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이웃 소개
이름: 이사랑 작가 
본업: 사회복지사 / 부업: 쓰레기요정, 작가
특징: 새별오름을 다니며 환경정화를 하며 쓴 독립출판'새별일기'의 저자

인터뷰 한 이웃 소개
동아리 이름: 포스트잇(박성민, 오상미, 김미진)
활동분류: 독서, 선행(자원봉사)
동아리 이름의 뜻: 책을 통해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그것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  듯 서로 공유하며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자는 의미
이사랑작가의 독립출판물 '새별일기'

제주의 푸르른 자연, 그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건, 자연에 방문한 사람들이 남긴 부끄러운 흔적들을 조금씩 조금씩 지워나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지난 3~4년간 제주의 여러 오름과 산, 그중에서도 새별오름을 등산하며 환경정화를 하고 그 시간들을 또 책으로 기록한 분이 있다고 해서 만나보았습니다.

제주 시내의 한 카페, 씩씩하고 밝은 모습의 자발적 쓰레기 요정님, 일명 쓰요님이신 이사랑 작가님과 인사를 나누며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포스트잇(박성민): 안녕하세요. 선한 이웃으로 선정된 작가님과 인터뷰할 수 있게 돼서 무척 영광이에요.😍

 

이사랑 작가님: 저도 무척 반갑습니다.😊

 

포스트잇(박성민): 먼저 작가님께서 새별오름을 비롯해서 여러 산들과 오름을 다니며 환경정화 활동을 꾸준히 하신 걸로 아는데, 이런 활동을 하시게 된 계기가 뭔지 여쭤보고 싶어요.

 

이사랑 작가님: 사실 환경정화 활동을 하게 된 어떤 명확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원래 제가 산이나 바다같이 자연을 볼 수 있는 곳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가보니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들이 곳곳에 조금씩 있었고, 처음엔 그게 좀 거슬리더라고요. 그 당시에 엄청나게 많은 쓰레기의 양이 아니라고 느꼈고, 그래서 쓰레기를 줍는 게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해서 처음에는 그냥 손으로 줍다가 나중에는 집게 같은 장비, 쓰레기봉투를 챙겨서 환경정화 활동을 계속해서 하게 되었어요. 그게 이제 올해로 한 4년 정도가 되었고요.

 

포스트잇(박성민): 그러시군요. 쓰레기 정화 활동을 하시면서 또 ‘새별일기’라는 책까지 출간을 하시게 됐는데, 그 책을 출간하시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이사랑 작가님: 사실 책 출간을 처음부터 계획했었던 건 아니었어요. 제가 원래 기록하는 것을 조금 좋아하는 편이에요. 메모하는 것도 좋아하고 이렇게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어서 그냥 그때그때 조금씩 기록해놨던 것들이 있었어요. 그러다 재작년쯤에 한 서점에서 독립 출판 관련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을 보고 관심이 가더라고요. 누구나 본인이 직접 쓴 책을 만들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지 않을까 싶고, 한편으로는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궁금하기도 했어요.

그때 무슨 책을 쓸지 고민을 하다가 그동안 기록해왔던 것들로 ‘새별일기’라는 책을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었어요. 당시에는 걱정이 많았지만 한 권이라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하다 보니 책을 출간하게 되었어요.

포스트잇(김미진): ‘새별일기’를 보면 작가님의 진솔한 생각과 감정들이 잘 표현돼서 정말 재밌었어요. 저도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기억나는데, 그중에서도 작가님에게 가장 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기억나는 분이 혹시 있으실까요?🤔

 

이사랑 작가님: 사실 제가 쓰레기봉투를 들고 오름을 올라가면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저에게 쓰레기를 버리려고 하세요. 저는 쓰레기를 줍고 있는 상황이니 그 분들의 쓰레기를 버려줄 수 있겠지만, 그런 분들에게 저는 “아니요. 본인 쓰레기는 본인이 책임지셔야죠.” 하고 말씀드리곤 해요. 매정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제가 쓰레기를 줍고 있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최소한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지는 않겠지’ 생각했었거든요. 한 4년 정도 쓰레기를 줍고 있는데도, 여전히 쓰레기를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포스트잇(오상미): 이 책에서 보면 오름 관리인처럼 보이면 또 사람들이 오해를 하니까 예쁜 옷차림으로 쓰레기를 주우러 가신다고 하더라고요.

 

이사랑 작가님: 등산 차림의 옷으로 오름에 가면 누가 봐도 오름 관리인처럼 보이는 거에요. 저는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관리인이라서 쓰레기를 줍는 것이 아니고 그저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이면서 ‘평범한 사람들도 이런 활동들을 한다.’는 걸 어필하고 싶어서 평범하게 입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포스트잇(박성민): 또 이 책에 보면 새별오름에 오르내리면서 내면에 화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하셨는데,(웃음) 요즘도 화가 많이 나시는지 궁금해요.

 

이사랑 작가님: 여전히 화가 많이 나요. 어제도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오름에 다녀왔었는데요. 누군가 대변 봉투를 길에다 버리고 가더라고요. 그뿐만 아니라, 먹다 남은 음식들 같은 쓰레기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것을 볼 때마다 늘 화가 많이 나는 것 같아요.

또, 이 책을 쓸 당시에 새별오름은 억새들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었는데, 지금 가보면 사람들이 억새들을 발로 많이 밟은 탓에 더 이상 억새들이 자라지를 못해서 오름 곳곳에 구멍 또는 길이 생긴 듯한 풍경을 볼 수가 있어요. 원래는 길이 아닌 곳인데도 말이죠. 그런 걸 보면 제가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많이 속상하죠.


포스트잇(오상미): 듣는 저도 정말 속상하고 안타깝네요. 이번에는 반대로 환경정화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차고 기뻤던 순간이 있으시다면 한 번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사랑 작가님: 쓰레기를 주우면서 가장 좋았던 거는 오름에서 마주치는 분들이 제게 건네주는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단순히 좋은 일을 한다 하는 이런 류의 말보다는 제 모습을 보면서 “저도 이렇게 해봐야겠어요.” 하시면서 건네주시는 말씀들이 정말 좋았었는데, 이 세상은 ‘나’, ‘너’, ‘우리’와 같이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쓰레기를 주우면서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면 좋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그래서인지 그런 말씀을 들으면 조금이라도 내가 저 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거라고 생각이 들고 저도 그렇게 말씀해주신 분을 통해서 또 선한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때가 늘 좋았어요.

사인회 같은 인터뷰 현장 😊

포스트잇(김미진): 작가님을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자신이 어떤 것을 할 때 행복한지 잘 아시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또 다른 새로운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이사랑 작가님: 저는 먼 미래의 계획까지 세우면서 살고 있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제가 예전에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많이 다친 적이 있었거든요. 원래도 미래의 계획을 세우기보다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편이였는데 그 사고를 겪으면서 ‘내가 당장 오늘도 죽을 수 있고 내일도 죽을 수 있겠구나.’ 라는 걸 더 많이 체감하게 되어서 더 ‘지금’에 집중하면서 살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늘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저라는 사람이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았으면 좋겠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거기에 제가 조금이라도 뭔가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어요. 


포스트잇(오상미): 마지막으로 쓰레기 요정 이사랑 작가님에게 힘이 되어주는 요정 같은 존재가 있다면 어떤 게 있으실까요?

 

이사랑 작가님: 제게는 ‘공간’이 힘이 되어주는 존재인 것 같아요. ‘산’도 마찬가지고 제가 좋아하는 ‘가게’, 제가 자주 가는 ‘밥집’ 등등이 있는데 새별오름도 그 중 하나였다고 생각해요.

 

포스트잇(일동): 새별오름과 작가님, 모두 서로에게 요정이 되어주고 계시는군요. (웃음) 오늘 좋은 이야기와 생각들 많이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작가님의 쓰요활동 응원하겠습니다.🧚



글:포스트잇(박성민) / 사진:포스트잇(김미진)