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아 안녕.

아빠가 육아휴직을 시작한 후, 아빠는 종종 쑥쑥이를 길바닥에 앉히곤 했어. 바닥에 앉은 쑥쑥이 모습을 보고 싶었고, 또 그 모습을 사진으로 보냈을 때 엄마 반응이 보고 싶어서였지. 

그런데 쑥쑥이는 그렇게 바닥에 앉는 게 꽤 좋았나 봐. 쑥쑥이는 요즘 산책을 하다가 적당히 앉기 좋은 바닥이 보이면 내려달라고 시위야. 몸을 이리저리 틀며 ‘나 앉을래요’ 하고 용을 쓰면 아빠가 이길 수가 없어. 그러면 쑥쑥이는 바닥에서 낙엽을 갖고 놀지.

쑥쑥이와 아빠는 서울 정릉에 살고 있어. 가을이 오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가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라. 동네 이름이기도 한 정릉도 걸어서 갈 수 있고, 넓다란 잔디밭이 있는 북서울꿈의숲도 가까워. 최근엔 북촌에 갔는데 정독도서관과 고희동미술관 마당이 딱 쑥쑥이 스타일이더라.

이 가을도, 11개월 쑥쑥이 모습도 아빠에겐 참 소중한 순간이야. 근데 우리 겨울엔 어디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