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책 속의 문장으로 만나는 뉴스레터, 텍스처 픽입니다.

커피만큼은 마음가는 대로
"사물은 결코 사물로서 온전히 머무르는 법이 없다."
- 『모나미 153 연대기』, 김영글, 돛과닻
안녕하세요. 책 속의 문장으로 만나는 뉴스레터, 텍스처 픽입니다.
취미가 직업이 되면, 그러니까 '덕업일치'를 하면 삶은 행복해질까요? 좋아하던 것도 일이 되면 괴로운 일을 마주해야 하는 법.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은 힘이 세서 또 다시 일어날 힘을 줍니다. BTS가 노래했잖아요. "[춤]만큼은 마음가는 대로, 허락은 필요 없어"  님의 [  ]은 무엇인가요?

interview
펠트커피 대표 송대웅
bookmark
송대웅이 밑줄 그은 문장 + 함께 읽어요
unboxing
이 주의 신간 소비

읽기를 통해 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추천하는 책과 문장을 만나보세요

일상과 커피
펠트커피 대표 송대웅

ⓒ 송대웅 
유학 커피 가게만 찾아다니는 자신을 깨닫고 취미를 직업으로 삼았다. 귀국  바리스타로 경험을 쌓고 2015년에 서울 창전동에 펠트커피를 열었다. 타워점, 도산공원점까지 매장을 열며 스페셜티커피를 발견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여행지에서 이른 아침 일어나 산책하듯 카페로 가서 마셨던 커피를 떠올려보라. 
일상과 가까운 곳에서 나은 커피를 제공하는 그것이 '펠트'.”
- 커피에 입문해 직업으로 삼기까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대학생 때 영국 런던 유학을 준비하며 2년 동안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커피를 가까이 접했다. 이때까지 커피는 내게 그저 가장 좋아하는 취미였다.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고, 런던으로도 미술 공부를 하러 갔다. 그런데 유학 중에도 나는 커피 가게를 주로 찾아다녔다. 그전에는 옷을 찾아다녔는데 말이다. 미술은 내 길이 아니란 걸 깨닫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커피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했다. 그때 런던에서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스페셜티 커피를 다양하게 맛보았다. 어느 나라에 있는 어떤 농장에서 무슨 커피가 생산되는지를 좀 더 디테일하게 익힐 수 있었다. 커피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로스팅이나 브루잉을 익히는 커피 관련 수업도 들었다. 2010년 무렵 한국으로 돌아왔고 바리스타로 몇 해 일하다가 2014년에 매드커피 김영현 대표와 함께 스페셜티커피 로스팅 공장을 연 게 펠트(felt)의 시작이다. 1년 후인 2015년에는 서울 신촌 주택가 골목에 쇼룸을 열었다.

- 서울 창전동 골목 옛 ‘은파피아노’ 자리(1호점), 종로 디타워점(2호점), 도산공원점(3호점)까지 펠트의 공간은 ‘여백’으로 주목받았다. 있는 듯 없는 듯 주변과 어우러지는 공간은 어떻게 기획되었나?
20평도 채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로스팅을 하다 보니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단, 편히 쉬는 공간인 카페가 아닌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쇼룸으로 꾸렸다. 오로지 커피만 존재하는 곳이랄까. 처음 매장을 열 때는 의자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그나마 가진 돈으로 좋은 커피 머신을 구입하고, 인테리어는 직접 했다. 이전에 있던 피아노 학원의 간판도 떼지 않았다. 간판의 목적은 알리는 것일 텐데 유동 인구가 적은 골목이라 간판이 큰 의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아는 사람은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럴 만한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싶었다. 광화문 디타워점, 신사동 도산공원점까지 오픈하며 매장 수가 늘었지만 펠트의 첫 매장과 같은 콘셉트를 유지하려 한다.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듯이 주변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공간 디자인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고 논의한다. 오는 9월 23일, 청계천에 오픈하는 4호점도 마찬가지다.

- 좋은 커피는 어떤 걸까?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가 최고다. 물론 그 가게의 커피가 맛도 좋으면 좋겠지만… 여행지에서 이른 아침 일어나 산책하듯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를 찾아가서 마셨던 커피를 떠올려보라. 그 순간 비로소 여행하고 있단 걸 실감한다. 커피 맛도 더 좋고, 커피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 펠트의 브랜딩 철학은 무엇인가?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조금 더 나은 커피를 제공하는 것. 브랜드가 일상과 닿아 있어야 한다는 점을 중시한다. 첫 매장을 열었을 때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을 때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행지에서 찾았던 그 커피 가게처럼… 아침 8시부터 문을 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러 오시는 분이 많지 않더라. (웃음) 그래서 오픈 시간을 오전 9시로 변경했다. 디타워점은 주변에 오피스가 많다 보니 출근 시간을 고려해 오전 7시부터 오픈한다. 가정이나 오피스에서도 커피를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도 꾸준히 하고 있다. 원두, 콜드브루, 드립백 등은 오프라인 매장과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2020년부터는 트레이닝 센터를 만들어서 커피 교육을 시작했다. 펠트 구성원뿐 아니라 펠트 원두를 사용하는 파트너 매장 관계자, 커피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이다.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커피 메뉴를 위한 도구를 직접 경험해보고, 다양한 커피를 맛보면서 일상에서 편안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 직업으로서의 바리스타에 대해 말한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바리스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루틴을 성실히 할 수 있는가다. 손님이 있든 없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매일 그 자리에서 내 일을 하며 기다리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다. 이걸 견딜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바리스타에 잘 맞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매일 반복되는 루틴을 잘 못 견디는 타입이다. 어쩌면 바리스타보다 로스터가 더 잘 맞지 않을까 싶었다. 펠트를 시작할 때 로스팅 공장을 연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로스터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대부분의 일이란 똑같은 루틴을 반복하는 게 아닌가? 같은 장소에서 같은 풍경을 보면서 매일 같은 일을 하면서도 그 안에서의 재미를 찾고 확장하면 좋겠다.
 
- 송대웅 대표를 성장하게 한 책이 궁금하다.
  📚 송대웅의 문장들

농담 하나로 흔들릴 만큼 가벼운 삶
농담, 밀란 쿤데라(지음), 방미경(옮김), 민음사

밀란 쿤데라의 데뷔작으로 삶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한없이 무거워보이고 움직이지도 않을 것 같은 우리의 삶이지만, 가벼운 농담 하나로 흔들릴 정도로 가볍다.
    • 사랑이 발전해가는 과정에서 결정적 계기들이 언제나 극적인 사건들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며, 처음에는 전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던 상황들이 그런 계기가 되는 수가 종종 있다.

    • 우리 삶의 모든 중대한 순간들은 단 한 번뿐,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렇게 다시 돌아오지 못함을 완전히 알고 있어야만 인간은 인간일 수 있다.
      모나미 153 볼펜에 대한 한 권의 수다
      모나미 153 연대기』, 김영글(지음), 돛과닻
      재료와 조리 과정을 과학적으로 바라보는 요리책 
      『더 푸드 랩』, J.켄지 로페즈 알트(지음), 임현수(옮김), 영진닷컴
      🔍 인터뷰 전문과 더 많은 추천 도서를 확인해보세요.

      인터뷰이가 추천한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문장들을 제안합니다

      커피마저 없었다면
      커피를 좋아하면 생기는 일』 + 『커피와 담배』
      커피는 참 신기합니다. 누군가는 커피에 인생을 걸고, 누군가는 커피를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는 문으로 삼거든요. 커피 리브레 서필훈 대표는 어느 날 마신 커피 한 잔에 사로잡힙니다. 그날 그가 들이켠 것은 ‘인생’이었으니, 그후로 일 년 중 삼분의 일을 세계 커피 산지에서 보내는 삶을 살게 되죠. 소설가 정은은 바리스타로 일하며 낯선 누군가와 연결된 매개체가 ‘커피’였다고 말합니다. 『커피를 좋아하면 생기는 일』, 『커피와 담배』는 아무것도 아닌, 그러나 많은 것이 담긴 커피를 통해 결국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는 눈,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 좋아하는 일의 본질은 일이 즐겁다고 여겨지는 순간뿐만 아니라 일이 되어가는 과정의 모든 희로애락과 원하지 않는 결과까지도 받아들이고 책임지는 바로 그곳에 있다.

            제목
             커피를 좋아하면 생기는 일
            저자 서필훈
            출판사 문학동네
              • 커피는 쉽게 손을 내밀어준다.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내가 발을 반쯤 걸치고 삶의 여유를 꿈꿔  있게 한다. 커피마저 없다면 삶은 무미건조하고 비참해질 것이다. 커피는 아무것도 아니므로 거기에 많은 것을 담을 있다.

                제목
                  커피와 담배
                저자 정은
                출판사
                 시간의흐름
              🔍 더 많은 큐레이션 목록을 확인해보세요.

              두근두근, 이 주의 신간 소비

              행복 여행 티켓을 드립니다
              아이슬란드는 엄청난 경제적 붕괴를 겪었는데도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하나다태국은 쿠데타를 비롯한 여러 정치적 격변을 겪었는데도 국민들은 항상 ‘사눅’,  재미를 위한 시간과 미소를 지을 시간을 찾아낸다. (...) 이미 말했듯이행복은 튼튼하다.”

              ✍️ 큐레이터 Y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이란 과연 존재할까? 작가는 에릭 와이너는 기자로 일하며 불행한 뉴스만을 전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반대로 아무도 전한 적 없는 행복한 나라의 정체를 찾아 떠난다. 2008년에 이은 개정판. 그리고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 

              texture.pick을 추천하려면?

              지난 뉴스레터가 궁금하다면?

              오늘의 texture.pick은 어땠나요?
              책 속의 문장으로 만나는 뉴스레터, 텍스처 픽texture.pick
              ask@texture.kr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1가 왕십리로 115, 8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