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왜요레터-비영리, 사회적경제의 전문성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이번 담화 어땠어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을 하면서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을 때가 많아요. 조직은 실무자가 일당백을 하기를 원하는데, 그걸 다 하려다 보면 체력적으로 소진되기도 하고, 내가 이 조직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잊을 때가 많거든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다 보면, 이도 안 되고 저도 안 되는 느낌이 드니까, 우리는 여기서 잘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직을 한다고 해도 내 경력은 이거고, 나의 경험을 통해 쌓인 나의 전문성은 이거다 말하기가 참 어려워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많은 실무자들이 겪고 있는 고민인 것 같은데요. 분명 경험도 쌓이고, 전문성도 쌓인 것 같은데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이번 담화를 통해 일을 하면서 가지는 고민을 나누고, 우리가 생각하는 전문성의 모습을 함께 나눌 수 있었어요!
-지니- 
10월의 질문-우리의 전문성은 어디쯤 있을까?
💌참가자 : 윈터, 감자빵, 카롱, 지니, 튼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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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년차 실무자들에게 쌓인 전문성은 무엇일까요?
청년 실무자들은 비영리와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일하면서 전문성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대부분 전문성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나에게 쌓인 전문성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떤 일을 잘 해낼 수 있는지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불명확한 정의와 실체의 흐릿함으로 영역에서 오래 일했지만 전문성이 쌓이고 있다고 느끼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었어요. 언어로 표현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에게 쌓였다고 생각되는 전문성에는 ▲민과 관 등 다양한 주체를  연결하는 힘 ▲민과 관사이 프로세스 이해 능력 ▲투명성 및 합리성을 고려한 예산사용 방식 ▲새로운 사회현안 및 의제를 파악 후 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능력 등을 꼽았습니다.

전문성, 쌓이지 않는게 아니라 정의 자체가 부족해
담화에 참여한 왜요러들 외에도 '나의 전문성'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청년들이 많아요. 비영리와 사회적경제분야는 전문성이 없고 아무나 와서 해도 되는 일일까요?  아니오! 굴지의 기업 S사에서 분야를 옮겨 온 사람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사람이 하루아침에 우리 분야에서 '일잘하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순 없어요. 분명 우리 분야의 방식과 방법이 있고 전문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전문성이 무엇이고 세분화된 역량은 무엇이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잘 발휘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하는 자리와 시간이 없었어요. 또 은연중에 영리에서 평가하는 전문성을 가져와 분야의 구성원들을 평가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항상 영리보단 부족한 사람이 되고 좌절할 수 밖에 없어요. 여의도에서 일하는 금융전문가보다 금융을 더 잘 알 수 있을까요? 매일 프로그램을 돌리는 개발자보다 개발을 더 잘할 수 있을까요? 전문성이 무엇인지 더 고민해야합니다. 비영리와 사회적경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영리와 의 경쟁 속에 있지 않아요. 우리만의 방식을 활용한 전문성의 정의가 필요합니다.

'현장의 전문성' 가장 중요하지만 도외시하는 경향 커
전문성에 대한 정의와 논의가 부족한 것 외에도, 조직과 일의 프로세스에서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전문성을 도외시하고 있었습니다. 몇몇 청년들은 분야에서 계속 일하고 싶지만, 현장에서의 경험은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영리에서 경험을 쌓으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도 했습니다. 튼튼은 "영리기업에서 온 동료들의 대부분은 수평적 조직문화에 익숙하고, 책임감도 있고 동기나 목표가 분명해 일하기도 좋았고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영리기업에서 온 사람들이 진짜 전문가라는 고정적인 인식은 분명이 있고 능력이나 역량보다 영리기업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선망받는 분위기는 불편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조직의 중장기 계획, 정책설계 등의 중차대한 일이나 대외적인 논의들에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대학교의 교수나 연구소의 연구원 등 내부가 아닌 외부의 사람의 전문성을 인정하며 이들에게 의견을 묻습니다. 지니는 "내 전문성을 의심하는 것은 스스로가 아니라 조직"이라며 "조직이 전문성의 기준을 학계로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문가로 불리는 외부의 사람들은 현장과 동 떨어진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한다"며 "왜 우리조직의 방향이 대학에서 나오고 현장에서 나오지 않는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누구나 하는 일'이 아니라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되려는 고민필요
비영리와 사회적경제의 일은 겉으로 보기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처럼 보여도 섬세한 네트워킹과 조직들의 관계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기도 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도 합니다. 청년들은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에 대한 발화가 이뤄지기 힘듭니다. 지금 일의 방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킹과 분야에 대한 공부와 고민이 필요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은 눈앞의 일을 처리하기 급급하고 영리의 방식에만 귀를 기울입니다. 생협에서 새벽배송이 논의되고, 대안금융에서 성과를 고민하고 더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대출해주는 것을 고민하는 이상한 논의들이 이어집니다. 조직은 분야의 일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의제를 조직원들에게 제시하지 않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서 일하는 청년들은 이 고민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해 이런 고민은 쓸데 없는 것이 되고, 진지하게 논의되거나 발전될 기회까지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로 정의되버리는 비영리와 사회적경제의 일은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청년들이 전문성을 쌓기 위해 필요한 것
비영리와 사회적경제에는 실무자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정보와 교육, 콘텐츠가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은 영리의 콘텐츠에 기댈 수 밖에 없어요.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더 많은 콘텐츠와 교육이 필요합니다.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교육팀이 담당자들에게 필요한 커리큘럼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영역에서는 이런 고민들을 개인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이 즐거울 때는 나서서 고민하고 배울 수 있지만 개인이 흥미를 잃고 지치는 번아웃이 오게 되면 그대로 멈춰지고 성장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조직이 다양한 학습의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해요. 
청년 활동가들의 활동이 커리어로 공유되는 활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좁디 좁은 비영리와 사회적경제 판이지만, 어떤 조직에서 무슨 사업을 하는지 그것이 왜 좋은 사례인지 알기는 어려워요. 청년 실무자들이 가진 노하우와 생각을 드러내고 스피커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리가 마련돼야해요. 청년 개인들도 내가 잘 하는 것을 겸손으로 숨기기 보다 드러내고 공유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네트워킹 역량과 지식으로 무장한 활동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빠르게 하지만 속도에만 집중하지 않으며 성장할 비영리와 사회적경제 생태계, 너무 멋지지 않을까요.
📝독서모임으로 책 한 권 완독했어요!
7월부터 함께 읽은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를 드디어 완독했어요. 2주에 한 번, 정해진 범위를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눠요. 서로의 상황에 맞게 속도를 맞추어 천천히 함께 읽다 보니 벌써 두 번째 책을 완독했습니다! 👏 내가 일하는 조직을 잘 알고, 더잘 활동해보자는 취지로 모여서 벌써 책 두 권을 읽다니 뿌듯해요. 참여자들의 소감을 살짝 공유해요. 11월부터는 <사회적경제는 좌우를 넘는다>를 읽고 토론해요. 함께 하고 싶은 왜요러들이 있다면, 여기로 신청하세요! 
🧒참가자 1 : 협동조합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체계적인 협조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 정말 인상깊었어요. 협동조합들이 경쟁 구도로 서로를 바라보지 않고, 서로의 내용을 잘 조정하면서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한국의 협동조합 생태계에서도 이런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사업의 협력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연대가 되기 위해서는 협동조합 정체성에 대한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이를 잘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 장치를 만들고, 위기의 상황에서 그런 장치들이 잘 작동하게 하는 것들이 놀라웠어요. 벌써 두 번째 책을 완독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네요! 우리의 독서 모임은 서로의 속도에 맞게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편안한 이야기 장이라는 점에서 애정이 많이 가요🧡 앞으로도  같이 즐겁게 공부하면서 활동해요!
👶참가자2 : 책을 통해서 몬드라곤의 성장을 어떤 맥락으로 바라봐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어요. 몬드라곤의 사례는 늘 우수사례도 등장합니다. 다만 몬드라곤이 성장한 방식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거대한 모습의 몬드라곤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거대한 몬드라곤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몬드라곤이 어떻게 거대해졌는지 왜 거대해질 수 밖에 없었는지를 살피는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몬드라곤의 성장에는 시대의 역사와 흐름이 함께 담겨있었는데 우리는 보고싶은 부분만 보고 있었던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가자3 : 왜요레터 첫 독서 모임! 살짝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었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환대해주신 덕분에 책을 완독할 수 있었어요👏👏 몬드라곤이라는 이름은 굉장히 많이 들어서 친숙하지만 사실 실제로 들여다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자발성에서 나오는 힘을 간접적으로 느꼈던 기회였어요. 자연스럽게 내가 알고 있는 협동조합과 비교하게 되더라구요.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였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지원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떠오르면서 물음표가 생겼구요. 앞으로도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며 이런 물음표를 하나하나 해결해보고 싶어요. 다음 책도 함께 왜요?를 던져봐요🙌
🧔참가자4 : 성공한 협동조합은 뭐가 다른지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위기 상황에서 조직의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중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는 많은 사회적경제조직들의 공통된 고민인 거 같아요.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사례를 통해 위기의 순간 고용유지를 위해 함께 희생하며 자구책을 찾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어요. 그리고 지속적인 고용유지와 고용창출을 최우선 목적으로 두고 신사업 개발과 금융, 투자의 노력돠 좋은 일자리를 위한 사회보험제도와 민주적참여 제도 등을 보며 협동조합은 어떤 모습이어야할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사회적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모두 갖춘 협동조합이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고 정치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답니다.
정리하는 글

 영리기업은 나의 커리어, 전문성과 관련해서 굉장히 콘텐츠가 많고 모임도 많아요. 하지만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잘 하지 않죠. 우리가 우리의 전문성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서로 공유가 되어야 우리의 일을 저평가하지 않고 영리 기업의 논리에 매몰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영역도 전문성이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걸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하는 노력이 부족하고,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이 부족하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일에는 우리만의 감수성이 있고, 방식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되지 않는 것이 아쉬워요. 비밀결사대처럼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더 드러내면서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감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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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레터에 응원의 목소리가 없었다뇨!!! 제가!!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 목소리까지!!!! 백 번 외치겠습니다!! 파이팅!!! (사실 저도 이렇게 응원의 한마디 처음이에요😅)
(9월 왜요레터에서) 비영리/사회적경제 분야의 잡플래닛이 있으면 좋겠다는 부분에서 크게 공감했습니다 ㅎㅎ 이쪽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청년들이 있음에도 정보가 너무 없거나 막연히 어려울 것 같아서 접근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현실적인 정보를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이 있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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