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기억'하는 일

🧡Season 3🧡 Vol 22 . 2024.02.09 ~ 2024.02.22

잊히지 않게 계속 북을 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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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히지 않게 계속 북을 칠게요

137명.

지난해 12월 플랫 입주자 프로젝트로 시작한 '엄마 성 빛내기'✨에 함께 하겠다며 신청한 분들입니다.👏 '부성 우선주의'를 깨고자 모인 이들의 열망이 느껴지나요..?!🤗 제각각의 사연을 임아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잊히지 않게 계속 시끄럽게 북을 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들이 이 사안에 대해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100여 명이 한꺼번에 청구하면 한두 케이스는 인용되지 않을까요."

혼인신고 때 모성을 쓸 수 있다는 항목에 표시하지 못해 자녀에게 자신의 성을 주지 못한 김아람씨(39)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건 당연한 일인지 모릅니다. 내 성을 엄마 성으로 바꾸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잖아요.💡 아람씨는 그저 "시끄러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낙태죄 폐지 이후 보완 입법이 되지 않는 것을 보더라도 이렇게 잊히고 있는 여성 이슈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플랫 뉴스레터를 보고 신청한 분도 계십니다..!💕 김산하씨(34)는 프로젝트 기획자인 김준영씨와 그의 엄마 김선경씨 영상 인터뷰를 감동적으로 봤다고 해요. 너무 당연하게 아빠 성을 쓰는 '부성 우선주의'에 균열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프로젝트 참여로 이어진 겁니다.✔️ 이번 입주자 프로젝트는 이렇게 '균열을 내려는 여성들'의 힘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할 수 있어요.🥰

성·본 변경 청구를 향한 발걸음은 차곡차곡 진행 중입니다.😃

지난 6일 법률자문단의 도움을 받아 성·본 변경 청구서 작성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플랫팀도 참석했는데요. 프로젝트 신청자 중 일부가 '조력팀'이 돼 세미나를 직접 준비하는 걸 보면서 그들의 뜨거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미나 현장에는 4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남성분도 있으셨어요. :)

2020년 '엄마 성'으로 성·본 변경을 허가받은 배세정·세진 자매도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응원하기 위해 찾아와준 건데요.😍 "신청자들이 기 받아 가시라"고 법원 인용 서류도 공개했습니다. 특히 이들 자매는 성인인 나이로 청구해 인용됐는데요. 성인 청구인으로 '엄마 성'으로의 성·본 변경 인용 사례는 이들 자매가 유일합니다.✔️ 앞서나간 '언니'들이 있다는 게 참 위로가 됩니다.

이날 세미나에선 법률자문단 변호사들이 직접 청구서 작성 방법을 안내했습니다. 김윤진 변호사는 "계부와 성이 다를 땐 청구가 쉽게 인용되지만, 이혼 가정에서 엄마 성을 따르고 싶다 하면 기각한 판례들도 있다. 자신의 복리를 위해 성평등에 대한 가치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신청자들은 한 달간 청구서를 작성하고 변호사들의 자문을 받아 오는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 전국 법원에 청구서를 제출합니다.🪄 오늘로부터 D-14일 남았네요. 벌써부터 '북'을 칠 생각을 하니 설레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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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팀 유선희 기자 yu@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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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만의 미투' 최말자 노회찬상 수상, 특별상 동성커플 부부

📌 제5회 노회찬상에서 최말자씨(78)가 수상했습니다. 최씨는 1964년 성폭력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고의에 의한 상해'로 되레 가해자로 몰려 감옥에 가야 했습니다. 최씨는 "2018년 미투 운동이 시작되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특별상 수상자로는 박정훈 해병대 대령과 동성커플인 소성욱·김용민씨 부부가 선정됐습니다.

✔동성커플 건보 피부양자 자격 인정 1년, 다시 법원 찾은 소성욱씨 부부

📌 법원이 동성 커플도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며 소성욱·김용민씨 부부의 손을 들어준 지 꼬박 1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소씨는 여전히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단이 항소심 판결에 상고하면서 다시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소씨 부부와 시민단체 '모두의 결혼' 소속 활동가들은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은 동성부부의 권리를 인정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여성살해 멈춰라" 케냐 여성들의 '다크 발렌타인'

📌 발렌타인데이인 지난 14일 케냐에선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1000개 이상 사회운동 조직과 개인으로 구성된 '앤드 페미사이드(여성살해종식) 케냐'는 지난 14일 나이로비를 비롯해 케냐 6개 도시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범죄로 희생된 여성을 애도하고, 젠더 기반 폭력과 여성살해(페미사이드)가 급증한 현실에 대해 정부의 대응을 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비정부기구 '페미사이드 카운트 케냐'에 따르면 2016년 이후 500명의 여성이 살해됐습니다. 지난해 총 152건이 집계됐는데, 이는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 입주자분께서 영화 <추락의 해부>를 보러 가신다기에 저도 챙겨 봤답니다.:) 같이 공유하고 싶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여성인 감독 쥐스틴 트리에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작품입니다. 올해 아카데미상에선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영화는 프랑스의 한 외딴 별장에서 유명 작가 산드라(산드라 휠러)의 남편이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우발적 사고인지를 가리는 법정 공방을 담고 있습니다. 법정 드라마나 영화에서 재판정이 주로 진실을 가리는 장으로 활용됐다면, <추락의 해부>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도 보입니다.

촘촘한 연출 덕분인데요. 이를테면 부부간 발생한 폭행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녹음된 음성을 들려줌으로써 판단을 다시 관객에게 넘깁니다. 어쩌면 시각 장애를 가진 아들과 같은 위치에 놓여있는 것과도 같아요. 보이지 않고 들리는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분에서 그렇습니다.

곳곳에 난무한 편견과 단편적 시선은 진실로 향하는 길을 어렵게 합니다. '정상성'에서 벗어난 성적 지향에 대한 편견, '웃지 않는' 또 '성공한 여성'을 향한 일방적인 시선 등이 담겼습니다. 그 때문에 영화는 뒤로 갈수록 진실을 찾기보다, 우리는 '어떤'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지 혹은 집중하고 싶은지 묻게 됩니다. TV에서 한 패널의 말마따나 "여성 작가가 남편을 죽였다는 설정이 남자가 자살했다는 설정보다 훨씬 흥미롭기"에 산드라 사건에 관심 갖는 게 아닌가, 하는 겁니다.

진실이란, 그저 '그렇게 믿기로 결정'한 것일까요?

트리에 감독은 처음부터 '관계의 추락'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합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하강하는 한 인물을 기술적으로 묘사해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쇠퇴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담고자" 한 건데요. 추락의 끝에서 무엇이 남았는지, 혹은 발견해낼 수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알림] 『벨 훅스 같이 읽기』 도서 증정 이벤트가 입주자분들의 많은 관심 속에 잘 마무리됐습니다.👏 오늘 당첨자분들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동녘 출판사에서 직접 연락이 갈 겁니다. 신청해주신 분들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10명 선정은 "자신의 언어를 정리하고 싶은" 분들, 레터 소개를 통해 벨 훅스를 처음 알게 된 분들을 우선했습니다.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벨 훅스를 사유하는 데에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어요. 어렵지 않게 그의 사상과 이론에 입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각자에게 '치열한' 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설날 때 없어져야 할 음식은 뭘까요?

무엇보다 없어져야 하는 건 '전'이라고 생각해요. 고구마전, 연근전, 부추전, 미나리전, 동그랑땡, 너비아니, 육전, 동태전... 이 모든 전을 이번 설에 다 부쳤답니다^^!!!!! 재료를 씻고 썰고 껍질을 벗기고 밀가루나 계란물에 묻히는 이 모든 과정을 하는데 여자 셋이서 꼬박 4시간이 걸렸어요ㅎㅎ 음식들이 제사상에 올라가는 시간은 고작 10분 남짓. 결국 저희가 먹을 음식들인데 도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한 건지 회의감이 듭니다. 전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그냥 제사가 없어졌으면..💬

🗯️전, 특히 꼬치전이야말로 없어져야 할 명절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절 음식 중에 손 안 가는 음식을 찾는 게 어렵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전은 입에 들어가서 씹는 속도 대비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원재료를 손질하고 밀가루 옷 입히고 계란 옷 입히고 앞뒤 고루 익게 부치고....특히 꼬치전은 들어가는 재료도 많은데 그것들을 꼬치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자르고 또 꼬치에 일일이 꽂아야 하는 번거로움ㅎ 꼬치전하다가 손가락 찔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 앙심이 가장 깊습니다.

└[Re] 역시,, 입주자분들도 '전'을 꼽아주셨네요. 그나저나 여성 세 명이 꼬박 4시간이라니,, 가혹합니다.😥 저는 고작해야 동그랑땡과 동태전인데, 고구마전에 연근전까지.. 참 많이도 부쳐야 하네요. 꼬치전에 대한 글을 읽고선 꼬치전은 명절 음식 중 '아픈 손가락' 같다는 웃픈 생각도 하게 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