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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6. '소중한 것일수록 맛있게'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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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인터뷰

편집자 추천 콘텐츠

I 유튜버 '스튜디오 쿠캣 - COOKAT' 아게다시도후 메이킹 영상 링크

I 오기가미 나오코, 〈안경〉, 2007
I 문태준, 〈가재미〉
I 나쓰메 소세키, 《도련님》
I 나쓰메 소세키, 《마음》
I 노가미 야에코, 《일본 근현대 여성문학 선집 5》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가장 설레는 시기가 돌아왔어요. 사실 저는 10월부터 조금씩 캐럴을 찾아 듣지만, 막상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 같은데요. ⛄아마 제가 좋아하는 건 찬 공기가 온몸으로 스며드는 겨울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캐럴, 반짝이는 알전구들, 갓 구운 쿠키의 따뜻한 향기 같아요. 어쩐지 제게도 찾아올 것 같은 기적을 기다리면서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저와 함께 한 해를 보낸 사람들과 이제는 만날 수 없지만, 여전히 제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사람들입니다. 성실히 약속을 잡고 맛있는 것을 나눠 먹으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이제 만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연필 한 자루가 다 닳을 때까지 한 사람에게만 편지를 쓰죠.

 

이번 흄세 시즌 6. ‘소중한 것일수록 맛있게’는 특별히 크리스마스 에디션으로 선보입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읽기 좋은, 한 해를 잘 보낸 자신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들이에요. 흄세 크리스마스 에디션과 함께 사랑과 축복이 넘치는 크리스마스를 보내시길 바랄게요.🎄

크리스마스 에디션에만 포함된 재킷은 사선으로 접어 만드는 독특한 방식이에요. 앞면은 원어 타이포그래피로 구성했고, 뒷면에 가득한 크리스마스 패턴은 선물 🎀포장지로도 활용할 수 있답니다. 재킷을 다 씌운 다섯 권의 책등은 🎁선물꾸러미처럼 연출했어요. 테이블 매트도 북펀드를 통해서만 만나보실 수 있어요. 이번 시즌 흄세 매거진은 황모과, 김청귤, 박생강, 정찬, 한은형 작가님과 함께합니다💗      

A2. 간스케는 신경과민과 두통에 시달렸고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어요. 어릴 때는 집안사람들과만 시간을 보내야 했죠. 도쿄 제국대학 영문과 시절 소세키의 강의를 들으면서 인연을 맺는데요. 졸업한 후에도 소세키의 집에 자주 방문했다고 전해집니다. 다만 자신의 성격상 원하는 만큼 선생과 가깝게 지내지는 못했다고 고백해요. 오히려 무척 서먹서먹했다고 하죠. 간스케는 소세키의 문하생 중에서도 그리 눈에 띄지 않았으며 문단의 인맥과도 일정한 거리를 두었어요. 실제로 문단의 조류와 다른 결을 유지해서 '고고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또한, 간스케는 시에 대한 동경도 컸는데요. 어느 날 나쓰메에게 자신에게 적합한 글쓰기 형식은 시라고 고백하기도 하고, 《은수저》의 전편은 시적인 문장들이 많아서 좋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어요. 30대 중반부터는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해 여러 시집을 남깁니다. 1965년 아사히 신문에서 일본 사회와 문화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아사히상을 받았고 그해 일본 도쿄에서 뇌출혈로 사망해요.

A3. 《은수저》에는 가자미 요리가 나와요. 제가 특별히 가자미 요리를 좋아해서 고른 건 아니고요, 《은수저》의 주인공과 이모가 가자미 요리를 앞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던 순간을 제 삶에서도 만나고 싶기 때문이에요. 잘 성장한 주인공이 오랜만에 이모를 만나러 가는데, 이모는 많이 늙고 눈도 어두워져 주인공을 퍼뜩 알아보지 못하죠. 그러다가 "이모가 환영의 마음을 어떻게 전할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생선 가게로 달려가 거기 있던 가자미를 있는 대로 다" 쓸어 오고 "불 위에 올려둔 냄비 속에서 김이 모락모락 솟는 익힌 가자미를" 주인공은 "기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마음으로" 배부르게 먹습니다. 이 장면을 보며, 문태준 시인의 〈가재미〉가 떠올랐어요. 서로에게 흘러넘친다는 점에서요. 아래 추천 콘텐츠에서 〈가재미〉 전문을 소개할게요. 님. 만약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그러나 여전히 그리운 사람과 마주해야 할 때, 어떤 음식을 먹고 싶으세요?

A4. "배탈이 나지 않는 선에서 쉬지 않고 끊임없이 따서는 자두 트림이 나올 때까지 먹는다. 그래도 다 못 먹으니까 너무 익어서 보라색으로 곪은 자두가 우거져 뚝뚝 떨어진다. 그것을 노리고 있던 까마귀가 날아와 밉살스럽게 엉덩이를 흔들며 콕콕 쪼아 먹는다."

A5. 이렇다 할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지 않는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해요. 저는 아주 좋은 글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한 것처럼 느끼게 하고, 그것을 그리워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제게 《은수저》가 그랬어요. '아름다웠고 맑았던 나의 유년이 여기 있다'라는 생각. 이 생각이 제가 받은 크리스마스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A6. 맑고 개운한 문장으로 차린 만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