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그들이 드디어 만난다는데...

참으로 오래 걸렸어요.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 말이죠.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국정을 논의하자'라고 했어요. 이 대표도 "감사하다,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화답했어요. 이번 주 두 사람이 만난다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 11개월 만이에요. 이날 영수회담 발표는 아무도 예상 못 한, 매우 전격적이었어요. 윤 대통령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왔어요.

윤 대통령은 그동안 '영수회담'이란 말 자체도 권위주의 시대 잔재라며 싫어했어요. 하지만 내심 대장동 의혹 등 각종 형사사건 피의자인 이 대표와 머리를 맞대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이런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총선 참패죠. 임기가 아직 3년이나 남았는데 거대 야당의 협조 없이 국정 운영이 힘들다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여요. 당장 국무총리나 비서실장 후임을 고르는 문제도 그렇고요. 바로 그날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취임 후 최저를 기록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돼요. 윤 대통령으로서는 지금 야당과의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어요. 대통령실은 '이 대표를 국정파트너로 인정했다'는 말도 했어요. 

마다할 이유가 없어요. 2년 전 대표에 취임했을 때부터 대통령과의 만남을 꾸준히 요구해왔어요.  온갖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여 야당 대표로서의 존재감이 항상 위태위태했어요. 영수회담을 통해 이 대표는 제1야당 리더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어요. 다음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보는 거고요.  

서로 이야기를 꺼내놓기 쉬운 민생 문제가 먼저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여요. 윤 대통령은 최대 현안인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 초당적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고요. 이 대표는 자신이 주장해  온  '전 국민 재난지원금 25만원'을 제안하겠다고 했어요.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도 논할 수 있어요. 껄끄러운 채상병 특검법안,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문제도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여요. 이번 영수회담 결과가 앞으로의 정국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에요.

서로 자기 말만 하다가 첫번 만남을 끝낼 수 있어요.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만났지만 서로 견해 차이만 확인했었어요.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죠.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대화와 협력의 틀을 깨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회담 날짜와 의제 그리고 누가 함께 자리할 지 등을 놓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정부가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의대 증원 규모를 올해는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결정했어요. 대학들이 알아서 증원 정원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도록 한 거죠. 이러면 2000명 증원에서 최대 1000명까지 줄 수 있어요. 현실적으로는 300명에서 500명 정도가 줄어든다고 해요. 일각에서는 2000명 증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의료 사태를 풀 수 있는, 명분과 실리를 다 얻는 묘책이라고도 했어요. 하지만 의대 교수들은 냉담했어요. 대학 운영과 경영을 우선시하는 총장들과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죠. 증원 2000명을 무효화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했어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가 교육부와 미리 말을 맞춘 것이라며 평가절하했어요. 의사들의 단체인 의협도 역시 '원점 재검토'를 주장했어요. 정부가 계획 중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전공의들도 아무 반응이 없어요. 전공의 단체는 정부가 앞으로 내릴 면허정지 처분에 대비할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어요.

 수험생들도 '멘붕' : 의대 증원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수험생 학부모들의 혼란도 커졌어요. 의대 증원이 당초 정부 발표보다 최대 1000명이나 줄어들 수 있고, 의대 입시는 이공계 전체 입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의대 정원을 정부가 정해야지 대학에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반수를 결심했는데', '직장도 그만두고 다시 공부 중인데 어떡하냐' 하는 글들이 커뮤니티에 올라왔어요. 각 대학들은 4월말까지 대학협의체인 대교협에 입시 정원을 결정해서 보고해야 해요. 

이스라엘이 결국 이란을 공습했어요. 19일 새벽 이란 이스파한 지역을 폭격했어요. 이 지역은 우라늄 핵 시설이 있는 곳이에요.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3백여발 공격한지 6일만이에요. 이란은 "어린이 장난감 같았다"며 담담하게 보도했어요.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는 거죠. 더 이상의 공격이 없으면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이스라엘이 드론과 전투기로 폭격한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군사시설만 타격한 극히 제한적이었어요. 고통스런 보복을 하겠다고 공언했던 이스라엘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어요. 이스라엘도 이란도 확전과 보복의 악순환을 원치 않는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이번엔 직접 본토를 서로 공격했어요. '그림자 전쟁'에 머물던 이스라엘과 이란이 대놓고 치고받았어요. '게임 규칙'이 바뀌었어요. 어느 한쪽에서 상대 의도를 오판하는 경우 걷잡을 수 없이 전면적으로 치달을 수 있는 더 위험한 단계로 들어갔어요. 

 "방공망 뚫렸다" :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이 미사일인지 드론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어요. 이란 방공망이 아무런 역할을 못한 거로 보여요. 이스라엘이 폭격한 군사시설 역시 핵시설을 보호하는 방공망 부대로 알려졌어요. 핵시설도 언제든지 공습할 수 있다는 경고를 준 것으로 분석됐어요.  

인도 이야기예요. 19일 연방하원의원 543명을 뽑는 선거가 시작했어요. 인구 15억명 가운데 9억7천만명이 유권자예요. 무려 44일간 7차례나 나눠서 투표해요. 6월 4일 결과가 발표돼요. 이렇게 투표 기간이 긴 이유는 국토도 넓은 데다 모든 유권자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때문이에요. 인도는 법적으로 유권자 집으로부터 약 2km 안에 투표소를 두도록 하고 있어요. 히말라야 산골 오지나, 섬, 사막까지 유권자가 한명이라도 있으면 투표소를 만들어야 해요. 히말라야 고지대 한명이 투표할 수 있도록 선거관리요원 5명이 버스를 타고 또 걸어서 이동하기도 해요. 투표용지를 낙타와 코끼리 야크로 운반하는 곳도 있어요. 이러다보니 투표소만 100만곳이 넘고, 선거감독원도 1500만명이나 돼요. 이번 선거에만 20조원이 든다고 해요. 

 선거 예측은? : 현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이 3분의 2의 의석을 차지해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돼요. 2014년에 집권한 모디 총리는 자연히 5년 임기의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어요. 모디의 인기는 매우 높아요. 인도 경제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아요. 매년 8%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뤄 인도는 영국을 누르고 세계 5위 경제대국이 됐어요. 모디는 힌두교 민족주의를 내세워요. 9억명의 힌두교도 표심을 잡고 있어요. 하지만 문제점도 많아요. 나라는 부자지만 카스트 제도 등으로 빈부격차가 여전히 극심해요. 1인당 국민소득이 1500달러밖에 안 돼요. 모디는 야당과 언론을 탄압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어요.

19일 AI칩 선두 주자인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10% 급락했어요. 두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한 건데, 시가총액으로만 2150억달러, 우리돈으로 300조원이 사라졌어요.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사들인 엔비디아 주식은 1조원이 넘어요. 엔비디아 주가가 이렇게 떨어진 것은 미국 기준금리가 당분간 내려가지 않는다는 관측 때문이에요. 기술주엔 고금리가 가장 큰 악재이기도 해요. 여기에 중동에서의 전쟁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엔비디아가 설계한 AI칩을 대부분 만들고 있는 대만의 TSMC가 올해 시장 전망치를 낮춘 것도 영향을 줬어요. 이날은 엔비디아를 비롯, 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주요 기술주들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어요.  

매미 때문이에요. 10년 넘게 땅속에서 나무뿌리 즙을 빨아 먹고 성장하다가 성충이 돼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주기성 매미' 떼가 엄청날 것이라고 해요. 우리가 보는 일반 매미와는 좀 다른데 눈이 붉은 것이 특징이에요. 공교롭게도 올해는 13년 주기와 17년 주기 매미 7종이 겹쳐서 동시에 출현한다고 했어요. 1803년 이후 221년 만에 나타나는 신기한 자연현상이에요. 주로 동부에서 중서부에 이르는 16개 주에 걸쳐 서식하는데, 최대 1천조마리나 된다는 관측이 나왔어요. 매미는 농작물 피해를 주지 않고 새들 먹이가 되는 이로운 점도 있어요. 하지만 소음이 문제예요. 매미 떼가 내는 소리는 110데시벨에 달할 정도인데, 제트기 옆에 있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에요. 성경에 나오는 아마겟돈에 빗대 '매미겟돈'이라고 했어요. 곤충학자들은 매매 생태 등을 수집할 좋은 기회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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