 가슴 따뜻하다.
영문 기사에 The Meditation Chapel이길래 국문으로 뭔가 찾아보니까 이름이 "멍때림 채플"인게 구리다.
이번 주에 발견한 흥미로운 이미지가 많다.
1972년 뮌헨 올림픽 기념 우표.
1972년 뮌헨 올림픽 비쥬얼 아이덴티티는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고 세련되었다. 심지어 당시 그래픽 디자인 결과물이나 굿즈를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잔 로렌초 베르니니의 조각 "프로세르피나의 강간"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냐... 
2021년에 목선탐사선인 Juno가 촬영한 사진.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으로 수성과 명왕성보다 크다. 지구보다 더 많은 물을 함유한 해저층이 있다.
2022년 11월 28일, 오리온 우주선이 지구와의 최대 거리에 도달한 순간이다. 지구와 달이 동일한 크기로 보이는 게 인상적이다.
그리고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아래의 이미지들
전부 텀블러에서 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