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지진과 리비아 홍수: 재난과 재건의 길
No.40 (20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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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지진과 리비아 홍수: 재난과 재건의 길

  9월 8일, 모로코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했다. 해당 지진은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았을 뿐만 아니라, 마라케시의 문화재를 일부 파손시켜 많은 우려와 염려를 낳았다. 그로 부터 3일 뒤, 리비아에서는 폭우로 인해 두 개의 댐이 무너지면서 7m에 달하는 거대한 물살이 데르나(Derna) 지역을 강타했다. 대규모 인명피해와 도시의 20%가 휩쓸려 갔음에도 부실한 정부의 대응으로 인해 피해상황은 점점 더 커졌으며, 이에 반발한 국민들은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펼쳤다. 금주 위클리는 북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잇따른 자연재해와 그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되짚어보고, 이후 해당 국가들이 직면한 상황과 재건 노력에 대해 살펴본다. 

+ 모로코 마라케시사피 지진(Marrakesh-Safi earthquake): 120년만의 강진
현지시각 2023년 9월 8일 23시 11분, 모로코 마라케시로부터 서남쪽으로 약 72km 떨어진 아틀라스 산맥(Atlas Mountains)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는 모로코에서 120여 년 만에 일어난 최대 규모 강진이었으며, 이웃국가 알제리를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에서도 감지가 될 정도였다. 

모로코는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 사이에 위치해 지진이 종종 발생하기는 했으나, 전 세계적으로 강진은 이른바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주로 발생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의 충돌 속도는 연간 약 4~6mm 정도로 매우 느린 편이어서 지진이 잦지는 않았으나, 그 힘이 누적되면 이와 같은 격렬한 지진을 유발할 수는 있다”고 보도하였다.


* 칠레에서 알래스카에 이르는 북남미 해안은 물론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을 연결하는 고리 모양의 지진대로, 피해 지역은 모두 판 구조론에서 지각을 덮는 판 중 가장 규모가 큰 태평양판 가장자기에 위치하고 있다. 지구상에 발생하는 80~90%의 지진과 75%의 화산활동이 이 지역에서 일어나 ‘불의 고리’로 불린다. 


지진은 밤 11시, 많은 사람들이 자고 있던 시간에 발생하여 대처가 더욱 어려웠으며,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 않은 진흙 벽돌집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건물 붕괴로 인한 사고와 피해 또한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진이 지속되고 피해지가 산악지대라 구조에 어려움을 겪으며 인명피해는 더 커졌다. 모로코 국영방송은 9월 12일 기준으로 사망자가 2,901명, 부상자가 5,530명이라고 밝혔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피해 지역의 이재민이 3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2021년 모로코와의 국교를 단절했던 알제리는 국경을 재개방하고 모로코 국적기의 알제리 영공 통과를 허가하였으며 의료진 및 물자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밖에도 프랑스, 이스라엘, 튀니지, 미국, 쿠웨이트, 대만 등이 “모로코를 도울 준비가 돼 있으며 공식 지원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고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모로코 당국은 이러한 손길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영국,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총 4개국의 지원만을 승인해 국제사회를 당혹케 만들었다. 모로코가 이번 재난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국제적인 지원을 받는데 소극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던 가운데, 모로코의 비평가인 마티 몬지브(Maati Monjib) 작가는 BBC에서 “주권과 국가적 자존심을 고집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선진국들도 재난에는 외부의 도움을 받아들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비치기도 했다.


더보기>>2023년 9월 25일(월) 아프리카대륙 통신원 리포트: 모로코를 강타한 진도 6.8의 강진과 여파와 이에 대한 정부, 및 시민사회의 대응


+ 모로코 지진의 2차 피해: 문화재 파손과 관광업에의 타격

모로코의 관광 분야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1%를 창출하였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관광업이 모로코 전체 고용의 5%인 56만 5천 개의 일자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관광업이 모로코의 국가 신용등급으로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모로코는 9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World Heritage Site)*을 보유하고 있는데, 유네스코는 금번 발생한 강진에 의해 마라케시의 메디나(Medina)가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했다. 현지 언론들은 마라케시 구시가지인 메디나의 좁은 골목에 무너진 벽과 깨진 유리창, 그리고 무너진 지붕 파편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는 모습을 전했다. 아틀라스 산맥 북쪽 기슭에 위치한 마라케시는 흙과 그 흙으로 만은 건물이 붉은색을 띄어 ‘붉은 도시’로 불리며, 11세기 후반 아마지그(Amazigh)의 알모라비드(Almoravids) 왕조의 수도로 건설되었고 1520년 사아드(Saadians) 왕조 때 번영을 구가하며 당시의 건축과 유물이 많이 남아있다. 이렇듯 독특한 풍광과 역사, 문화를 자랑하는 마라케시에는 연간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더보기>> 이야기로 만나는 아프리카: 모로코편


* 페스(Fez)의 메디나, 마라케시의 메디나, 아이트-벤-하두(Ksar of Ait-Ben-Haddou), 메크네스 역사도시(Historic city of Meknes), 볼루빌리스 고고학지역(Archaeological Site of Volubilis), 테투안(Tetouan)의 메디나, 에사우이라(Essaouira)의 메디나, 엘 자디다(El Jadida), 라바트 근대 수도와 역사도시(Rabat, Modern Capital and Historic City)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마라케시를 대표하는 건물이자 ‘마라케시의 지붕’이라 불리는 쿠투비아 모스크(Koutoubia Mosque)는 이번 지진으로 심각하게 훼손되었으며, 제마 엘프나(Jemaa el-Fnaa) 광장에 위치한 카르보흐 모스크(Kharbouch Mosque)의 첨탑은 거의 대부분이 무너져 내렸다. 고대 도시의 건물과 벽은 지진을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은 까닭에 모로코에서는 전례가 드문 강력한 진동에 속수무책으로 손상된 것이다. 이외, 멜라(Mellah)*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라케시에서 약 100km 떨어진 아틀라스 산맥의 주요 유적지 중 하나인 틴멜 모스크(Tinmel Mosque) 또한 이번 지진으로 일부가 무너졌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 모로코 도시에서 유대인 거주 지역으로 분리된 구역을 지칭하는 단어이나, 현재는 실제로 유대인이 거주하는 경우는 드물다. 요새처럼 성벽으로 둘러진 점 등 유럽의 게토(ghetto)와 흡사하나 그 분위기는 게토보다 훨씬 밝고 화려했으며, 당시의 유산이 남아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화재 손실과 더불어,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으로 모로코 GDP의 약 8%에 이르는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 5천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로코 정책분석연구소(Moroccan Institute for Policy Analysis: MIPA)의 라시드 아우라즈(Rachid Aourraz) 연구원 또한 “지진이 모로코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지역 경제, 특히 마라케시 외곽 등에서 관광업으로 살아가는 마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화재 보호단체 블루쉴드(Blue Shiled)의 회장인 수잔 하더(Susannn Harder)는 “문화재는 관광객과 역사가뿐만 아니라, 그 지역을 살아가는 주민들에게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유산은 오랜 세기에 걸쳐 발전되는 것인 동시에, 지역주민들이 삶을 영위하고, 기도하고, 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이번 강진으로 주민들은 삶의 터전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지켜오고 길러왔던 문화적 권리도 빼앗겼다. 


* 지진의 진원지이자 마라케시에서 남쪽으로 약 88.5km 떨어진 아미즈미즈(Amizmiz) 지역은 모로코에서 가장 빈곤율이 높은 지역 중 하나로, 주민들은 자급 농업과 관광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데, 아미즈미즈 지역은 이번 지진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네스코 마그레브 사무소 지역책임자인 에릭 팔트(Eric Falt)는 금번 지진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인간 생명의 보전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에 덧붙여 “지진 피해를 입은 학교와 문화재의 재건을 포함하는 2단계 계획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며 피해 평가와 유·무형 문화재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로코 문화부 또한 “문화재 복원을 위한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 리비아 대홍수: 사라진 데르나(Derna)
현지시각 9월 10일 태풍 다니엘(Daniel)이 리비아의 동부를 덮쳐 북동부 데르나 지역에 하루 40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리비아의 한 저널리스트협회 사무국장은 “11일 새벽 1시 무렵부터 내리던 비가 2시부터 강해졌다. 지금껏 경험한 적이 없는 비였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폭우는 11일 새벽 약 4시간 동안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11일 새벽, 갑자기 불어난 물로 인해 댐이 무너지며 데르나 지역의 20%가 물살에 휩쓸렸으며, 이외에도 벵가지(Benghazi), 수사(Susha), 마르지(Marj) 그리고 서부의 미스라타(Misurata) 까지 피해를 입었다. 이는 1972년 알제리 홍수 이후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큰 홍수이며, WH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홍수 발생 일주일 뒤인 9월 17일 기준 3,958명이 사망하고 9,000여 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도시 전체 인구의 10명 중 1명은 죽거나 생사를 알 수 없는 것이다. 

열대성 저기압 메디케인(medicanes)인 태풍 다니엘은 지중해에서 한 해에 한 두 차례 발생하며, 평소에는 큰 피해를 가져온 적이 없어 ‘착한 열대성 저기압’이라고 평가되었다. 하지만 2023년 7월, 지중해 해수면 온도가 역대 최고인 28.7도를 기록하면서 높은 수온으로 수증기량이 증가하여 메디케인의 크기가 커졌고 이로 인해 리비아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최근 지중해 인근에선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 폭염 등 전례 없는 기후 재난이 이어지고 있다. 태풍은 그리스, 튀르키예, 이집트, 이스라엘, 불가리아에도 피해를 입혔지만 특히 리비아에서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 태풍 다니엘로 인해 그리스에서 15명, 튀르키예에서 7명이 사망하였다. 이후 태풍 다니엘은 지중해를 건너 리비아로 향하였는데, 도중에 약화되는 듯 보였으나 리비아 동북부에 상륙할 즈음 재차 규모를 키워 많은 비를 뿌렸다.

피해가 유독 리비아에서 컸던 원인은 데르나 계곡 상류의 낙후된 아부 만수르 댐(Abu Mansur dam)과 와디 데르나 댐(Wadi Derna Dam)이 차례로 붕괴되면서 3,000만㎥ 규모의 물이 한꺼번에 도시로 방류되었기 때문이다. 콘크리트가 아닌 흙과 암석으로 지어진 두 댐은 폭우로 불어난 물을 견디지 못했다. 사실, 각각 1973년, 1977년 건설된 이 댐들의 노후화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되어왔다. 지난 해 리비아 세바대학교(Sebha University)에서 데르나 댐의 붕괴 위험이 크다고 발표한 사례가 있었으며, 이전에도 데르나는 호우 피해가 일어나던 도시*인바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대홍수 발생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하며 적절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942년부터 2011년까지 홍수만 다섯 차례 겪었다.

모로코 지진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대부분 잠든 시간에 덮친 홍수로 인해 대피가 어려웠으며, 알자지라(Al Jazeera)는 탁류로 인해 인구 12만 5천 여 명이 살던 도시 동쪽 4분의 1이 송두리째 휩쓸려 나갔다고 보도했다. 홍수로 인해 2,217채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으며, 5개의 다리가 파괴되었다. 도시는 모든 전기와 통신이 끊긴 등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고, 탁류로 인해 도시는 진흙으로 뒤덮였고 날아가거나 뒤집힌 건물과 자동차가 곳곳에 흩어진 상태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리비아에 최소 3만 명의 이재민이 생길 것으로 예측했으며, 수인성 질병 유행 등 2차 피해의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외에도 폭우로 인해 리비아 사막 지역에 호수가 생기는 등 지리적인 변화도 일어났다. 또한 리비아 주요 항구 도시인 데르나가 폐쇄됨으로써, 원유 수출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리비아는 2022년 기준 480억 배럴의 원유매장량을 보유하고 일일 평균 약 125만 배럴을 생산하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다.  

+ 국가분열 사태가 불러온 인재(人災)
이번 홍수의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무아마르 카다피((Muammar Gaddafi) 정권 붕괴 이후 10년 넘게 지속된 내전과 그에 따른 정치인들의 무능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분쟁과 부정부패로 인해 댐,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와 유지/보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번 태풍으로 인해 붕괴된 데르나 시의 댐 역시 10년 넘게 관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방치한 무허가 건물들 역시 피해를 키웠다. 재해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기상 예측 및 경보 시스템 또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 사무총장인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는 “국가 단위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기상 당국이 제 기능을 했다면, 홍수로 인한 인명 피해 대부분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리비아의 사데크 연구소(Sadeq Institute)의 아나스 엘고마티(Anas El Gomati) 소장은 “이것은 인재이며 리비아 정치 엘리트들의 무능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 지적하고 “태풍 다니엘이 지중해 연안에서 리비아로 다가오는데도 아무도 댐을 점검하지 않았고 대피령도 내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 1969년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왕정을 폐지하고 정권을 잡은 이후, 1969년부터 2011년까지 42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 했다. 2011년 초 시작된 아랍 민주화 시위의 영향을 받아 리비아에서도 카다피 정권에 대항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으며, 시위대에 무차별적으로 발포하면서 대규모 유혈사태를 벌였으나 2011년 10월 은신 중 사살되었다.

카다피 정권 붕괴 후, 리비아에는 제대로 된 중앙 정부 대신 종교와 민족 정체성이 결합된 군벌/파벌 간 경쟁이 시작되었다. 결국, 2014년 수도 트리폴리(Tripoli)를 거점으로 하는 제언의회(General National Congress; GNC) 세력과 동부 토브룩(Tobruk)을 거점으로 하는 대표자의회(House of Representatives; HoR) 세력 간 내전이 발발하였다. 2015년 유엔의 중재로 양측은 민주국가 수립을 위한 정치적 과정을 밟기로 합의하며 ‘리비아 평화협정(Libya Political Agreement)’을 체결하고, GNC와 HoR이 통합한 통합정부(Government of National Accordl; GNA)가 트리폴리에서 출범하였으나, 2016년에 HoR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파기하면서 내전이 재발하였다. 두 세력 간 충돌은 평화 및 휴전협정, GNA의 구성과 해체를 반복하며 계속되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리비아 내전은 GNC(또는 GNA)와 HoR 및 HoR을 지원하는 리비아국민군(Libyan National Army; LNA)의 대립으로 특정 지어지며, 국제사회에서는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들을 지원하는 대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유엔, 미국, EU, 카타르, 튀르키예 등은 GNA를 지지하며, 이에 반해 러시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은 종교적/경제적/안보적 이유 등을 들어 동부 산유지를 통제하는 HoR과 LNA를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 중국, 이탈리아 등도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해당 세력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으로 2000년대까지만 해도 아프리카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 무상 의료/교육을 실시할 만큼 국가의 행정력과 재정도 충분했다. 하지만 2011년 카다피의 독재 정권이 무너진 후 동서로 나누어진 군벌 간 내전 상태가 10년 이상 지속되면서 기본적 국가 기능이 마비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인프라의 퇴보로 이어졌다. 더욱이, 현재 유엔에서 인정한 리비아의 적법 정부는 서부의 GNA 뿐이기에 동부에 위치한 데르나는 별도의 허가를 거쳐야만 국제 원조를 받을 수 있어 구호활동과 피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 

이번 홍수로 인해, 현 리비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국내외적 노력의 시급성과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내 안정과 정치적 해결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대홍수와 같은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정부의 기본적인 기능이 작동해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데르나 시민들은 지연되는 구호와 복구 작업에 끝내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일시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아니라, 계속된 무정부 상태와 행정 공백 그리고 정치인들의 무능함에 대한 참았던 분노가 이번 대홍수를 계기로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데르나시 중심부에 있는 알사하바(Al Sahapa) 모스크 앞에 수백 명의 시위대가 집결해 반정부 슬로건을 외치며 리비아 당국의 더딘 구호 작업을 비판하고 홍수 피해를 키운 댐 붕괴 원인 제공자의 문책을 요구했다. 특히 “이번 재난은 우리의 운명이다”라고 발언한 리비아 동부 의회 의장인 아길라 살레(Aguila Saleh)의 퇴진을 촉구했다. 일부 시위대는 늦은 저녁 압둘 메남 알가이티(Abdulmenam al-Ghaithi) 데르나 시장 집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현재 알가이티 시장의 직무는 정지되었으며, 동부를 관할하는 군벌 세력은 데르나 시위원회 의원을 전원 해임하고 조사에 회부한 상태이다. 시위대는 또한 도시의 재건과 피해 보상을 위해 유엔이 상주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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