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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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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에서 울려퍼진 ‘AI 예찬론’
AI 전문가·빅테크CEO, 규제 부작용 강조
이번주 한국 또 찾는 올트먼
추론능력 갖춘 GPT5 공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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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os 2024
매년 1월 스위스의 작은 휴양도시 다보스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인구 1만명 정도의 작은 도시인 이곳에 전 세계 내로라하는 정·재계 리더들이 모여 인류의 미래를 위한 토론을 벌이기 때문이죠. 일주일 간 이어지는 행사의 이름은 세계경제포럼(WEF), 포럼이 열리는 장소의 이름을 따 ‘다보스포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Davos 2024 Highlights <ⓒWorldEconomicForum/YouTube>

올해 다보스에선 예년처럼 수많은 주제들을 놓고 각계각층 연사들의 격론이 펼쳐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각국 취재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인공지능(AI) 입니다.


어떤 주제로 토론을 해도 결론은 AI로 이어지는 흥미로운(?) 상황이 펼쳐지곤 했죠. 이 같은 상황은 다보스포럼 개막 전 이미 예고됐던 바이기도 합니다. 다보스포럼 직전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도 AI가 가장 핫한 주제였기 때문이었죠. 마치 인기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면 대화에 끼어들기 어렵듯 AI를 알지 못한다면 대화에 끼어들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 됐던 것입니다.

<사진=AP연합뉴스>

다보스는 흥미로운 곳입니다. 제가 취재하면서 현장에서 만난 분 중에선 “물 반 고기 반”이란 표현을 쓰는 분도 계셨습니다. 주요 회의와 세션이 열리는 콩그레스 센터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디선가(TV나 신문에서) 많이 본 듯한 분들이 자연스럽게 옆을 스쳐 지나갑니다.


14일부터 저희 취재팀과 함께 다보스 현지에서 취재를 이어가던 제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분들만 해도 존 케리 미국 백악관 기후특사(전 미 국무장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전 영국 총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AI 대가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 ‘칩 워’ 저자 크리스 밀러 터프츠대 교수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이자 AI하면 요새 가장 핫한 인물인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제가 마주친 인물 중 하나입니다.

17일 올트먼 CEO가 매일경제 이영욱 기자와 대화하는 모습 <사진=매일경제 특별취재팀>
다보스 현지에서 취재를 하던 중 올트먼이 한국에 방한할 것이란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됐습니다. 이걸 확인할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거겠죠. 문제는 올트먼 CEO를 만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보스포럼에서 올트먼 CEO의 동선을 사전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보니 무작정 어디 한 곳에 죽치고 기다리는 다소 무식한(?) 방법도 먹히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올트먼 CEO가 MS 부스에서 열리는 프라이빗 세션에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부리나케 시간에 맞춰 부스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이영욱 기자: “다음주에 한국에 오신다고 들었습니다. 누굴 만나실 계획이세요?”

(세션이 끝나고 나오는 올트먼 CEO에게 따라붙으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질문을 받아줄까? 바쁘다며 그냥 가버리는 건 아니겠지? 온갖 생각이 들었지만 놀랍게도 올트먼 CEO는 친절히 질문에 답해줬습니다.)


올트먼 CEO: “네 다음주에 한국에 갑니다. 하루 뿐인 일정이고 몇몇 분들과 미팅을 수행할거예요.”


이영욱 기자: “혹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실 순 없나요?”


올트먼 CEO: “6시간만 머물다 집으로 돌아갈거라 정해진 미팅만 딱 하고 가야합니다. 더 길게 있고 싶은데 아쉽네요.”


이영욱 기자: “다보스에서 AI에도 윤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올트먼 CEO: “물론입니다. 이건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it’s super important). 우리가 이를 어떻게 결정하고 전 세계적으로 시스템이 어떻게 굴러갈지 결정하는 과장은 정말 중요합니다(it’s super important).”


올트먼 CEO는 저의 질문에 친절히 다 답해줬지만 그의 걸음이 워낙 빨랐기에 오랬동안 붙잡고 이야기를 나누기 힘들었습니다.(무엇보다 그가 향한 곳은 보안구역이었고 그곳은 언론인인 저희도 접근하기가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물어보고 싶은 질문은 많았지만 우선 그가 방한한다는 소식을 본인의 입으로 직접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오픈AI의 이사회에 의해 해임당한 뒤 오픈AI의 최대주주인 MS의 지원에 힘입어 닷새만에 복귀했습니다. 5일천하로 끝난 쿠데타를 두고 업계에선 AI의 발전과 규제론 간의 충돌이라는 해석이 나왔죠. 올트먼 CEO는 이 사건 이후 ‘개발 속도론자’라는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올트먼 CEO는 당시 해고 상황에 대해 한 세션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올트먼 CEO: 저를 해고한 다음 날 이사회가 돌아오고 싶은지 물었을 때 제 답은 ‘아니오’였어요. 하지만 저는 빨리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동안 쌓아올린 모든 가치가 파괴되는걸 보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예요.


그는 이사회가 자신을 축출한 이유에 대해선 이렇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올트먼 CEO: 이사회가 너무 작아졌고, 필요한 경험 수준이 없다는 것도 알았지만 그걸 방치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문제들을 마냥 방치하고 있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올트먼 CEO는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오픈AI의 대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GPT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GPT2는 매우 나빴고, GPT3도 꽤 나빴고, GPT4 조차도 나쁜 수준이었는데 (곧 공개될) GPT5는 괜찮을거라고요. 현재 가장 최신 모델은 지난해 3월 공개된 GPT4 입니다. GPT5는 연내 출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현재 챗GPT4는 말의 뉘앙스 차이를 구분하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올트먼 CEO가 직접 GPT4에 대해 ‘나쁜 수준(bad)’, GPT5에 대해선 ‘괜찮을 것(would be ok)’이라고 평가했으니 GPT5가 얼마나 더 놀라운 결과물을 보여줄지가 궁금해집니다.(흥미로운 점은 good이 아닌 ok 정도로 이야기했다는 점입니다. 겸손함의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향후 더 어마어마한걸 준비하고 있다고 들리기도 하니까요.)


올트먼 CEO는 이에 대해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올트먼 CEO: GPT5는 이전 모델보다 훨씬 더 스마트하며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추론 기능이 추가됐는데 이는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처리해주는 범용 능력 측면에서 중요한 발전이죠. 사람들이 챗GPT의 음성 기능을 좋아했던걸 알고 있습니다. 훨씬 더 개선된 오디오가 제공될 예정이에요.


올트먼 CEO는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 AI의 출현 전 단계인 일반인공지능(AGI)의 출현 시점에 대해 “AGI로 가는 기간은 짧지만 기술적 도약은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개발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올트먼 CEO는 이와 관련해 ‘점점 위험해지고, 실제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면 (AI 개발을) 멈추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우리는 지연하거나 출시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을 수없이 한다”고 답했죠.


다보스에 모인 수많은 AI 전문가, 빅테크 기업의 수장들은 모두 AI의 장밋빛 미래를 노래했습니다. AI와 공존하는 인류의 미래는 희극일까요 아니면 비극일까요.


태풍의 중심에 서 있는 올트먼 CEO 그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Technology in a Turbulent World <ⓒWorldEconomicForum/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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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s Pick!

일손이 부족한 농업,

몇 년 후 과일은 부유한 사람들의 음식이 될 것

도브 페트만 (테벨 에어로보틱스 테크놀로지스, CFO)

현재 전세계적인 인구감소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농업분야는 젊은 층의 이탈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래 농업의 주역, 로봇> 세션의 연사 도브 페트만은 중국의 한 과수원 사진으로 세션을 시작합니다. 수많은 사과가 그냥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사진이죠. 이유는 과일을 딸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도브 페트만 CFO는 인력 부족의 해결책으로 로봇을 제시합니다. 로봇의 성장은 현재 핫이슈로 떠오른 AI의 발달과 연관이 깊습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로봇의 발전이 눈부시기 때문이죠.

인공지능과 농업은 10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복합 성장률이 23.1%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산업의 융합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한국과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의 농업과 AI기술의 접목은 아시아・태평양 시장 성장에 크게 기인하죠.

본 영상에서는 이 10억달러 규모의 산업을 주도하는 이스라엘 로봇 기업 테벨 에어로보틱스 테크놀로지스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AI발 농업혁명의 결과물인 자동 수확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농업, 식량 안보 등의 주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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