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테슬라 #ETF
2023.9.22 (금)
혹시 ‘탄소배출권’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사실 환경 문제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면,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나 한 번쯤 접해 봤을 법한 용어죠.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권리를 말하는데,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들은 이 권리를 확보해야 사업을 원활히 할 수 있어요.

오늘은 이 탄소배출권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도 곧 누구나 탄소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게 되거든요. 개인이 주식을 사고팔 듯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만들 거래요.

탄소배출권이 뭐야?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1997년에 주요국들이 모여 만든 제도예요. 마냥 자발적인 참여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탄소 외에도 6종류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 받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탄소배출권’이라는 말로 굳어져 사용되고 있어요)

탄소배출권에는 ‘할당량(allowance)’과 ‘크레딧(credit)’이라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둘 다 사고팔 수 있는 배출권이지만 다른 점도 존재해요. ‘할당량’은 기후 변화를 담당하는 국제연합(UN) 소속 기구가 각 나라에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한도’를 정해주는 방식이에요. 할당을 받으면 그만큼 탄소를 합법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거죠.
탄소배출권을 할당받은 국가는 다시 기업들에게 할당해요. 발전 설비나 공장처럼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적당히 분배하는 거예요. 각 회사는 할당된 탄소 배출 한도보다 적게 배출하면 남는 배출권을 다른 회사에 팔고, 만약 더 많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싶으면 배출권을 사 와야 해요.

배출 한도를 정해주는 방식인 ‘할당량’과 달리 ‘규제 크레딧’으로 부르기도 하는 크레딧은 각종 친환경 사업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을 때 추가로 지급하는 탄소 배출권이에요. 예를 들면 재생 에너지를 생산해서 온실가스 저감을 실천한 기업에게 지급할 수 있는 거죠.
또한 친환경 전기차를 만드는 업체라면, 기름으로 달리는 일반 자동차를 팔 때보다 얼마나 온실가스를 줄이게 되는지를 인정받아 ‘크레딧’을 얻을 수도 있어요.

탄소배출권을 누구나 사고판다고?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5년 탄소배출권 제도가 도입됐지만, 지금까지 별 주목은 받지 못했어요. 법적으로 참여하도록 정해진 기업들만이 거래에 참여했기 때문이에요. 사고파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아서 충분히 많은 거래가 이뤄지지도 않고, 거래할 때마다 적절한 가격을 정하기도 어려운 탓에 가격이 들쭉날쭉했다고 해요.

국내에서 배출권 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697개 중 82곳(12%)은 작년을 통틀어 단 한 차례도 거래한 적이 없었고, 384곳(55%)은 딱 1개월 동안만 거래에 참여했을 정도예요.

지난 20일 정부는 이런 배출권 거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몇몇 대책을 발표했어요. 핵심은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게 만든다’는 거예요. 우선 올해 안에 법을 개정해서 탄소배출권을 금융회사가 위탁 거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에요. 일반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것처럼 탄소배출권도 중개 거래를 허용하겠다는 뜻이에요.
정부는 2025년부터는 누구나 탄소배출권을 직접 사고팔 수 있게 할 예정이에요. 일단 내년에는 탄소배출권 가격과 연동되는 🍎ETF(상장지수펀드) 같은 금융상품을 출시해서 간접적으로 탄소배출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할 거래요. ETF는 특정 주가지수나 자산의 가격과 연동되는 투자 상품인데,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어요.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과 연동된 금융 상품을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정부는 금융계와 협약을 맺고 이런 상품들을 만들어서 많은 투자자들이 쉽게 배출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예요.

왜 탄소배출권 거래를 활성화할까?
탄소배출권 거래에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제도 활성화에 성공하면, 여러 경제적 이점을 누릴 수 있어요. 일단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효과겠죠. 탄소배출권의 가치가 더욱 보편적으로 인정받을수록 오염물질을 줄여서 배출권을 확보하려는 기업도 많아질 테니까요.
그리고 이런 흐름은 친환경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업이나 기술을 탄생시키는 데 큰 도움이 돼요. 당장 수익성은 부족하지만, 기후 변화 대응에 기여할 수 있는 회사들이 탄소 배출권을 팔아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거든요. 온실가스 배출을 더 많이 줄이는 것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죠.

테슬라를 키워낸 탄소배출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는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를 통해 빠르게 성장한 대표적 사례예요. 테슬라는 3년 전만 해도 자동차만 팔아선 적자를 보는 회사였어요. 탄소배출권 판매로 큰돈을 벌 수 없었다면, 회사를 키워나가기 힘들었을 거예요.

테슬라는 전기차만 만들기 때문에 일반 자동차를 파는 기업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점을 인정받을 수 있고, 이걸 근거로 크레딧을 확보해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도 하는데, 여기에서도 온실가스를 저감하고요. 반면 기름으로 달리는 차를 만드는 회사들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게 되니 어쩔 수 없이 테슬라에게 돈을 주고 배출권을 구매해요.
테슬라 주가가 계속 급등하며 ‘초대박’을 냈던 시기는 지난 2020년인데요, 그해 테슬라는 사상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해서 드디어 ‘돈 버는 기업’이 됐어요. 그런데 사실 이때까지도 테슬라는 차를 팔아 돈을 벌지 못했어요. 팔수록 적자를 봤다고 해야 더 맞았죠.

첫 흑자를 기록했던 2020년에 테슬라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7억 2100만 달러(약 8800억원)였어요. 이 중에 탄소배출권을 팔아서 번 돈은 15억 8000만달러(약 1조 9300억원)였어요. 전체 순이익보다 탄소 배출권을 팔아서 번 돈이 훨씬 더 많았던 거예요. 한마디로 ‘배출권 못 팔았으면 1조원 적자’였다는 거죠.

국내 시장 활성화, 성공할 수 있을까?
테슬라의 경우 전기차 사업이 점점 성장하면서 탄소배출권 판매로 벌어들이는 돈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어요. 그래도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가 친환경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가 이만큼 성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여요.

이번에 탄소배출권 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정부는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도가 조금 더 활발히 작동하게 만들고 싶은 거예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과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말이죠. 정부는 그 출발점을 누구나 탄소배출권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정책으로 정했어요.

정부가 의도한 대로 배출권 시장 활성화에 성공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쉽게 경제적 이윤으로 이어지는 시대가 열릴 수 있어요. 친환경 분야에 뛰어드는 차세대 기업과 신기술도 많아질 테고요. 과연 정부의 계획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요?
3줄 요약
1  정부가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음. 핵심은 ‘누구나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게 만든다’는 것. 내년부터 관련 금융 상품을 출시하고, 최종적으로는 누구나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게 할 방침.

2  국내에선 배출권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기업의 자연스러운 기후 변화 대응을 끌어낸다’는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음. 탄소배출권 제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친환경 기술·산업 육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음.

3  이 제도를 통해 빠르게 성장한 대표적 기업은 테슬라. 테슬라는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전기차의 특성을 활용해 탄소배출권 판매로 큰 수익을 올렸음. 전기차 기업이 고속 성장을 이루는 데 탄소배출권 제도가 결정적 역할을 한 셈.

“기후변화 대응, 조금 천천히 하자”

영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들의 이행 시기를 늦추기로 했어요. 원래 영국에선 2030년부터 기름으로 달리는 내연기관 자동차 신제품 판매가 금지될 예정이었는데요. 지난 20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휘발유·경유 신차 판매 금지 시기를 2035년으로 5년 미루겠다”고 발표했어요. 또 주택에 신규 가스보일러 설치를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계획과 에너지 효율이 낮은 구조의 주택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던 법안도 수정하기로 했어요.


수낵 총리는 ‘현재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너무 급진적이라 국민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정책 수정 이유를 설명했어요. 하지만 환경단체 등은 ‘영국의 환경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죠. 영국 정부의 계획에 맞춰 전기차 생산 확대를 준비하던 자동차 업계도 반발하고 있어요.


위기에 빠진 디즈니의 무기는?

디즈니가 테마파크 사업 투자를 대폭 확대해요. 디즈니는 지난 2019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를 선보인 이후 한동안 구독자 확보에 집중해 왔는데요.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위해 무리한 탓에 관련 사업에서 손실을 봤고, 지난 2년간 시가총액(전체 주식가치)은 반 토막이 났죠. 결국 지난해부턴 비용 절감에 나섰고요. 대신 디즈니는 테마파크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어요. 지난 19일(현지시간) 디즈니는 ‘앞으로 10년간 테마파크 등 체험형 사업에 약 8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어요. 이는 지난 10년간 투자액의 2배에 달하죠. 디즈니는 신규 테마파크를 건설하거나 기존 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해요.


디즈니 위기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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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췄을 뿐, 끝난 건 아니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어요. 지난 20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5.5%로 동결했어요. 대부분의 투자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결과죠. 다만 앞으로 더 이상의 금리 인상은 없을 거라는 기대와 달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올해 금리를 추가로 올리겠다’는 뜻을 밝혔어요. 이는 미국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좋기 때문이에요. 중앙은행은 보통 물가 안정이 시급하다고 생각되면 금리를 올리고, 경기가 너무 침체했다 싶으면 금리를 내리는데요. 최근 연준은 미국의 경기가 양호하다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1.5%로 높여 잡았어요.


역대 최대치 기록한 글로벌 부채 총합

글로벌 부채 총합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어요. 세계 각국의 은행 등 400여개 금융기관을 회원사로 둔 국제금융협회(IIF)가 최근 ‘세계 부채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2분기 기준 글로벌 부채 규모가 역대 최대치인 307조 달러(약 40경 83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어요. 이는 각국 정부와 회사, 가계가 진 빚을 모두 더한 수치예요. 특히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부채가 많이 늘었다고 해요. 이들 정부가 각종 경기 부양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막대한 빚을 낸 결과라는 분석이에요. IIF는 부채가 증가한 상황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면 정부와 회사, 가계의 이자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어요.

🍎빨간 사과를 발견하셨나요?

🍎ETF가 뭐야?

주식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ETF(상장지수펀드)’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이름은 조금 어려워 보이지만 ETF는 초보 주식 투자자에게 많이 추천하는 투자 대상이에요. 주식을 잘 모르더라도 간편하게 분산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ETF(Exchange Traded Fund)는 증권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펀드를 말해요. 펀드는 원래 쉽게 사고파는 게 아니라 마치 적금처럼 가입하고 해지해야 하는 금융 상품이거든요.


ETF는 주식 투자와 펀드 투자의 장점을 결합한 방식으로 보면 되는데요, 일단 주식투자와 펀드투자의 차이부터 알아볼게요.


  • 주식 투자
    주식투자는 투자자가 직접 원하는 주식 종목을 고른 다음, 증권사를 통해 사고파는 투자 방식이에요. 주식 시장만 열려 있다면 원하는 시점에 편하게 사고팔 수 있어요. 다만 어느 종목에 어떻게 투자할지는 투자자가 직접 결정해야 하니까 투자 관련 지식이 없으면 쉽게 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어요.


  • 펀드 투자
    펀드투자는 펀드 운용사가 투자자들의 돈을 맡아서 대신 투자해주는 방식이에요. 여러 사람 돈을 모아서 투자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요. 이것저것 신경 쓰기 어려운 투자자 입장에선 유용하겠죠.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돈을 대신 굴려준 운용사에게 보수를 지급해야 해요. 그리고 투자를 결정할 때나 그만하고 싶을 때도 불편해요. 펀드에 가입하거나 해지해야 하기 때문이죠. 해지 과정은 복잡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수수료를 내야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펀드 중엔 이 운용보수가 특히 저렴한 상품도 있어요. 펀드 운용사가 복잡한 분석을 통해 돈을 굴려주는 게 아니라, 주요 주가지수나 특정 자산의 가격을 따라가도록 투자하는 펀드인데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주식시장인 ‘코스피(KOSPI)’의 지수 흐름만 따라가게 투자를 하는 거예요. 주식 시장 전체가 10% 오르면 내 펀드도 대충 10%쯤 오르게 분산투자 하는 거죠. 아무래도 국내 주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나 네이버, 카카오 같은 대표 주식들에 많이 투자 하게 되겠죠?

    어쨌든 이런 방식으로 투자하면 펀드 운용사는 할 일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운용 보수가 적어지죠. 주요 지수나 자산의 가격을 추종하니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방법이기도 해요. 지수(INDEX)를 추종한다고 해서 이런 펀드를 ‘인덱스 펀드’라고 불러요.


  • 주식+인덱스 펀드=ETF
    ETF는 주식과 인덱스 펀드를 결합한 형태예요. 아무리 운용 보수가 싸고 안정적인 인덱스 펀드라도 가입하고 해지하는 건 귀찮으니 더 편한 방법을 찾은 거죠. 펀드에 돈 넣고 가입하러 가는 대신에 그냥 주식을 살 때처럼 투자할 수 있게 한 거예요. 인덱스 펀드 자체가 어차피 주요 주가지수들과 비슷하게 움직이도록 여러 주식들을 묶은 거니까, 그렇게 주식을 묶어서 만든 ‘ETF’를 사면 결국 분산 투자하게 되는 건 똑같아요.

    그래서 ETF는 주식처럼 편하게 사고 팔 수 있고, 가입이나 해지도 필요 없어요. 운용보수도 저렴한 편이에요. 분산 투자가 기본이니까 개별 주식 투자보다는 안전하고요. 세계에는 다양한 주가지수와 자산이 있는 만큼, ETF도 아주 많은 종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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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잡습니다

지난 레터에 잘못된 내용이 있어 바로 잡습니다


지난 20일 뉴스레터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설명 중 틀린 내용이 있었어요.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의 경우 아예 대출이 금지돼 있어요." (x)


위 내용에 해당하는 대출 금지 규정은 정부가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사라졌어요. 지금은 집값이 15억원을 초과하더라도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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