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겉과 속이 다른 마음 극복법

우울레터 #38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오늘도 레터를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지난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곧 10월이에요. 진짜 가을이 오네요.
전 차가운 바람이 정말 좋아요. 왠지 차분해져서 머리가 더 잘 돌아가는 느낌..?
구독자님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에디터 DK가 전합니다.

💭 친구들이 저를 해칠 것 같아요

원문의 사연을 재구성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왕따를 당하고, 중학교 때는 친구가 적었어요. 고등학교는 다른 지역으로 가서 괜찮았지만 싸움 나는 게 싫어서 거절하는 말을 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그 친구들도 저를 해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들의 번호와 연락수단을 모두 지웠어요. 이런 일이 고등학생 때 몇 번 있었어요.

친구들 앞에선 잘 웃지만 집에 오면 그들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어요. 그리고 학교의 전 인원이 저를 왕따시키고 비웃는 꿈도 자주 꿨어요.

친구들 번호를 지우면 그들이 저에게 가볍게 화를 냈는데 이해가 안 됐어요. 그들이 저를 괴롭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들도 제가 번호를 지우는 이유를 알 거라고 생각했어요.

단체적인 모함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개인 중 누군가는 정말 나를 해하고 싶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먼저 그들을 해하거나, 그들의 모함을 방어하는 생각을 해요.

대학생이 된 지금, 또 주변인들의 번호를 지웠어요. 하지만 다시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괜찮은 걸까요?

1. 대인관계에서 느껴지는 불안과 긴장도가 갑자기 치솟게 되면 관계를 끊고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보호해오신 것 같아요. 연락 차단을 하는 일이 반복되니까요.

2. 사연자님이 죽이고 싶은 그들이 구체적으로 몇 명이고, 누구인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마치 동일한 한 사람처럼 보여요. 그들은 ‘사연자님을 위협하는 존재’라는 공통적 속성을 지닌 그룹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3. 지금 사연자님은 자기 상태에 대해 객관적인 이해를 하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마음의 고통은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할 때 치유될 수 있기 때문이죠.

4. 사연자님은 그들에게 싫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 그들과 마주할 때는 웃으며 잘 지내는데 집에 오면 죽이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왜 연락을 끊냐고 화를 낸 것을 보면, 사연자님은 그들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보인 것이고, 그렇게 보이기 위해 무던하게 노력하신 것 같아요.

5. 자신의 진실한 속내를 숨기는 방식으로 그들과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보여요. 이런 습관이 오랫동안 굳어진 것 같은데, 이는 ‘겉으로 표현되는 모습’과 ‘속으로 경험되는 내용’의 불일치가 강하게 일어난 거예요.

6. 이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이중적인 면모가 있다면 타인도 이중적으로 인식하기 쉬워요. 이러한 인식 틀을 계속 유지한다면 타인이라는 존재 자체가 믿기 어렵고, 불안하고, 타인의 위협에 대비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방어적인 표현만을 하는 삶을 살게 될 수 있어요.

7. 사연자님은 살기 위해 연락을 다 차단하고 도망치는 선택을 하셨는데, 도망치면 정말로 안전해지셨나요? 외롭진 않으셨나요? 그리고 사연자님이 정말로 원하시는 자신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8. 자신의 욕구와 감정이 먼저 정리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에요.

9. 사연자님을 타인에게 솔직하게 표현해도 거부당하지 않는 경험을 ‘실제로’ 해봐야 해요. 충분히 경험하실 수 있어요.

10. 그러기 위해선 심리상담을 먼저 받아보는 것을 권장 드려요. 전문가의 치료는 효율적이고 올바르게 불안을 다룰 수 있게 도와줄 것이고, 전문가와의 신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경험하면 타인과의 관계로도 확장될 거예요.

11. 마음의 세계와 실제 삶의 세계는 완전히 달라요. 그렇기 때문에 마음속으로만 타인을 추측하고 통제하는 시도는 의미가 없어요.

12. 사연자님은 오랫동안 마음의 세계에 혼자 머물러 있었어요. 이제는 실제 삶의 세계로 언제든 오고 갈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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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상은 질병이다

1. 한 남자가 평소 자신의 아내와 아내의 전 직장 상사는 내연관계일 것이라는 망상을 하고 있었어요. 결국 그 남자는 전 직장 상사를 살해했어요. (자세한 뉴스 보기)

2. “국정원에서 저를 감시하고 도청하고 있어요!” “내가 신이야.” “저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 게 분명해. 일부러 거절을 하잖아?”

3. 이렇게 잘못되고, 쉽게 변하지 않고,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믿음인 ‘망상’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병을 ‘망상장애’라고 해요. 망상장애 환자는 자신만의 특정한 망상을 제외하곤 비교적 일상생활을 잘 유지해요.

4. 망상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가 없고, 유전, 생물, 심리, 환경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돼요. 망상은 위의 예시처럼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요.

5. ‘색정망상’은 특정인이 자신과 사랑에 빠졌다는 망상이에요. 그 대상은 유명 연예인처럼 주로 사회적 위치가 높은 사람으로 설정돼요.

6. ‘과대망상’은 개인이 엄청난 능력, 유명세, 부, 권력 등을 갖고 있다는 믿는 거예요. 실제로는 돈이 없지만 스스로 어딘가에 막대한 돈을 숨겨놓는다고 믿거나, 지구를 지켜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고 믿기도 해요.

7. ‘피해망상’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감시를 당하거나 쫓기고, 해를 당한다고 믿는 거예요. 자신의 개인 정보를 누군가 빼내고 있다거나, 오늘 뉴스레터 첫 번째 글의 사연과 같을 수도 있죠.

8. ‘질투망상’은 자신의 배우자 혹은 애인이 자신을 배신하고 외도 관계를 갖고 있다는 망상이에요. 배우자가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하거나, 배우자의 흐트러진 옷을 보고 외도를 의심하며 화를 내는 경우가 질투망상에 포함돼요.

9. 망상을 겪는 사람은 그것을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고, 정말 실제 사실이라고 믿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병원에 오는 경우가 드물어요. 그래서 망상을 병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는 보호자의 역할이 중요하죠.

10. 항정신병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주 치료법이고, ‘완치’보단 ‘현실적 적응’을 치료 목표로 둬요. 망상을 자극하는 것들을 멀리하고, 보호자가 환자 곁에서 현실적 감각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것이 중요해요.

11.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의 망상은 사실이 아닐지라도 환자가 느끼는 감정은 진짜라는 거예요. 감정을 알아차리고 공감해 준다면 빠르게 나아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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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민하고 화가 많은데 화를 못 낸다면

1. 예민한 성격인데 소심하고, 마음이 여리고, 싫은 걸 잘 말하지 못하고, 화나는 게 있으면 속으로 쌓아두는 스타일이라면 주목해 주세요 :)

2. 주변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면 ‘내 탓인가?’ ‘나를 무시하는 건가?’와 같은 생각을 하며 머릿속이 복잡하고, 예민하고, 이 생각 저 생각 다 하고.. 그러다가 폭발하고! 공감 되시나요?

3. 이러한 예민한 성격은 타고난 건지 후천적으로 영향을 받은 건지 아직 논란이 많아요. 하지만 예민함은 ‘개선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심리학자들은 주로 후천적인 영향이라고 봐요.

4. 자신이 어떤 것을 표현했는데 주변에서도 들어주지 않는다거나 불이익을 받는 경험을 하면,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억압하는 것이죠. 그리고 억압할수록 속이 끓고 화가 많아져요.

5. 이런 분들이 스스로 변화하려면 ‘그때그때 아주 가뿐하게 자기표현’을 하는 연습을 해야 해요. 어떤 말이든 괜찮으니 ‘의사표현’을 꼭 하는 것이죠.

6. 그렇게 표현을 하고 나면 ‘이렇게 표현해도 되네? 실례가 아니네?’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또한 주변인이 “맞아. 그럴 수 있겠다. 미안해”라고 말한다면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까지 쌓일 거예요.

7. 만약 자기표현을 했는데 상대방이 무례하게 나온다면, ‘이 사람은 무엇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할까?’라며 고민을 해봐도 좋아요. 그런 상대방을 이해한다면 ‘나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에게 문제가 있구나’라며 자책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어요.

8. 무엇보다 자기 자신은 표현을 해서 나쁜 감정을 배설했기 때문에 독소가 쌓이지 않아요. ‘내가 참지’ 보다 그냥 말하는 게 모두를 위해 더 도움이 될 거예요.

9. 정신건강은 ‘환기’와 비례해요.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잘 환기시킬수록 건강해져요.

10. 그리고 말을 아끼는 게 최선이 아니에요. 그때그때 표현하는 게 최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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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어가는 글

🚶 오고 갈 곳이 없다

몸도 마음도 어디로 오고 가지 못하고 흔들거리고 있어요. 텅 빈 어딘가를 채우려고 발악하지만 밑바닥에 구멍이 있나 봐요.

한계점에 온 걸까요?

열심히 살기는 해요. “DK 너는 진짜 열심히 산다.”라는 말을 지겹게 들을 정도로요.
⠀
요즘은 운동도 미칠 듯이 하고, 일에도 몰두하려고 해요. 근데 말이죠. 정말 구멍이 났나 봐요.

어떤 게 저에게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연애? 친구? 술? 여행?

글을 쓰는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따뜻한 커피밖에 없어요. 시지 않고 탄 맛이 강한 커피가 몸으로 들어오면 위로받는 기분이 들거든요.

사실 이젠 누가 저에게 다가와서 위로해 주는 건 바라지 않아요. 그냥, 그냥, 조용히 옆에 있어줄 무언가, 그게 사람이든 공간이든 무엇이든, 그런 게 필요해요.

아, 뭐가 필요한지 알게 됐네요. 커피 말고 무언가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구독자님은 제 옆에 묵묵하게 있어주는 것 같아서 안심돼요.
⠀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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