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그재그 새 캠페인 2.컬리 분기 실적
 2023.05.31 23-021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지그재그, 제가 알아서 분석해 볼게요
  02 컬리, 무조건 아낄 때가 아닙니다
  03 뉴스 TOP5 - '네이버 상품 사서 쿠팡에 판다고요?'

   

지그재그, 제가 알아서 분석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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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6명이나 필요했을까요?

지그재그가 지난 5월 15일, 새 브랜드 캠페인을 공개했습니다. 지그재그는 이미 2021년에 윤여정 배우를 모델로 기용한 파격적인 광고로 대박을 냈었습니다. 1030 여성이 메인 고객인 서비스가 70대 배우를 모델로 삼는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요. 지그재그가 추구하는 브랜드 메시지를 훌륭하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2년 만에 새 브랜드 캠페인으로 돌아온 지그재그는, 가수 백예린, 유튜버 원지, 모델 배유진, 배우 신예은, 유튜버 해쭈, 아이브 리즈까지 무려 6명의 셀럽을 새 얼굴로 내세웠습니다. 이전과는 달리 단일 모델 대신 복수 모델 전략을 선택한 이유는, 표면적으론 TV에서 유튜브로 미디어 전략의 중심이 바뀐 영향으로 보입니다. TV광고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빅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어차피 일방향으로 노출되고, 타겟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더 많은 대중에게 익숙한 얼굴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나 유튜브 중심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개인화된 알고리즘에 맞춰야 하므로 다양한 관심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복수 모델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지그재그는 개성이 강한 셀럽들을 선택하였고, 심지어 전업 유튜버 2명이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또 동시에 심층적으론 변화된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지그재그의 전체적인 사업전략 변화도 읽어낼 수 있습니다. 과거의 캠페인들이 지그재그라는 플랫폼의 대세감과 매력을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부터는 그 안에 있는 소호몰과 브랜드라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거든요.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지그재그가 처음 도전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방문했을 때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플랫폼보다는 브랜드, 체험보단 판매

작년부터 많은 패션 플랫폼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와 직접 고객들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매장을 방문하면, 전략의 방향을 엿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29CM는 첫 팝업스토어인 29맨션에서, 본인들의 브랜드 가치를 경험시키는데 집중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29맨션에 '판매는 최소화한 전시 공간의 정체성'을 부여하기도 했고요. 반면 지그재그는 최대한 많은 고객들이 상품을 접하고, 실제로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판매에 집중한 팝업스토어를 선보였습니다. 그래서 위치도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은 더현대 서울의 크리에티브 그라운드를 택하였고요. 포토존이나 체험 콘텐츠도 부실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줄을 서서 대기한 끝에 겨우 들어간 팝업 공간 내에도 인증 사진을 찍는 고객은 소수였고, 대다수는 행거에서 옷을 고르느라 바빴습니다.



내부 공간 구성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양쪽에는 브랜드와 소호몰들이 한 개씩 행거들을 차지하고 있었고요. 중앙에는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2개의 피팅룸도 마련하여, 고객들이 직접 시착하고 마음에 들면 즉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는 브랜드나 소호몰 관계자들에겐 드물게 주어지는, 오프라인, 특히 대형 백화점에서 고객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고요. 실제 매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였습니다. 동시에 지그재그는 이렇게 다양한 유명 소호몰과 브랜드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플랫폼임을 고객들에게 자연스레 알릴 수 있었고요.

또한 지그재그는 이러한 콘텐츠들을 연결하는 직진배송 서비스를 알리는 데도 진심인 걸로 보였습니다. 일단 외관 자체가 직진배송을 상징하는 '핑크 배송 박스'를 모티브로 디자인되었고요. 구매 시에는 추가 3,000 포인트를 제공하여, 온라인 주문을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제까지 완료한 고객은 빠르면 다음 날 새벽이면 도착하는 직진배송을 경험하게 되고요. 이처럼 지그재그는 플랫폼 그 자체가 아닌 소호몰과 브랜드들을 전면에 내세우되, 직진배송 경험을 통해 플랫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취한 겁니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습니다만

그렇다면 이번 지그재그의 브랜드 캠페인은 성공적이었을까요? 우선 효과는 바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 인사이트 기준으로, 캠페인 이전과 비교했을 때 지그재그 앱의 일평균 방문자 수는 약 10% 증가하였고요. 동시에 에이블리와의 경쟁에서도, 방문자 수 기준으로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을 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지그재그는 '직진배송을 중심으로 한 패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들도 더해가고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소호 쇼핑몰 브랜딩 지원에 나섰고요. 또한 최근에는 1인 셀러 지원 서비스 '직잭메이트'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에이블리와 브랜디를 직접 겨냥하고 있기도 하고요.

이렇게나 지그재그가 콘텐츠에 투자하는 건, 향후 패션 버티컬 서비스로 살아남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향성 자체는 올바르게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전히 지그재그의 앞날은 도전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은 업계 1위 무신사가 오래도록 추구해 왔던 전략이고요. 직진배송보단 늦었지만, 올 5월부터 무신사 역시 플러스배송 서비스를 론칭하며 패션 특화된 배송 경험을 대대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번 브랜드 캠페인 모델 코디 기획전에 참여한 브랜드 중에, 무신사와 오랜 기간 협업했었던 커버낫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건데요. 브랜드 입장에서야 당연히 더 도움이 될 플랫폼을 선택할 것이고요. 결국 이처럼 브랜드 쟁탈전이 벌어지면, 당분간은 인기 브랜드들의 몸값이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협업과 제휴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을까 싶고요.

   

컬리, 무조건 아낄 때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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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를 40%나 줄였습니다

컬리가 처음으로 분기 실적을 공시했습니다. 주주가 500명을 넘어서면서, 분기 보고 의무가 생겼기 때문인데요. 작년 상장 철회 이후, 여러 논란에 시달려온 터라 많은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그리고 공개된 결과는 매출 0.6% 감소 및 적자 규모 40.8% 개선이었습니다. 적자는 크게 줄이는 데 성공하였지만 매출 성장이 정체되면서 여전히 과제를 남겼습니다.

이에 대한 언론의 반응은 생각보다 호의적이었습니다. 일단 적자 규모 축소에 의미를 부여한 결과로 보이는데요. 이미 이전에 공유드린 아티클에서 컬리의 공헌이익률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전해드렸던 것 기억하시나요? 그렇기에 이러한 손익 개선 자체는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거의 확실시되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오히려 매출이 감소했다는 부분에 눈길이 갔는데요. 컬리의 궁극적인 목표인 흑자 전환까지 이루려면, 결국 어느 정도의 매출 성장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론 이번 컬리의 실적 발표는 조금은 부정적 시그널을 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로에 서 있습니다

재작년까지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트렌드가 1등 플랫폼을 향한 치킨게임이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중순 이후론 생존 경쟁으로 전면 전환되었습니다. 특히 쿠팡의 흑자 전환 이후, 1,2등 플랫폼인 쿠팡과 네이버는 시장 평균 이상의 성장률과 안정적인 영업 이익을 달성하고 있지만요. 이들을 제외한 다른 플레이어들은 시장 평균보다 낮거나, 혹은 역성장 중인 동시에 적자의 늪에서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높은 영업 손실을 각오하면, 어느 정도의 성장은 가능하지만, 불경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고요.



컬리는 다행히도 그간 시장 평균 대비 2배 이상의 성장은 꾸준히 이뤄왔습니다. 그 덕에 작년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달 초에 1,200억 원이라는 대규모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면, 컬리는 결코 상장이라는 최종 목표에 다다를 수 없습니다. 투자 시 메겨진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으려면 미래 전망이 밝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컬리는 무조건 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높은 매출 성장성도 유지해야 합니다. 현재 유리한 위치에 올라선 쿠팡의 주가도, 성장률이 둔화되었다는 점 때문에 갈지자 횡보를 보이고 있을 정도로 시장의 평가는 냉혹합니다. 따라서 SSG처럼 아예 조기 상장을 완전히 포기하든가, 11번가처럼 무리해서라도 매출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다만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컬리는 후자를 강제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건강한 성장이 절실합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은 이번 실적 개선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이 인건비 감소라는 점입니다. 혁신의숲에서 제공한 데이터 기준으로, 작년 1분기를 고점을 찍은 컬리의 조직 규모는 정체되거나 소폭 축소된 걸로 확인되는데요. 추가 투자 유치가 어느 정도 가시화된 이후 다시 조금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요. 당분간은 과거처럼 급격히 늘어날 이슈가 없기 때문에, 거래액 규모가 늘어난다면 추가 손익 개선까지 기대 가능합니다.

다만 두 번째 요인이던 광고 선전비가 다시 증가하고, 쿠폰비 지출이 늘어나서 매출 총이익률도 다시 하락하면요. 매출 성장이 다시 가속화되더라도 손익 개선 속도가 둔화되면서, 그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컬리에게는 건강한 성장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우선 컬리는 8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며 성장 부스팅을 위한 시동을 걸었는데요. 아마 뒤이어서 올초 테스트한 멤버십 개편처럼 조금 더 긴 호흡의 액션들이 이어져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컬리의 골든타임은 짧으면 올해, 길어야 내년까지 인데요. 과연 그 안에 성장과 손익이라는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맛으로 차별화하고, 매장은 문화공간으로

유통의 본질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

모든 것에 의문점과 질문을 가져야 합니다

목적 조직과 기능 조직을 병행하고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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