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해 리브랜딩 2.에이피알 상장 후 전망
 2024.02.28 24-009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화해의 새로운 얼굴이 만들어지기까지
  02 에이피알이 높은 기대에 부응하려면
  03 뉴스 TOP5 - '뉴진스 숙소 스타일링 비하인드'

   

#광고, 화해의 새로운 얼굴이 만들어지기까지

     
design by 슝슝 (w/DALL-E)
  
너무 잘해서 문제가 되었다고요?

'화장품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여 소비자 중심의 화장품 시장을 만드는 것', 올해로 론칭 11주년을 맞이한 뷰티 슈퍼앱 화해가 초창기부터 꾸준히 추구해 왔던 미션이었습니다. 그리고 화해의 이런 노력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전성분'이라는 단어가 널리 알려지게 되고, 이로 인해 유해 성분 없는 깨끗한 화장품을 뜻하는 '클린 뷰티'가 트렌드를 넘어 우리의 일상이 되었거든요.


 

하지만 화해의 완벽한 성공은 아이러니하게도 화해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 버립니다. 처음에는 화해가 외치던 성분이라는 것이 매우 큰 차별화 포인트였지만, 이제는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게 된 건데요. 그러면서 화장품 성분에 대한 관심도는 2019년을 정점으로, 이후 꾸준히 줄어들게 됩니다. 문제는 이에 따라 화해의 존재감 역시 점차 옅어져 갔다는 건데요. 브랜드 지표 상으로도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자, 내부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2019년만 하더라도 화해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뷰티앱'을 물었을 때, 10명 중 8명 이상이 처음으로 떠올리는(TOM, Top of Mind) 서비스였는데요. 뷰티 정보 영역에 다양한 경쟁자들이 치고 들어온 것은 물론 시장의 패러다임이 아예 바뀌면서, 이러한 화해의 '뷰티앱' 최초 상기도는 점차 하락해 갑니다.

 

또한 화장품 성분 확인 앱이라는 틀에 너무 갇히게 되자, 외연 확장마저 제동이 걸리게 됩니다. 화해는 내심 정보 앱을 넘어서, 큐레이션과 구매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싶어 했는데요. 카테고리적으로도, 기초 케어뿐만 아니라 색조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이미지가 너무도 강력해서 고객의 인지를 바꾸는 것이 어려웠고요. 결국 화해는 리브랜딩에 나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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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달라지기로 결심했습니다

성공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직원들이 호응하지 않는 변화는 고객들도 설득시킬 수 없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브랜드 리뉴얼 전에 내부 구성원 대상 설문을 통해 변화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먼저 물어봤다고 합니다. 다행히 변화에 대한 화해 구성원들의 지지는 확고했습니다. 우선 인식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80%가 넘는 직원들이 공감을 표시했고요. 심지어 70% 가까이가 '소비자가 깜짝 놀랄만한,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의 변화'를 촉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화해는 미션부터, "뷰티 소비자들의 똑똑한 선택을 통해 브랜드들의 성장을 만든다"로 재설정했습니다. 이는 단지 하나의 브랜드 캠페인을 넘어, 근본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변화시키겠다는 걸 뜻하는데요. 실제로 화해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 화해는 성분 정보와 리뷰를 통한 비대칭성 해결을 넘어, 소비자에게 고도화된 맞춤형 뷰티 탐색 경험을 제공하고, 브랜드와 동반 성장을 이루는 뷰티 브랜드 엑셀러레이션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서비스에서 다루는 카테고리 또한 스킨케어부터 이너뷰티까지 폭넓게 다룰 예정이라 하고요.


이를 토대로 화해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투명한 관점', '입체적인 사고', '세심한 태도'로 구체화하였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새로운 화해의 지향점을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가장 먼저 브랜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로고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기로 합니다.


일관성은 유지하되, 변화는 보여주기

이처럼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스스로 진단한 화해였지만, 막상 이를 실천하려 하니 막막한 부분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사실 급진적인 변화는 고객에게 낯설게 인지되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기존 고객이 사랑하던 화해의 가치를 잃어서도 안 되었기에, 그 균형점을 찾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로고 리뉴얼 과정에서 다양한 변화 수준을 테스트해 보며 적합한 변화 모습을 그려나갔다고 합니다. 최소한의 변화 수준부터 완전히 새로워지는 수준까지 변화 가능 수위를 4단계로 나누었고요. 각각의 수준마다 얻는 이점과 리스크를 심도 있게 고려한 끝에 새로운 로고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변화된 로고를 보면, 확실히 외형이 확 바뀌었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기존 화해 로고의 형태는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인데요. 기존의 물방울 모티브는 완전히 사라지고, 북극성을 상징하는 새로운 심볼이 탄생했으며, 특징적인 한글 로고마저 영어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면서 본래 가졌던 친근함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했는데요.


친근함은 분명 아주 중요한 브랜드 자산이 될 수 있지만, 대신에 강렬한 변화를 주기에는 한계를 지닙니다. 더욱이 기존 물방울 모티브가 스킨케어를 연상시키기에, 틀을 깨기 위해선 벗어나야 하기도 했고요. 덕분에 다소 낯설더라도 '달라진 화해'는 확실히 전달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그대로 유지한 부분도 있었는데요. 특징적인 민트 컬러는 그대로 남겨두어 화해가 가진 기존의 고유한 강점들은 이어가고자 했습니다.


확장성, 신뢰성, 범용성

그렇다면, 새롭게 선보인 로고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들이 담겨 있을까요? 비주얼적으로 큰 변화를 주고 다양한 가치를 한 번에 담기 위해 3D 심볼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고 합니다. 북극성을 상징하는 별 모양이 새로운 모티브로 '뷰티 길잡이'를 나타내고 있고, 자유로운 변형을 통해 다음과 같은 3가지 의미를 담았다고 하는데요.


1) 확장성

다양하고 입체적인 형태를 취하면서, 스킨케어, 메이크업, 이너뷰티 등 확장된 카테고리를 모두 포괄할 수 있도록 하였고요. 이는 자연스레 자신에게 맞는 뷰티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비전과 이어지게 됩니다.

 

2) 신뢰성

신뢰는 기존의 화해가 계속 지켜 나가기로 한 핵심 가치였지만, 기존 둥근 로고의 친근함은 다소 거리가 있었는데요. 비주얼적으로 전문성을 더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3) 범용성

마지막으로 영문 로고를 사용하면서 중국을 시작으로 향후 글로벌 진출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는데요. 이미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바 있고, 앞으로 리브랜딩과 함께 해외 확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거라 합니다.


또한 깨끗하고 명료한 이미지를 잘 표현하기 위해 3D 소재와 글래스모피즘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적용한 것도 이번 로고 리뉴얼의 핵심 포인트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쉽게 깨질 것 같은 느낌을 주어서 신뢰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고요. 그렇다고 컬러감을 높이자니 너무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미묘한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고 합니다. 결국 명도와 채도, 색상 등을 수없이 조절한 끝에 현재의 로고가 탄생했다고 하는데요. 우리는 완성된 로고 만을 보지만, 탄생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이 긴 고민의 과정이 있다는 걸 떠올리면서 보면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글래스모피즘(Glassmorphism): 반투명 재질을 사용하여 다양한 요소 간의 시각적 계층을 표현하여 입체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그래픽 스타일

이후의 화해를 기대해 주세요

지금까지 화해의 리브랜딩 배경과 로고 리뉴얼 과정을 살펴보았는데요. 어쩌면 기존에 주로 다루던 주제와는 달리 디자인적인 내용이 많아 다소 낯설게 느껴지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한 브랜드의 변화는 새로운 비전을 정립하고, 로고로 대표되는 브랜드 접점을 이에 맞춰 리뉴얼시키는 것부터 시작되는 법이고요. 따라서 그 과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면, 이후 비즈니스적인 부분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더욱 풍성해지실 수 있습니다. 

화해 역시 로고 리뉴얼에 이어서 브랜드 접점과 커뮤니케이션을 순차적으로 변화시키고, 여러 기능 개발을 통해 커머스를 더욱 강화시켜 나갈 예정이라 합니다. 그래서 이번 로고 변경과 더불어 정기 세일 화해 위크도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고요. 기존 강점인 고객 리뷰와 피부 정보, 타입 등을 토대로 한 추천과 탐색 기능 고도화도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정립한 핵심 가치를 잘 전달한다면, 로고 리뉴얼은 단순한 디자인 변경을 넘어 큰 사업적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은 화해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되었습니다.

   

에이피알이 높은 기대에 부응하려면

   
design by 슝슝 (w/DALL-E)
  
오래간만에 스타가 나왔습니다

지난 2월 27일 에이피알이 코스피 시장에 새로이 입성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다만 첫날 흥행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일각에서는 '따따블(시초가 대비 4배 상승)'까지 기대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27% 상승에 그치며 장을 마감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그간의 유니콘 잔혹사를 끝냈다는 점에선 분명 의미 있는 행보였습니다. 많은 유니콘 스타트업들이 투자 혹한기로 인해, 상장을 하더라도 기업 가치가 1조 원 아래로 내려가거나, 혹은 아예 잠정 연기하곤 했는데요. 에이피알은 상장에 성공한 것은 물론, 오히려 몸값을 높이는 데 성공하였고, 상장 첫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역시 2조 원을 넘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에이피알이 선방할 수 있었던 건, 워낙 그간 보여준 실적이 훌륭했기 때문입니다. 아직 작년 3분기 누적까지만 실적이 공개된 상태지만, 연간 매출액은 4천 억원이 넘을 것을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고, 무엇보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18.8%에 달하였습니다. 더욱이 작년 한 해 반짝한 것이 아니라, 2014년 설립 이래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이 157.4% 일 정도로 꾸준히 증명해 온 터라 기대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는데요. 과연 에이피알은 앞으로도 이러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요?

빠른 성공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에이피알이 최근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의 성공 덕분이었습니다. 가파르게 매출액이 성장한 것은 물론, 한 자릿수 였던 영업이익률 역시 뷰티 디바이스 출시 원년이던 2022년 9.9%, 2023년 3분기 기준으로는 18.8%까지 상승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회사의 비전을 '글로벌 1위 뷰티테크 기업'으로 선포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리스크는 오히려 커지고 맙니다. 작년 뷰티 디바이스 매출 비중이 무려 전체의 39%를 차지하는 등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데요. 설상가상으로 널디로 대표되는 패션 사업 부문은 성장이 완전히 정체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트렌드일 때야 에이피알 전체의 성장도 빨라지겠지만, 반대의 경우 급격하게 위축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미래 전망은 밝을까요? 아쉽게도 뷰티 디바이스에 대한 고객 관심도는 2023년 초를 정점으로 서서히 하락해 가고 있습니다. 네이버 쇼핑 내에서 피부케어 기기 클릭량은 급감한 상황이고요. 이와 더불어 메디큐브와 에이지알 검색량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아직 도입기인 만큼 고객 수요의 불확실성이 큰 걸로 보이는데요.


더 큰 문제는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서 에이피알이 확고한 1위 사업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투자 설명서에선 2022년 기준으로 22%를 차지했다고 나오지만, LG전자나 아모레퍼시픽 같은 대기업들이 제외된 기준이었고요. 검색어 기준으로도 뉴스킨 갈바닉 등이 더 상단에 위치해 있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에이피알의 작년 4분기 실적 역시 확실히 성장성이 둔화된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혁신의숲 제공 데이터에 따르면, 전년 대비 매출 규모가 약 20% 정도 감소한 걸로 나옵니다. 또한 대외적으로 고객 락인을 위한 장치로 많이 언급된 에이지알 전용 앱의 트래픽도 성장세 역시 미미하여, 솔직히 장기적 성장을 장담하기엔 불안한 요소가 아직은 더 많아 보이고요.

특히 뷰티 디바이스는, 화장품 시장처럼 진입 장벽이 그리 높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질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서 빠른 성공이 가능한 반면, 동시에 빠른 실패로 이어지기도 쉬운데요. 실제로 일부 뷰티 브랜드들이 최근 중국 거품이 빠지면서 실적이 급락한 것처럼, 뷰티 디바이스 특수가 끝나면 에이피알에게도 갑작스러운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상장 시점이 절묘했습니다

다만 이처럼 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고, 곧 성장 한계에 도달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기에, 에이피알의 상장은 매우 시기적절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성장이 정점이던 시기의 호실적을 토대로 몸값을 최대한 인정받을 수 있었고요. 동시에 언론에 집중 노출되면서 뷰티 디바이스 선두주자라는 이미지까지 얻어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에 조달한 자본을 통해 본질적인 차별화를 만들어 낼 기회도 얻은 상황인데요. 총 공모금액은 947억 원에 달하며, 에이피알은 이를 생산 설비 증설과 뷰티 디바이스 연구 개발, 해외 마케팅 강화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습니다. 시나리오대로 된다면 단기적으로는 해외 매출 확대를 통해, 단기적인 수요 변동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을 거고요. 장기적으로는 기술 격차를 만들어 내 진정한 뷰티 테크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임은 틀림없는데요. 다만 에이피알에게 이는 완전히 새롭게 주어진 과제는 아니긴 합니다. 사실 창립 이래 꾸준히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 지불 없이도 반복 구매되는 상품을 만들어, 미디어 커머스 기업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 왔고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상장을 계기로, 에이피알이 이제는 정말 완전하게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하기를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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