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기억'하는 일

🧡Season 3🧡 Vol 22 . 2023.11.03 ~ 2023.11.09

#여성_숏컷_캠페인
우리는 백래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여성_숏컷_캠페인

약 2년 4개월.

'#여성_숏컷_캠페인' 해시태그 연대 운동을 다시 소환한 현실과 마주하는 데 걸린 시간입니다.

여성들이 자신들의 SNS에 때아닌 '숏컷' 인증 사진을 남기고 있는 건 지난 4일 경남 진주의 한 편의점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 때문입니다. 20대 남성이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다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성을 폭행한 건데요. 경찰 조사에서 알려진 피의자의 발언에 아마 모두가 귀를 의심했을 겁니다. "머리가 짧은 것을 보니 페미니스트"라고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요. 명백히 여성 혐오 발언입니다.

피의자는 말리는 50대 남성까지 폭행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인대 손상과 어깨, 이마, 코 부위 등을 크게 다치거나 골절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2020년 양궁 선수 안산을 향한 백래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숏컷 헤어스타일과 여대 출신을 문제 삼은 무차별 공격이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론 안 선수의 개인 인스타그램에서 '페미를 해명하라'는 처참한 댓글 수준을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신체심리학자 한지영씨가 트위터에 "우리 여성 선수 선전을 기원하며 여성-숏컷-캠페인 어떤가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해시태그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지금의 해시태그 운동이 무려 약 2년 4개월 전과 동일하다는 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실제 물리적인 폭행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큽니다. 2년 4개월여 동안 페미니즘을 악의적으로 해석하고 공격하는, 이 '백래시'에 대해 우리 사회는 뭘 했는지 역으로 물어야겠습니다.✔️

저는 정부, 정치인들이 나서서 공공연하게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 "여성안심귀갓길 사업엔 남성 보호가 빠졌다" "'여성 혐오' 단어를 쓰지 말라" 따위를 뱉어냈던 것들이 기억납니다.

이런 메시지가 정당화한 것처럼 사회 곳곳에 퍼지는 것이 문제의 근원입니다. 그러는 사이 온라인 내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백래시는 도를 넘은 수준입니다. 문제적인 발언이 걸러지지 않고 난무하는 사회의 얼굴입니다.

여성의 헤어스타일에 집착하는 특정 남성들을 보면서 저는 자연스럽게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이란 여성들을 탄압하는 (이란) 정부가 함께 겹쳐집니다. 다를 게 없거든요. 헤어스타일마저 자신들이 통제하고 단속하려 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다분히 가부장적인 시선에 근거한 '폭력'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 4개월 이후의 사회를 그려봅니다. 분명한 건 이 해시태그 연대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거예요. 당장에 이번 경남 진주에서 발생한 '여성 혐오'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플랫팀 유선희 기자 yu@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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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가면, 두 바퀴로도 갈 수 있어야죠…휠체어로 여행하는 이유

📌 휠체어 여행가 전윤선씨는 서울 중구 정동길을 국내에서 가장 장애인 친화적인 여행지로 꼽습니다. 덕수궁과 옛 주한 러시아 공사관 등 역사적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용 화장실이 주변 건물에 많아서입니다. 전씨는 최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여행안내서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39>를 펴냈는데요. 휠체어를 탄 사람도 열차와 장애인 콜택시 등을 타고 찾아가 둘러볼 수 있는 곳들입니다.

✔가구방문 돌봄노동자 10명 중 3명은 "성희롱 피해 경험"

📌 방문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 등 가구 방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 10명 중 3명은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단법인 보건복지자원연구원 등이 가구방문 돌봄노동자 4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성희롱 피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18.8%)'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13.9%)' 등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개인적으로 참고 넘어가고(21.7%), 일부는 스스로 일을 그만두는(12.7%)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성혐오 범죄 비판 제기된 '신림역 살인예고' 20대 집행유예

📌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20대 남성에 대해 1심 법원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 법원은 이씨가 혐의를 인정한 살인예비죄와 협박죄 일부만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여성 혐오 범죄’인지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이씨는 여성을 대상으로 살해 협박글을 올린 것 이외에도 지난 3~7월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여성 혐오 게시글을 1000건 넘게 작성한 혐의도 있습니다.

🐾 플랫팀에서 입주자분들과 '티타임 만남' 이후 마련한 '토크 콘서트'에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분의 관심 덕분에 오프라인으로 마련한 좌석은 마감이 됐어요.🥹 다만 아직 온라인 ZOOM 신청은 가능합니다. 혹시 놓치셨다면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으니 잘 활용해주세요.

입주자분들과 함께 나누게 될 토크 콘서트는 <여자가 용맹이 있어야지>라는 제목으로, 여성들이 마주하는 다양한 백래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사회부와 국제부 소속 기자 두 명도 초청했어요. 플랫팀 기자들 이외에, 다른 부서의 기자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거예요.😃

지난번에도 언급했습니다만, 이번 토크 콘서트 만남에선 저희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겪는 백래시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려고 해요. 백래시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관련해 아래 '플랫 백일장' 코너에 직접 여쭤봤으니 의견 마구마구 남겨주세요🎈)

장소와 시간, 그리고 온라인 신청 방법도 다시 한번 안내해 드립니다.

오는 16일 목요일 오후 7시30분에 경향신문사 7층 여다향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토크 콘서트 신청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어서 만나요.🙌

🗨️"입주자분들에게 '용맹'은 어떤 의미예요?"

용맹을 '근거 있는 자신감'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문득 생각이 나서 짧게 적어보아요ㅎㅎ 물론 그것도 멋진 정의지만, 저는 여자들이 '근거 없는(부족한) 자신감'을 더 가졌으면 하거든요. 예전에 한 다중언어학습자에 대한 책을 봤을 때, 남자다중언어자들은 보통 자신이 몇 마디 외워서 할 수 있는 것까지 '구사 가능한 언어'의 개수에 넣어서 구사 가능한 언어가 평균적으로 높다고 하더라고요. 반면 여성은 자신이 확실히 네이티브 수준으로 읽고 말하고 쓸 수 있는 것만 구사 가능한 언어에 넣어서 훨씬 적었고요. 물론 너무 근거가 없는 자신감만 가지는 건 나쁘겠지만, 지금까지 여성들이 스스로, 사회로부터 자신감을 억눌린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서-여자들이 조금 더 용맹해지고 근거 없는 자신감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비슷하게 이디시어로 '추츠파'라는 말도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 추츠파에 대해 읽은 한 대목을 공유해봅니다. 여성도 좀 더 자신들의 목소리를 용맹하게 내기 위해선 이런 추츠파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를 이야기 안으로 들어서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엉성한 페이지 몇 장에 불과하지 않은 걸 쓰려면 추츠파(Chutzpah)가 필요하다. 추츠파는 이디시어로 설명하기 힘든 방식으로 섞인 용기와 자만심을 뜻한다."
-대니 샤피로, <계속 쓰기:나의 언어로> 💬

저에게 '용맹'은 "본인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데에 아무런 주저함이 없는 것"이에요. 자신에 대한 신뢰가 탄탄한 받침이 되어 발 닿는 대로 행동할 수 있는 멋진 운동장을 스스로 깔 수 있는 게 용맹함이라고 생각해요. 💬

🤔[궁금해요] 우리는 백래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지난번 질문에 대해 입주자분들께서 보내주신 글이 다 좋아서 공유했어요.👏 이디시어가 아슈케나즈 유대인이 사용했던 서게르만어군 언어라고 하는데, '추츠파' 라는 단어도 처음 알게 됐어요. '설명하기 힘든 방식으로 섞인 용기와 자만심'이라는 뜻이라니, 멋진걸요! '본인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음' 이라는 정의도 참 좋아요. 멋진 운동장을 스스로 깔다가 머뭇거리게 되는 지점이 있다면 언제든 '플랫'에 와요. 주저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을 거예요.🥰

이번 '플랫 백일장'에선 저희 토크 콘서트에서 이야기하게 될 '백래시'를 키워드로 질문 정해봤는데요. 개인적으로 저도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는 이 질문에서 바로 '계속 기사를 써야 하는 이유'를 찾습니다. 제 이야기는 다음 주 토크 콘서트에서 더 자세히 하게 될 것 같아요. 입주자분들의 이야기 자유롭게 공유해주세요. 잘 모아서 다음 주(!!)에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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