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저 꼬맹이가 정말 후계자일까?

"향도의 위대한 분들께서 강동종합온실을 돌아보시었다." 16일 북한 매체가 전한 이 문장에 북한 전문가들의 관심이 모아졌어요. 김정은 위원장과 딸 주애의 동정을 보도하면서 '향도'라는 단어가 사용됐어요. 나아갈 길을 밝혀준다는 뜻의 '향도'는 북한의 최고지도자에게만 쓰이는 용어예요. 전문가들은 "김주애를 향도자 반열에 올리는 첫 표현이 나왔다"라고 말했어요. 같은 날 김정은 앞에 서서 망원경으로 공수부대의 훈련을 지켜보는 장면도 공개됐어요. 김정은만이 연출할 수 있는 전형적인 '1호 사진'이에요. 북한 보도에서 김정은이 아닌 인물이 정중앙에 나오는 사진을 촬영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에요. 

1983년생, 올해 11살로 알려졌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나이예요.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호의 시험발사 때 김정은이 주애를 처음으로 데리고 나왔어요. 이후 각종 미사일과 위성 발사 현장, 열병식, 경축 공연 등 대형 정치 군사 행사 등에 지금껏 30차례나 모습이 공개됐어요. 김정은과 주애가 중앙에 앉고 그 뒤로 당과 군의 수뇌부들이 병풍처럼 정자세로 서있는 사진들이 많아요. 5성 장군인 북한군 총참모장이 주애 앞에서 무릎 꿇고 주애의 귀에 속삭이는 장면도 방송됐어요. 김주애 우표도 나오고 백두혈통을 강조하는 김주애 백마도 선보였어요. 

그래서 후계자?

처음에는 주애를 북한 매체에서는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불렀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높여 부르더니 급기야 '향도의 위대한 분들' 반열에까지 올렸어요. 주애가 첫 등장했을 때만 해도 우리 정보당국은 "후계자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라고 했었어요.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하더니, 올 1월 조태용 국정원장은 "현재로서는 유력해 보인다"라고 했었어요. 향도라는 단어까지 등장하자 통일부도 "최고지도자에게나 쓰이는 표현"이라고 밝혔어요. 하지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남아 있어요.

먼저 김정은에게 다른 자녀가 없는지 여부예요. 극도로 봉건적이고 폐쇄적인 북한사회에서 딸에 게 세습하는 것이 가능하냐 하는 의문이에요. 우리 정보당국은 2017년 만해도 주애보다 세살 더 많은 오빠가 하나 있고, 주애 밑으로 성별을 알 수 없는 자녀가 하나 있다고 했었어요. 이 정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내놓지는 못했어요. 지난달 영국의 한 매체가 '주애 위로 아들이 하나 있는데 너무 마르고 창백해서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적 있어요. 정보당국은 가타부타하지 않았어요. 1984년생으로 알려진 김정은은 아직 나이 마흔살로 젊어요. 건강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열한살 아이를 후계자로 내세우기에는 너무 일러요. 

전문가들은 우상화되는 '백두혈통'이 최우선인 사회에서 남녀는 전혀 문제 안된다고 했어요. 딸이라도 세습은 가능하다는 거죠. 그리고 김정은이 미사일이나 핵무기 앞에 주애를 데리고 나오는 것은 '미래세대'의 안전을 위해 이런 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을 인민에게 보여주려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해요. 미래세대를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주애'라는 거죠. 아직 후계자로 굳혔다기  보다는 근대 왕조시대처럼 후계 수업을 받는 단계라고도 해요. 어찌됐던 이 문명시대에 4대에 걸쳐 세습하려는 기괴한 모습이 북쪽에서 자행되고 있어요. 그 고리가 끊기지 않으면 북한 인민들의 고통만 길어질 뿐이에요. 

민주당에 비해 비교적 공천을 조용하게 치러 점수를 땄던 국민의힘이 총선을 3주 앞두고 다시 시끄러워졌어요. '수사 외압' 수사를 받던 이종섭 호주대사의 출국과 황상무 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을 놓고 대통령실과 당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국민 눈높이'를 내세우며 이 대사는 즉각 돌아와서 조사를 받고, 황 수석은 '거취 결정'을 하라고 밝혔어요.  최근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떨어지며 총선 패배 위기감이 다시 돌자 한 위원장이 목소리를 높인 거로 보여요. 하지만 대통령실은 단칼에 거부했어요. 이 대사의 출국에는 문제가 없고, 황 수석의 발언에 대해서도 부적절하긴 했지만 사퇴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어요. 한 위원장도 물러서지 않고 "이번 선거에서 지면 윤석열 정부는 뜻 한 번 펼치지 못하고 끝난다"고 말하면서 대통령실을 강하게 압박했어요.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으로 충돌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어요.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도: 잡음이 나왔어요. 친윤 핵심으로 알려진 이철규 의원은 "당선 가능권인 20위 안에 비대위에 있었던 인사가 2명이나 포함된 반면,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분들이 빠졌다"고 말했어요. 한 위원장과 가까운 사람들이 공천되고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가 20위권 밖으로 벗어났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이죠. 여기에 친윤계로 알려진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이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도 궤를 같이해요.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이고, 최근엔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어요. 당연 일본 직장인이 더 많은 임금을 받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어요. 한국 경총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22년 10인 이상 기업 근로자 월 평균 임금이 한국은 400만원, 일본은 380만원이었어요. 20년 전 한국 임금이 일본의 절반에도 못미쳤는데 드라마틱하게  역전됐어요. 한국은 20년간 임금이 122%나 올랐지만 일본은 오히려 떨어졌어요. 

 일본은 왜? : '잃어버린 30년' 탓이 커요. 버블 경제가 붕괴된 이후 경기침체가 오랜 기간 계속됐어요. 기업 활력이 떨어지고 수익도 줄면서 임금도 영향을 받았어요. 물가도 내려가는 디플레이션이 이어지자 기업들은 임금을 계속 동결했어요. 일본 노조들은 임금 인상보다는 고용유지를 택했어요. 종신 고용 등이 확대되면서 저임금 풍토가 굳어졌어요. 

 하지만 : 한국의 경우 임금 인상폭 대부분이 대기업에 몰렸어요. 대기업의 월 평균 임금은 2022년 588만원으로 20년간 1배 반 이상 올랐어요. 중소기업은 소폭 올라 월 340만원이에요.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할 때 중소기업은 57 밖에 안돼요. 우리나라 대기업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12%에 불과해요.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차가 훨씬 적어요. 우리 사회가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훨씬 더 크고 사회적 불안을 안고 있는 구조예요. 

18일 오전 평양 근처에서 동해쪽으로 적어도 세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어요. 지난 1월 이후 두달만, 올해들어 두번째예요. 미사일은 300km 정도 날아갔는데, 계룡대나 군산의 미군기지 등을 겨냥했을 만한 거리예요. 최근 한미 훈련이 벌어지는 동안에는 이례적으로 잠잠했었는데, 러시아 대선과 중국의 양회 등 행사가 끝난 시기를 기다렸다고 쏜 것으로 보여요. 민주주의정상회의 참석차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한국에 온 것에 맞춰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려 한 것으로도 평가받아요. 미국을 상대로 북핵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 핵 능력을 과시해 강대강으로 맞서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는 거죠. 

시사 뉴스레터 <업클>을 알려주세요. 저희 홈페이지 주소 <upcle.me>를 친구 동료와의 SNS에 복붙해 주시면 끝! 이에요. 더 좋은 업클을 만드는데 큰 힘이 됩니다.

독자 여러분. 업클을 읽으면서 혹시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없으신가요? '의견 남기기'에 적어주세요. 칭찬과 질책 모두 더 좋은 업클을 만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오늘 업클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레터 어땠나요? 👍👎

수신거부 |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