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대농원 구출 비하인드

하루만에 구출에 성공했었던 창대농원 수세미를 기억하시나요?

지금은 2차 판매를 진행중인데요.

창대농원의 김서지 이사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Q1. 창대농원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해요

 

2004년 아버지의 귀농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귀농 당시,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부터 유기농 농장으로 발을 뗐죠. 저는 국제기구에서 인턴 생활을 할 때 프랑스에서 살았는데요. 동네에 제로 웨이스트 유기농 마트가 흔했고, 유럽 사람들은 생활에서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잘하고 있었어요. 한국에 돌아와보니 “제로 웨이스트”라는 게 익숙한 개념은 아니었어요. 전국에 제로 웨이스트 숍이 2개밖에 없었고,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느꼈죠.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아버지의 차를 다시 보게 되었어요. 귀농을 하신 뒤 환경적이고 건강에 좋은 유기농을 지향한다고 하셨지만,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는 티백이 대조적이었어요. 아버지부터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는 제품을 만들고 있으니 당연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티백을 없애보면 어때?”라고 아이디어를 던져봤는데요. 하는 김에 “내가 제품 디자인을 해볼게”, “브랜딩을 새로 해보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며 디자인과 브랜딩을 하게 되었어요.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보다 이런 걸 개선했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거죠.

Q2. 환경에 관심이 생기게 된 이유

 

13년도부터 서핑을 하면서 바다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가끔 환경이 좋지 못한 바다에서 서핑을 하면 몸에 이상이 생기더라고요. 자연스레 해양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국제기구 인턴십을 하면서 미세 플라스틱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고, 관련된 NGO의 활동을 살펴보니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유럽의 제로 웨이스트 문화를 보며 한국에도 이러한 물결이 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짧은 인턴 기간에 유럽의 환경 동향과 인식, 그리고 작은 움직임을 모르는 사이에 배웠던 것 같아요.

Q3. 주로 어떤 일을 맡고 계시죠?

 

제가 거주하는 제주에 있을 때, 혹은 농장(장성)에 있을 때, 서울에 있을 때 일이 각각 다른데요.

저는 주로 제주에서 일을 하고요. 제품 콘텐츠 디자인부터 제로 웨이스트 숍과의 소통도 제주에서 하고 있어요. 사실상 농사를 제외한 모든 것을 제주에서 맡고 있죠. 그렇다고 농사에 전혀 개입을 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제주에는 저의 작은 텃밭이 있는데요. 이 근처 농부님들과 소통하며 공부하고, 얻어온 토종 종자를 직접 심으며 자급자족하고, 창대농원에서 어떤 걸 재배하면 좋을까 미리 실험해 보는 실험실처럼 사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에요. 제주와 장성은 기후와 토양이 달라서 제주에서 키우기 쉬웠던 작물이 장성에서는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래서 제주에서 테스트를 해보고, 장성에서도 다시 테스트해 본 후 적응하는 작물만 농장에 심고 있어요. 농장에 갔을 땐 주로 콘텐츠를 위한 사진을 찍거나 아버지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요. 서울에 갔을 땐 상점 발굴을 하거나 대표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해요.

Q4. 수세미를 기르고 판매하게 된 계기는 뭐예요?

 

처음에는 버섯류로 시작해서 차, 발효액, 허브류, 청귤칩 등 여러 농산물을 길렀어요. 수세미는 그전부터 발효액용으로 재배하고 있었는데, 설거지용 수세미로 판매해 보면 어떻겠냐고 여러 번 제안했죠.

하지만, 누가 약용으로 수세미를 먹지 설거지하는 용도로 사용하냐고 대답을 하셨어요. 지금은 천연 수세미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그 당시에는 크지 않았거든요. 몇 년간 부탁을 했음에도 계속 거절하시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혜화 마르쉐에서 수세미를 한 번만 팔아보겠다며 아버지를 설득했고, 사람들이 설거지용 수세미에 큰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고 그때부터 수세미를 설거지용으로 판매하게 되었어요.

Q5. 다양한 농작물을 심으신 이유가 있나요?

 

원래는 버섯, 작두콩 두 가지 작물만 재배하는 농장이었는데 심각한 기후 위기로 태풍이나 홍수가 오면 한 가지 작물이 모두 망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농사를 지을 때는 그 수확만을 바라보며 일 년을 일하는 건데 허무하기도 하고 경제적으로 타격이 컸죠. 그래서 처음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여러 작물을 심는 것을 선택했는데요. 알고 보니 환경에도 도움이 된 선택이었어요. 한 작물만 키우면 그 땅에는 해마다 같은 영양분이 빠져나간다고 해요. 그래서 땅의 영양분이 고갈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윤작, 즉 돌려짓기를 통해 흙의 건강을 도모하죠. 서로 궁합이 맞는 식물을 모아서 심는 경우도 있고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가장 자연에 가까운 농장을 만들고 싶어요. 원래는 수렵채집을 하던 인간이 아무리 자연에 가까운 농사를 짓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자연을 파괴하게 되거든요. 더 자연에 가깝고, 환경적인 농사를 지어야 농부에게도, 환경에도, 먹는 사람에게도 건강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 작물만 심기보다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Q6. 작가와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네, 우연히 알게 된 도자기 작가님과 친한 친구가 되었는데, 그분도 환경에 관심이 많고 제로 웨이스트나 비건 등 관심사가 저와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제로 웨이스트를 알리는데 작가님의 아트를 더한 우리의 제품으로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를 예술적으로 풀어보자며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 외에도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친구와 함께 유기농 면 티셔츠를 만들기도 했고요. 예술 제품은 계속 기획 중이고 앞으로도 계속 재미있는 제품이 나올 것 같아요.

Q7. 노프와 함께 수세미를 구출하게 된 사연

 

사실 저희는 예전부터 비급 수세미를 판매해왔어요. “몽땅 수세미”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사실, 몽땅이라는 이름에는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는데요. 일단 못난이, B급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았어요. 제 눈에는 여전히 아름다워 보였거든요.

 

그래서 다른 단어를 찾았죠. 수세미 자체가 짜리몽땅하기도 하고, 아버지의 블로그명이 몽땅이기도 해서 (대표님의 키가 작아서 지었다는 후문) 몽땅 수세미는 어떨까 했죠. 숨겨진 의미로는 남기지 말고 몽땅 쓰자는 뜻도 있어요. 저는 원래부터 못난이 농산물, 비급 농산물을 좋아하는데 사용에는 무리가 없으면서 가격은 저렴하고, 사회적으로 좋은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좋아해요.

 

하지만 구매자분들이 못난이 중에서 더 나은 걸 가져가려고 하다 보니 남겨지는 수세미가 있었어요. 그리고 “이건 성기죠? 혹은 이건 왜 이렇게 까맣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하시더라고요. 못난이에도 허용 가능 한 못난이가 있었던 거죠.

 

노프와의 구출을 하며 가장 좋았던 점은 왜 비급이 되었는지 소비자들에게 설명해 준다는 부분이었어요. 소비자는 못난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왜 그런지 설명이 필요한데, 노프에서는 그 점을 잘 인지했던 거죠.

Q8. 함께 구출해 본 소감(후기)

 

버려지는 걸 볼 때 농부로써 마음이 정말 안 좋아요. 수세미가 생각보다 제조과정이 고되고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데, 판매하지 못하면 그냥 다시 퇴비화를 시켜야 했고 버려야 하거든요. 물론 퇴비화를 시키기 때문에 일반 제품보다는 버려졌을 때 환경에는 상대적으로 더 무해합니다. 하지만 불편한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죠. 버려야 하는 제품을 구출하면서 생기는 수익도 있지만, 시간 대비 잘 판매가 되어서 구출에 성공되었을 때 농부에게 주는 위안이 정말 컸어요.

Q9. 인터뷰를 보실 분들께 하고 싶은 한마디

 

노프와 못난이 농산물을 알리는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해 보고 싶어요. 저는 로컬과 도시를 잇는 작업에 관심이 많고 그러한 이유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우리의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이 로컬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고 단 한 명이라도 로컬에서 사는 삶을 꿈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 분들이 모였을 때 더 시너지가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게 되면 로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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