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하고 싶은 이름

기억하고 싶은 이름

지난 5월 2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양주 님이 별세하셨습니다. 피해자분들이 하나둘 떠나실 때마다 무거워지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줄어드는 생존자 숫자에 슬퍼하는 것을 넘어 지금 우리 곁에 계신 분들의 이름을 한 번 더 되뇌어봅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생존자로 단단하게 삶을 이어가고 있는 박필근 님의 여러 모습을 엮어봤습니다. 웹진<결>에 게재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일상을 들여다보며 또 다른 많은 박필근들을 계속해서 불러보고자 합니다.

🧶 박필근을 기억하다

#기억 #생존 #증언

박필근 님은 1928년생으로 올해 아흔다섯 살입니다. 경북 지역의 유일한 ‘생존자’인 그의 삶을 톺아보기 위해 포항여성회에서 2019년부터 구술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구술과 기록, 자료를 넘나들면서 그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요.

“‘남사시러바’라며 고개를 숙이고 울먹울먹 하는 모습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포항여성회가 2019년에 진행한 「박필근 할머니와 가족 구술생애사」에서도 ‘그 말 모하니더(못한다)’, ‘넘사시럽니더’ 하며 인터뷰가 중단되는 상황이 몇 차례나 반복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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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우리 할머니, 박필근 - ‘시간과 기억을 잇다’

#기억 #연대 #기록

포항시 죽장면에 혼자 사는 박필근 님을 뵙기 위해 달려가는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쌀과 찹쌀을 가득 싣고 골짜기를 넘어 도착한 곳에는 할머니와 활동가들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두터운 시간과 관계가 엮어낸 장면들을 김박은주 포항여성회 대표의 글로 만나봅니다.

“할머니는 강제로 ‘위안부’로 끌려갔지만, 그 지옥 같은 ‘위안소’를 당신의 힘으로 탈출한 용감한 분이시다. ”여기서 죽으나, 나가 죽으나 매한가지”라며 고향 땅에서 당신을 기다리실 어매를 만나기 위해 죽을 각오로 탈출을 시도했고, 첫 번째 탈출에선 일본 군인에게 잡혀 죽기 직전까지 맞았다고 한다. 그 상처는 아직도 할머니 다리에 그대로 움푹 패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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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가 ‘박필근’이다 - 창작판소리 ‘박필근뎐’과 솔직히 말해서 판소리 ‘나비가 그랬어’ 창작노트

#기억 #연대 #평화

할머의 기억을 ‘우리 모두의 기억’으로 만들겠다는 국악인들의 의지에서 창작판소리 ‘박필근뎐’이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나비가 그랬어’라는 속편이 제작되며 다양한 생명들에 대한 이해로 인식의 지평은 계속 확장됩니다. 창작극을 제작·상영하면서 이어진 국악인들의 고민을 아래 글에서 확인해보세요.

“가사 한 줄 한 줄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할머니의 절망이, 고통이 느껴져 작창을 하던 소리꾼의 소리도 자주 끊어졌다. ‘고통을 덜어내는 힘’이 아니라 ‘고통을 드러내는 힘’을 내야 하는 공연이라 모두들 힘겨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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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스토리] 사진으로 만나는 박필근

#기억 #기록

박필근 님과 연이 깊은 포항여성회에서 그의 일상을 담은 생생한 사진들을 보내왔습니다. 사진에 담긴 것은 생의 찰나이지만, 이면에 담긴 삶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각 사진마다 활동가들의 기억과 소망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찬찬히 둘러보며 사진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떠나는 이들의 차가 모퉁이를 돌아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잘 가세이~ 또 오세이~”라고 손을 흔들며 눈물을 훔치기도 하신다. 할머니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돌아오는 길은 그래서 늘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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