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9 오픈했습니다.

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현점원입니다.


𝑯𝒂𝒑𝒑𝒚 𝑵𝒆𝒘 𝒀𝒆𝒂𝒓! 

올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요. 


지난 편지에서 진행한 설문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당첨자 확인 🔗). 여러분이 선택해주신 2023 올해의 편지는 바로 ‘구독자님께만 공개하는 조성진 추천 도쿄 맛집! 🍽 (79호)’인데요. 그 외에도 85호, 87호, 73호에도 많이 투표해 주셨어요.


아껴 듣는 노래처럼 일부러 시간이 흐른 뒤에 열어본다는 이야기부터 화요일의 행복이라는 답변까지. 함께 보내주신 애정 어린 글 모두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올해는 더욱 따뜻한 이야기로 구독자님을 찾아갈게요! 


그럼, 사랑을 가득 담아 올해 첫 편지를 구독자님께 띄웁니다.

🎤 소프라노 박혜상,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의 뉴욕 필과 만나다!

올해 초,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2026년부터 뉴욕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로 취임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정식 취임에 앞서 올해 4월 24일, 뉴욕의 샛별로 떠오를 미래의 음악가들을 위한 봄 갈라 공연에서 소프라노 박혜상, 래퍼 Common, 그리고 뉴욕 양키스 중견수 출신의 전 프로야구 선수이자 현재는 재즈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는 버니 윌리엄스와 함께 특별한 무대를 꾸민다고 합니다. 소프라노, 래퍼, 프로야구선수라니 그야말로 상상도 못했던 조합이네요! ┏(°0°)┛이번 공연은 뉴욕 필과 두다멜이 함께 하는 일주일간의 음악 교육 축제 중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하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려요.


🎉 2024년 특별한 해를 맞이한 음악가들

2024년, 잡화점 점원들의 본진인 크레디아가 30살 생일을 맞이했는데요. 올해 잡화점 뿐만 아니라 많은 음악가들이 기념적이고 특별한 한 해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테너이자 팝페라 가수인 안드레아 보첼리의 30주년을 맞아 런던 BST 하이드파크 페스티벌에 첫 헤드 라이너로 초청, 이를 기념하는 무대가 열립니다. 9,000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와 골든 글로브상 수상, 아카데미상 노미네이트 등 보첼리가 보유한 화려한 기록만큼이나 다채롭고 풍성한 30주년 무대가 펼쳐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외에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국내 데뷔 20주년을,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는 내한 25주년을 맞이했다고 하니 함께 축하해 주세요!


🎬 존 윌리엄스,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지난 2022년 6월, 인디아나 존스 5편을 끝으로 영화 음악에서 은퇴할 계획을 내비친 영화 음악계의 전설 존 윌리엄스가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복귀를 시사했습니다. 그는 “만약 크게 관심 있는 영화가 개봉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정이라면, 어떤 것도 배제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가능하고,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해,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팬들을 설레게 했죠.

존 윌리엄스의 영혼의 단짝이자 거장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내 영화가 사람들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한다면, 존 윌리엄스의 음악은 그 눈물을 흘러내리게 만든다"라고 말한 것처럼,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배가시켜줄 그의 음악을 앞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됩니다. 


💰 빈 소년합창단 80만 유로의 긴급 재정 지원받다

노래하는 천사들, 빈 소년합창단이 오스트리아 정부로부터 80만 유로의 긴급 재정 지원을 받았다는 소식입니다. 빈 소년합창단은 본디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비영리 음악 단체로, 공연과 투어를 통해 합창단을 운영해오고 있었는데요. 팬데믹 이후로 투어 공연이 연이어 취소되며 맞닥뜨린 재정난을 돌파하기 위해 긴급 후원을 요청하거나 유료 온라인 공연을 개최하기도 했었죠.

이후 투어 공연은 재개되었지만 공연장 대관료, 호텔, 항공료 등 제반 비용 폭증으로 인해 합창단 운영 유지를 위해 정부의 재정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호소, 한화로 약 11억 5천만 원 상당의 긴급 재정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 청중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사하는 빈 소년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위에 소개한 것처럼 잡화점의 본진, 클래식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올해로 30주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30년간 크레디아는 어떤 공연을 올렸을까요? 이 공연들은 크레디아의 홈페이지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어요. 30년간 크레디아의 공연을 살펴보니, 아이작 스턴 같은 전설적인 연주자의 내한부터, 지금은 근황이 궁금한 연주자까지 다양한 무대들이 올랐습니다. 크레디아의 첫 공연은 클래식 공연이 아닌, 김덕수의 사물놀이였다는 것 혹시 아셨나요? 

특히, 클럽발코니 111호 (2024년 1-3월) 매거진에는 크레디아의 30년 기획자 일기가 장장 12페이지에 걸쳐 소개되었으니, 잡화점의 본진, 크레디아의 히스토리가 궁금하신 분은 한번 읽어보세요. 


오늘 구독자님에게는 잡화점답게 30년 역사의 웃픈 뒷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때로는 옛날이야기만큼 재미있는 것이 없잖아요. 과거 선배들이 들려준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생각났거든요. 들어보실래요? 

그땐 그랬었지, #90년대

🧑 A선배: 옛날에는 지금 같은 티켓시스템이 없었어요. 전화로 예매를 받으면 좌석배치도 이미지에 형광펜으로 하나하나 표시하는 방식이었죠. 근데 어느날 그 좌석배치도 종이를 분실한 거예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죠. 그날 밤 한강에 가고 싶었다니까요. 

👩 B선배: 초청한 연주단체의 항공권을 발급해야 하는데, 그때는 수기 발권만 가능한 시절이었어요. 근데 그걸 구매자(주최사)가 직접 픽업을 가야 했어요. 그래서 항공권만을 받으러 해외로 출장을 간 적이 있어요. 😂


이 외에도 공항에서 배탈이 나서 화장실 간 사이 연주자를 놓친 에피소드부터, 내비게이션이 없으니 전국 지도를 펼치고 기사님과 공연장을 찾아 헤맨 이야기까지, 밤을 새워도 모자라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답니다. 


백과사전만큼 두꺼웠던 공연라이더 #칸노 요코 첫 내한공연

카우보이 비밥,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공각기공대 등의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라그나로크 같은 인기 게임의 OST를 작곡한 작곡가 칸노 요코의 첫 내한 공연이 2007년 성사되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이 공연은 티켓오픈부터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었다고 해요. 당시 유례없던 피켓팅은 물론이거니와 공연장 로비는 코스프레 관객들로 가득했고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칸노 요코의 천재적인 카리스마와 따뜻함이었다고 해요. 공연 라이더(Rider: 공연에 대한 연주자의 사전 요청사항을 담은 서류)가 백과사전만큼 두꺼웠음에도 하나하나 다 외우고 챙겼는데요. 또한, 공연을 마치고 가진 회식에서 그녀는 스탭들의 삼겹살을 하나하나 구워주느라 여기저기 테이블을 분주하게 뛰어다녔다고 하네요. C선배는 순수하고 친절한 칸노 요코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대요.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다니엘 바렌보임 평화 콘서트

이건 제 이야기에요. 2011년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첫 내한이자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웨스트 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가 8/15 광복절날 임진각에서 베토벤 9번 교향곡을 연주하는 의미 있는 공연을 올린 것인데요. 당시 초보 기획자였던 저는 이 엄청난 규모의 공연에 홍보 담당으로 참여하면서 평생 받을 전화를 다 받았습니다. 국내 언론사는 물론 외신까지 챙겨야 했거든요. 얼마나 바빴냐면 울고 싶었는데 울 시간조차 없었던... 그러더니 기어이 뇌가 고장 나기 시작했어요. 저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네, 기자님'이라는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온 겁니다. 우리 팀 선배, 팀장님은 물론, 공연 후 택시를 타고 집에 내릴 때도 기사님께도 한 말은 '감사합니다 기자님'. 다음 날, 모든 신문 1면에 '바렌보임 평화 콘서트'의 공연 사진이 실렸으니, 그 결말은 해피엔딩이라 해도 되겠죠? 

2024년 클래식 음악계는 위대한 두 음악가의 작품으로 특별한 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향곡 작곡가 중 한 명인 안톤 브루크너(A. Bruckner)의 탄생 200주년이자 <라 보엠> <투란도트> <나비부인> 등 ‘오페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세기의 거장 자코모 푸치니(G. Puccini)의 서거 100주기를 모두 기념하는 해이기 때문인데요. 보통 ‘브루크너=교향곡, 푸치니=오페라’가 하나의 공식처럼 연상되지만, 오늘의 BGM은 특별한 해에 걸맞게 교향곡과 오페라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실내악곡을 소개해 볼까 해요 🎹

🎵 안톤 브루크너 - 현악 5중주 F장조


브루크너의 몇 안 되는 실내악 작품 중 단연 돋보이는 이 작품은, ‘베토벤 이후 19세기 실내악의 최고 걸작’이라 불리며 여느 교향곡 못지않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이 곡은 브루크너가 교향곡 제3번 초연의 실패로 낙담하던 시기에 탄생되었습니다. 당연히 후속작은 또 다른 교향곡일 줄 알았던 모두의 예상을 깬 작품이기에 그가 받은 상처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순간이 절절하게 느껴진답니다. 작품은 기본 현악 4중주 구성(제1바이올린/제2바이올린/비올라/첼로)에 비올라가 하나 더 추가된 5중주 형태로 연주되며 총 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3악장 ‘Adagio’는 교향곡에서 발휘되던 브루크너 고유의 감정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그의 다양한 작품 내 느린 악장 중에서도 특히 아름답다 평가받고 있습니다 🎻

🎵 자코모 푸치니 - 현악 4중주를 위한 3개의 미뉴에트


푸치니가 작곡한 실내악곡의 대부분은 그가 첫 오페라 <빌리(Le Villi)>를 통해 본격적으로 오페라 경력을 쌓기 전인 1880년~1884년경, 밀라노 음악원 재학 시절에 탄생했습니다. 푸치니는 비슷한 연도에 ‘3개의 미뉴에트’뿐만 아니라 스케르초, 현악 4중주 D장조 등을 작곡했고 이후 1890년, 그의 실내악곡 중 가장 유명한 '국화(Crisantemi)'를 선보였습니다. 그중 ‘3개의 미뉴에트’는 푸치니 특유의 섬세한 곡 구성이 돋보이며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이루어져 있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곡입니다. 워낙 ‘오페라’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기에 실내악곡이 오늘날까지 널리 연주되고 있는 레퍼토리는 아니지만 푸치니가 젊은 시절 작곡한 음악이 궁금하다면, 오늘의 BGM에 귀 기울여보세요 🎶 

✔️ ‘2023 올해의 편지’ 설문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당첨자에게는 금주 중에 커피 쿠폰이 발송될 예정입니다 (당첨자 확인 🔗). 2024년에도 따뜻한 소식과 함께 여러분을 찾아갈게요!

✔️ 눈👀과 귀👂를 사로잡을 리사이틀! 5년 만에 내한하는 <안네 소피 무터 바이올린 리사이틀>(3/13),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디바 <소프라노 박혜상 리사이틀>(2/13),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임동혁 피아노 리사이틀>(2/15)까지 모두 티켓 오픈되었습니다. 오래도록 기억될 아름다운 선율을 놓치지 마세요 💫
 
✔️ 크레디아 아티스트는 지금 협연 중 🎶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이 광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1/16-17) 무대를 준비합니다. 이들이 선보일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기대해도 좋아요! 첼리스트 문태국도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드보르자크 협주곡을 연주(1/18)합니다. 10월에 펼쳐질 <문태국 첼로 리사이틀 ‘바흐’>도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 유튜브에서 ‘공연장 옆 잡화점’ 영상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크클클 TV에서 잡화점을 만나보세요. 매주 월요일, 목요일 crediatv에서도 다양한 연주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니 #좋댓구알 필수! 

<공연장 옆 잡화점>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