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간병인 제도에 대해 알아볼 기회가 있었어요. 어떨 때 사람들이 간병인을 원하는지, 어떤 절차로 간병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되었죠. 후기를 찾아보다가 '가족이 아니라서 불편할 수도 있다'는 후기를 봤고, 그 이유를 살펴보면서 수긍이 되기도 했어요.

그러다 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내가 간병인이 필요한 상황에서 부모님이나 동생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내가 정상 가족의 범주 안에 들지 않은 채로 나이가 들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나, 어떻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나, 여러 가지 고민이 떠올랐습니다. 당장 닥친 일이 아니라서 마음이 무겁진 않았지만, 곧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날이 올 것 같아요.

사실 간병인 서비스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1인 가정의 가장으로 산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고민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 거든요. 집은 어떻게 하지, 노화가 진행되는 몸과 어떻게 잘 지내지, 갱년기가 왔을 때 혼자 헤쳐나갈 수 있을까, 아플 때 누구의 도움을 받지, 같은 문제들. '나를 책임지기 위해 계속 일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은 앞에 이야기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문제와 반드시 이어지고, 시스템이나 정책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막막함만 더해집니다. 

종종 '그러니까 결혼하면 되잖아!'라는 말이 돌아오지만, 또 묻게 되는 거죠. 이 문제들을 언제까지 가족이라는 단위가 해결해야 할까? 단기 간병인 서비스만 해도, 1인 가구만큼이나 맞벌이 부부들이나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해요. 우리 삶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병간호를 위해 떼어놓을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가족이 만들어지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그게 근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는 것이죠.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막막하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이진 않아요. 제겐 이 문제를 함께 이야기할 친구들이 있고, 일터 밖 동료들인 뉴먼들이 있으니까요. 친구들과 밥을 먹다가 40대가 되면 주거의 형태를 어떻게 지금과 다르게 해볼까 이야기하는 순간이, 1인 가구를 위한 식단팁을 빌라선샤인 커뮤니티에서 얻는 순간이, 그리고 신혼부부에게만 혜택을 주는 주택 제도에 함께 화내면서 대안을 찾아보는 '선샤인 오피스아워'가 제게는 막막함을 기대로 바꾸게 되는 기회입니다.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제도를 실험해보고, 삶을 살아나가고 있는 다른 밀레니얼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나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요. 우리가 다르게 만들어 가고 있는 삶의 길이 모두를 이롭게 하는 보편의 길이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도,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는 가족이 없어도, 또 가족이 바빠도, 아플 때 덜 걱정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나답게 살아갈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 여러분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이런 이야기들로 북적북적할 빌라선샤인 시즌 6을 기다리며,
홍진아 드림
고민에 참조점이 되어주었던 콘텐츠들

900km에서 나온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은 2인 가구였던 부추와 돌김, 1인 가구였던 우엉이 함께 집을 짓고 살게 된 과정을 그린 에세이입니다. 에세이를 쓴 세 명의 주인공이 나와서 함께 집을 짓고 살 때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들을 풀었어요. 책을 읽기 전, 이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고 싶다면 유튜브를 추천합니다. 세 사람의 목소리로 어떻게 집을 짓는지부터 함께 '동반자'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어요.

'우리는 은퇴하고 누구와 살지?'라는 질문으로 토론하다가 함께 살게 된 세 친구 캐런, 루이즈, 진의 이야기입니다. 가족이 아니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동거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재미있어요. 특히 세금 납부에서부터 대화 방식까지, 다른 사람들이 같이 살기 위해서는 아주 다양한 카테고리의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물론,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들의 이야기라 집을 마련하는 등의 현실적인 얘기에서는 약간 '현타'가 오지만요!
팀선샤인의 tips_for_work
빌라선샤인을 만들고 있는 팀선샤인은 함께 보고 싶은 뉴스나 사이트, 계정, 기타 콘텐츠 등을 발견하면 같이 사용하는 슬랙의 'tips_for_work' 채널에 공유합니다. 좋은 것은 더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채널에 야금야금 모아두고 있는 것들을 조금씩 소개할게요.
<워크디자인>이라는 책의 공저자 중 한 분인 최혜은 님의 [채널예스] 인터뷰입니다. "워크디자인에서 이야기하는 핵심은 현재에 가장 집중하여 자신이 속한 일의 상황과 맥락 안에서 일의 고객을 정의하고, 자신의 스타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근본적으로 필요한 일에 대한 건강한 관점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생각하는 힘을 키워, 진짜 변화를 돕는 과정을 돕고 싶었습니다."라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며 효율적인 협업에 관해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포인트들이 담겨 있는 글입니다. "협업툴이 집단기억장치로서 더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리모트 협업에도 불구하고 구성원의 행동이 루틴화되고, 특정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해당 내용이 노출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협업툴로 내용을 쉽고, 잘 정리하는 것은 쉽지만, 이를 오프라인처럼 원하는 구성원들의 일상의 동선안에 자연스럽지만 지속적으로 노출 시킨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스물여덟 명의 미국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비대면 수업의 팁을 이야기합니다. 온라인 강의나 행사, 각종 모임 준비가 어려웠던 분들이라면 참고해보세요.
지난 디어뉴먼, 혹시 놓치셨다면?

지난 5주간, [디어 뉴먼]에서는 빌라선샤인을 만들고 있는 팀선샤인의 인터뷰를 소개했습니다. 혹시 놓치셨다면, 각 이미지를 클릭해서 읽어보세요!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이주하 커뮤니티 매니저, 홍진아 대표, 황효진 콘텐츠 디렉터, 신선아 디자이너, 신지혜 커뮤니티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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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디어뉴먼을 만든 사람

메인 글. 홍진아
기획&책임 편집. 황효진
헤더 디자인. 신선아



빌라선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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