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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 읽지]  2021-07-15 #65

책, 책방, 사람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주말의 책꽂이

photo by unsplash

Summer Special
여름휴가 때 추천하고 싶은 책 

오늘은 [주말에 뭐 읽지] 독자들이 추천한 책 특집으로 꾸려봅니다.
평소 아껴 읽던 책,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진정한 휴식을 위해 함께 읽고 싶었던 책,  휴가를 계기로 '나'를 찾아 떠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 등등 휴가를 앞두고 챙길만한 책 정보를 나눠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지음/문학동네 펴냄
여름하면 시원한 바다 생각부터 나지만 보통은 찜통 더위에 시달릴 때가 많듯, 매일 하늘의 별만 볼 것 같은 천문학자도 사실은 연구 관련 영수증을 더 오래 바라본다는. 삶의 진실에 가까운 책이라 추천합니다. 허상보다 사실을 똑바로 볼 용기를 갖는 여름 보내렵니다. -다름바름

<풍덩-완전한 휴식속으로> 우지현 지음/위즈덤 하우스 펴냄
여름, 휴가철에 읽기 딱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책 리뷰만 읽어보고 저도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책에 담긴 여름철 바다와 수영장 그림들을 감상하며 작가님의 글을 읽는 것 올여름에 꼭 해보고 싶어요.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휴식이 아닌 자신을 위한 휴식, 여름 휴가를 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추천합니다.   -시르미오네

<햇빛사냥>  J.M. 바스콘셀로스 지음/박원복 옮김/동녘 펴냄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제제가 청소년이 돼서 느끼는 감정들이 진솔하게 나오는데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뜨거운 여름날과 청소년 제제의 성장기가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서 추천을 하고 싶었습니다.   -송송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김춘미 옮김/ 비채 펴냄
이 책을 읽다보면 청량한 숲속에서 지내고 있는 마음이 듭니다. 고요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와 풍경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책이지요. 읽고 난 후 잔잔한 마음이 오래 남기도 했고 다시 이 책을 보면 책의 표지를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청량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강력추천이예요!   -소록소록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김은령 옮김/김영사 펴냄
휴가철은 소비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여름 휴가를 즐기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소비를 해왔나요? 그 소비의 결과 우리는 정말 '休息(쉼)'을 얻었나요? 호프 자런의 책을 읽으면 우리가 그동안 쉰다는 명목으로 지속해온 소비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들어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할지도 생각해볼 수 있고요.  -더지

<가족> 존 브래드 쇼 지음/오제은 옮김/학지사 펴냄
"독립', '정서적 자유', '건강한 관계' 등의 키워드에 관심이 있는 분께 추천합니다. 좀 오래된 책이지만, 원가족을 통해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도록 안내하는 책입니다. -imman*******@naver.com


시사IN 기자들이 주목한 책
질문하는 역사
주경철 지음, 산처럼 펴냄

“권력은 늘 역사를 필요로 한다.”

이 책은 일종의 ‘역사 에세이’다. 세계사 속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새로운 관점으로 되짚어보는 방식이다. 20년 전 저자가 낸 〈테이레시아스의 역사〉를 일부 고쳐 썼다. 세월이 흘렀어도 낡은 내용은 아니다. ‘세계사’라는 말에서 으레 떠올리는 ‘서유럽 정치’ 대신 세계 곳곳의 사회·문화 분야를 다룬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 치세, 정화의 항해, 소련 영화 〈전함 포템킨〉 등 알짜 정보가 많다. 
제2부 ‘문학 속의 역사’ 파트는 특히 흥미롭다. 그리스 비극과 몰리에르, 솔제니친 등 많은 사람들이 이름만 아는 작품을 풍부하게 해설했다. TV·유튜브가 고전과 역사를 해설해주는 시대이지만, 활자만의 맛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
김영옥 지음, 교양인 펴냄

“특히 늙은 환자, 늙은 몸은 내 삶의 모든 층위에서 첨예한 각성을 일깨운다.”

나이 듦은 일상 가까이 있는 경험인데도, 나와 타인의 노화를 지켜보는 일은 늘 낯설다. 질긴 음식을 못 먹게 되고, 먼 곳으로 이동하기 어려워지고 말수도 점점 줄어든다. 생로병사의 굴레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초라해지는 것일까. 60대 중반에 들어선 페미니스트 연구자는 다르게 생각한다. 여전히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또 다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빛의 시간이라고. 늙고 병들고 아프고 돌보며 돌봄받는 이들의 이야기를 치밀하고 또 섬세하게 탐색한다. 노인의 이야기는 그간 ‘노인 복지’ 관점에서 조명되거나 변방에 머물렀다. 노년의 섹슈얼리티부터 치매, 노인 요양 시설과 코로나 재난, 성주 사드 배치 반대 투쟁에 나선 할매들의 이야기를 여성주의적 시선으로 다룬다.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박종무 지음, 리수 펴냄

“축산 동물은 분명 음식 이전에 생명이다.”


왜 동물을 존중해야 할까. 어째서 그들도 생명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까. 딸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수의사 저자는 설명한다. 공장식 축산은 토지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살처분 정책은 효율이 떨어지며, 실험동물은 효능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책은 인간이 동물에게 당연하게 가해온 과도한 폭력을 열거한다. 인간 중심 철학과 과학의 맹점도 되짚는다.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글보다 사진이다. 녹슨 철창에 갇혀 ‘알 낳는 기계’가 된 닭 수백 마리, 분만틀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새끼를 낳는 돼지, 농경지를 확장하기 위해 불태운 아마존 밀림이 실렸다. 
직관적으로 느끼게 한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책 자세히 보기 >>  
눈으로 만든 사람
최은미 지음, 문학동네 펴냄

“진아씨는 내 아이 친구의 엄마이며, 지켜야 하는 선이 있다.”

최은미 작가의 작품에는 가끔 촌수가 멀거나 복잡한 친인척이 등장한다. 삼촌과 사촌을 넘어 오촌에 이른다. 소설은 대체로 어떤 균열을 보여주기 때문에 가족 안에서의 낭만은 당연히 없다. 가족들은 화자에게 상처를 입힌다. 혈연 간의 성폭력을 다루더라도 그걸 직접 묘사하지 않는다. 대신 그걸 겪고 어른이 된 화자를 보여준다. 그것만으로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서늘해진다. 이번 소설집에는 여러 명의 기혼 여성이 등장한다. 표제작은 소아림프종 진단을 받은 사촌 강민서와 강윤희의 이야기다. 아들뻘의 사촌을 집에 들이며 뜻밖의 위안을 받지만 동시에 그의 아버지가 했던 행동이 떠올라 고통스럽다. 아홉 편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눈사람이 녹은 뒤 남은 자리처럼 강한 여운이 남는다.
 
 
헌 책방에서 만난 사람


독창성에 집착하는 전직 승려 S. 독창적인 삶의 지혜에 목 말라 있던 그는 젊은 시절 루소의 이 책을 읽고 승려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가 승적을 포기한 것 또한 더 이상 승려로 사는 것이 독창적인 사고에 걸림돌이 될 것 같아서였다는데..   윤성근(‘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

그는 현대판 쇼펜하우어가 될 수 있을까 전체 글 보기 >>
오늘 올려 드린 휴가 추천서는 어떠셨나요?

지난호 뉴스레터에서 맛보기로 소개한 다름바름 님의 추천책에서부터 시르미오네, 송송, 소록소록, 더지, imman******* 님의 추천책까지 모두 여섯 권을 추려봤어요. 에세이에서 소설책, 오래된 심리학 전문서적까지 지난 2주간 독자들이 보내주신 책들의 리스트가 정말 다양해 평소 [주말에 뭐 읽지]를 구독하는 분들의 성향이 새삼 궁금해졌답니다🤭

저도 이번 여름휴가 때는 이중 두 권을 새로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찜’했는데요😎 님은 마음 정하셨나요? 폭염과 방역 상황 악화로 어수선한 여름이긴 하지만 팬데믹 이후를 견뎌온 우리는 어쩌면 어렴풋이 짐작하는 중입니다. “팬데믹이 한 시대를 우연히 끝냈다 할지라도, 우리가 자유로운 존재라면, 우리는 또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새로운 가난이 온다>, 김만원 지음, 혜다 펴냄)는 것을요. 

저는 어떤 책이 불현듯 손에 잡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믿는, 대책없는 운명론자이기도 한데요. 그 책이 무엇이든 님의 휴가를 더 충만하게 채우길 소망하면서, [주말에 뭐 읽지]도 앞으로 2주간 잠시 쉬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8월에 다시 만나요.💚

지난호 뉴스레터를 받아본 독자들은 전국의 가볼만한 북스테이 정보를 유난히 많이 보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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