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에서 활동하는 마늘이 집사 선영이에요. 😚 지난달 뉴스레터는 국회가 국가 재정을 관리하는 하는 법을 다뤘습니다. 👉 <월간국감> 지난호 보기

국회가 국정을 감시한다면 우리는 국회를 감시하지!

우리는 월.간.국.감.

열아홉 번째 뉴스레터는 이렇게 구성되었다오

• 이달의 국회의원을 알리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는 국회의원

• 이달의 국회를 알리오 국회는 처리하고, 헌재는 심판하고, 대통령은 거부하고

• 이것만 알면 나도 국회 감시 레벨업이오! 정쟁이 아닌 민생을 위한 국회를 위해

🧄 이달의 국회의원을 알리오

 -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는 국회의원

👄 김기현 전 당대표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편향된 방송 환경을 계속 누리기 위해 민노총의 노영방송 영구화 법률안을 날치기 통과시키기까지 했다. (...) 국민과 나라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위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주실 것을 건의한다.” (2023. 11. 13.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회의)

국민의힘 김기현 전 당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즉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2023년 11월 9일,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찬성으로 처리됐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무슨 법이길래 살벌하게 말하는 걸까요? 🥶

노란봉투법이란? 노동조합법을 말해요. 노조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노조 전체가 아닌 개별로 걸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실질적으로 원청의 의사에 따라 하청의 노동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하청 노동자가 원청 사업주와 교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는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을 막고 하청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어”
• 국민의힘 “불법 파업 많아질거고, 기업 혼란만 가중될거야”

방송3법이란?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3개를 통틀어 방송3법이라 해요. KBS·MBC와 같은 공영방송 이사를 21명으로 늘리고, 정권에 따라 언론의 기조가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이사 추천 권한을 미디어 관련 학회, 시청자위원회 등이 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국민이 직접 사장 후보를 추천하는 위원회를 설립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에 맞서 독립적인 공영방송을 만들 수 있을거야”
• 국민의힘 “언론이 더불어민주당 편이니 입맛 맞는 이사 꽂으려고 하는거 아니야?”

두 사안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맞붙었습니다 💥 우여곡절 끝에 두 법안이 처리는 됐지만, 끝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그 속사정을 자세하게 들여다볼게요.

🧄 이달의 국회를 알리오

 - 국회는 처리하고, 헌재는 심판하고, 대통령은 거부하고

국회는 법을 만들거나 바꿉니다. 그런데 마음대로 모든 법을 만들거나 바꿀 수는 없습니다. 법안이 처리되려면 국회 내 정당들의 합의 뿐만 아니라, 국회 밖 이해관계자들의 합의도 중요하니까요. 오늘은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이 결국 부결된 과정을 돌아보며, 법안 처리에 반대했던 국민의힘이 활용한 두 가지 수단을 살펴볼게요.

노란봉투법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담당하고, 방송3법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다룹니다. 두 법안을 두고 정부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사이의 입장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 두 상임위 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때라, 상임위 회의는 항의의 표시로 회의에 불참하거나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 없이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처리되곤 했죠. 

이제는 법안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잘 알고 있는 우리! 모든 법안은 각 상임위원회에서 세세하게 논의된 뒤, 체계자구심사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갑니다. (기억이 안 난다면 클릭) 그런데 법제사법위원회가 법안을 심사하지 않고 계속 방치한다면 그 법안은 무기한 계류되는걸까요? 국회법 86조 제3항과 제4항은 그러지 않도록 아래와 같은 절차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걸 두 사안에 대입해볼까요?

• 노란봉투법은 2023년 2월 21일, 방송3법은 2022년 12월 2일에 각각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뒤 법사위에 회부되었지만, 60일 넘게 법사위에서 방치되었습니다.

• 이에 각 상임위 위원장은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을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고, 야당 주도로 모두 상임위 표결을 통과했죠. 이후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합의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해야 했지만!

• 그러나 여당이 반대하는 만큼 본회의 부의를 위한 교섭단체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이에 따라 본회의에서 각 법안들의 부의 여부를 정하기 위한 무기명 투표가 진행되었는데요, 노란봉투법은 6월30일, 방송3법은 4월 27일에 각각 진행되었고, 모두 가결되었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두 법안은 본회의에 부의된 후에도 11월까지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습니다 😰 왜냐고요?

결국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헌법재판소로 갔기 때문이죠 ⚖️ 국민의힘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법률안 심사권을 침해당했다며 본회의 직회부 요구안에 대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건데요. 더불어민주당이 노조법과 방송3법을 각각 상임위에서 일방적으로 처리하고, 본회의에 부의한 것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겁니다. 

이 권한쟁의 심판은 노란봉투법은 2023년 5월 30일에, 방송3법은 2023년 4월 14일에 접수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을 언제 어떻게 결정할지에 따라 본회의 직회부가 타당한지, 본회의 표결은 가능한지가 판가름이 나게 되었어요. 

그리고 2023년 10월 26일, 헌법재판소는 국민의힘 위원들이 청구한 두 건의 권한쟁의 심판을 기각했습니다 📜 헌법재판소는 “헌법적 원칙이 현저히 훼손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회 외의 기관이 그 판단에 개입하는 것은 가급적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노조법과 방송3법을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요구한 위원장의 행위는 국회법을 준수해 이루어졌으며 본회의 표결을 통해 부의가 이뤄졌으므로 법을 어긴 사실이 없다고 본 것입니다.

헌법재판소의 ‘국회법상 절차의 문제 없다’는 결정도 있었겠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찬성으로 노란봉투법, 방송3법 개정안이 11월 9일 본회의에서 통과됐습니다. 법안 처리에 꾸준한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해버렸고요.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률은 정부로 전달(이송)됩니다. 대통령은 법률이 이송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공포를 해야 하지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은 11월 17일에 정부에 이송됐고, 이로부터 15일 뒤인 12월 2일 전까지 거부권을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모두가 예상했던 것처럼 12월 1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두 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의결되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재가한 뒤 국회에 재의요구서를 제출했습니다. 

12월 8일, 더불어민주당은 재의결을 추진했으나 결국 부결되었습니다. 헌법 53조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다시 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규정합니다. 현재 국회의원은 총 298명으로, 이 중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 의원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나 298명 중 국민의힘 의원이 111명이고, 부결 당론을 채택한 이상 재의결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 이것만 알면 나도 국회 감시 레벨업이오!

 - 정쟁이 아닌 민생을 위한 국회를 위해

21대 국회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벌써 세 번째에 이릅니다. 첫 번째는 쌀값이 폭락했을 때 정부가 쌀을 매입해야 한다는 양곡관리법, 두 번째는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재정의하는 간호법, 세 번째는 오늘 다룬 노조법과 방송3법이 되었습니다. 모두 민생과 시민의 권리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법안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민생법안들이 정쟁화 되어 국회 안에서 합의를 보지 못하고 대통령 거부권 앞에 무력화되는 걸까요 💣

지금의 국회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부분은 딱 하나입니다. 국회 회의장에서는 법 처리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사회적 효과를 토론하고 설득해나가는 ‘정치’가 실종되었다는 점입니다 🕳️ 쟁점화된 민생 법안을 두고 정부여당은 대통령에 직접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하고 있고요. 더군다나 몸집 큰 두 정당이 온갖 수단을 이용해 다투는 동안 그 밖의 소수 정당들은 그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고, 가장 중요한 각 법안에 대한 국민의 여론도 무시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반복되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삼권분립 속 입법부를 견제하기 위한 행정부의 정당한 권한 행사로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의힘은 수적 열세이면서도 야당과 국민을 설득하는 대신 대통령 거부권에 의지하며 국회 입법권을 스스로 무력화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더불어민주당도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렇다할 대책도 없이 중요 법안을 강행처리해 사실 총선용이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했죠.

힘 대결과 수 싸움 대신 대화와 설득이 오가고, 타협과 합의가 이뤄지는 정치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21대 국회에서 찾아보기는 어려울거라 포기하고, 제대로 된 국회의원을 뽑아 22대 국회에서 찾아볼 수 있을거라 기대하는게 더 빠른걸까요? 🧶

🧄 국회를 바꿀 우리의 행동을 알리오

 -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는 우리의 목소리가 필요해요

오늘은 두 정당이 극한의 대립으로 치닫는 국회에서 이를 극복할 대안을 함께 외치는 것을 넘어,  구독자 님께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는 ‘서명’으로 직접행동에 함께해주시길 요청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병립형 비례제가 아닌 준연동형 비례제의 확대와 위성정당 방지법을 처리하라는 요구를 위해서요. 

🗳 적어도 내가 반대하는 저 후보만큼은 되지 않았으면 해서 차악에 투표하거나, 내 표가 사표가 될 걱정을 하거나,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면서 막상 전화하고 찾아가면 문고리부터 닫아거는 저 국회의원들을 볼 때마다 답답하지 않으셨나요? 

저는 각각 30%대의 정당 득표율을 얻은 두 정당이 94.3%에 이르는 의석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선거제도를 바꿔야만 한다고 봅니다. 이 정당에 지지하지 않는 나의 표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저 정당을 지지하는 나의 표가 얼마나 위력이 있는지 알게 되었을 때야말로 정당이 우리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려고 애쓸거라고 믿습니다 💪

여러분의 서명이 필요합니다! 위의 버튼을 눌러 서명에 함께해주시고, 주변에도 링크를 공유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