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날씨 정말 좋죠? 나들이도 맘대로 못 하는 요즘, 콤팩트하고 다양한 '원서발췌 시리즈'를 잡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름만 들어본 유명 고전을 직접 맛보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동경'은 고려시대 경주의 이름입니다. 이 책은 1669년 처음 간행되었는데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동국통감≫ 등 이전에 출간된 역사서에서 경주와 관련된 내용을 모아 엮은 책입니다. 다른 지역엔 없어요. 경주 천 년의 역사와 지리, 당시 정치 사회적인 배경을 모두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특히 과거 경주 지역의 인물사와 편찬 당시 사족(士族)들의 동향, 경주 부민의 동태도 엿볼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17세기 중반까지 경주 지역에 있던 문화 유적의 현황과 위치가 생생하게 기록돼 있어, 경주의 시·공간적 역사 자취를 온전하게 복원하는 데 활용 가치가 높아요. 이 책은 완역본을 20퍼센트 발췌했습니다. 원서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을 발췌했고, 독자들이 가장 흥미를 가질 만한 인물 항목의 비중이 높습니다. 
《20% 원서발췌 동경잡기》 민주면 엮음, 장창은 옮김

‘마쿠라(枕)’는 베개이고 ‘소시(草子)’는 묶은 책을 말하죠. 그래서 '베갯머리 서책'이라고도 불립니다. 몸 가까이에 두고 은밀히 쓴 비망록이라는 의미로 당시 남성들의 공적인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여성의 섬세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시선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수필입니다. 저자 세이쇼나곤은 천황의 아내, 즉 중궁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궁녀였어요. 당시엔 드문 전문 직업인이었죠. 시대를 앞서간 그녀의 자유로운 문체는 천 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반짝반짝합니다.
《12% 원서발췌 마쿠라노소시》 세이쇼나곤 지음, 정순분 옮김
설렘-가슴 두근거리는 것. 
참새 새끼를 기르는 것. 어린아이가 뛰어노는 곳 앞을 지나가는 것. 고급 향을 태우며 혼자 누워 있는 것. 박래품 거울이 조금 어두워진 것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신분이 높은 남자가 내 집 앞에 차를 세우고 시종에게 뭔가 묻는 것. 머리 감고 화장하고 진한 향기 나는 옷을 입는 것. 그런 때는 특별히 보는 사람이 없어도 가슴이 설렌다. 약속한 남자를 기다리는 밤은 빗소리나 바람 소리에도 문득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본문 26단에서 발췌
완역본이 궁금하다면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출간한 ≪베갯머리 서책≫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베갯머리 서책》 세이쇼나곤 지음, 정순분 옮김

빅토르 위고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50대에 맞은 20년의 망명생활이 그의 작품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너무나 잘 아실 겁니다. 《레미제라블》과 《관조시집》, 《사탄의 종말》, 《윌리엄 셰익스피어》 등 주옥같은 글들이 이때 창작되었어요. 《바다의 일꾼들》은 위고가 망명생활 중 15년을 보낸 영불해협의 건지섬이 배경입니다. 제목을 보고 바닷가 노동자들의 삶을 다루었을 거라 오해를 많이 하시는데, 제목의 '일꾼'은 일렁이는 물결, 바람, 태양, 빛, 암초 등 자연현상을 뜻해요. 이 우주의 자연현상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일꾼들입니다. 
《10% 원서발췌 바다의 일꾼들》 빅토르 위고 지음, 김희경 옮김

《백과전서》의 편집자이며 계몽주의 사상가로 잘 알려진 디드로의 예술 비평입니다. 디드로를 '예술 비평의 아버지'로 불리게 한 바로 그 책이죠. 디드로가 격찬하거나 논박했던 부셰, 샤르댕, 카사노바, 라투르 등 18세기를 풍미한 화가 8명에 대한 미학적 비평이 원서발췌에 담겼습니다. 당시 루브르 궁전의 살롱에서는 매년 미술 전시회가 열렸어요. 디드로는 여기 오지 못한 사람들(주로 유럽의 왕족과 귀족들)에게 작품과 화가, 미술계의 일화를 전하게 됩니다. 그는 도판 없이 그림을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콩트, 편지, 희곡 등 다양한 형식과 화려한 문체로 그림을 묘사했어요. 게다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으로 솔직하고 친숙하게 예술 비평을 전달하지요. 엄청난 인기였습니다. 이 책에서 그의 《문학통신》을 5% 발췌로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5% 원서발췌 살롱》 드니 디드로 지음, 백찬욱 옮김

머리말과 함께 196개의 잠언들로 구성된 책입니다. 1881년부터 1886년까지 니체가 붙잡고 생각한 철학적 주제들을 기록한 노트를 중심으로 출간된 책이에요. 핵심 내용은 전통적인 가치들의 전도, 자유롭고 창조적인 미래 철학의 구상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선과 악의 현실과 역사와 근원을 들추어내면서 선과 악은 물론 종래의 윤리학과 형이상학을 비판합니다. 현대의 과학은 형이상학의 테두리에 갇혀서 형식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현대의 예술과 정치는 민족주의, 애국주의, 군국주의 등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은 왜소한 모습으로 타락했다고 비판합니다. 니체는 그가 끊임없이 추구한 주제를 이 책에서도 펼쳐내고 있는데, 자유정신을 부각함으로써 창조적이며 자유로운 역사와 문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30% 원서발췌 선과 악의 저편: 미래 철학의 서곡》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강영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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